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팜쟁입니다.
지난 번 정신과를 다니며 썼던 투병기에 이어 2탄을 써보려고 합니다.
(지난 글)
https://cafe.daum.net/ilovenba/34Xk/443152?svc=cafeapi
결론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그전 글을 쓴지 한달하고 10일 정도 지났는데요, 제 기대치에 비교해보면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니 못했습니다.
우울한 이야기만 쓰면 저도 슬프니까 그동안 나아간 모습을 찾아보면...아래 정도입니다.
1. 어머니 외에 사람과 식사.
2. 회사 구내식당을 일주일에 1~2회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사람 좀 빠진 다음에)
3. 친구들 청첩장 모임에 나갔습니다(with 강력한 조제 안정제 복용)
4. 친구 결혼식에 갔고 사진도 찍고 식사도 함께 했습니다.(with 강력한 조제 안정제 복용)
5. 업무차 박람회 방문, 대형 백화점, 마트, 대형상가(고터지하상가), 쇼핑몰(스타필드), 내셔널갤러리전 관람 (with 강력한 조제 안정제 복용)
크게 보면, 옆사람이 봤을 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처럼 보이게는 되었습니다.
다만...아직 제 마음 속에서는 누군가 옆에 오거나 보이거나, 말을 걸거나 혹은 걸까봐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이걸 그렇게 안보이게(이건 제 생각임) 포장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죠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요.
제가 치료를 시작하며, 의사선생님과 이야기했던 치료 기간들을 생각해보면 지금쯤(약 3개월 경과)에는 거의 다 누르고 가끔 불안한 상태이지 않을까 했는데 아직도 제 안은 불안과 걱정으로 가득한 것 같아서
혹시나 이게 완쾌되지 않고 계속 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계속 있는 상태입니다 걱정이 걱정을 낳는 그런 형태.
스스로 이런 것들을 좀 내려놓아야하는데 그걸 못해서 서두에 달라지지 못했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매일 약을 먹을때마다 +1씩 나아지는 강화포션을 먹고 있고 나는 강해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큰 취미는 없고, 보통 퇴근하면 지인들과 술마시거나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 보는게 대부분입니다. 주말에는 드라이브를 하구요.
오프라인은 아직도 사람이 무섭고 두렵기 때문에 온라인에서라도 사람들을 대하는 걸 늘려가려고 하고 있던 모바일 게임에서 임원으로 다시 복귀했습니다.
제가 하는 모바일 게임은 '라이즈 오브 킹덤즈'라고 옛날에 하정우가 광고했던거 하면 좀 기억하실 듯도 한데 COC와 비슷한 게임이고 임원진이 약 150명의 인원을 이끌어야하는데 이것저것 스트레스가 꽤 심합니다.
그래서 일이 바빠졌던 시기에 게임과 임원을 함께 접었다가 올초에 다시 복귀를 했었는데 일부러 사람들이랑 많이 대하려고 아무도 하기 싫어하는 임원도 제 발로 다시 복귀를 했는데 잘한 짓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성격상 스스로 문제가 있으면 부딪혀서 깰때까지 납득이 안되는 지라, 사람 만나는 걸 그리 좋아하던 제가 사람들이 무서워 피하는 지금이 너무 힘들고 두렵거든요...그래서 온라인에서부터라도 다시 시작해보고 있습니다.
오히려 문제는...가깝던 사람들...매일 연락하는 고등학교친구들, 친형 같은 사람들의 연락이 오는게 긴장이 됩니다...이해를 못하겠습니다 ㅎㅎ
어머니 생신 때 가족 식사때도 1시간쯤 시간이 지나가니까 불안감에 호흡이 힘들었었고 그날 저도 덤으로 선물을 많이 받았는데 고마운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아마 이 글을 보면 형이 자기 동생이란걸 알테니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해봅니다.
