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들의 통신장비, 누주시
샤르별 신선들은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지는 정신적 교류를 아주 소중히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개인들이 휴대하고 다니는 통신장비를 이용해서 멀리 떨어진 상대와도 수시로 마음의 정표를 나누고 있었다.
즉 샤르별의 존재들은 소모성의 거래보다 정신적 거래가 왕성하여 삶의 기능을 격상시켜 수준 높은 정신문화를 즐기며 살아가고 있었으니. 빛의 속도로 이루어지는 무선통신 시스템이 우주 끝까지 마음을 실어 나르면서 정신거래를 왕성하게 하여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휴대용 통신장비는 평소에는 손가방처럼 들고 다니는 누주시란 물건인데, 누주시는 평소에는 소지품을 넣고 다니는 가방의 용도로 사용하다가 상대방과 통신 연락이 필요할 때 통신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었고, 중요한 물건이나 선물을 상대방에게 보낼 수 있는 화물수송 기능도 있었다.
평소에 누주시는 작은 소지품이나 넣고 다닐 정도의 작은 물건이지만 용도에 따라서 모양을 바꿀 수 있었다. 내부 공간을 크게 늘릴 수도 있었고 평소에 가방 같은 물건을 하늘을 날기 좋은 소형 비행체의 모습으로 변형시킬 수도 있었다.
누주시에 설치되어 있는 모드변경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면 누주시의 용도와 모양을 변경시키는 기능이 간단했다.
누주시의 변경모드 버튼을 누르면 처음에는 작고 납작한 모습이 둥글게 풍선처럼 불어나면서 내부공간이 늘어나거나 소형 비행체의 모습으로 변했다. 공간이 확장된 누주시 통신가방 속에 상대에게 보낼 물건을 넣어서 날려 보내면 아무리 먼 거리라도 단숨에 날아가서 전달해주고 돌아왔다.
누주시는 빛의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샤르별에서 아무리 먼 거리라도 단숨에 도착해서 급한 통신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누주시는 통신용 비행장치였고 지구에서 통신용으로 사용했던 비둘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샤르별 신선들은 누구나 자신의 허리에 차고 다니는 전자벨트에 각자 고유의 코드가 입력되어 있는데, 누주시에 상대방의 코드를 입력시킨 후 날려 보내면 그 상대가 어디에 있든 전파신호로 찾아내서 날아가 물건을 전달하고 돌아오는 것이 누주시 기능의 특징이었다.
누주시의 가장 큰 용도는 마음의 선물을 전달하는 기능이었을 것이다.
지구에서는 우편이나 수송서비스 등의 제도를 이용해서 선물이나 물건 등을 주고받지만 샤르별에는 그러한 수송서비스가 없고 모두 개인적으로 소지하고 있는 누주시 통신장비를 이용해서 해결하고 있었다.
샤르비네도 수시로 누주시를 이용해서 친구들에게 선물을 보내기도 하고 또 받기도 했다. 나도 가끔씩 누주시를 통해서 선물을 전해 받은 경험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닙이누시 산에서 날개인간들이 보내 온 선물과 루스구스 큰바다의 바스디러 섬에서 물사람들이 보내 온 선물이 큰 기억으로 남아 있다.
날개인간들은 닙이누시 산 바위절벽에서 서식하는 우스시너스 열매를 따서 보내오기도 하고 물사람들은 바닷가에서 주운 예쁜 돌이나 조개껍질 등을 보내오기도 했다.
우스시너스 열매는 한번 씹으면 영생의 힘이 있다고 하는 신비로운 열매였고, 물사람들이 보낸 예쁜 돌들은 보석이나 다름 없는 진귀한 것들이었다.
나에게 가장 처음 선물 누주시를 날려 보낸 주인공은 닙이누시 산의 날개인간 구니였다.
샤르비네와 내가 날개인간들이 살고 있는 닙이누시 산을 방문하고 돌아와서 이틀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그날 샤르비네와 내가 츠나음이 연구소 정원에서 산책을 하고 있는데, 파란 비취색을 한 소형 비행체 하나가 갑자기 머리 위 상공에 나타나더니 서서히 선회를 하면서 우리들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비행체의 길이가 70센티 정도 되는 누주시였는데, 반짝반짝 경광 빛을 발산하며 나의 허리벨트의 전파신호와 교신을 나누며 내 앞에 날아와 멈추는 것이었다.
비행을 멈춘 누주시에서 어떤 음성이 들려왔다.
"샤르앙아! 샤르비네와 그동안 잘 지내고 있었느냐? 나는 닙이누시산에 살고 있는 구니다. 별것은 아니지만 마음의 정표로 작은 선물을 보내니 받아보도록 해라."
