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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날들] 23
S#1. 웨딩카 안 (낮)
나래가 녹화하고 있는 캠코더 화면 시점에서 웨딩 장식이 된 차의 앞부분이 보인다.
차 사이드 미러 쪽으로 방향 바뀌면 거울에 비친 캠코더를 들고 있는 나래 자신 모습 보이고,
운전석으로 방향 바뀌면 운전을 하고 있던 규석...V자를 그리며 웃는다.
이어서 뒷자석으로 방향 바뀌면 연수와 민철... 서로 애잔한 눈길로 마주 보고 있다.
민철 : 피곤하지 않아요?
연수 : (고개 젓고)
민철 : 배 안 고파요?
연수 : (고개 젓고)
민철 : (흘러내린 연수의 머리칼을 쓸어올려주는데)
나래 : (E) 저 불타는 신랑 신부를 보십시오. 잠시도 눈을 떼지 않습니다.
연수,민철 : (그때서야 캠코더를 의식하고 쑥스럽게 웃는다)
S#2. 거리 (낮)
웨딩카.. 거리를 달리고 있다.
차에 탄 민철, 연수, 나래, 규석의 모습 보인다.
S#3. 선재의 차 안 (낮)
선재... 슬픈 얼굴로 차를 운전하고 있다.
S#4. 에버랜드 입구 (낮)
규석, 나래... 앞에 걸어 들어가고,
민철, 연수... 뒤를 따르고 있다.
규석 : 근데.. 우리까지 이렇게 같이 따라다닐 필요가 있을까? 원래 허니문은 둘이만 은밀하게... 그래야 되는 거야.
실장님 커플을 커플대로 은밀하게, (씩 웃으며) 우리는 우리대로 은밀하게.... 좋잖아.
나래 : 둘만 놔두면 맘이 안 놓여서 안 돼. 둘이 진짜 행복하게 잘 지내는지,
내가 눈으로 보고 (캠코더를 흔들며) 기록할 의무가 있어.
규석 : 뭐가 맘이 안 놓이는데? 오늘 결혼한 사람들이 어련히 알아서 행복할까봐!
나래 : (애잔한 눈으로 뒤따라오는 민철과 연수를 본다)
연수 : (나래를 보고 손을 흔들면)
나래 : (밝은 얼굴로 손을 흔들어준다)
S#5. 에버랜드 (낮)
장미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
연수와 민철.. 꽃들 사이를 걸어가고 있다.
민철 : (갑자기 우뚝 멈춰 서서 연수를 와락 껴안는다)
연수 : (놀라면)
민철 : 연수씨.. 진짜 나하고 결혼했어요.
연수 : .............네.
민철 : 이젠 아무 데도 못 가요.
연수 : ..............네.
민철 : 오늘부터 연수씨가 나고, 내가 연수씨예요.
연수 : ..............네. (눈물 글썽하다)
민철 : (연수를 더 꼭 안아주는데)
규석 : (좀 떨어진 곳에서 그 모습을 보고 나래를 툭툭 치며) 뭐 해? 저런 걸 찍어야지. 와! 꽃밭속의 포옹이라.... 그림 좋다.
나래 : (캠코더로 포옹하고 있는 두 사람을 녹화하면서 줌 인을 시킨다.
클로즈업된 두 사람의 얼굴에 눈물이 맺혀 있는 것을 보고 같이 눈물이 글썽해진다)
규석 : (그 모습을 보고 놀라서) 누나! 왜 그래?
나래 : (얼른 눈물을 닦아내며) 어... 꽃이 너무 많아서 눈에 꽃가루가 들어갔나봐.
규석 : 어디? 어디? 내가 불어줄까?
나래 : 됐어.
규석 : 내가 불어줄께. 이리 와 봐. (후후 불어주는데 나래가 키가 커서 눈까지 닿지가 않는다)
나래 : (귀엽다는 듯이 머리를 쓰다듬고)
S#6. 에버랜드 내 사파리 (낮)
일행.. 지프차를 타고 사파리를 구경한다.
사육사와 함께 차에서 내려 사자에게 먹이를 주는 코스다.
연수 : (무서움을 무릅쓰고 사자에게 다가가보는데)
민철 : (장난으로 연수를 사자 쪽으로 확 떠밀었다가 잡아준다)
연수 :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민철에게 매달리고)
민철 : (웃는다)
나래 : (규석을 끌고 사자 앞으로 가려고 하는데)
규석 : (벌벌 떨면서 나래 뒤로 숨는다)
나래 : 넌 어떻게 여자한테 무서워할 틈을 안 주냐?
규석 : 누나 매력이 뭔데? 어떤 상황에서도 남자를 압도하는 터프함이잖아.
나래 : (규석을 확 밀치면)
규석 : (비명을 지르면서 나래한테 달라붙고)
연수 : (그 모습을 보고 웃는다)
민철 : (같이 웃으면서 눈으로는 연수의 웃는 모습을 바라본다. 그 환한 웃음이 가슴 아프다)
연수 : (민철을 본다)
민철 : (사자를 향해 장난스런 표정을 짓고)
S#7. 납골당 (낮)
선재... 꽃다발을 들고 명자의 납골함 쪽으로 걸어간다.
그 앞에서 술에 취해 눈물 흘리고 있는 성춘을 보고 선재....얼굴 굳어진다.
성춘 : (명자의 사진을 보며 넋두리처럼) 장가를 갔어. 민철이가... 그녀석이 장가를 갔다구....당신이라도 있으면 좋았을걸...
당신이라도 그녀석 옆에 서 있으면 좋았을걸.....
선재 : (성춘 곁으로 가서 꽃다발을 놓는다)
성춘 : (선재를 보고 놀라는)
선재 : (성춘을 쳐다보지 않고 싸늘하게) 그만 비켜주십시오.
성춘 : (비틀거리며 자리를 피한다)
선재 : (굳은 표정으로 명자의 사진을 바라본다)
S#8. 납골당 내 (낮)
선재.. 납골당에서 나오는데,
성춘...불쌍한 모습으로 앉아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다.
선재 : (차가운 시선을 던지고 지나가는데)
성춘 : 선재야!
선재 : (!)
성춘 : 선재야! 나하고 얘기 좀 하자.
