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5.4 광장 신 시가지로 거듭 나고 있는 5.4 광장 일대의 모습이다. 중앙에 5,4 광장이 있고 뒤에는 빌딩 숲이다. 시청과 칭다오 맥주의 본사가 있다, 우측으로는 올림픽 요트경기가 열렸던 요트경기장이 있다. 사진 왼편으로는 고급 리조트가 들어서 있다. | |
ⓒ 문운주 |
|
중국 칭다오(청도)의 하늘은 안개 낀 것처럼 뿌옇게 회색빛을 띠고 있었다. 미세먼지 때문이겠거니 했더니 오늘은 청명한 날씨라는 가이드의 설명이다. 서울과 비슷한 위도라 추위를 걱정했다. 내의도 껴입고 두터운 외투를 준비했다. 기우였다.
2박3일간의 패키지여행, 칭다오는 어떤 도시일까. 가슴이 설랜다. 겨울에 추운 나라를 여행하는 것도 처음이다. 날씨는 서울보다 추울 것 같고 면적은 어느 정도일까. 무엇을 봐야 할까. 재래시장, 화장실, 다리, 교통질서, 도로...
2013년 칭다오 인구가 838만, 통계에 잡히지 않은 인구까지 감안하면 서울과 비슷할 것 같다. 면적은 1만1026 ㎢, 서울의 1.6 배 정도다. '칭다오맥주'로 유명하다. 조그만 어촌이 천진, 상하이와 더불어 중국의 대표적인 무역항으로 성장했다.
칭다오는 우리와 비슷한 아픈 역사가 있다. 독일은 선교사 2명을 살해했다는 구실로 자오져 만을 점령하고 1898년독청 조약을 체결한다. 칭다오 항구를 개항하고 자오져만 일대의 광물 등을 수송하기 위하여 철도를 개설한다.
독일 덕{?}에 맥주공장이 들어서고 산업화가 이루어졌다. 주택지역에도 우뚝우뚝 굴뚝들이 보인다. 주택과 공장이 공존하는 셈이다. 명실상부한 항구도시, 산업도시다. 2차 산업과 3차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구도심에서 5.4광장까지는 승합차로 30여 분 정도의 거리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칭다오 맥주공장이 있는 곳은 구도심이고 5.4광장과 2008올림픽 요트경기가 열렸던 요트경기장이 있는 해변은 신시가지다.
5. 4광장, 요트경기장, 신시가지 등이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야경을 연출한다. 광장을 중심으로 시청이 있고 맥주회사 칭다오 본사도 있다. 멀리 동쪽으로 요트경기장이 보인다.
▲ 5.4 광장 5.4 광장까지 요트경기장 까지 도로다. 만국기가 게양되어 았다. 겨울이라 많지는 않지만 산책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관광객은 대부분 한국인이다. 비행기에 같이 탑승했던 사람도 눈에 띈다. | |
ⓒ 문운주 |
높은 빌딩들이 빽빽히 들어차 있다. 곡선의 해안선을 따라 들어찬 아파트... 특권층이 누리는 부의 상징처럼 느껴졌다. 고층 아파트와 바다를 품고 있는 듯한 지형을 보면 해운대와 비슷하다.
해변을 따라 펼쳐지는 소나무 숲이 해운대만의 특색이라면 5.4광장에는 '5월의 바람' 너머로 가꿔 놓은 잔디광장이 아닐까. 금강산처럼 아름다운 바다여서 해금강이라 이름 지었다. 해운대와 비슷해서 작은 해운대라 불러본다.
5.4광장은 칭다오의 상징이다. 1919년 5월 4일 북경 학생들을 중심으로 일제 침략에 대항한 반제국주의 운동인 '5.4운동'을 기리고자 조성된 광장이다. 주변 야경이 아름다워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탓인지 겨울인데도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다.
▲ 5월의 바람 5.4 광장 중심에 대표적인 상징물인 "5월의 바람(Wind of May)이다. 일제에 항거하여 목숨을 걸고 분연히 일어나는 시민들의 모습을 바람으로 형상화 했다. | |
ⓒ 문운주 |
5.4광장 중심에 대표적인 상징물인 '5월의 바람(Wind of May)이 우뚝 솟아있다. 바람을 형상화했다는 조형물이다. 일제에 항거하여 목숨을 걸고 분연히 일어나는 시민들의 모습이다. 중국 판 3.1 운동이다.
5.4광장 동쪽해안에 2008 베이징올림픽을 기념하여 만들어 놓은 조형물과 요트가 보인다. 슬로 시티에서 처럼 천천히 걷고 싶은데 빨리 다녀오라는 재촉이다. 걷는 게 아니라 달렸다. 전날 한숨도 못 잤지만 패기가 넘친다. 나만의 여행 수칙 '즐기기' 때문일까.
▲ 잔교 신호산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잔교의 모습이다. 1891 년 서구 열강들의 침입으로 위협을 느낀 청나라 해군이 전함을 정박시키기 위해 건설한 다리다. 1차 세계대전 때 독일이 폭파시킨 것을 1931 년에 복구했다. | |
ⓒ 문운주 |
신호산은 청다오 잔교, 해변 등 볼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 곳이다. 산 중턱쯤 올랐을까. 노인 두분이 장기를 두며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즐기고 있었다. 칭다오의 아름다운 해변과 유럽풍의 건물을 바라보며 장기를 두는 여유라니... 잔교 너머로 석양이 빨갛게 물들고 있었다.
중국은 모방의 단계를 넘어 자신들만의 독특한 산업문화를 창조해가는 것 같다. 전망대만 해도 그렇다. 나선형 계단을 따라 오르니 칭다오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노을이 지고 있는 잔교, 유럽풍 건축물 사이로 떼지어 날아가는 새들까지도 그 멋스러움이 있다.
갑자기 건물이 흔들린다. 고소공포증이 있 지라 깜짝 놀랐다. 지진을 대비해 건물을 흔들리게 설계한다는데... 주위 사람들을 돌아보니 전혀 놀란 기색이 없다. 알고 보니 회전식 전망대다. 공항 입국시 가졌던 불편했던 지문인식 절차도 그들만의 독특한 검열방식이라는 생각을 다시 갖게 되었다.
칭다오 10경으로 꼽히는 잔교는 1891년 서양 열강들의 침입으로 위협을 느낀 청나라 해군이 전함을 정박시키기 위해 건설한 다리다. 1차 세계대전 때 독일이 폭파시킨 것을 1931년에 복구했다고 한다.
▲ 유럽풍 건물 신호산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유럽 풍 건물 모습이다. 칭다오는 이렇게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산업, 역사 도시로 성장해 가고 있다. | |
ⓒ 문운주 |
|
잔교 우측으로 유럽풍의 건축물들이다. 재현해 놓은 건물이라고 한다. 일제의 총독부 건물도 보존하고 있었다. 칭다오는 바다와 산, 역사의 도시다. 짦은 시간에 숨가쁘게 변화한 칭다오를 돌아본다는 것은 다소 무리일수도 있다. 하지만 수박 겉 핥기식일 망정 산둥반도와 칭다오를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지난 1월 22일부터 2박 3일간의 칭다오 여행기입니다. 무척 추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따뜻한 날씨였습니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손에 잡히는 것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무엇을 보고 왔는지, 왜 갔는지도 모를 정도지요. 기록으로나마 남기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