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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 문화 속에 사라지는 개인의 주체성
< 문제 제기>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달리고, 30개 회원국 가운데 행복지수는 25위에 불과하다. 여러 언론 매체의 한국인 행복 지수에 관한 조사에서도 결과는 한국인은 행복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 어느 때 보다 풍요로운 21세기를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인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를 필자는 한국의 체면 문화를 통해 설명하고, 과도한 체면 문화가 한국인의 특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한국인의 특성: 비주체성 (지나치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큰 영향을 받아, 어떤 일을 실천할 때 나타내는 자유롭고 자주적인 성질인 주체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
<가설 설정>
한국의 과도한 체면 문화는 개인의 비주체성을 심화시킬 것이다.
<본문>
우리나라는 ‘냉면 먹고 이 쑤신다.’ ‘가난할수록 기와집 짓는다.’ 와 같이 체면을 중시하는 허례허식을 풍자하는 속담이 여러 개 등장할 만큼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이른 바 체면 문화를 가지고 있다. 체면은 남에게 내세울만한 신분을 가진 사람에게 해당되는 사회적 행동이다. 사회적 행동에는 격식이 있으며 그러한 격식은 밖으로 내보여진다. (김효창. 2005:32) 하지만 우리에게 해당되는 체면이란 남들의 이목을 의식하고 형식적인 면에 치중하여 사실과 달리 겉치레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 유교 사상이 지배했던 신분주의 사회에서 주로 양반들이 중시하던 체면이 현대에 와서 경쟁적인 사회 구도 속에서 더 심화되어 자신의 주체성 없이 과도하게 겉보기를 중시하는 겉치레식, 과시하기식의 체면 문화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료 Ⅰ]
<중앙일보> 한국인의 행복 막는 건 타인 시선 의식하는 ‘체면문화’
한국의 ‘체면문화’와 행복지수는 어떤 관계일까. 남에게 잘 보이려는 욕망이 큰 사람일수록 행복감이 낮았다. 남에게 ‘보이는 행복’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은 스스로 ‘느끼는 행복’을 중시하는 사람보다 행복감이 두 배 이상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변에 잘 보이기 위해 더 많이 신경을 쓰지만, 실제 인간관계 만족도는 그에 정확하게 비례하지 않는 것이다. 과시욕이 큰 사람일수록 자존감도 낮았다. ‘스스로를 가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느끼는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보이는 행복’을 좇는 사람들보다 세 배 이상 ‘그렇다’고 답했다. 자신의 내면보다 겉으로 드러나는 체면을 중요시하는 것이 삶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조사팀은 “행복은 겉으로 보이는 객관적 조건이 아니라 개인의 주관적 느낌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를 통해 다시 한 번 입증됐다”며 “아무리 부유한 집안 배경, 좋은 직장, 좋은 학벌을 갖춘 ‘엄친아’라도 본인이 불행하게 느낀다면 그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다. 남에게 멋져 보이려다 보면 정작 자신이 행복감을 느끼는 일을 포기하는 것이 문제”라고 분석 했다. < 2010-08-18 배영대·심새롬 기자> |
[자료 Ⅱ]
경제 규모에 못 미치는 행복지수. ‘2010 한국인 행복지수’ 조사에서 드러난 한국인의 자화상이다. 한국인 행복지수는 평균 63.22점으로 중간치를 넘어 비교적 괜찮은 편으로 보인다(최상의 행복 상태를 100점). 그렇다면 대다수의 한국인은 평균적으로 ‘다소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팀은 ‘세계인 가치관 조사(World Value Survey)’의 가장 최근(2007년) 자료와 비교했다. 한국은 97개국 중 58위다. 경제발전 정도를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인의 ‘행복 성적표’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나라들과 비슷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5693달러)·터키(1만471달러)·페루(4452달러)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보다 행복하다는 멕시코(1만234달러)·베네수엘라(1만1388달러)도 경제수준은 우리보다 크게 낮다.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국 평균은 71.25로 우리보다 8점 가량 높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덴마크는 80점이 넘는다. 한국인은 경제발전에 걸맞은 수준의 행복감을 누리고 있지 못한 셈이다. <2011-04-30 배영대 기자 balance@joongang.co.kr> |
[자료 Ⅲ]
<동아일보> 한국인 ‘시기·질투 지수’ 중국·일본인보다 훨씬 높아