선재 : (그냥 걸어간다)
성춘 : (쫒아와서 잡는다) 선재야!
선재 : (싸늘하게 성춘을 쳐다보며) 아직도 저한테 할 얘기가 있습니까?
S#9. 납골당 내 (낮)
선재와 성춘.. 마주 앉아 있다.
선재.. 성춘을 외면하고 있는 상태에서 성춘.. 얘기를 한다.
성춘 : 니 엄마가 자주 꿈에 나타난다. 나타나선 울기만 해. 나한테 원망도 참 많을텐데 그저 울기만 한다.
선재 : (무서운 얼굴로) 제 앞에서 엄마 얘기 하지 마세요.
성춘 : (!)
선재 : 그만 일어나겠습니다. (일어나는데)
성춘 : 내가 잘못했다.
선재 :
성춘 : 지금 와서 봐달라는 소리 아니다. 한 번은 꼭 사죄를 해야 될 거 같아서....
니 엄마를 생각하면 너한테 한 번은 빌어야 될 거 같아서 그런다. (눈물 그렁그렁하다)
선재 : 그래서요?
성춘 : ..............
선재 : 사죄를 하면 뭐가 달라지나요? 마음이야 좀 편해지시겠죠. 그것뿐이잖아요.
성춘 : ................... 니가 정말 내 아들인 것처럼 느껴진 적도 있었다.
선재 : (!)
성춘 : 사람이 거짓말을 오래 하다 보면 결국엔 자기도 그 거짓말을 믿게 되지. 내가 의도적으로 널 편애한 건 사실이지만
너라는 녀석, 내 아들 자리에 놓고 봐도 손색이 없었다.
선재 : ..................
성춘 :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얘기가 뭐냐 하면 말이다. 내가 너한테 그렇게 못할 짓을 많이 했어도
넌 망가지지 않았을 거라는 거다. 넌 그런 녀석이니까... 천성이 좋은 녀석이니까...
다 잊어버리고 천성대로 살 수 있게 니 엄마가 도와줄 거다.
선재 : 그런 식으로 자기 죄를 가볍게 만들려고 하지 마세요. 엄마한테 지은 죄만 해도 어차피 용서받을 수 없으니까요. (일어난다)
성춘 :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린다)
선재 : (걸어간다)
S#10. 에버랜드 (낮)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고,
규석과 민철, 나래와 연수가 나란히 서서 구경을 있다.
규석 : (퍼레이드 걸이 지나가자 눈 커지며) 와.. 죽인다! 실장님! 역시 외국 여자들은 쭉쭉빵빵의 수준이 틀리죠?
나래 : 틀리긴 뭐가 틀려? 사이즈는 나랑 비슷하구만..
규석 : (퍼레이드 걸과 비교하듯이 나래를 훑어보면)
나래 : (퍼레이드 걸의 행진을 흉내내는데)
규석, 민철 : (웃고)
연수 : (민철의 웃는 모습을 바라보는데, 역시 그 웃음이 가슴 아프다.)
일행 : (퍼레이드 행렬을 따라 걸어가고)
연수 : (따라가는데 어지럼증이 느껴진다. 사람들에게 눈치채게 하고 싶지 않아서 살짝 뒤쳐진다)
S#11. 에버랜드 (낮)
연수.. 사람들 속을 빠져나와 비틀거리며 벤치에 앉는다.
S#12. 에버랜드 (낮)
나래, 규석... 장난을 치면서 퍼레이드를 보고 있는데,
민철... 연수가 보이지 않자 주변을 둘러본다.
연수가 없어졌음을 알고 순간 불안해진다.
민철 : 나래씨! 연수씨 어딨어요?
나래 : (놀라서 주위를 둘러보며) 연수야! 연수야!
민철 : (사람들 속을 헤치며 연수를 찾아 뛰기 시작한다)
나래 : (쫒아가는데)
규석 : (나래를 잡고) 아이.. 잠깐 화장실 갔겠지 뭐.
나래 : (규석을 뿌리치고 뛰어간다)
규석 : (영문을 모르고 쫒아가는) 누나!
S#13. 에버랜드 (낮)
민철.. 연수를 찾아 뛰어다닌다.
연수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점점 불안해지는데, 지친 얼굴로 벤치에 앉아 있는 연수를 발견한다.
민철 : (힘겨워 보이는 그 모습에 가슴이 아파서 금방 다가가지 못한다)
연수 : (어지러움을 참고 일어나려고 애쓰다가 다시 비틀거리는데)
민철 : (달려가서 연수를 부축한다)
연수 : (민철을 보고 !)
나래 : (쫒아오다가 연수를 부축하고 있는 민철을 보고 규석을 밀며) 둘이 놀게 놔두자!
규석 : (?해서 민철과 연수를 보는) 왜? 둘이 뭔 일 있어?
나래 : 가자니까! (규석을 밀며 가고)
민철 : (연수를 벤치에 앉히고) 괜찮아요?
연수 : (애써 미소 지으며) 들켰네! 실장님 너무 빨리 찾으러 오신다.
민철 : (가슴 아프고)
연수 : 어차피 들켰으니까 나 잠깐 더 앉아 있다 가도 되죠?
민철 : (옆에 앉는다)
연수 : (민철의 어깨에 기댄다)
민철 : (애써 밝게) 야! 여기서 보니까 더 잘 보인다. 힘들게 따라다닐 필요 없겠네.
연수 : (어지럼증 때문에 눈을 감으며) 정말이네. 진짜 잘 보인다.
민철 : (기운 없이 눈을 감고 있는 연수를 바라보며 눈물이 글썽하다)
S#14. 정훈 스튜디오 (밤)
선재.. 들어오는데, 세나.. 기다리고 있다.
세나 : 뭐야? 결혼식 끝나고 같이 오자 그랬더니 휙 없어져버리구...
선재 : 엄마한테 갔었어.
세나 : (!) 언니 시집 간 거 보고하러 갔어?
선재 : ................
세나 : 오빠네 엄마두 하늘나라에서 어지간히 가슴 아프시겠다. 이젠 오빠가 연수 언니 사랑한 거, 다 아셨을 거 아니야.
선재 : 그렇겠지. 그러고 보면 우리 엄마 하늘나라에서 별로 힘 없나봐.