어제는 제일 친한 고등학교 친구들 중 하나의 결혼식이었습니다. 특별 안정 조제약까지 추가 복용하고도 시간이 2시간쯤 되니 두통이 너무 심해서 먼저 나왔고...원래는 저녁에 미사가려던 계획도 취소하고 뻗어서 초저녁부터 잠에 들었습니다.
1편에서 특히 남자들과 함께 있는게 힘들다고 했는데 반대 급부로 제가 친근했던, 좋아하던 친구, 가족들이다 보니 감정을 나누는게 더 힘들고 두려운 것 같습니다.
댓글에 생활에 '연애'가 빠져있다고 하신 분이 있어 그 이야기도 조금 해보고자 합니다.
제 인생에 크고 긴 연애들이 10대부터 30초까지 있었고 그 후로는 아주 자잘한 만남, 소개팅들이 있었습니다.
좀 진중하고 깊은 연애를 선호하는 편이고 쉽게 마음을 안주는 편이라 소개팅이 항상 저한테는 불편한 자리였기도 합니다만
제일 큰 문제는 제가 항상 마음에 있는 친구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언제나 그 친구와 비교하게 되고 맘이 잘 안가더라구요...ㅎㅎ 제가 힘들 때 서로 많이 의지하고 도움주던 그 친구는 올해 박사 과정을 시작하러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한 5년 걸린다나봐요.
제가 멘탈이 박살나던 시기랑 떠난 시기랑도 겹치니 영향이 없진 않겠어요...저 나름으로는 박사하러 간다고 한 시점부터 준비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구요. 제 30대의 뮤즈였던 사람이었습니다.
이 친구한테 소포 한 번 보낸다고 백화점, 고터지하상가, 스타필드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좀 무리를 하긴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루피덕후라서 더현대 루피매장가서 굿즈라는 것도 처음 사봤습니다.(더럽게 비싸...)
지금은 또 무엇을 원동력으로 행복해져야하나 싶습니다. 전 지금 계속해서 행복해지려고 노력할 계기가 필요합니다.
저 친구는 이제 비현실이니까요...ㅎㅎ
3탄은 완쾌 후기로 돌아왔으면 합니다.(점심시간이 되서어 급 마무리...)
날이 아주 추운데 비스게 여러분 힘내서 월요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감히 말씀드리자면 지난글에 비해 많은 발전이 보입니다. 저는 그 점 진심으로 격려하고 잘하셨다고 박수 보내드리고 싶어요.
음… 좀 부끄럽지만 저는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데 연초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12kg는 되고도 남을 시간이 지났는데
거의 그대로예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12kg생각만 하느라 작은 전진에 작은 성공에 전혀 만족을 못하고 불만이었던것이 실수였던것 같습니댜.
-100g도 큰 발전이고 성공인데
저는 늘 -12kg만 생각하고 있었으니
눈에 찰리가 없죠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100g들이 모여서 -12kg이 되는거쟎아요.
이제는 조금씩 가는것도 아끼고 스스로 대견해하고 칭찬하면서 나갈려고 합니다.
우리 같이 조금씩 조금씩 해볼까요?
참! 저도 심리상담도 신청했어요.
일단 10번 만나기로 예약을 잡고 있습니다.
우리 같이 해봐요. 화이팅!!
역시 첫 댓글은 둠키님이군요. 상담신청하신 내용은 봤는데 감히 댓글은 달지 못했습니다. 캐나다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한국은 겪어보니까 약을 처방하여 치료하는 정신과와 상담을 통해 치료를 진행하는 상담식의 정신과가 다른 것 같더라구요.
저는 약이 더 필요했던 거 같아서 복용하는 쪽으로 치료를 진행했는데 상담에서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둠키님도!
저는 중학교 때 개인적인 충격으로 인해 여성 공포증이 극에 달했었습니다. 지하철 같은 공공장소에서 여성만 보면 모르는 사람이라도 속으로는 나를 욕하고 있는 것 같고 너무도 두려워서 식은땀이 나고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대학교 가서 상담실을 4년 내내 다녔는데, 그나마 여성 공포증이 나아진 계기는 1)남들은 나에게 그렇게 관심이 없다는 것과 2)어차피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는 것, 이 두 가지를 깨닫고 나서였습니다.
