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소유가 필요 없는 세상, 샤르별
샤르별이란 사회는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경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화폐라는 제도를 모르고 살았다. 말하자면 돈이 있어도 쓸 곳이 없다.
샤르별 신선들은 각자가 책임 맡은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생산을 하면서도, 그러한 대가로 개인적인 부와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마음으로 하는 법이 없었다.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물건들은 오로지 사회를 위해 봉사한다는 차원 외의 다른 의미가 없었다. 말하자면 샤르별 신선들은 사회 구성원 모두를 한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며, 자신들이 하는 일들은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바치는 노력이나 헌신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시장경제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에서 만들어지는 물건들이, 많이 만들어 많이 팔겠다는 욕심으로 물자낭비를 부추길 이유도 없었고, 남에게 팔 물건이 아닌 자신들이 직접 사용할 살림살이인데 정성껏 만들지 않을 수도 없었다.
그러나 샤르별 신선들은 돈이란 제도는 없어도 돈처럼 사용하는 물건들은 있었다.
그것이 바로 개인 소장품들이었다. 샤르별 신선들은 공동으로 생산하고 공동으로 분배해 가질 뿐만 아니라, 분배해 가진 물건들조차 개인의 소유물일 수 없고 모두 공동소유의 명목으로 관리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말하자면 샤르별 신선들은 분배받은 물건을 공동 소유권자의 자격으로 관리만 할뿐이지 개인의 소유라고는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개인소유로 인정되는 물건들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개인들이 취미생활이나 여가시간을 활용해 만든 각종 수제품들이었다.
개인이 만든 수제품들로는 여러 가지 예술품이나 취미로 수집해서 모은 진귀한 물건 따위들이 있었다. 그러한 개인 소장품들 중에는 자신이 직접 지은 의상이라든가, 장신구라든가, 노리개라든가, 들에 나가 수집한 예쁜 돌이나 골동품 따위의 물건들일 수도 있었다.
이러한 개인 소장품들을 샤르별 신선들은 선물로도 사용하고 화폐의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 화폐의 용도로 사용한다는 것은 필요한 사람끼리 물물교환하는 형태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그림이 있는 사람은 예쁜 돌과 바꿀 수도 있었고, 골동품이 있는 사람은 맘에 드는 수공예 작품과 교환할 수도 있었다.
개인 소장품은 반드시 물물교환용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정표로 남에게 선물할 때도 사용했으며, 또는 사적인 일을 남에게 부탁할 일이 있을 때는 그 보답으로 제공하는 수도 있었다.
샤르별 신선들은 공산품보다는 무엇이나 직접 손으로 만든 수제품들을 소장하는 것을 선호했는데, 가장 인기 있는 선물들 중 하나가 손으로 만든 의상이나 도서 종류였다.
샤르별 신선들은 웬만한 물건들은 거의 사회 공동체에서 공급하는 공산품을 이용하고 있었는데, 입는 의상만은 각자가 손으로 지어 입고 있었다. 옷감은 물론 바늘이나 실 같은 재료는 얼마든지 공급받을 수 있었고, 그러한 재료들을 이용해서 자기가 입을 옷은 손수 지어 입고 있었다. 그래서 샤르별 신선들은 남자든 여자든지 어려서부터 바느질하는 방법을 배우는데, 바느질 솜씨가 좋은 신선은 멋진 의상을 입고 다닐 수 있었고 바느질 솜씨가 부족한 신선은 멋없는 의상을 입고 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바느질 솜씨가 좋은 신선은 손수 만든 옷을 이웃에게 선물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샤르별 신선들에게 멋지고 아름다운 의상을 선물받는 일보다 행복하게 생각하는 일은 드물었을 것이다.
샤르비네는 특히 바느질 솜씨가 좋아서 멋지고 아름다운 의상을 만들기로 소문나 있었는데, 그래서 나는 누구보다도 세련된 의상을 그녀에게 선물 받으며 남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었다.
천의무봉속담이 있듯 샤르별의 선녀들은 대부분이라는 바느질 솜씨가 뛰어났다.
또 한 가지 샤르별 신선들이 좋아하는 선물로는 손으로 만든 수제품책이 있었다.
샤르별에는 본래 종이로 만들어진 책은 없었고 전자책만 있었다. 전자책은 글을 써서 저장할 수도 있고 살아 있는 모습들을 생영상으로 담아서 저장할 수도 있고 저장된 정보나 자료들을 무선통신을 통해 송수신도 가능했다.
전자책의 형태는 얇고 가벼웠다. 특수한 금속성과 섬유질을 혼합해서 만든 것 같은 종이처럼 얇은 판이 두 장 겹쳐진 형태가 전자책이었다.