세나 : (?)
선재 : 그러니까 아들 가슴 아픈 일 하나도 못 막아 주시지. (씁쓸하게 웃는다)
세나 : 난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선재 : (?)
세나 : 어쩌면 멀리 내다 보구 지금은 모른 척하시는 걸지도 몰라. 나중에 정말 좋은 일 주실려구...
선재 : 그럴까?
세나 : (미소 지으며 고개 끄덕끄덕)
S#15. 민철 아파트 거실 (밤)
민지... 자기 방을 민철과 연수의 방으로 바꾸기 위해 자기 방에서 안방으로 자기 짐들을 옮기고 있는데,
성춘... 취한 모습으로 들어온다.
민지 : (성춘을 부축하며) 오빠 결혼식도 못 보러 온다더니 어딜 돌아다니다 지금 와?
성춘 : 놀다 온다.
민지 : (인상 쓰며) 아후.... 술냄새.... 아빠 내일부터 금주야.
성춘 : 금주? 나한테 술도 마시지 말구 살라구?
민지 : 이제 나하고 한 방 써야 되잖아. 아빠랑 부대낄 거 생각하면 벌써부터 끔찍해 죽겠는데, 거기다 술주정까지 할라구?
그럼 나 진짜 집에서 나갈 거야.
성춘 : 그럼 안 되지. 우리 딸이 집에서 나가면 되나? 나갈 거면 차라리 내가 나가야지.
민지 : (그 얘기에 가슴 덜컥해서) 무슨 소리야? 나가서, 노숙자라도 되겠다는 거야?
성춘 : ........................
민지 : 아빠도 이제 제발 정신 차려. 맘 약한 소리 그만하구 어떻게든 살아볼 생각을 하란 말이야.
이제 며느리까지 들어오는데 그 꼴로 집안에 버티고 있으면 며느리가 참 좋아도 하겠다.
성춘 : (서글프고)
S#16. 호텔 룸 (밤)
연수.... 침대에 지친 듯이 잠들어 있고,
나래... 걱정스런 얼굴로 보고 있다.
연수 : (눈을 뜨면)
나래 : 연수야!
연수 : (속상해서 눈물이 글썽하다)
나래 : 왜 그래? 어디 아퍼?
연수 : (고개 젓고)
나래 : 그럼?
연수 : 속상해서..... 오늘은 정말 아프기 싫었는데... 너무 속상해.
나래 : (안스러움에 눈물이 글썽해서) 여행은 또 오면 되잖아. 건강해지면 얼마든지 또 올 수 있는데 뭐...
연수 : .................
나래 : 연수야! 오늘은 그냥 집으로 가자. 아무래도 실장님 댁은 불편할테니까 오늘은 그냥 집에 가서 자구
몸 괜찮아지면 그때 실장님 댁으로 들어가는 거야. 응?
연수 : 싫어. 나 집에 안 갈래.
나래 : 그러다 더 아파지면 어떡해?
연수 : 실장님한테 미안해서 안 돼. 평생 한 번 뿐인 신혼여행이잖아. 오늘은 실장님하고 있어야 돼.
나래 : 정말... 괜찮겠어?
연수 : (끄덕)
나래 : (연수 손을 꼭 잡아준다)
S#17. 호텔 앞 (밤)
민철... 걱정스런 얼굴로 서성이고 있고,
규석... 옆에서 민철의 표정을 살피고 있는데,
나래...방에서 나온다.
나래 : (애써 활기차게) 연수 깼어요. 들어가보세요.
민철 : (뛰어들어간다)
나래 : (한숨을 쉬고)
규석 : 연수씨.. 어디 많이 아픈 거야?
나래 : ..................
S#18. 호텔 욕실 (밤)
연수... 거울에 창백한 자기 얼굴을 비춰보고 있다. 슬픈 얼굴이다.
가방에서 컴팩트를 꺼내서 얼굴에 두드리고, 립스틱도 발라 본다.
거울을 향해 미소를 지어보는 연수.
S#19. 호텔 룸 (밤)
민철... 불안한 얼굴로 기다리고 있는데,
연수... 욕실에서 나온다.
민철 : (연수의 얼굴을 살피며)
연수 : (아무렇지 않다는 듯) 저 괜찮아요. 한숨 자고 났더니 거뜬해졌어요. 아마 결혼식 하느라고 너무 긴장해서 그랬나봐요.
결혼식 날은 원래 건강한 신부들도 피곤해서 쓰러지고 그러잖아요.
민철 : (안스럽게 보는데)
연수 : 나 기다리는 동안 심심했죠? 우리 나가요!
민철 : 그냥 방에서 쉬어요.
연수 : 내가 답답해서 그래요. (민철을 끌고 나간다)
S#20. 호텔 근처 (밤)
민철과 연수... 팔짱을 끼고 산책을 하고 있다.
연수 : 실장님은 제가 어떤 아내가 되길 바라세요?
민철 : 난 연수씨가 어떤 아내가 되건 상관 없어요. 내 아내면 그걸로 충분해요.
연수 : 정말 바라는 게 하나도 없어요? 난 있는데...
민철 : 그럼 연수씨부터 말해봐요.
연수 : 내가 한 음식은 다 맛있게 먹어주기.
민철 : 그건 쉬워요. 난 원래 아무 거나 잘 먹으니까...
연수 : 실장님도 한 번 얘기해보세요.
민철 : 음.......... 아침에 눈뜨면 제일 먼저 나 보고 웃어주기.
연수 : 좋아요.
민철 : 또 있어요?
연수 : 다른 여자한텐 멋있게 보이지 말기.
민철 : (빙긋 웃으며)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건 이해해주기.
연수 : (살짝 흘겨보고) 내가 미울 땐 밉다고 말해주기.
민철 : 무조건 이쁘다고 해도 믿어주기.
연수 : 나 없는 데서 걱정하지 않기.
민철 : 나 없는 데서 눈물 흘리지 않기.
연수 : (눈물 글썽해서) 나보다 더 아파하지 않기.
민철 : (눈물 글썽해서) 나만 두고 떠나지 않기.
연수 : (눈물이 흐른다)
민철 : (연수의 눈물을 닦아주며) 이젠 울지 않기로 했잖아요.
