하늘의 하얀 백로 / 은총 배미영 (수필)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요즘의 날씨는 9월이 가을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나도 더운 날씨였다. 그렇게나도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더니 아침부터 비가 내려서 우산을 쓰고 나오게 되었다. 아들이 경영하는 오투닭갈비&부대찌개 식당에 출근을 서둘렀다. 52명 점심 식사 예약이 있었고, 오전 11시까지 오투닭갈비 2인분 비조리 포장이 있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있는 금요일 아침을 맞이했다. 바쁜 하루의 일정이라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는 하루를 시작했다. 매장 안에 에어컨을 켜고, 투명한 유리창문을 열어서 바깥 신선한 아침 공기로 환기 시켰다. 오랜만에 내리는 비에 목말랐던 나무들이 비를 머금으면서 생기를 찾아가는 모습이 신선했다. 이런저런 아침 분주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11시 40분 52명 점심 예약하신 손님들이 조금 일찍 오시기 시작했다. 부지런히 움직여서 상차림에 신경을 썼다. 예약 손님으로 자리를 거진 채웠고, 4테이블이 남았는데, 그 자리가 빠르게 손님들로 채워져서 만석이 되었다. 이런 가운데 손님들이 계속 오시는데, 예약 손님들로 자리가 만석이라서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렸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점심 단체 예약을 하신 손님들이셨다. 전부다 오투닭갈비, 치즈닭갈비를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서 부지런히 음식들을 챙겼다. 에어컨을 켜서 매장 안이 시원하지만 열심히 일을 하니까 땀이 주르륵 흘러서 손수건이 필요했다. 다행히도 손님들이 빠르게 식사를 하시고 일어나셔서 또 오시는 손님들을 맞이할 수가 있었다. 많은 식당 매장들이 있는데, 우리 매장을 찾아주시는 손님들이 소중하고, 감사했다. 나중에 오신 손님들 중에는 부대찌개를 주문하셔서 드시는 분들도 있었다. 밥하고 라면을 말씀하시면 더 드린다고 말씀드리고는 음료수 서비스를 드렸다. 보통은 식사가 되지만 양이 크신 분들은 더 드시기도 하기 때문에 서비스 차원에서 밥과 라면을 더 드리고 있다. 젊은 청년 손님들이 단골로 오시고 있는데, 자식 같은 생각으로 밥과 라면과 음료수를 서비스로 더 드리고 있다. 한창 식성이 좋을 시기이라서 퍼드리고 있다. 그리고 가실 때는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있다. 손님들이 우리 매장을 찾아주시니 진정 마음에서 감사하기 때문에 인사를 드린다. 바쁘게 바쁘게 일을 하고 나서는 우리도 점심 식사를 하고 나면 바로 또 나는 준비할 것들을 위해서 할 일들을 한다. 조금은 여유의 시간을 가지면서 땀도 식힌다. 그런데 한 분의 남자 손님이 오셔서 4명인데, 부대찌개 메뉴 되냐고 하셔서 가능함을 말씀드리니까 오시겠다고 하셨다. 4인분 부대찌개 상차림을 해놓고는 가스 불을 켰다. 시간이 자꾸만 가서 1단계로 불을 줄였다. 30분이 지나도 안 오셔서 테이블을 정리했다. 이제까지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아까운 4인분 부대찌개를 버리면서 못 먹는 북한 사람들이 생각났고, 예약에 대한 중요성을 생각하게 되었다. 유리창문을 열고서 나가보니 비가 그치고, 그나마 더위가 조금 식혀지는 날씨에
푸른 나뭇잎들을 보고, 높은 하늘을 보았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날아가는 하얀 백로 한 마리를 보게 되었다. 자연의 풍경을 좋아하는 나에게 하늘 그림은 하얀 새의 날갯짓을 그리고 있었다. 부지런히 사는 나날의 일상 속에서 도심 한가운데의 하늘 백로는 기분을 상쾌하게 했다. 점이 보일 때까지 하늘을 바라보고는 다시 일을 하려고 매장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손님들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또 부지런히 손과 발을 움직였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있는 금요일 저녁 식사 손님들께 빠르게 준비를 해드리려고 신경을 썼다. 유리창 밖으로 보면 사람들이 별로 없는데, 우리 매장을 찾아주시니 또한 너무나 감사해서 일을 열심히 했다. 결혼해서 16개월 된 딸 아기가 있는 아들이 경영하는 식당이 잘 되게 기도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면서 더욱더 감사하는 나날들이다. 엄마로서 아들의 삶이 잘 살 수 있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손님들이 맛있게 식사를 하시는 모습을 보면 기쁜 마음의 꽃들이 활짝 피는 꽃밭이다. 또한 우리 아들 가정에도 행복한 꽃이 피겠다는 생각에 미소가 지어진다. 일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아들은 아빠하고 외식하라고 카드를 주었다. 퇴근하면서 아들이 준 카드로 남편과 나는 늦은 저녁 식사를 하고 집에 갔다.
여름처럼 무더운 9월이 가을이 무색하게 덥더니 비가 오는 금요일 아침을 맞이한 오늘이었다. 하루의 기도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는 일상의 삶이었다. 바쁘게 바쁘게 살아가는 가운데 푸르른 나뭇잎들을 보다가 하늘을 보았다. 어디서 날아온 하얀 백로가 하늘을 비상하고 있었다. 부지런히 날갯짓을 하면서 날아가고 있는 백로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백로도, 나도 생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과 생을 긍정의 믿음으로 소망 가운데서 최선을 다해서 사는 것이다. 아들과 며느리와 손녀가 행복한 가정이 될 수가 있게 오늘 하루도 감사하는 믿음으로 열심히 일했다. 바쁜 일정 속에서 하늘을 나는 하얀 백로를 볼 수가 있었던 오늘은 생의 한가운데 마음의 여운을 아름답게 남겼다.
2024년 9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