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1881-1821)와 톨스토이(1828-1910)의 차이를 아시나요? 러시아가 낳은 두 대가 중에 당신은 누가 더 좋은가? 각설하고 나는 도스토엡스키로 벌써 갈아탔습니다. 초짜가 아니니 거두절미하고 나는 왜 30년 플라톤 신학에 가스라이팅을 당했는가? 의심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무조건 진리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존의 플라톤과 칸트의 이성을 망치로 깨부순 니체와, 의심하고 비판하면서 존재가 흔들리는 가운데 끝내, 예수 그리스도를 선택한 도스토옙프스키를 은혜합니다.
-
Fyodor Dostoevsky와 Leo Tolstoy는 둘 다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거장이지만,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은 거의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톨스토이는 “삶의 질서”를 찾으려 했고, 도스토옙스키는 “삶의 균열” 속으로 내려갔습니다. 톨스토이에게 중요한 것은 자연스러운 삶/노동과 가족/도덕적 성실성/ 공동체/사랑과 용서/소박한 신앙입니다. 톨스토이는 인간을 “병든 존재”로 보기보다, 욕망과 허영 때문에 길을 잃은 존재로 봅니다. 그래서 그는 인간을 다시 “맑은 삶”으로 돌려놓으려 합니다.
-
대표작인<전쟁과 평화> 나 <안나 카레니나> 를 보면 인간은 흔들리지만 결국 “삶의 질서” 안에서 다시 자리 잡습니다. 톨스토이는 인간을 치유하려는 김진호(정통 보수) 스타일의 작가입니다. 도스토옙스키는 인간을 불안과 모순 덩어리로 봅니다. 대표작<범죄와 처벌>, <카라마조프 형제>, <언더그라운드의 메모> 를 보면 인간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과 싸웁니다. 그의 인물들은 사랑하면서 증오하고, 믿으면서 의심하고 자유를 원하면서 파괴를 갈망합니다.
-
도스토옙스키에게 인간은 “합리적 존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은 자기 파멸까지도 선택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안정감이 없습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산 같습니다. 니체의 힘의 의지와 리좀(들뢰즈/가타리)이 떠오릅니다. 인간은 원래 균열된 존재로 보는 도스토옙프스키는 지하실과 악몽의 작가라면 톨스토이는 들판과 햇빛의 작가입니다. 톨스토이는 삶의 질서를, 도스토옙스키는 삶의 균열을, 니체는 그 균열 이후의 인간 가능성을 탐구했습니다.
-
흥미로운 것은 니체가 도스토옙스키를 매우 높게 평가했다는 겁니다. “도스토옙스키는 내가 무언가를 배운 유일한 심리학자다.” 왜 그랬을까요? 둘 다 “합리주의 인간관”을 부숩니다. 도스토옙스키는 <언더그라운드 노트>에서 "인간은 자기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이지 않는다...때로는 자기 파괴를 위해 행동한다"고 말했는데, "인간은 단순한 이성의 존재가 아니다...인간 내부에는 충동과 힘의 의지가 있다...도덕조차 권력의 산물일 수 있다(니체)"고 말한 것과 닮았습니다.
-
둘 다 “인간은 생각보다 훨씬 비합리적이고 심연적이다”고 본 것입니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말은 단순 무신론이 아닙니다. 유럽 문명을 지탱하던 절대 가치(이성)가 무너졌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도스토옙스키는 이미 그 붕괴를 소설 속에서 체험하고 있었습니다. “신이 없다면 모든 것이 허용되는가?” 이건 니체 이후 철학 전체를 흔드는 질문이 됩니다. 니체는 “초인/리버멘쉬”을 말합니다. 기존 도덕을 넘어 스스로 가치를 창조하는 존재입니다.
-
그런데 도스토옙스키는 묻습니다. 인간이 정말 신 없이 자기 가치를 만들 수 있는가? 그 결과 등장하는 존재가 라스콜니코프/이반 카라마조프/지하인간같은 인물들입니다. 이들은 기존 도덕을 넘어서려 하지만, 결국 광기·죄책감·허무 속으로 무너집니다. 도스토옙스키는 단순 소설가가 아닙니다. 그는 자유/죄/책임/ 신/허무/욕망/자기파괴를 인간 내부에서 실험한 사람입니다. 어쩌면 니체는 도스토옙스키에게서 “인간 심연의 해부학”을 본 건 아닐까.
2026.6.2.tue.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