연수 : (고개 끄덕이고 민철의 눈에 고인 눈물을 닦아준다)
민철,연수 :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에 상대를 안스러워하는 마음 가득하다)
S#21. 정훈 스튜디오 (밤)
선재... 피아노 앞에 앉아서 '약속'을 치고 있다.
연수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던 장면들을 회상한다.
S#22. 선재의 회상
5부-연수가 처음 선재의 방에 들어왔다가 선재가 건반을 연주하는 것을 목격하는 장면.
6부-민지 방 베란다에서 연수가 노래를 흥얼거리다 막히자 선재가 이어서 불러주는 장면
6부-테크노 마트에서 연수에게 노래를 들려주는 장면
11부-음반 매장에서 연수에게 노래를 들려주는 장면
S#23. 정훈 스튜디오 (밤)
선재... 멜로디가 그려져 있는 악보 위에 마지막 가사를 적는다.
' 널 붙잡고 싶지만 그건 널 위한게 아니야 지금보다 행복한 널 보고 싶어.
나보다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어. 늦기 전에 내 곁에서 멀리 떠날 수만 있다면.'
악보 위에 '약속'이라는 제목을 적는다.
S#24. 호텔 앞 (밤)
민철, 연수.. 호텔 앞으로 걸어오는데, 나래.. 뛰어온다.
나래 : 연수야!
규석 : (레이스 잠옷이 든 박스를 들고 따라온다)
나래 : 내가 정신이 없어서 제일 중요한 걸 빼먹을 뻔했잖냐!
연수 : (?)
나래 : 뭐 해?
규석 : (연수에게 박스를 내밀면)
나래 : 오늘을 위해 준비했다. 니 마음에 들어야 될텐데...
규석 : 아니지! 연수씨보단 실장님 마음에 들어야지!
민철 : (?)
연수 : (박스를 열어보려고 하면)
나래 : (탁 막으며) 들어가서 열어봐. 혼자 열어봐야 돼.
연수 : (?)
규석 : (놀리는 투) 실장님! 밤도 깊은데, 어서어서 들어가보십시오. 요즘 밤이 아주 짧거든요.
민철 : (웃고)
나래 : 네! 빨리 연수 데리고 들어가세요. 바람 쐬다가 감기 들면 안 되잖아요.
민철 : 그럼, 우린 들어갈께요. 잘 가요.
연수 : (나래에게) 조심해서 가.
나래 : 응! 좋은 꿈 꿔!
민철 : (연수의 어깨를 감싸고 안으로 들어간다)
나래 :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눈물이 글썽하다)
규석 : (민철처럼 나래의 어깨를 감싸며) 내가 누나 맘 다 알어. 제일 친한 친구가 시집을 갔으니 얼마나 질투가 나구 부럽겠어?
그치만, 너무 외로워하지 마! 누나의 눈물을 닦아줄 마음의 손수건, 규석이가 있잖아. 우리도 오늘밤 우리의 앞날에
대해서 얘기를 좀 해보자구! (나래를 안고 돌아서면)
나래 : (규석에게 끌려가며 안으로 들어가는 민철과 연수의 모습을 돌아본다)
S#25. 호텔 욕실 (밤)
연수.. 나래가 준 박스를 열어본다. 레이스 잠옷이 들어 있다.
미소를 띠고 바라보는데, (E)핸드폰 메시지 도착음이 울린다.
문자를 확인하면, <너의 뜨거운 첫날밤을 위해 준비했다. 그리고.......주사 맞는 거 잊지 마! *^^*> 라고 뜬다.
연수.. 잠옷을 바라보다가 가방에서 앰플과 주사기를 꺼낸다.
주사기에 앰플을 넣다가 자신의 처지가 속상해서 눈물이 글썽하다.
S#26. 호텔 룸 (밤)
민철.. 초 몇 개에 불을 밝히고 있다.
자꾸 슬퍼지는 마음을 감추기 위해 낮게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한다.
S#27. 호텔 욕실 (밤)
연수... 민철의 노래 소리를 들으니 더 슬퍼져서 소리 죽여 눈물을 흘린다.
S#28. 호텔 욕실 앞 (밤)
민철.. 욕실 앞에 서 있다.
노래를 멈추자 흐느끼는 연수의 울음소리가 새어나온다.
민철.. 눈물이 글썽해서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S#29. 호텔 룸 (밤)
민철 : (슬픈 얼굴로 촛불을 바라보고 있는데)
연수 : (잠옷을 입고 욕실에서 나온다)
민철 : (연수를 보고 !)
연수 : (수줍어하는) 나래가 준 선물이예요.
민철 : (연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일어나서 연수에게 손을 내민다)
연수 : (민철의 손을 잡으면)
민철 : (연수를 끌어다 옆에 앉힌다)
연수 : (긴장하는)
민철 : (연수의 어깨에 기댄다)
연수 : (!)
민철 : 연수씨만큼 날 행복하게 해 준 사람 없었어요.
연수 : ...............
민철 : 연수씨만큼 날 설레게 한 사람도 없었구, 연수씨만큼 날 기다리게 만든 사람도 없어.
연수 : ..................
민철 : 그런 사람하고 난 평생을 같이 하게 됐어요. 나만큼 운 좋은 사람 세상에 없겠죠?
연수 : (그렇게 말해주는 민철이 고맙다) 저도 그래요.
민철 : 우린 벌써 너무 많은 걸 가졌어요. 세상에서 가장 원하는 걸 얻었으니까..그러니까 우리.. 늘 고마워하면서 살아요.
연수 : (끄덕)
민철 : (연수의 손을 잡고 손가락 하나하나에 입맞춤을 한다)
연수 : (!)
민철 : (연수의 손목 안쪽에 입맞추고, 어깨에 입맞추고, 뺨에 입맞추고, 이마에 입맞추고, 연수의 눈을 들여다본다)
연수 : (민철의 눈을 들여다본다)
민철 : 사랑해요.
연수 : (민철의 입에서 처음 나오는 사랑한다는 말에 눈물이 글썽하다)
민철 : 매일매일 더 많이 사랑할께요.
연수 : (눈물이 흐르는데)
민철 : (연수의 입술에 키스한다)
S#30. 나래 집 부엌 (낮)
세나와 나래..... 음식 준비를 하고 있다.