얇은 전자책에는 글, 그림, 생영상 등의 자료와 정보가 가득했고 한 권의 전자책 속에는 수백만 분량의 책과 그림과 하늘과 땅과 선경세상의 살아 있는 정보들이 가득 저장된 슈퍼북이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그 얇은 전자책 속에 샤르별 신선들이 알고자 하는 하늘과 땅과 우주의 웬만한 정보나 지식은 거의 수록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 전자책은 이미 수록되어 있는 내용 외에, 자신이 별도로 수집하거나 연구한 내용을 추가로 저장할 수도 있었고, 또 남들이 소유한 전자책과 무선통신으로 연결해서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었다.
전자책의 특징은 전파 송수신 장치가 부착되어 있었고, 이 장치를 이용하면 남들이 소장하고 있는 전자책과 연결되어 서로의 지식이나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었다. 말하자면 전자책의 네트웍 기능이었는데, 전자책의 온라인 기능은 일대일 또는 일대 다자간, 또는 다자대다자간끼리 자유로운 연결이 가능했다.
그래서 전자책 속에는 수시로 새로운 정보나 지식이 추가되었고, 훌륭한 학자나 전문가의 지식이 발표되는 즉시로 전자책의 신지식 공간에 수록되고 있었다.
전자책은 종합전자책과 단편전문전자책 등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종합전자책에는 인문, 사회, 천문 등 모든 분야에 상관없이 총체적인 내용들이 다양하게 저장되어 있다면 단편전문전자책에는 전문적인 한 분야의 학문이나 예술이나 정보 등의 분야를 심도 있게 연구한 내용 등을 담은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다고 설명할 수 있었다.
전자책은 눈으로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귀로 들을 수도 있었는데, 편안히 잠자리에 누워서 읽고 싶은 내용을 음악처럼 들을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고 전자책의 내용을 포스머스 가상공간에 접속시켜 실험과 재현 등이 가능했다. 가상공간의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학문의 내용을 실험하거나 재분석을 시도하여 직접적으로 결과를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땅속의 지질분석, 식물의 성장과정, UFO를 만들고 운행하는 기술 등. 어떤 분야의 학문이나 지식에 관한 문제라도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직접 손으로 만지고 분석하면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전자책의 특장점이었다.
그러나 샤르별에는 이런 막대한 기능의 전자책 외에, 신선들이 손으로 직접 글을 써서 만든 수제품 책도 있었는데, 옷감처럼 생긴 천에다붓으로 글을 써서 만든 책이었다.
샤르별 신선들은 붓으로 글자를 쓸 때는 종이에다 쓰는 것이 아니라 옷감 천에다 쓰고 있었는데, 그렇게 천에다 쓴 글을 두루마리처럼 길게 이어서 책을 만들고 있었다. 샤르별 신선들이 글씨를 쓸 때 사용하는 붓은 가는 것도 있고 두꺼운 것도 있었는데, 작은 글씨는 좁쌀처럼 작은 글씨까지 쓸 수 있었고 큰 글씨는 사람의 키만큼 큰 글씨도 쓸 수 있었다.
신선들이 손으로 만든 책에는 자신이 지은 시나 노래도 있었고 각자의 마음에 품고 있는 철학이나 사상이나 정신세계 같은 내용들도 있었다. 재주가 좋은 신선은 손으로 쓴 책 속에 그림도 그려서 색다르게 꾸미기도 했다. 그래서 어떤 수제품 책은 글의 내용이 좋아서 호평을 받기보다는 아름다운 글씨체와 그려진 그림 솜씨가 뛰어나서 호평을 받는 수도 있었다.
이렇게 정성을 들여 만든 책은 반드시 혼자서만 소장하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선물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멋진 글씨와 아름다운 내용이 들어 있는 수제품 책을 선물 받는다는 것은 너무나 행복하고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렇게 샤르별 신선들은 자신이 직접 만든 의상이나 책을 이웃에게 선물하고 나누어 가지면서 마음을 주고받기도 했고, 취미로 모은 물건들을 서로 마음에 드는 물건끼리 교환하거나 은혜의 보답으로 빚을 갚는데 사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물물교환의 제도가 샤르별 신선들이 행할 수 있는 유일한 시장경제라면 시장경제일 수 있었다.
나도 샤르비네가 선물한 수제품 책을 여러 권 받아서 보유하고 있는데, 그녀의 책을 펼쳐볼 때마다 살아서 역동하는 듯한 글씨들과 아름다운 그림과 글의 내용을 보면서 한없는 신비감에 젖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샤르별에서는 물질의 거래보다 마음의 거래가 우선이었다. 남들이 소유한 좋은 물건을 얻는 것보다 마음의 선물을 얻는 것을 가장 큰 행복으로 여기고 살아가는 존재들이 샤르별의 신선들이었다.
마음의 선물 중에서 가장 확실한 증표는 약속이었다.
