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뉴스를 보니 광주에 폭우가 내려 물난리가 나면서 추모관도 물에 잠겨 지하실에 있던 유골함의 유
골이 다 사라졌다고 하며 유족들이 몰려들어 유골함과 유골을 찾느라고 북새통을 이루는 것을 보았다.
이 뉴스를 보면서 유족들의 입장에서 같이 안타까워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고 이런 일도
일어났구나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미안하게도 후자(後者)에 속하는 사람이다. 어떤 사건을 두고 보는 관점에 따라 여러 각도로 볼 수
있는 것이니 너무 비난은 마시길....
내가 왜 후자의 입장을 가지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나는 어떤 상황이나 사건에 대해서 그 결과보다는 왜 이런 상황이나 사건이 전개되었는가를 먼저 생각
한다.
이혼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결혼을 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지 않았더
라면 이혼은 없었을 것이니...
이번 납골당 침수사건이 일어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는 예상을 넘어설 뿐만 아니라 통제할 수도 없는 집중호우가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두 번째는 침수를 예방하지 못하고 관리하지 못한 추모관의 잘못이 두 번째이다.
말도 안 되는 억지지만 집중호우로 물난리가 나고 있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추모관도 문제가 있을 것 같
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추모관으로 뛰어가서 유골함을 들고나오지 못한 유족들도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
가?
만약 가족이 입원해 있는 병원이 물난리를 겪을 것 같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면 만사를 젖혀 두고 병원으
로 뛰어가지 않았을까?
그러나 저러나 이런 침수사건으로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나게 된 근본 원인은 추모관의 납골당에 유골을
모셔 두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화장을 해서 납골당에 모시거나 아니면 수목장 더 나아가서는 아예 선산이나 고향 등에 뿌려버
리고 말지만, 그 전에는 매장을 하는 것이 마지막 효도라고 생각하여 선산 같은 곳에 매장을 하였고, 돈
이 좀 있거나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개인이나 국가가 만든 공원묘원이나 종교재단에서 만든 공원묘원에
매장을 하였다.
지금은 화장비율이 90% 넘어가지만 1990년대에는 10%가 겨우 넘어서 매년 여의도 면적의 몇 배가 되
는 산들이 묘지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공원묘지가 태풍이나 폭우가 올 때마다 쓸려내려 가는 바람에 개골창에 처박힌 비석과 시신들이
뒤섞여서 누가 누구의 것인지도 모르고 난리가 나서 뉴스에 난 적들이 많았었는데, 앞으로도 이런 일들
이 반복될 수도 있을 것이다. 왜 그런가 하면 폭우는 더 사나워지고 공원묘원이 산을 깍아서 만들어서
언제라도 산사태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에다 매장을 하는 풍습은 발복(發福)사상을 믿는 것 때문으로 묘를 잘 써야 자손이 잘 된다고 생각해
서 산에다 묘를 쓰게 되었고, 화장을 하지 않고 매장을 하는 것도 화장을 할 수 있는 시설도 없었기 때문
이기도 하지만 시신이라고 하더라도 훼손하는 것을 불효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발복사상을 믿는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으니 따라서 산에 묘를 쓰는 나라도 우리나라밖에 없
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풍수지리에 좋다는 곳에 묘를 썼던 사람들도 관리가 불가능 하게 되자 아예 관
리를 포기하거나 묘를 파서 관리가 쉬운 곳으로 이장을 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매장을 하지 않고 화장을
하여서 가족묘를 만들거나 납골당에 보관하나 아니면 수목장 더 나아가서는 아예 흩어버리고 만다.
서양이나 중동 등 기독교 국가나 이슬람 국가들은 대부분 매장을 하게 되는데 이는 그들의 종교 때문이
다. 그들이 화장을 하면 안되는 이유가 말세가 되면 메시아 곧 구세주가 오는데 그때 부활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메시아가 왔는데 화장을 해서 육신이 없어져 버렸으면 부활을 하지 못할 것 아닌가.....
그래서 서양에서는 시신들을 교회 옆에 또는 교회 아래에 묻었는데 부활하기 쉽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믿거나 말거나가 아니고 사실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함에 따라 우리나라 종교계도 화장에 동참을 하여 대부분이 화장을 하고 유골을 공원
묘원 같은 곳에 묻거나 교회의 지하납골당에 보관하게 되는데 한 번 묻히면 영원히 묻히는 것이 아니고
다음에 죽을 사람을 위하여 그 자리를 양보를 해야 한다. 아니면 계속 사용료를 내야 하고...
사용료는 후손들이 내야 하는데 자손들이 외국을 나가거나 영락(零落)하게 되어 사용료를 내지 못하게
되면 무연고자가 되어 공원묘역에서 쫓겨나서 무연고자 납골당으로 가게 되고 거기서도 세월이 지나게
되면 산하에 뿌려지게 되는 순서를 거치게 된다.
결국, 종교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든 종교를 가졌던 사람이든 오랜 세월이 지나면 흙으로 돌아가게 되고
이 세상에 살았던 흔적도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죽으면 우리의 자식은 우리를 기억할 것이나 우리의 손자들은 기억을 잘 하지 못할 것이고 손자
의 손자들은 우리를 기억하지 못할 것이니, 설령 무덤이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그 무덤을 찾는 이도 없
고 누구의 무덤인지 모른다면, 우리가 이 세상에 왔다가 간 흔적도 없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는 것
아닌가....
동양에서는 본래 육신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흙으로 돌려보내기 위해서
매장을 하였고, 시신이 흙으로 돌아가는 동안 자손들에게 영향력을 미친다고 생각하여 명당을 찾았었
다. 이제는 그런 명당도 없을 뿐 아니라 매장 자체가 거의 불가능해졌기 명당의 의미도 따라서 없어지게
된 셈이다.