나래 : 야! 니가 어떻게 이런 기특한 생각을 다 했냐? 그렇지. 연수두 실장님두 여러 가지로 힘들었는데,
우리가 한 상 잘 차려서 먹여야지.
세나 : 그나저나 밤새 별 일이나 없었는지 모르겠다.
나래 : (씩 웃으며) 별 일은 있었어야지. 첫날밤인데...
세나 : 근데, 언닌 어제 왜 안 들어왔어? 원래는 밤에 돌아오기로 돼 있었잖아.
나래 : (당황하는) 어? 어.... 돌아오는 차편을 못 구해서....신랑 신부한테 차 주고 나니까 대책이 없드라구...
세나 : 그럼, 오늘 언니 올 때 같이 오든지 하지 왜 먼저 왔어? 규석씨하구 둘이 따로 온 거야?
나래 : (음식을 집어먹으며 말 돌리는) 야! 간이 좀 짜게 된 거 같지 않냐?
세나 : (?)
나래 : 연수도 짜게 먹으면 안 좋아. (세나의 시선 피한다)
세나 : (??)
S#31. 민철 집 거실 (낮)
간소한 술상 차려져 있다.
성춘... 앉아 있고, 민철과 연수.. 성춘에게 절을 한다.
민지.. 옆에서 생글거리며 보고 있다.
성춘 : (민철과 연수를 회한에 찬 시선으로 바라본다)
연수 : (어려운데)
성춘 : (연수에게 술잔을 준다) 우선 내 술 한 잔 받아요.
연수 : (잔을 받으면)
성춘 : (술을 따라주며) 고맙소. 이런 상황에서도 내 아들 녀석하구 결혼해 준 거....
연수 : (!)
성춘 : 내가 김선생 진심을 몰랐던 거 같소. 내가 심하게 굴었던 거.. 늦었지만 사과하리다. 내 사과를 받아주겠소?
연수 : (성춘의 의외로 따뜻한 태도에 눈물 글썽하다)
민철 : (역시 진심 어린 성춘의 태도에 !)
성춘 : 민철이... 이젠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으니 김선생이 의지가 돼 줘요.
김선생이 곁에서 잘 지켜줘야 민철이도 뭐든 잘 해나갈 수 있을 거요.
연수 : (자신이 민철을 잘 지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인데)
민지 : 며느리한테 김선생이 뭐야? 그리구.. 이젠 존대말 쓸 거 없잖아.
성춘 : 그런 거야 차차 바꾸면 되지... (일어난다)
민지 : 어디 가?
성춘 : 피곤할텐데 너무 오래 붙잡고 있지 마라. (방으로 들어간다)
민지 : 언니 불편할까봐 자리 피해주는 거야.
연수 : 민지... 이젠 아버님 마음을 다 아는구나.
민지 : 하루 종일 같이 있으니까 모를 수가 없지. 방 구경 할래? 구경할만한 방도 못되지만...
S#32. 민지의 방 (낮)
민지.. 문을 열어주면, 연수... 들어오고, 민철.. 따라 들어온다.
민지의 물건 대신 민철의 물건들이 들어와 있고, 나름대로 신혼 방 분위기를 내기 위해 애쓴 흔적들이 보인다.
(장식품이나 소가구들로)
민철 : (놀란) 너 혼자 짐 옮기고 다 했단 말이야?
민지 : (끄덕)
민철 : (안스럽게 보면)
연수 : (미안한) 힘들게 뭐하러 그랬어? 우리 온 다음에 하지.
민지 : 그래도 기분이 그게 아니잖아. 진짜 이쁘게 꾸며주고 싶었는데, 능력이 안 돼서 이렇게밖엔 못했어.
오빠 물건은 대충 넣어놨으니까 언니 물건만 옮겨오면 돼.
연수 : (민지를 안아주며) 고마워.
민지 : (기분 좋게 웃으면)
민철 : (두 사람을 같이 안아준다)
민지 : 덥지? 앉아 있어. 마실 거 좀 갖고 올게. (나간다)
연수 : (표정 어두워진다)
민철 : (연수의 표정을 보고 ?)
연수 : 민지하구 아버님한테 너무 미안해요.
민철 : 뭐가요?
연수 : 제가 아픈 거 모르시잖아요. 아셨다면 아마 결혼하는 거, 허락 안 하셨을텐데.... 속인 거 같아서 죄송해요.
민철 : 허락 같은 건 필요 없었어요. 그리고, 속이는 게 아니라 잠시 미뤄두는 것뿐이니까 신경 쓰지 말아요.
연수씨 우리 집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나면 그 때 얘기할테니까...
연수 : (착잡하고)
S#33. 나래의 방 (밤)
나래와 세나..... 상을 차려 놓고 기다리는데, 연수... 들어온다.
나래 : 연수야!
연수 : (차려놓은 상을 보고 깜짝 놀라는)
세나 : 실장님은?
연수 : 나 데려다주고 가셨어. 우리끼리 마지막밤 보내라구...
나래 : 빨리 다시 오시라 그래. 우리가 누구 먹일라구 이 진수성찬을 차렸는데...
연수 : 우리 저녁 먹었어. 실장님댁에서....
나래 : (실망하는) 뭐?
연수 : 기다리는 줄 몰랐어. 전화를 하지 그랬어?
나래 : 깜짝 놀라게 해줄라 그랬지. (세나를 보면)
세나 : (실망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배고프다. 우리끼리 먹자.
나래 : 오늘 이렇게 차린 거.. 세나 아이디어야. 우리 세나 철들었지?
연수 : (!해서 보면)
세나 : (어색해서 괜히 딴 소리하는) 언니! 진짜 좀 짜긴 하다.
나래 : (연수를 보고 윙크를 하고)
연수 : (세나가 고마운데)
그 때, 세나의 핸드폰이 울린다.
세나 : (전화받고) 여보세요.
선재 : (F) 나야.
세나 : (선재가 왜 전화했는지 알 거 같아서 조용하게) 언니.. 왔어.
S#34. 나래의 집 앞 (밤)
선재.. 세나와 전화를 하고 있다.
세나 : (F) 바꿔줄까?