이 세상 결국 나 혼자 살아 내야 되는 세상이더군요. 남들을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신경 쓸 필요도 없는 세상이라는 걸 깨닫는데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 어찌 보면 억울하기도 합니다. 비슷한 깨달음을 얻으셨으면 싶군요.
저는 특별한 계기도 없어서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여전히 그들은 저에게 친절한 친구이고 가족이고 저를 엄청 챙기고 걱정해줍니다.
그런데 그냥 '존재' 자체를 제가 의식하면 그 때부터 불안감이 막 피어오릅니다.
스스로 이해가 안되서 고통스러웠고 병원도 다니고 있어요...이해가 안되시죠? 저도요 ㅎㅎ
세트오펜스님은 나아지셨다니 다행입니다.
@팜쟁 아니요. 이해 너무 잘 되는데요...
저는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출근하시는 아버지 바짓가랑이 붙잡고 "죽기 싫어요!" 하면서 울고 불고 했습니다.
어릴 때 누가 돌아가신 적도 없고, 그런 영상을 보거나 한 충격도 없었는데 그냥 죽음에 대한 공포가 컸습니다.
마흔 다 되어가는 지금도 그래서, 잠깐만 멍 때리면 '나는 어떻게, 뭘로 죽을까. 고통스러울까'를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밤에 누우면 심장 박동이 너무 심하게 느껴져서 '이 심장이 언제 멈추려나' 생각하느라 잠을 못 잡니다.
돈은 없어도 따뜻한 부모님 아래에서 사랑 받으면서 정상적으로 자랐는데 왜 이럴까요?
그냥, 타고 난게 이런 것 같아요. 이게 심해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다 잡고 있을 뿐입니다.
5살 되어가는 제 아들도 저를 닮았는지 불안이 극도로 심해서 발달지연이 2년 가까이 발생했습니다.
그냥, 이런건 타고 나는 것이고, 우리 각자는 이런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심해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가족들도 이런 기질과 상황을 이해하고 지지해 주는 것이 최선이지 싶습니다.
물론, 필요에 따라서는 전문가 도움과 약물 처방이 도움이 될 때도 있구요.
@세트오펜스 제가 감히 이해하기 힘들정도로 오래 힘드셨겠네요....
주변의 지지와 응원이 중요하다는 점에 크게 동감합니다.
꾸준히 회복하고 힘내도록 하겠습니다
세트오피스님께도 평화와 안정이 오시길 바랍니다.
멀리서나마 응원하겠습니다.
덧글들도 참 뭔가 따뜻하고 좋네요. 이래서 제가 이카페를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알럽이죠
저도 다음-카카오 통합 때문에 다시 가입했지만 22년된 꽤 오래된 회원입니다 ㅎㅎ
어? 많이 괜찮아지셨는데요?? 아주 너무 많이 눈에 보일정도로요.
마음속으로 응원하고있었는데 이렇게 글까지 써주시니 넘 기분 좋네요.
잘하고계세요. 지금처럼 하나하나 해내시면 되요. 남들과의 비교는 필요없어요. 내 속도대로 찬찬히 가심되요. 정말 잘하고계세요!
그쵸? 겉보기에는, 저도 써놓고보면 좋아진거 맞지 않나? 싶은데
실상 제가 원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그게 문제 같아요.
의사선생님도 너무 잘하고 있고, 스스로 여러가지 시도하고 생각하는 것들이 다 너무 좋다고 잘하고 있다하는데...저는 아직도 계속 불안합니다...ㅎㅎ
저희 아버지도 우울증을 앓으셨는데 회복에 일을 놓는게 핵심이었어요. 욕심 버리시고 천천히 회복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일은 정말 민폐 안끼칠 수준으로만 유지하고 있긴 합니다.
