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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많은 꿈을 어이할까 ? 영혼의 스승을 추억하며 :2부
4, 영,혼,귀,백,신,기,넋, 그리고 염
요즘은 귀신을 본다거나 악귀를 잡아내는 일을 하는, 고스트헌터라고 자칭하는 이들이 하도 많아서, 자칫 무당과 혼동을 일으키는데 무당은 영매나 고스트헌터, 또는 퇴마사등 그런 부류와는 다르다고 할수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영화나 숱한 매체의 영향으로 영혼, 또는 악령 마저도 즐기는 대상으로 본다. 일부러 데스 포스트나 악령이 출몰한다는지역을 찾아 체험하는 일이 많아지고 그 영향으로 퇴마사, 고스트헌터라는 희한한 직업군이 생겼다.
영,혼,귀,백,신,기,넋,인간의 몸에 깃들인 이 많은 것들 중에 대체 한 가지라도 알고 그러는지 당최 모르겠다. 여기에 염과 얼까지 분별해야 하는데, 무엇으로, 무슨 영력으로 그러는지 심히 궁금 하다 .
언젠가 우리의 무당들을 주인공으로 찍은 다큐영화를 보았는데, 그 제목에 영매가 들어 있어서 고개를 갸웃했던 적이 있다. 영매는 산 자와 죽은 자의 소통을 도와주는 존재이지만, 진짜의 무격은 그것보다 훨씬 넓은 영역을 가지고 있다.
넓게는 사람의 운명을 알아보고 짚어주며, 병을 고치며, 귀신들림을 벗어나게 하며, 마을을 곤궁에서 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의 무당들은 신력과 영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그런 능력을 기대할 수 없다.
철학관을 차리고 복리를 짚는 사람들과도 전혀 다른데, 어쩐 일인지 같이 취급하고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지금 뭔가가 다급해서 점사를 보거나 복리를 짚으러 간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정도는 알고가야 속지 않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철학관에 가서 점사를 보고 부적을 쓰고 굿까지 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사주, 운세, 궁합을 보는 것은 같으나, 보는 방법은 완전히 다르며 풀이하는 것도 다르다.
요즘은 스님들도 철학관이나 무슨 무슨 수양센타를 차려 앞 일을 봐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여기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업에 관한 것이니 그만하고, 한 사람의 무당으로 점사를 보기까지 얼마나 고된 훈련을 거쳐야 하는지 이제부터 이야기해 보자.
직접 신내림굿을 여러번 준비해서 함께 하고, 신딸들과 더불어 공부한 이야기들이니 그럴리가 없다고 하지 말기를 바란다. 수 천만원씩을 들여 내림굿을 하고, 그 다음날 바로 신당을 차려 내보내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고 먼저 말하고 싶다.
경찰을 부르겠다고 난리치는 사람도 보았는데 그 때 최보살이 마루에 나가 그 여자를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손에 든 부채는 모아진 채 똑바로 그 여자를 향했다.
" 이 가련하고 미련한 인간아, 전생의 업으로 인해 남의 남자 훔쳐서 살면 미안해하고 죄시러버 하면서, 있는 듯 없는 듯 살아도 그 죄 닦음을 다 못할 낀데 어디서 조강지처를 쫒아낼 궁리를 품고 여기를 와!? 더럽다 더러버!!! 썩 나가거라! "
추호의 자비도 없는 냉갈진 목소리와 표정,거기다가 부채를 확 펴서 장풍을 날리듯이 여자에게로 향하는데, 새파랗게 질린 당사자는 엎어지면서 자빠지면서 도망치듯이 대문을 나갔다. 모든 점사를 마치고 쉬거나 밥을 먹을 때 나는 무턱대고 물었다. 나는 알고싶은 것이 너무 많은 제자였고 직접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았다.
"보살님, 너무 이상해요. 그 아줌마한테 왜 그랬어요? 점사를 봐 주지도 않고 그렇게 무섭게 내쫒으면 어떡해요?"
그 때 최보살은 담담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듯이 말했다.
"신당에 발을 딱 들이노믄, 썩은내 고린내가 진동하는 인간들이 있제. 그런 중에 도...××썩는 냄새가 나믄 몬 들어 온다. 지 몸 썩어 나가는 줄 모르고 남의 남자 붙들고 헷질하면서 사는 것들, 우예 모르겐노? 그 주제에 조강지처 쫒아낼 부적 챙기러 왔시니 신이 노하신다 ."
"그런데 옛날 사극이나 드라마를 보면, 엄청 잘못을 저지르면서도 절에 가서 기도하고 불사도 하고 그러잖아요? 신은 무조건 기도를 들어주는 그런 존재예요? 남한테 저주하고 비방하는 부적도 막 써 주고, 어떤 사람 죽어라고 매일 굿하는 무당도 나오잖아요? 그런 무당의 몸주는 악한 신령인가요?"
그런 나를 바라보는 최보살의 표정은 언제나 자애가 넘쳤다.
"악한 신령은 읎다. 악신은 있으나 몸주로 오시는 신령은 인간을 돕기 위해 오시는 기제. 그란데 남에게 못된 짓이나 하고 저주하 고, 죽어라고 굿하는 무당들의 몸주는, 이미 변해서 그 몸 안에서 악신이 되가는 기라. 인간의 탐심은 그만큼 무서운 기제. 신령은 인간을 변하게 못 해도, 인간의 그 질기고 질긴 욕심은 신령도 변하게 만들제. 바라, 지 몸주가 악신이 되가는 줄도 모르고 횡액을 저지르고, 온갖 악행을 일삼으면 종국에는 미쳐뿔거나 처참한 사고를 당해 지옥으로 떨어지는 기라."
"신은 인간에 의해서 변해 뿐다. 믿기지 않나? 와, 무당이 끊임없이 기도하고 신당을 정화하면서 스스로 단련해야 되는 중 아나? 내 몸주가 선하고 빛나는 신령으로 높게 높게 되기를 바래서 그라는 기라. 그래야 흉사에 빠져 괴로바하는 인간을 도울 수 있제. 무당이 있는 목적은 인간을 돕는 거라.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의 정신이, 결국은 무당이 이루고자 하는 참선의 일인 기라. 저 고대의 단군 할배가 그랬던 것처럼."
(권영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