선재 : (잠깐 표정 흔들리다가) 아니야. 피곤할텐데 다음에 통화하지 뭐.
세나 : (F) 그래. 그럼... 오빤 어디야?
선재 : ............. 집......... 그만 끊을께. (전화 끊고 슬픈 얼굴로 옥상 쪽을 바라본다)
S#35. 나래 집 옥상 (밤)
연수와 세나.. 나란히 앉아 있다.
세나 : 언니하고 같이 사는 것도 오늘밤이 마지막이네.
연수 : (세나를 애잔하게 보면)
세나 : 난 왜 항상 언니를 떠나 보내는 입장인지 몰라. 은혜원에서 헤어질 때도 그랬구, 지금도 그렇구....
폼나는 건 맨날 언니만 하드라.
연수 : 폼나는 거?
세나 : 남는 사람보단 떠나는 사람이 훨씬 폼나잖아.
연수 : (미소)
세나 : 물론 옛날하고 지금은 다르지. 그땐 낯선 데로 떠나는 언니가 불쌍하구, 언니 없이 살아야 되는 나도 불쌍하구,
모든 게 눈물나는 일이었는데, 지금은 아니잖아. 언닌 드디어 사랑하는 사람하고 살게 됐구,
난 선재 오빠랑 언니 사이에서 피곤할 일 없어졌구, 다들 바라던대로 됐으니까!
연수 : (끄떡)
세나 : ................. (차분한 어조) 언니만 안 아프면 좋았잖아.
연수 : (!)
세나 : 그럼, 나도 이제 언니한테 신경 안 쓰고 살 수 있었을텐데....'그래! 혼자 잘 먹고 잘살아라!' 이러구 무시하고
살 수도 있었을텐데.... (서글픈) 언닌 정말 끝까지 도움이 안 돼.
연수 : 너한텐 정말 미안해. 늘 마음 아프게 하구, 이젠 이런 걱정까지 하게 만들어서....
세나 : 미안하면 빨리 나을 생각이나 해. 그래야 나두 착한 사람들은 복 받는다는 옛날 말 믿으면서 착하게 한 번 살아보지.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제일 착해 빠진 사람이 행복해지지 않으면 그 말을 어떻게 믿고 살겠어?
연수 : ................
세나 : 어렸을 때부터 말이야. 난 부모 잘 만나서 호강하는 애들 보면 날 버린 부모가 밉고 원망스럽단 생각만 했는데,
언닌 나하구 달랐어. '나중에 좋은 부모가 돼서 우리 애들만은 꼭 행복하게 해줘야지'.... 언닌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언닌 그런 사람이잖아. 그러니까, 옛말처럼 복 받고 살아야지.
연수 : .................
세나 : 그러고보면, 실장님 정말 결혼 잘 한 거야. 언니만큼 아내 노릇, 엄마 노릇, 신나서 해낼 사람이 또 어딨겠어?
연수 : (고개를 젓는다)
세나 : (?)
연수 : 나 말이야. 이제 헌혈도 못한대! 다른 사람의 피는 계속 수혈 받아야 되는데, 다른 사람한텐 내 피를 줄 수 없대.
나쁜 피니까...
세나 : (!)
연수 : 이젠 모든 게 다 그럴 거야. 내가 나눠줄 건 없구, 그냥 받기만 해야 되는 거야. 주변사람들한테 늘 걱정 시키구, 도움 받구,
그렇게 살아야 되는 거야. 이런데두 실장님이 결혼 잘 한 거야?
세나 : (마음 짠하다)
연수 : 세나야! 나 절대 착하지 않아. 진짜 착하면 실장님하고 결혼 안 했겠지. 선재씨한테 도움 안 받겠지. 착하지 않으니까,
내가 먼저니까, 지금 이럴 수 있는 거야. 그러니까 나...복 받긴 힘들 거야. (눈물이 글썽하다)
세나 : (같이 눈물 글썽해서) 내가 착하다면 착한 줄 알어. 그리구, 옛말 중에 틀린 말 없대니까 어떻게 되는지 두고 보잔 말이야.
연수 : (눈물을 참으며) 나 진짜 다른 복은 바라는 거 없는데...그냥 지금처럼 좋아하는 사람들 보면서 살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한데... 나한텐 그것도 과분한 일인가봐.
세나 : (그런 연수의 모습에 가슴이 아파서 손을 잡아준다)
연수 : (눈물을 흘리면)
세나 : (연수를 안고 등을 토닥여준다)
S#36. 뮤즈 사무실 (낮)
선재... 사무실로 들어오면, 치수... 선재를 맞는다.
선재 : (목례를 하면)
치수 : 오늘부터 출근하시는 겁니까?
선재 : 네!
치수 : 우선 회사 업무부터 파악을 하셔야죠.
선재 :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S#37. 뮤즈 사무실 (낮)
선재... 치수에게 업무에 대해 브리핑 받는 모습, 임원들과 회의를 하는 모습 등 스케치.
S#38. 강변 (낮)
선재의 차... 세워져 있고, 선재와 세나... 나란히 서 있다.
세나 : 웬일이야? 나한테 드라이브를 다 하자 그러구...
선재 : 사실 오늘은 너한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서 만나자고 한 거야.
세나 : (?)
선재 : 나한테 다시 즐겁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줄래?
세나 : 무슨 소리야?
선재 : 생각해보면 널 가수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던 그때가 나한텐 제일 살맛 나는 시간들 이었어.
그 땐 목표가 있었구, 재미도 있었구, 보람도 있었구....
세나 : ................
선재 : 지금 난 열심히 쫒아가던 불빛을 놓쳐버리고 캄캄한 어둠속에 서 있는 어린애가 된 기분이야.
기운을 내서 다시 걸어가려면 또다른 불빛을 찾아야 되잖아. 니가 나한테 그 불빛이 돼줄 수 있을 거 같은데....
세나 : 내가 어떻게?
선재 : 널.. 다시 성공시키고 싶다.
세나 : (!)
선재 : 그 일이 나한텐 날 계속 걸어가게 해주는 불빛이 될 거야.
세나 : 오빠!
선재 : 나... 아직 믿지?
세나 : (끄덕)
선재 : 우리... 이제 정말 잘해 보자. 너나 연수씨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다시 시작하고 싶어.
