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3-08-11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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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배탈 설사 부르는 주범
덥고 습한 여름에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한편 세균 발생과 번식은 활발해 장염에 걸리기 쉽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세균성 장염 환자의 절반이 6~8월 중에 발생한다. 그러잖아도 기력이 달리는 여름, 배탈과 설사 예방은 건강한 여름나기의 선결 조건이다.
상한 음식이 원인일 때, 지사제는 신중하게
부패하거나 익히지 않은 음식에는 장염을 일으키는 대장균과 포도상구균 같은 식중독균이 서식할 가능성이 크다. 식중독에 걸리면 구토, 설사, 두통, 발열을 포함해, 일부 세균의 독소는 신경 마비와 근육 경련, 의식 장애 등의 심각한 증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식중독균은 5℃ 이하 60℃ 이상에서 증식이 억제되므로, 음식은 익혀 먹고 당장 먹지 않을 음식은 곧바로 냉장 보관한다. 재가열한 음식은 다시 데워 먹지 않는다. 또 도마와 행주는 소독하고 완전히 건조해 보관한다.
한편 찬 음식은 쉽게 상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보관과 유통 과정에서 병원성 대장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은 영하 18℃ 이하에서 부패 위험이 현저히 낮은데, 보관 온도를 지키지 않거나 유통 중 제품이 녹았다 어는 사이 대장균이 증식할 수 있다. 제조일로부터 2년이 지났거나, 포장이 손상되고 모양이 변형된 빙과류는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휴가철 해외 여행지에서는 ‘물갈이’로 배앓이를 하는 이도 많다. 지역마다 물에 포함된 세균과 미생물이 조금씩 다른데 현지 주민은 내성이 생겨 문제가 없지만 외지인에게는 복통과 발열, 설사를 유발하기도 한다. 여름에는 특히 지하수나 약수를 피하는 게 현명하다. 염소 소독이 안 되어 노로바이러스 등 각종 식중독균에 오염될 수 있기 때문.
여름철 배앓이를 예방하려면 식수는 가능한 정수를 거치거나 끓여서 마시고, 어패류와 육류, 유제품 등은 반드시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해야 한다. 또 어떤 이유로든 설사가 계속되면 지사제부터 찾는데, 음식을 잘못 먹어 탈이 났을 때는 지사제가 오히려 독일 수 있다. 설사는 몸속의 세균과 독소를 재빨리 배출하는 작용을 하는데, 약으로 설사를 멈추면 장염이 악화될 수 있어서다. 탈수 예방을 위해 수분과 전해질을 적절히 보충하면서 일주일쯤 지켜보면 대개는 호전되지만, 심한 복통과 고열에 시달리거나, 설사에 고름이나 피가 섞여 나오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체온 저하가 원인일 때, 찬 음식 삼가야
체온이 떨어져도 배탈이 난다. 대표적인 것이 냉방병이다. 에어컨 온도를 너무 낮게 설정해 실내 온도가 과하게 떨어지면 코와 기관지 점막이 자극돼 콧물과 마른기침을 유발한다. 중앙 냉방을 하는 건물이라면 중앙 조절 장치에 번식하는 레지오넬라균이 에어컨 바람을 통해 감염을 일으키는 ‘레지오넬라병’도 냉방병의 일종이다.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때때로 문을 열어 실내 공기를 환기하고 냉방 장치를 주기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여름철에 틈만 나면 찾는 살얼음 뜬 냉면, 빙수, 아이스크림도 배탈의 주범이다. 우리 몸의 소화 효소가 작용하는 최적 온도는 35~40℃로, 찬 음식을 먹어 소화 기관의 온도가 떨어지면 소화 효소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한다. 음식을 잘못 먹은 뒤 바로 물놀이를 해도 복
부 체온이 내려가 장 기능이 떨어지고 배탈이 심해진다.
각별히 찬 음식을 삼가야는 환자도 있다. 역류성식도염 환자라면 찬 음식이 식도를 수축시켜 음식물 통과를 어렵게 만들고, 심장 질환자와 고혈압 환자도 혈관이 수축해 혈액 순환을 방해할 수 있으니 되도록 멀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