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1.ezday.co.kr%2Fcache%2Fboard%2F2011%2F03%2F28%2Fa0b044804c3a6275d960506449c9a11a.jpg)
사랑이 인생이다 - 김정한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자란 남자와 여자가 만나 처음부터 영화같은 사랑을 하기는 힘들다.
처음엔 심장에 금이 갈 것 같은 느낌을 같다가도 시간이 흐르면 그 느낌은 영화 속의 주인공 같은 얘기가 된다.
하지만 진정한 연인이라면 새로 산 스웨터보다 공기를 가득 품은 오래된 스웨터가 따뜻한 것처럼
시간이 쌓아놓은 둘만의 애틋한 그 무엇을 안게 된다.
혼자 있으면 허전하고 둘이 있으면 따뜻해지고 편안해지는 그 무엇이 둘을 동여맨다.
덕수궁 돌담길을 걷다가 말없이 손을 잡는 그의 손길에서 사랑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된다.
갓 따서 만든 보줄레누보의 신맛이 아닌 숙성되어 아주 특별한 맛이 나는 빈티지 와인처럼
오래된 사랑일수록 서로에게 느끼는 믿음과 존경의 마음은 강하게 된다.
한 사람을 만나서 오래도록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 그 이상의 무엇이 서로에게 있기 때문이다.
육체적으로 매력적인 스킨쉽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 카리스마가 있는 스킨쉽이 있기에 오래도록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둘만의 사랑의 역사, 다시 말하면 둘이 함께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사랑의 자서전이 되는 것이다.
서로에게 쉴 수 있는 나무가 되어 주고 기댈 수 있는 어깨를 빌려주고 함께 나이 들어가는 아름다운 축복이 사랑일 것이다.
<죽음이나 이별이 슬픈 까닭은 우리가 그 사람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해줄 수 없기 때문이야.
잘해주든 못해주든 한번 떠나버린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어> 위기철의 아홉살 인생에 나오는 말처럼,
함께 하는 동안 최선을 다해 미친듯이 사랑을 주는 것이 현명한 사랑이다.
이 말을 더 자극적으로 표현한다면 미친듯이 전쟁같은 사랑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사랑하는 동안 세상의 중심에는 그와 나만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죽도록 사랑하는 것이다.
서로를 미치도록 사랑하면서 존경하는 것, 그게 진정한 사랑이다.
내 전부를 바쳐서 모은 돈도 중요하지만 내 전부를 바쳐서 이룩한 명예도 중요하지만
내 인생이라는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사랑만이 유일한 벗이다.
사랑이 번져 나를 살게 하고 내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내가 사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다.
영혼을 당겼다가 놓아주고 육체를 당겼다가 놓아주는 것도 사랑이다.
사랑이 삶이고 살아 있음이 곧 사랑인 것이다.
사랑의 정의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사랑이 곧 인생이다.
김정한신간에세이 - 흔들리며 사는 것이 인생이다 PP110-112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