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시(PIXIE)
픽시란 요정을 말한다. 요정을 가리키는 말이 많은데, 이 픽시는 영국 웨일즈 지방에 전해져 오는 요정의 호칭이다. 과거에는 그리스 신화의 정령 드류아데스 까지 요정에 포함되었지만, 여기서는 그런 광범위한 의미에서의 요정이 아니라 몸이 매우 작고 날개가 달린 요정만을 픽시로 간주하겠다. 요정을 가리키는 단어로 가장 유명한 것은 페어리(FAIRY)이다. 이것은 영국에서 불리던 이름으로 라틴어로는 '숙명'을 의미한다. 또한 영어로 요정이라는 것은 스프라이트(SPRITE)이다.
하늘하늘한 요정은 아일랜드 지방에 많은데, 그곳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요정이 많다. 레플리콘이나 듈라한, 밴시도 그 종류이다. 아일랜드 지방에서는 요정을 통틀어 시(SIDHE)라고 부른다. 스코틀랜드에서는 브라우니, 스웨덴에서는 피스케스라고 부른다. 이렇듯 다양한 이름을 가진 요정을 일일이 다 소개하는 것은 생략하고 여기서는 대표적인 요정의 특징만을 간략히 소개하겠다.
요정은 키가 30센티 정도밖에 안되지만 지능이 높고 인간의 말을 할 수 있으며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 자신들의 몸에 맞는 무기와 방어도구를 가지고 전투를 한다. 또한 등에 날개가 달려 있기 때문에 하늘을 날 수 있지만, 그렇게 빨리 날지는 못한다. 노래와 춤을 좋아하며, 기분이 좋을 때는 버섯 주위에 모여들어 재잘거린다. 그러나 기분이 나쁠 때는 인간에게 장난을 쳐 곤경에 빠뜨리기도 한다. 실제로 요정은 매우 변덕이 심하여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항상 따라다니면서 조언을 해주지만 그 사람에게 실증이 나면 죽여버리기도 한다.
요정에 관한 여러 가지 전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유명한 이야기를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몬스터의 하나인 윌 오 위스프도 요정의 함정(덫)이라는 설이 있다. 위스프의 불에 대해 말한 인간은 바닥이 없는 늪에 빠져 버린다고 한다. 요정의 이야기로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뒤바뀐 아이'일 것이다. 요정의 아이는 인간의 아이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으므로 뒤바뀌어도 알 수가 없다. 따라서 인간은 자신의 아이가 컸을 때 상상했던 것처럼 똑똑하고 아름답지 못하면 요정의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즉, 요정이 자신의 똑똑한 아이를 뺏어가고 대신에 추한 아이를 갖다 놨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뒤바뀐 아이'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이 이야기가 끼친 영향은 매우 커서 현대 서양에서도 아이들을 뺏어가지 못하도록 요람에 철 조각을 넣어두는 관습이 남아 있다. 무기의 재료로서 청동이 사용되었던 시대에 탄생했다고 하는 요정은 청동보다 강한 철을 매우 무서워한다고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