그런데 이번 달에 두통이 심해진게 일하는 양을 좀 늘려서인듯도 싶네요.
조언 감사합니다!
주변을 돌아보니 겪고 계신 우울증이 남의 얘기가 아니더군요. 이런 글 정말 감사합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네 저도 병원에 가보면 사람이 참 많아요...힘들게 사는 분들이 참 많구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전에도 말씀 드린 것 같은데, 글을 참 잘쓰시네요. 순리대로 잘 풀려갈겁니다. 그럴만한 분이시니까요. 다음 근황 기다려도 되는거죠?
다음 단계는 내려놓음이 될 거 같은데 제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다음 근황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 )
약물 치료도 잘하고 나으려는 의지가 있으면 많이 좋아진다고 제가 다니는 정신과 의사선생님도 얘기하시더군요.. 저도 공황장애에 우울증과 강박증에 적응장애와 불면증이 꽤 심해서 7년째 병원다니고 있는데 많이 좋아지다가 요새 일하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다시 우울증과 불면증이 쉽게 낫지 않네요.. ㅠㅠ
마음 편히 드시고 쾌유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힘내십시요..
스스로 의지를 무너지지 않으려고 애쓰는데 제일 걱정인게 이겁니다...'장기전'...
초기에 계속 나쁜 망상을 했던게 이렇게 계속 가면 우정도 사랑도 회사도 다 무너져서 내 삶이 망가져버릴거 같단 걱정이었거든요...
이걸 7년째 싸우고 계시다니 너무 대단하고 또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ㅠㅠ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포기만 하지 않으시면 됩니다^^
오늘 마침 상담일이라 선생님께 똑같은 말 듣고 왔습니다. 너무 잘하고 있는데 급하다고...인내심 갖고 가보겠습니다
저도 몇 해 전에 비스게에 우울증과 공황장애 관련해서 글 올렸던게 생각나네요.
벌써 5년 전 이야기인데 우습게도 아직 완치는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동안 수면도 잘 하다가 요새 들어 잠을 잘 못 드는데, 이때의 새벽과 이른 아침 출근길이 제일 무섭더라구요.
건강검진 했을 때도 의사가 정밀 검사 한 번 받아보라고 하던데 괜시리 에이 그 정도 아니에요 하고 물러는 났지만 그게 잘한 일이었을까 하면 모르겠어요.
농구도 하고 주변과도 웃고 잘 지내는데 전 혼자 있는 시간이 제일 두렵더라구요.
그래도 그냥 아무 일 없는 듯이 지내려 하는데 이게 또 그렇게 되진 않네요? ㅎㅎ
저도 아직 행복이 무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팜쟁님도 저도 찾았으면 좋겠어요
https://cafe.daum.net/ilovenba/34Xk/431665
정신과 의사분이 유퀴즈 출연해서 하셨던 말씀 캡쳐본입니다.
@오마이줄리아 제가 뭐 대단한 삶을 산것도 아니고, 완벽한 사람도 아닙니다만...저도 편해졌으면 합니다 정말.
오마이줄리아님도 오랫동안 힘드신거 같은데 꼭 행복이 뭔지 찾으시길 바랍니다!
저도 재택하고 싶습니다..
전 아팠어서.. 그 불안감이 너무 커요..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으면 가슴에 돌덩이를 얹어놓은거 같고
그래서 재발할까봐 두렵고 무서워요..
근데도 병원은 못가고 있는데..
이렇게 용기있게 글써주시니 저도 같이 힘이 나네요...
화이팅입니다
어머니는 제가 아픈걸 밝히는 걸 좀 싫어하시는데(그런 세대시니까요) 전 딱히 그런 마음은 없습니다.
오히려 주변에 알리고 도움 받고 싶고 이해 받고 싶고 그래요
그래서 병원 가는 것도 주저함이 없었던 것 같아요 꾼대님도 병원 가볍게 한번 다녀오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