이제 우리는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들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로서 자신이 죽으면 매장을 하거나
화장을 하거나 자식들에게 이야기를 하여 두었을 것이다. 그리고 화장을 하면 가족묘를 만들어서 매장
을 하거나 납골당에 보관을 하거나 아니면 수목장, 아니면 흩어버리라든가....
사실 죽어서 영혼이 빠져나간 인간의 육신은 매미가 우화(羽化)하고 남은 매미의 껍데기와 같은 것으로
생전의 그 사람과 동일시(同一視) 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죽은 사람을 기억하기 위하여 무덤이나 납골당을 만들필요는 없다는 의미가 되며 죽은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그 사람이 아끼던 물건이나 사진으로 충분한 것이 되는 것 아닌가....
나도 시골의 부모님 산소를 일 년에 서너 번씩 가지만 산소 안에 부모님이 계신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시골에 내가 자랐던 집도 있고 산소도 부모님을 기억할 수 있는 장소의 하나로서의 의미를 둘 뿐...
나는 진작부터 내가 죽으면 화장을 해서 경치가 좋은 곳에 날려 버리고 기일날 자손들이 구경삼아 놀러
나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아니면 유명사찰에 적을 올리고 찾아오게 하던가....
어쨌든 죽은 시신이나 유골을 남겨서 후손을 번거롭게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인류가 기억할 만한 사람도 아니고 국가가 기억할 만한 사람이 아닌 일반 凡人들은
50년도 지나기 전에 기억해주는 사람조차 없게 됩니다.
후손에게 부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 납골당조차도 남길 필요가 없지요...
찬성입니다
이 어지러운 세상에
죽어 소멸된 육신의 흔적은 왜 모시려 하고 지니려 하는지
가슴에 추억으로 간직하면
잃어 버릴 일도 떠내려 갈일도 없는데
다 날려 버려야 합니다
온갖 굴레에 묶여 평생을 살았던 우리네 인생
훨훨 날아가는 영혼과 함께 사라지게 보내야 합니다
한 점, 남김없이..
우리의 육신은 영혼을 담는 그릇이고 영혼이 빠져나간 그릇은
그냥 하나의 그릇에 불과할 뿐이지요...
그 그릇을 살아있는 사람과 동일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본질은 떠나 버렸는데 껍데기를 붙들고 본질과 혼동해서는 안되겠지요...
저같은 경우는 시댁 조상님께서
물려주신 선산 덕분에 종중 묘지가 있답니다..
죽어서 묻힐곳을 바라보고 있으면
왠지 푸근하더라고요..
뿅망치님 글 애독하는 일인입니다.
추천 많이 눌렀고요.. 오늘도 추천입니다.. ^^*
편안한 시간 되세요.. ( )
이곳의 글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의 내용과 소소한 생각의 글이 대부분으로
읽는 사람들이 부담이 없고 즐거울 수 있는 글들이 대부분인데 내가 올리는 글은
그렇지 못한 글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글도 길고요..
읽기가 사실 부담스러운 글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독해 주신다니 고맙습니다.
더 주제가 무거운 글은 수필 수상방에 올리고 있습니다.
그 쪽의 글도 읽어 주시면 더욱 고맙겠습니다.
@뿅망치
수필방 글 잘 보고 있답니다.. ^^*
잘 읽었습니다
저도 부모님을 묘지를 만들었고 매년 벌초와 성묘를 하고 있습니다마는
앞으로 후손들이 관리를 하기나 할까, 비관적이지요
공감글에 한표 드립니다
죽은후는 생명이 빠저나간 고목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98년도에 시신기증 을 해놓은 상태 그후론 자연속에
뿌려지기를 사전 지시서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렇군요..
자손을 위한 길이기도 하지요
글 고맙습니다.
우리나라/남한 땅의 1%는 묘지입니다.
이 묘지 90%는 불법입니다.
화장비율이 무척이나 많아졌군요. 90%이라니...
묘지를 없앴으면 합니다. 더욱 축소했으면요.
화장한 뒤에는 수목장 등으로 뿌려서 없앴으면 합니다.
우선 왕릉부터 해체하고, 조선조 사대부들의 무덤도 축소/ 없앴으면 합니다.
장례절차.. 너무 호화스럽대요.
공원묘지의 무덤에 있는 돌 장식품.. 그거 다 허풍이지요.
저는 석공장의 손자, 아들이었기에 위 돌장식품을 무척이나 많이 보았지요.
다 쓸데 없는 허영입니다.
그저 작은 돌에다가 이름이나 새겨서 누구의 것인지를 알려주면 그뿐..
저는 산업단지로 토지수용되면서 많은 분묘를 이장.. 정말로 코딱지만하게 축소했지요.
장례식장, 묘지 문화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글에 엄지 척!
공원묘원이 땅짚고 헤엄치는 사업이라서 이런 허가 하나 받으면 자손대대로 먹고사는
사업이라고 해서 이권이 대단했고 지금도 그럴 것입니다.
묘지는 없고 묻힐 사람은 없고...없는 사람은 죽어서도 묘지를 얻어걸리기 못하고
얻어걸린다고 하더라도 금방 쫓겨 나야 하고....
선산에 묘를 쓰거나 공원묘원에 묘를 쓰는 것도 언젠가는 사라지겠지요
저는 선산에 소나무
정해져 있습니다
뿌려 달라 할겁니다
깨끗 할것 같아서요 ㅎ
글ᆢ감사합니다 ᆢ^^
앞서가는 분들이 많군요...
건필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