남의 눈치 보다 내 행복을 놓치다 한국에 온 외국인들은 건물이나 길거리에 거울이 많이 붙어 있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란다. 한국인은 다른 나라 사람보다 남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에 훨씬 민감하다. 이번 조사에서 ‘나는 다른 사람에게 바보처럼 보이지 않을까 걱정 된다’는 문항에 동의한 한국인의 비율은 34.1%였다. 중국인은 22.8%, 일본인은 22%만이 그렇다고 답변했다. 한국인이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비교·경쟁 지향이 다른 나라에 비해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높은 사회적 경계심(내가 남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걱정하는 성향)은 불필요한 시기와 질투심, 스트레스, 불평(짜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관심과 대응이 필요하다. 문용린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개인적 영역이 지나치게 없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로 지목했다. “한국 사회는 모든 것이 공개되어 있고, 사적인 영역이 다른 나라에 비해 덜 인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숨을 곳’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지요.” 김영란 숙명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보기술(IT)의 발달을 원인으로 꼽았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자신과 남을 비교하게 되면서 타인을 의식하는 정도가 더 커졌다는 것이다. 한편 남의 시선에 대한 과도한 의식은 개인의 행복도를 떨어뜨린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사람은 자존감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남의 기준을 충족시키려다 보면 정작 자신의 행복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연령별로는 20대가 타인의 시선을 가장 많이 의식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정도는 나이가 들면서 낮아진다. 20대 여성의 긍정 답변 비율은 52.3%였으나, 50대 남성은 18.9%만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고 답했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바보처럼 보이지 않을까 걱정 된다’는 질문에 대해 지역별로는 광주 및 전남북 지역 응답자의 동의 정도(3.14점·35.3%)가 높은 편이었으며, 대전·충청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응답(2.81점·22%)이 나왔다. <2011-04-30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
위의 [자료 Ⅰ]에서는 한국인의 행복을 막는 것이 체면 문화라는 것을 여론 조사의 자료를 토대로 직접적으로 연관짓고 있다.
[자료 Ⅱ]의 그래프를 보면 내적 행복을 중시하는 사람의 행복, 자존감, 관계 만족도의 세 부분이 타인에게 행복하게 보이는 것을 중시하는 사람보다 모두 더 높게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인의 행복도를 저해하는 요인이 다양하게 있을 수 있지만 체면 문화가 그 중 주요한 원인임을 보여준다. [자료 Ⅲ]를 통해서도 한국인이 지나치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함으로써 개인의 행복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쟁 지향적인 면이 다른 나라 보다 강하기 때문에 타인과 자신을 더욱 비교하게 되는 것이 우리나라의 체면 문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체면 문화는 한국인의 특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일까?
[자료 Ⅳ]
<이투데이> 코스트코의 ‘불쾌한’ 모금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의 일본 돕기 성금 모금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계산대에서 점원들이 손님들에게 액수를 정해 계산에 포함시키는 모금 권유 방식에 국내 고객들이 거부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창고형 매장이라 한 번에 몇 십 만원씩 물건을 구입하는데 1000원 정도 지불하는 것이 크게 문제될게 없어 보이지만, 점원이 계산할 때 동참 여부를 물어보면 일언지하에 거절하기 어렵다. 체면과 남의 눈을 의식하는 데 익숙한 한국인들은 이러한 기부 방식이 낯설고 자칫 불쾌감마저 느끼게 한다. 북한의 수공에 대비해 ‘평화의 댐’을 건설하자고 할 때도 반강제적인 성금 모금이 줄을 이었다. 당연히 체면치레나 권력, 남의 눈치에 떠밀려 성금을 내는 것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역사적인 아픔(?)까지 갖고 있는 국민들에게 남들이 보는 앞에서 일본 돕기에 1000원 내라고 하니 불쾌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코스트코의 성금 모금 방식은 미국에서는 보편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산대 옆에서 점원이 동참여부를 묻고 1달러씩 성금을 낸다. 그러나 한국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서는 절대 이렇게 모금하지 않는다. 마트 한쪽에 모금함을 마련해놓고 자발적으로 동전이나 지폐를 넣는 고사리 손들을 볼 수 있다. 문화 차이다. 코스트코는 이러한 문화의 차이를 외면한 채 ‘반강제적’이라는 얘기까지 들으며 전국 7개 지점에서 계산대에서 직접 모금을 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좋은 일을 하면서도 고객들로부터 돈을 빼앗기는 느낌이었다는 말을 듣는 것 보다 지금이라도 한국문화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사과해야 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2011-03-28 윤철규 기자 yoonck@etoday.co.kr> |
