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Inglourious Basterds , 2009 제작
미국 외 | 액션 외 | 2009.10.28 개봉 | 청소년관람불가 | 152분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브래드 피트, 다이앤 크루거, 크리스토프 왈츠, 멜라니 로랑
영화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은 브래드 피트와 쿠엔틴 타란티노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었고 일반적인 전쟁 영화가 아닌, 타란티노 식대로 나아가며 제2차 세계 대전 나치 정권하 프랑스를 배경으로 나치를 제대로 찢는 복수와 응징의 이야기를 담아낸 타란티노 작품중 가장 오락성이 강하며 전쟁의 소용돌이 안에 갇혀 버린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의 방식으로 한껏 비꼬아 놓은 걸작 전쟁 블랙 코미디입니다.
타란티노는 다양한 장르를 혼합하여 영화를 연출하는 특징을 보여주는데 이 작품 또한 전쟁, 블랙코미디, 스릴러의 요소를 적절히 결합시켰고 타란티노 특유의 현란한 촬영 및 편집, 초호화 캐스트, 재치 있고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대사, 독특한 스토리텔링 등 그의 스타일을 총망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그의 팬들에게는 최고의 종합선물세트입니다.
이 작품은 유대인계 미국인 집단이 아돌프 히틀러를 포함한 나치 지도자들을 암살하려고 음모를 꾸미는 과정을 그리고있는데 역사적 사실과는 엄연히 다른 역사 판타지이며 영화에 등장하는 제2차 세계대전 상황이나 아돌프 히틀러, 요제프 괴벨스 등의 나치 고위 인사와 같은 역사적 인물들이 실제로 겪었던 사실과는 다른 역사적 수정이 들어간 결말을 그리고있습니다.
나치에게 복수하는 장면이 인상적인데 정의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과장되고 과감한 복수와 응징의 수위는 나치의 잔인무도한 행위를 기준으로 정한듯이 보이며 웅장하고 상징적인 방식으로 거침없이 진행된 복수극은 나치 피해자들에게 극대화된 대리만족이라는 판타지를 심어주었습니다.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거머쥐며 타란티노 영화 중 역대 최고의 수익을 올렸고 미국 흥행수익은 1억 2054만 719달러(해외 흥행수익은 2억 달러)로 타란티노 감독 이전 최고 흥행작인 <펄프 픽션>이 거둔 1억 792만 8762달러(해외 흥행 1억 8백만 달러)를 앞질렀는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예고편이나 포스터를 통해 화끈한 액션 전쟁 영화처럼 홍보를 해놔서 타란티노 스타일을 모르는 관객들이 많이 낚이기도 했지만 2시간 반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액션보다는 오직 수다위주라서 타란티노의 스타일을 이미 알고 있는 관객이 아니라면 지루함을 느낄 수 있지만 수준 높은 대사가 피어내는 긴장감은 오히려 배가 되며 서로 독립된 것처럼 보였던 챕터들이 마지막에 하나로 합쳐지는 플롯과 엔딩의 치밀함에서 최고의 오락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펄프 픽션> 참고
제목은 'Basterd'는 'Bastard'가 원단어로 일부러 두번째 'a'대신 'e'를 넣은 오타가 맞는데 "쪽팔린줄 모르는 개자식들" 정도로 의역이 가능하며 전쟁의 소용돌이 안에 갇혀 버린 다양한 인간 군상을 비꼰 표현입니다.
여러 스토리라인을 하나로 엮어 스릴 넘치고 폭발적인 마무리를 짓는 내러티브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작품의 특징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들이 몰입하도록 만들며 캐릭터들의 강렬한 대사에서 부터 유머스러운 대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사들은 캐릭터의 깊이를 구축하고 내러티브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런닝타임이 2시간 반으로 꽤 길고 대사량도 만만치 않지만 대사 자체가 잘 짜여졌고 군더더기 없는 연출과 배우들의 명연기가 어우려져 긴 대사 장면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마지막에 엄청난 에너지로 폭발시키다보니 지루함이 지워지는 효과로 이어졌고 플롯이 굉장히 심플하면서도 직선적이라서 여러 언어가 뒤섞여 나옴에도 어렵지 않게 전개됩니다.