세나 : 고마워. 우리 잘할 수 있을 거야. 오빠하구 나만큼 서로를 이해하는 파트너는 없으니까!
선재 : (씩 웃으면)
세나 : 오빠!
선재 : 응!
세나 : 오빠!
선재 : 응!
세나 : (강을 향해 소리지르는) 오빠!
선재 : 세나야!
세나와 선재...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다.
S#39. 민철 사무실 (낮)
민철.. 결혼 사진이 든 액자를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데,
윤주.... 옆으로 와서 사진을 본다. 부러움에 가득찬 시선이다.
윤주 : 신혼여행 재밌으셨어요?
민철 :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면)
기찬 : 당연한 얘기 아닙니까! 실장님 얼굴을 보세요. 확 피셨잖아요!
민철 : (웃고)
윤주 : (한숨 쉬며) 이상해요. 실장님이 유부남이 되셨다는 게...실장님은 결혼 같은 거 안 하실 줄 알았거든요.
기찬 : 그거야 팀장님 희망사항이시겠죠.
윤주 : 저기요. 실장님... (속삭이는) 이렇게 급하게 결혼하시게 된 무슨 특별한 이유라두 있으신 거예요?
민철 : (?)
윤주 : 결혼식날 보니까요. 연수씨 얼굴도 많이 핼쓱해 보이구...혹시 금방 아빠 되시는 거 아녜요? 그러면 그렇다고 말씀하세요.
나중에 또 갑자기 백일 잔치 한다 그러시지 말구요. 저 더 이상 놀라기 싫어요.
민철 : (씁쓸하게 웃고)
S#40. 나래의 방 (낮)
연수... 짐을 싸고 있고, 나래.... 서운한 얼굴로 도와주고 있다.
나래 : 이렇게 짐 싸고 있으니까 진짜 너 시집 보낸 실감이 난다.
연수 : 그래도 세나가 있어서 다행이야. 너 혼자 두고 갈라면 영 마음이 안 놓였을텐데....
나래 : 왜 맘이 안 놓여?
연수 : 너 사실 외로움 무지 많이 타잖아. 아마 혼자 남았으면 밤마다 달 보고 울었을걸?
나래 : 그래! 약올려라! 넌 이제 서방님 있다 이거지?
연수 : (웃고)
나래 : 야! 여기가 너한텐 친정이라는 거 잊지 마! 실장님하구 부부싸움을 했다거나, '시'자붙은 인간들이 속 썩인다 싶으면
바로 여기로 뛰어오는 거야. 알지?
연수 : (미소 지으며) 알았어.
나래 : 매일 매일 전화하구...
연수 : 응!
나래 : 점수 많이 딸라구 너무 무리하지 말구!
연수 : 응!
나래 : 아우.. 실장님하구 둘이만 살면 좀 좋냐? 몸도 안 좋은데 너 시집살이 할 생각하니까 걱정돼 죽겠다.
연수 : 걱정하지 마. 실장님도 많이 도와주실 거구, 민지도 이젠 친동생 같은데 뭐...
나래 : 아무리 그래도 둘이 사는 거보단 불편할 거 아냐...
연수 : 내 꿈이 뭔데? 가족들하고 오손도손 사는 게 내 꿈이잖어. 이젠 실장님 가족이 내 가족이잖아. 난 너무 좋아.
나래 : 그래. 니가 그런 마음이면 사장님하구 민지도 분명히 너 아껴줄 거야. 김연수! 파이팅!
연수 : (웃으며) 파이팅!
S#41. 나래 집 옥상 (낮)
연수와 나래... 짐을 들고 나오는데, 세나와 선재.... 들어온다.
세나 : 지금 가는 거야?
연수 : 응!
세나 : 실장님은?
연수 : 곧 오신다 그랬어. (선재를 보면)
선재 : (씩 웃는다)
세나 : (선재가 연수에게 얘기할 시간을 주고 싶어서 나래에게) 언니! 잠깐 들어와 봐.
나래 : 왜?
세나 : (끌고 들어가며) 글쎄 들어와 봐.
나래 : (끌려 들어가고)
S#42. 나래 집 옥상 (낮)
연수와 선재... 동호대교를 내려다 보며 나란히 서 있다.
선재 : (연수를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밝게) 신혼 여행 잘 다녀왔어요?
연수 : .............네.
선재 : 사진도 많이 찍었구요?
연수 : ..............네.
선재 : 연수씨 진짜 너무했어요.
연수 : (?)
선재 : 결혼식날 그렇게 이쁘면 어떡해요? 그렇잖아도 아까워 죽겠는데, 그렇게 이쁘니까 더 아깝잖아요.
연수 : (애써 밝게 얘기하는 선재를 안스럽게 바라보는데)
선재 : .............. 행복하죠?
연수 : (끄덕)
선재 : 연수씨가 행복해야 형도 행복한 거예요. 그거 잊으면 안 돼요.
연수 : ..............네.
선재 : (연수를 바라보는 표정에 슬픔이 어리다가)
연수 : (쳐다보면)
선재 : (쾌활하게) 연수씬 좋겠다.
연수 : (?)
선재 : 요즘 결혼한 여자들이 제일 바라는 게 뭔지 알아요? 부담 없는 남자친구래요. 부담 없이 만나서 같이 밥도 먹을 수 있구,
노래방도 갈 수 있구, 남편 흉도 볼 수 있는 그런 남자친구를 제일 바란대요. 근데, 연수씬 벌써 그런 남자친구가 있잖아요.
연수 : (미소 짓고)
선재 : 날 친구로 생각하는 마음.. 변함없는 거죠?
연수 : (끄덕)
선재 : (연수를 보고 환하게 웃는다)
연수 : (선재의 마음이 고맙다)
S#43. 민철 아파트 신혼방 (민지방) (밤)
연수... 짐을 든 민철을 따라 들어온다.
벽에 장욱진의 그림이 걸려 있다.
민철 : (연수가 보고 좋아해주길 기대하는데)
연수 : (그림을 못 보고 짐을 풀기 시작한다)
민철 : .................. 연수씨!
연수 : (보면)
민철 : (쑥스러운 표정으로 그림을 눈짓으로 가리킨다)
연수 : (그림을 보고 놀란 얼굴이다) 이건....