[자료 Ⅴ]
<부산 일보> 불황 속 명품 열기 부산일보
이건 그냥 옷이 아니야.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만든 옷이야. 이게 얼마인 줄 알기나 해?" 어느 TV드라마에서 주인공이 트레이닝복을 가리키며 했던 말이다. 순식간에 유행어가 된 이 대사에는 사람들이 명품에 집착하는 심리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부르디외는 희귀성이 소비심리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명품 선호는 귀하고 값비싼 제품에 대한 기본적인 소유욕 정도에서 비롯된 게 아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월급으로 도저히 감당이 안 돼도 명품백 하나쯤은 가지려 안간힘을 쓴다거나 일부 졸부들이 외국까지 나가서 명품 싹쓸이를 해 대는 것을 보면 이를 짐작케 된다. 실제 이 같은 명품 선호 현상에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스스로를 과대포장하려는 심리와, 남들을 따라하지 않을 경우 '왕따'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작용한다는 점에서 외국의 그것과는 차별화된다. 소지품마저 '스펙'이 돼 버린 우리의 왜곡된 자본 경쟁 시스템에서 사람들은 자신을 실제 능력 이상으로 포장하는 것도 일종의 전략으로 생각한다. 혹은 남들과 최소한 비슷하게 모방이라도 해야 집단에서 소외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이런 이유로 너나없이 명품을 찾다보니 '명품은 불황일수록 강하다'란 말이 우리나라에서는 딱 들어맞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루이비통 등 외국 명품업체들이 국제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 불황 등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에서 최근 5년 연속 두 자릿수의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는 명품을 통해 욕망을 산다. 명품 업체들은 욕망을 팔기 위해 가격과 품질의 조화 등을 두고 소비자와 늘 눈치싸움을 벌인다. 이 싸움은 불황이 닥칠 경우 더욱 치열해진다. 하지만 명품업체들은 한국에서는 별다른 불황 전략이 필요 없다며 웃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명품에 집착하게 만드는 사회 구조가 갈수록 고착화되면서 명품 중독증도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으니 말이다. <2011-04-25 이현 기자 hlee@busan.com > |
[자료 Ⅳ]을 보면 성금을 기부하는데 있어서도 한국인들이 체면을 생각해 행동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성금 모금에 관한 것은 얼마든지 자신의 의지를 반영해 소신대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이다. 일본에 지진 성금을 기부하기 원치 않았던 사람들도 계산대에서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서 불편함을 느끼면서까지 모금에 참여를 하고 나온 것이다. [자료 Ⅴ]는 2000년대 들어 자주 접할 수 있는 한국의 명품소비에 과한 기사이다. 고가의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류층 사람들 뿐 아니라 살 수 있는 능력이 되지 않는 사람들까지 명품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역시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 스스로를 과대 포장하고 다수의 사람들과 동일시되고자 하는 소비심리가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결론>
한국인이 국가의 경제 규모나 삶의 질 면에서 비슷한 다른 나라들에 비해 행복지수가 낮은 이유는 한국인의 겉치레식 체면 문화와 연관이 크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항상 자신의 의지나 생각보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그에 따라 수동적인 삶을 살게 되면 자신의 결정에 스스로 만족할 수 없게 되므로 행복감을 느끼기 힘들 것이다. 또한 이렇게 체면을 중시하는 태도는 타인의 기준과 잣대에 자신을 평가하고 자신의 고유한 가치보다 집단적인 가치에 의존하게 하므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없게 만든다. 이렇게 한국 사회에 비 이상적인 체면 문화가 계속된다면 한국인들은 지금보다 더 타인 속에 자신을 감추고 살아가는 비주체적인 인간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개인의 가치가 중시되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마다 주체성을 실현하고 능동적으로 자신을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타인의 잣대보다 자신의 기준에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사회문화로의 발전을 기대해본다.
◇ 참고문헌 ◇
김효창(2005). 한국인 설득의 심리학. 서울: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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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체면문화의 원인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