제1장. 옛날, 나치 점령 프랑스, 제2장. 미친 개떼들, 제3장. 파리에서 열린 독일의 밤, 제4장. 작전 : 시네마, 제5장. 거대한 얼굴의 복수 등 다섯 챕터로 구성되어있고 각 챕터마다 고유한 톤과 긴장감을 갖은채 타란티노의 장기인 끝없는 수다가 펼쳐지며 서로 독립된 것처럼 보였던 챕터들 마지막에 하나로 합쳐지는 플롯과 엔딩에선 감탄으로 이어집니다.
챕터 1과 챕터 2는 각각 란다 대령과 알도 레인 중위가 유대인 편과 나치를 심문하는 장면으로 대구를 이루고 있는데 둘의 심문 방식이 흥미로울 만큼 다르다는 것도 영화의 감상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브래드 피트가 연기하는 '알도 레인'은 유럽인들이 고깝게 생각하는 미국인의 이미지를 있는 대로 갖다붙인 '거친 녀석'으로 나치의 마음에 공포를 심어주고 나치 고위 장교를 쓰러뜨리는 임무를 맡은 미국 군인 그룹된 바스터즈(Basterds)의 중심인물이자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이며 독특한 남부 억양과 임무 목표를 달성하려는 무자비한 결단력을 갖춘 캐릭터로, 다크 유머와 섬뜩할 정도로 잔인함도 갖춘 상당히 매력적인 주인공입니다.
'알도 레인'과 함께하는 '바스터즈'는 말 그대로 나치를 무식하게 두들겨 패고 농락하지만 완전무결한 정의로운 캐릭터라기 보다는 어리버리하고 빈틈있는 캐릭터로 그려짐으로써 타란티노식 희화화된 블랙코미디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브래드 피트이지만 크리스토프 왈츠가 연기한 한스 란다는 영화 매체 콜라이더 선정 <다크 나이트>의 조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 쉬거에 이어 21세기 최고의 악역 3위로 뽑히며 슈퍼스타 브래드 피트가 묻혀버린 최고로 매력적이고 인기넘치는 악역 캐릭터이자 사실상 진짜 주인공입니다.
대화 시에는 항상 깔끔하게 예의를 차리고 순하게 싱글싱글 웃는 넉살 좋은 인상과 함께 자연스레 능청을 떨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비수를 꽂아 상대방을 서서히 말려죽이는 조용하고 음흉한 카리스마로 한스 란다라는 캐릭터를 영화 역사상 최악의 빌런중에 하나로 만듭니다.
<영화 역사상 최고의 악당 탑 20> 참고
왈츠가 연기한 한스 란다의 특징은 바로 언어인데 그는 모국어인 오스트리아 사투리 억양이 들어간 독일어를 포함해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의 4개국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언어의 천재로 묘사되는데 발츠는 실제로 란다처럼 4개 국어를 자유롭고 고급스럽게 사용하고 추가로 라틴어까지 구사하며 특히 프랑스어 실력은 거의 원어민 수준이라 이 작품의 프랑스어 더빙을 직접 했습니다.
한스 란다의 모델로 헤르만 기스케스(Hermann Giskes)라는 실존인물이 언급되기도 하는데 그는 한스 란다와 유사한 인격을 가졌던 인물로, 친위대 소속이 아닌 독일 국방군 정보부(아프베어)에서 일했습니다.
201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허트 로커>와 <아바타>에게 대부분의 상을 빼앗기고 남우조연상 하나만 수상을 했는데 타란티노 감독은 오스카 각본상을 <허트 로커>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로 아쉬워했지만 왈츠가 상을 탈 때 가장 기뻐한 사람은 타란티노였고, 왈츠 역시 수상 소감에서 항상 타란티노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표현합니다.
당초 란다 대령 역에 가장 크게 관심을 보인 사람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였지만 타란티노는 독일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는 배우가 그 역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수없이 오디션을 거친 끝에 오스트리아 출신 크리스토프 왈츠에게 기회가 갔고 오디션 후 타란티노 감독은 "왈츠가 왈츠를 추며 내게 다가왔다"라고 기뻐했으며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으며 62회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82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BAFTA, 골든글러브 남우조연상 등 그 해 수상식을 평정합니다. 이후 디카프리오는 타란티노와 <장고: 분노의 추적자>에서 만나 악역에 대한 한을 풀게 되고 왈츠 또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명배우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게 됩니다.
