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에 최기복 신부님이 계십니다.
8~9년 전에 인천신학교 학장으로서 건물을 짓기 위해서 이곳 저곳 최신부님 표현으로는 ‘구걸’을 하고 다녔지요. 그런데 언젠가는 미국을 다녀와서 이런 말씀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건축기금 마련을 위해서 미국 한인 성당을 다니면서 신립을 받고 있었을 때, 미국의 노상에서 자판을 하고 있던 어떤 자매님이 인천 신학교의 건립을 위해서 하루 매상의 10%를 꼬박꼬박 건축금으로 봉헌하기로 했지요.
노상에서 하루를 어렵게 장사하는 자매에게 하루 매상의 10%는 큰 부담이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다 채워주실 것을 확신하며 신앙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 자매는 자신 있게 봉헌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서 이 자매가 보닌까. 한 달의 매상이 봉헌금으로 10%를 줄 때나 주지 않을 때나 차이가 없더랍니다.
결국 하느님이 나머지 부족한 것은 채워주신 것이죠.
우리는 하느님의 크신 사랑 안에서 숨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세상에서 내 힘으로 얻은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으로부터 비롯되었고, 나는 그곳에 초대되어 있을 따름입니다.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내어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을 갖고 살아야 하겠습니다. 모든 것을 다 잃은 다음에 아쉬움을 갖거나 후회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그 모든 것에 감사 드리며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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