샤르별의 신선들은 서류로 남긴 보증수표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과 영혼이 맺은 약속을 최고의 보증수표로 생각하고 있었다.
샤르별의 선인들은 약속을 남발하지 않지만 한번 맺은 약속은 우주 끝까지 지키는 전통이 있었다. 그래서 지킬 수 없는 약속은 처음부터하지 않았고, 약속의 보증수표를 가장 많이 받고 살아가는 영혼이 가장 부자라고 자부할 수 있었다.
약속 중에서도 가장 남의 부러움을 살 수 있는 약속은 일심동체의 약속이 있고, 우정의 약속이 있고, 동행의 약속이 있었다.
일심동체의 약속은 영혼과 영혼이 합일체를 이루는 최상의 약속이며, 우정의 약속은 영원한 친구로서의 약속이며, 동행의 약속은 세상 끝까지 마음을 함께하고 행동을 함께하는 약속이었다.
샤르별에서 세 가지 약속만 얻어 내면 성공한 삶이라고 자부할 수 있었다.
나는 샤르별을 찾아가서 얻은 선물 중에서 세 가지 약속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선물이요 우주의 축복이라고 생각했다. 샤르비네로부터 일심동체의 약속을 얻었고, 샤르비네의 친구들로부터 우정의 약속을 얻었으며, 불로불사의 존재들과 동행의 약속을 얻었기 때문이다.
샤르별은 경제적 활동의 거래는 제도적으로 성립된 세상이 아니지만 영적 활동의 거래는 왕성하다고 설명할 수 있었다. 산다는 것은 거래일 것이다. 마음의 거래이든 물질적 거래이든 어떤 형태의 거래라 할지라도, 거래를 통해 삶이 형성되는 것만은 사실일 것이다.
거래가 없는 삶은 고여 있는 물처럼 성장과 발전이 멈춰 버리고 말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질적 거래가 왕성해지면 소비성문명이 발달할 것이요, 영적 거래가 왕성해지면 정신문명이 발달할 것이다. 소비성문명이 발달하면 성장문명과 퇴보문명이 함께 공존한다. 정신문명이 발달하면 영적성장과 고차원의 정신세계가 열리어 세상을 차원 높게 변화시킨다.
고차원의 정신세계가 열릴수록 물질의 소비는 줄어들고 삶의 가치는 비례(比例)하여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증거로 샤르별은 지구에 비해서 소비문명보다 정신문명이 발달한 관계로 물질의 소비는 현저히 줄어들고 하찮은 물건이라도 쓰임새의 가치는 높아져서 4차원 문명세계의 풍요를 이루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든 거래가 왕성해질수록 문명은 발달하고 삶의 풍요는 늘어나기 마련이지만 거래의 내용이 소모성이냐 정신적이냐에 따라서 결과는 다르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구는 현대문명이라는 미명하에 문명은 나날이 발달하고 있으나 소모성문화를 추구하는 관계로 지구의 자원은 고갈되어 가고 있는 반면에 샤르별은 무한이론의 우주첨단문명이 발달하여 지상낙원이라고 하는 4차원 문명세계를 건설하여 풍요로움을 만끽하고 있으나 정신적문화를 추구하는 관계로 자원의 고갈이라는 불행을 자초함이 없었던 것이다.
어떻든 샤르별은 화폐가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시장경제가 활성화되고 있지는 않았으나 정신적 거래가 왕성하게 이루어지는 관계로 무한이론의 4차원 문명세계라는 금자탑을 완성하여 우주첨단문명의 풍요를 구가하면서 샤르별의 모든 존재들이 신선놀음을 즐기며 선경세상지상낙원의 행복을 누리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구에서도 모든 인류들이 풍요로움 속에서 행복을 만끽하며 지상낙원에서 살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소비 제일주의 경제체제를 고집한다면 한정된 자원은 언젠가 고갈될 것이고 자원이 고갈되면 아무리 풍요한 삶을 구가하고 싶어도 빈 구호에만 그치며, 끝내는 지구 파산선고를 내리고 우주의 미아로 전락하는 신세를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샤르별의 4차원 문명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생활 양식을 고려할 때 소모를 통해서만 풍요로움이 이루어지지 않고 작은 물질을 이용해서 고부가의 기능을 부여하여 삶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한정된 자원의 소모를 줄이고 지구의 환경과 생명력을 수호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주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5 <샤르별의 자연, 문명과 신선 인류들> - 박천수著
첫댓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물질문명사회에서는 끝임없는 성장과 부의창출 노력만이 필요한데 그래서 물질계의 사람들과 만나다 보면 자신이 한없이 작고 초라해지기도 하고 방향성을 잃어버린것 같고
여기 들어오면 또 위로가 되고
오늘도 감사합니다
네 남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 하면서 스스로 사랑하고 인정하고 위해주면 행복이 다가올거 같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