내가 얼떨떨한 기분으로 샤르비네를 쳐다보았더니 그녀가 미소를 띠며 누주시를 열어보라고 했다. 허리벨트에 붙어 있는 누주시를 살며시손으로 잡자 누주시의 뚜껑이 열리며 그 속에 들어 있는 선물이 눈에 띄었다.
바로 날개인간 구니가 닙이누시 산에서 수집한 아름다운 보석이었다. 그 보석은 돌로 이루어진 보석이 아니라 반짝반짝 붉은 빛이 나는 우스시너스 열매였다. 먹으면 죽지 않고 영생한다는 날개인간들의 주식이었다. 우스시너스 열매는 두 봉지로 나누어 누주시 통신가방 속에 담겨 있었고 그 이유는 샤르비네와 내가 하나씩 나누어 가지라는 표시였다.
우스시너스 열매뿐 아니라 우스시너스 열매로 담은 신선주도 한 병들어 있었는데, 샤르비네와 나는 그 자리서 사이좋게 한 잔씩 나누어 마시며 날개인간 구니의 우정을 마음에 새기지 않을 수 없었다.
샤르비네는 나에게 구니에게 고맙다는 답례를 녹음하라고 부탁했다. 샤르비네도 역시 감사의 뜻을 담은 메시지를 녹음해서 누주시 메모리 장치에 저장시킨 후 다시 날려 보내 주었다. 그러자 누주시는 창공을 향해 쏜살처럼 날아가면서 자기의 주인 구니가 있는 곳으로 비행을 시작했다.
한번은 샤르비네와 내가 침실에 누워 있는데 보랏빛을 띤 누주시가 침실의 출입문으로 들어와 샤르비네의 허리벨트에 붙었다. 샤르별 신선들은 주택이나 방이나 출입문을 잠그고 살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나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했다.
스스로 침실문을 밀고 들어온 누주시의 몸통에서는 물사람 러차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샤르비네, 그동안 안녕하셨소? 츠나별에서 온 친구 샤르앙도 잘 지내겠지요? 다름이 아니고 이번에 아름다운 조개껍질을 발견하여 보내드리니 잘 받아 주시오. 평소에 샤르비네가 좋아하던 물건이라 일부러 보내는 것이오. 여러 개 보내니 샤르앙에게도 나누어 주구려...."
샤르비네가 크게 감동하여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며 누주시의 뚜껑을 열어보니 정말 아름답게 생긴 조개껍질이 여러 개 들어 있었다. 어떤 조개껍질은 수정처럼 맑기도 하고, 어떤 조개껍질은 어둠 속에서 빛을 내기도 했다.
특히 손바닥 두 배 정도의 조개껍질에서는 밤이 되면 보랏빛의 야광이 환하게 빛났는데, 보석보다 아름다운 조개껍질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샤르비네는 나에게 그 보랏빛의 야광이 빛나는 조개껍질을 가지라고 했는데 일부러 사양했다.
샤르별에서도 흔하지 않는 물건이라 샤르비네가 소유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축하받을 일이 있을 때는 누주시 통신가방 속에 꽃다발을 넣어서 보내오기도 했다.
샤르비네와 내가 처음으로 우무시 꽃동산에서 일심동체의 언약을 맺고 그 소식이 샤르별에 살고 있는 샤르비네의 친구들에게 전해졌을 때, 사방에서 샤르비네를 향해 날아오는 누주시 통신가방의 행렬이 있었다. 축하의 꽃다발을 실은 누주시 통신가방의 행렬이었다. 붉은색, 노란색, 푸른색, 보라색 등 온갖 화려한 색상과 모양을 한 누주시 통신가방이 푸른 하늘을 떼 지어 날아올 때는 가을 하늘의 잠자리 떼 못지 않은 정겨움과 서정적 감정이 물신 피어오르기도 했다.
샤르별의 하늘에는 어디론가 향하는 누주시 통신가방의 비행 행렬이 쉬지 않고 이어지고 있었다. 그 하늘을 날고 있는 누주시 통신가방 마다 아름다운 마음의 선물이 실려 있고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샤르별 존재들의 풍성한 마음들을 엿볼 수 있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5 <샤르별의 자연, 문명과 신선 인류들> - 박천수著
첫댓글 신선주는 먹으면 죽지않고 영생한다는 우스시너스 열매로 담그는구나
네 날개인간 신선주이고 샤르별 인류는 여러가지 과일 약초로 만드는거 같습니다
얼마전에 샤르앙님이 지구에서도 신선주 풍류주 만드셨습니다..
@니디기오스 신선주
풍류주
도선주
마시고 취하는 술이 아니라 불로장생하는 약
@도고마성 네 불로장생
몸에 좋은 약도 됩니다
흥이나고 신선놀음에 필요하고 어울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