홍콩배우 장만옥이 이 영화에 출연했었습니다. 쇼사나가 극장에서 일할 때 '마담 미미유'가 원래 극장 주인이었다고 나오는데 이 미미유 역을 장만옥이 맡았지만 이야기 전개상 필요가 없다고 판단되었는지 삭제되었고 사무엘 L. 잭슨이 쇼산나의 남자친구로 캐스팅 예정이었지만 사무엘이 고사했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작중 연합군과 독일군의 복제나 장비, 병기 등의 재현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인데 SS의 구형 검정 정복 한스 란다와 같은 주요 인물의 경우에는 근무복 차림의 약장과 예복 차림의 정장까지 하나하나까지 올바르게 구현하였습니다.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최고의 명장면 1
게슈타포와 유대인, 또는 미국 스파이 사이의 정체를 캐내기 위한 설전이 인상적인데 언어가 정체 은닉의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이기 때문에 독일어,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가 쉴새 없이 이어지며 배우들도 모두 현지 배우들을 캐스팅했고, 크리스토프 발츠는 원래 능통했던 3개 국어에 이탈리아어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상대편을 철저히 농락하는 명연기를 선보입니다.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최고의 명장면 2
슈트루델에 들어있는 고기와 유제품을 함께 먹임으로서 쇼사나를 유대인으로 떠보는게 아니냐는 말이 많은데, 이는 낭설에 불과한 것이 슈트루델에는 여러 종류가 있기 때문에 그 슈트루델이 고기가 들어간 것인지 알 수도 없거니와, 저 당시에는 슈트루델 자체에 돼지기름인 라드가 들어가는 경우가 굉장히 흔했기 때문에 유대교 계율을 엄격하게 지키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손대지 않았을 음식이라고 합니다. 감독이나 배우 또한 정확히 이 장면은 이런 뜻이 담겨져 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최고의 명장면 3
That's a bingo!
빙고!
천진난만하고 익살스런 표정을 지으며 결정적인 순간에 비수를 꽂아 상대방을 서서히 말려죽이는 최고의 장면입니다.
로더리고 영화 글 모음
첫댓글 시작부터 압권이었습니다~^^ 이거랑 장고 분노의 추격자가 저는 제일 좋았습니다
장고랑 함께 쿠엔틴 영화 투탑
옴니버스의 한 꼭지만 연출했지만, 타란티노 최고의 코미디 영화는 [포룸]이 아닐까요?
이거 기억 납니다~^^ 재밌게 봤는데
타란티노 작품은 거를 타선이 없습니다
22222 맞아요. 신작 나오면 그냥 보면 되는 감독.
영화 시작부터 그냥 몰입감이 미쳤죠 왈츠의 연기력 압권..
정말 죽여주는 영화죠..
걸작이라는 말이 전혀 아깝지 않은
상업영화의 극치
크리스토퍼 왈츠는 정말................한마디로 미친 배우!!! 어마어마했습니다~
티노형 10 작품 더 해주세요...볼게 없어요.ㅜㅜ
개인적으로는 1.저수지의 개들, 2.펄프픽션, 3.장고. 그리고 바스터즈는 그 다음에 두고 싶네요.
3위 빼고는 동의합니다. 전 3위에 장고와 함께 킬빌 파트 1넣고 싶네요.
러프하고 즉흥적이지만 충격적이었던 저수지의 개들, 정말 좋은 영화죠.
은퇴가 너무 아쉬운 감독ㅠ
@mourning33 헉 어뜨케 제가 킬빌을 잊은걸까요. 맞습니다. 저 역시 3위는 킬빌이에요.
크리스토퍼 왈츠 원맨쇼인 초중반까진 정말 재밌는데 정작 브래드 피트가 뜬금없이 유태인 특공대 데리고 등장하고 부터는 재미 없더군요.
저도 딱 이 타이밍..
현실적이인 느낌에서 작위적인 느낌으로 확 넘어가죠.
차라리 정체를 모르는 1~2인으로 조직했어야..
잔인한 장면을 못봐서 못 보고 있어요 ㅠ
걸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