민철 : (씩 웃더니) 진품은 아니지만, 연수씨가 좋아하는 그림이라 걸어봤어요.
연수 : (흐뭇한 얼굴로 그림을 바라보며) 고마워요.
민철 : 부모 곁에 붙어 서서 아무 걱정 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이 아이가 행복해 보인다고 했죠?
이제 우리도 이 아이처럼 사는 거예요. 서로를 믿고 아무 걱정 없이 세상을 바라보면서 그렇게 사는 거예요.
연수 : (끄덕끄덕)
민철 : (연수를 안아 준다)
연수 : (행복한데)
민지 :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다가 두 사람을 보고 놀란다)
연수 : (놀라서 민철의 품에서 빠져나오려고 하는데)
민철 : (계속 껴안고 있다)
민지 : 오빠! 나도 있는데 너무한 거 아냐?
민철 : (농담조) 그러니까 앞으론 노크해!
민지 : (기가 막히다는 듯 웃더니 나간다)
연수 : (민망해서) 실장님!
민철 : (웃고)
S#44. 안방 (낮)
성춘... 앉아 있는데, 민지... 들어온다.
민지 : 사람이 변해도 너무 변한다.
성춘 : (?)
민지 : 오빠 말이야. 그렇게 언니한테 냉정하구 모질게 굴더니 이젠 언니밖에 안 보이나봐. 아주 내놓고 정신을 못 차리는 거 있지?
성춘 : (뭔가 걱정스러운)
민지 : (?해서) 아빠 얼굴이 왜 그래?
성춘 :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 거 아니냐?
민지 : 무슨 일?
성춘 : 민철이 녀석 성격에 이 상황에 결혼을 한다는 것두 그렇구, 갑자기 김선생한테 살갑게 군다는 것도 그렇구...
민지 : 그거야 사랑에 눈이 멀었으니까 그런 거지 뭐..
성춘 : (뭔가 마음에 걸리는)
S#45. 신혼방 (아침)
시간 경과. 연수.. 자고 있고,
민철... 연수의 잠든 얼굴을 애잔하게 바라보고 있다.
연수 : (잠에서 깨면)
민철 : (다시 자는 척을 하는데)
연수 : (시계를 보고 급하게 일어나려고 하면)
민철 : (연수를 확 끌어서 다시 눕힌다)
연수 : (놀라고) 저 아침 준비해야 돼요.
민철 : (연수를 보고) 아침에 눈뜨면 내가 어떡하라 그랬드라?
연수 : (쑥스러워하며 민철을 보고 웃는다)
민철 : 약한데...
연수 : (더 환하게 웃는다)
민철 : 통과! (연수를 놔주면)
연수 : (일어나다가 민철의 뺨에 뽀뽀를 해주고 나간다)
민철 : (행복한 미소로 연수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연수 나가고 문이 닫히면, 표정 슬퍼진다)
S#46. 정훈 스튜디오 (낮)
선재.. 피아노 앞에 앉아 있고,
세나... 노래 연습을 위해 그 옆에 서 있다.
선재 :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가수 세나의 이미지는 다 잊어버려.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그런 이미지로 널 보지 않으니까...
세나 : (끄덕)
선재 : 지금 상황에서 대중들한테 다시 인정을 받는다는 건 처음 인기를 얻는 것보다 훨씬 힘들 거야.
그러니까, 처음 음반 준비할 때보다 몇 배 더 노력해야 된다는 얘기지. 각오는 돼 있겠지?
세나 : (비장한 얼굴로) 네! 선생님!
선재 : (미소 짓고)
세나와 선재.. 다시 노래 연습을 시작한다. 희망찬 모습이다.
S#47. 미술 학원 (낮)
연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 중에 민지도 끼어 있다.
연수 : (다정하게 민지의 그림을 봐주면)
민지 : (기분 좋은 얼굴이다)
S#48. 미술 학원 (낮)
시간 경과.
수업이 끝난 학생들.. 강의실을 빠져나가면, 연수와 민지만 남는다.
뒷정리를 하는 연수를 도우며 민지.. 얘기를 한다.
민지 : 언니... 우리 오늘 맛있는 것 좀 해 먹자.
연수 : 뭐가 먹고 싶은데?
민지 : 고기도 좀 구워먹었으면 좋겠구, 얼큰한 탕 종류도 하나 끓였으면 좋겠구, 그래! 나물도 좀 무쳤으면 좋겠다.
연수 : (?해서 보면)
민지 : (씩 웃더니) 사실은 오늘 아빠 생신이야.
연수 : 뭐? 그럼 미리 얘길 했어야지. 아침에 미역국도 못 끓여드렸잖아.
민지 : 음력이라 나도 헷갈렸어. 아까 날짜 계산해보니까 오늘이드라구.
연수 : 실장님은 아셔?
민지 : 오빠도 모를 거야. 우리가 알아서 챙겨드리고 그런 적은 없으니까...
연수 : ...................
S#49. 시장 (낮)
연수와 민지... 시장을 보고 있다.
연수.. 다정한 자매처럼 장난도 치고, 주인한테 값 좀 깎아 달라고 같이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고, 즐거워 보이는 모습이다.
S#50. 거리 (낮)
연수와 민지.. 시장 본 것을 들고 걸어오고 있다.
연수.. 힘들어서 자꾸 뒤쳐진다.
연수 : (흐르는 식은땀을 닦아내는데)
민지 : 언니 더위 많이 타는구나! 에어콘도 없는데 어떡하냐?
연수 : 집에 가면 니가 아버님 좀 모시고 나갔다 와. 언니가 그동안 음식 준비할게.
민지 : 아빠 모르게 준비할려구?
연수 : (미소 짓고)
S#51. 아파트 거실 (밤)
연수... 테이블 위에 음식들을 차리고 있는데,
민철.. 케잌을 들고 들어온다.
연수 : 왔어요?
민철 : (음식을 보고 놀라는) 뭘 이렇게 많이 차렸어요?
연수 : 케잌 사 왔죠?
민철 : 여기... (케잌을 주면)
연수 : (케잌을 받으며) 아직도 오늘이 무슨 날인지 몰라요?
민철 : (!)
그 때, 성춘과 민지.. 들어온다.
민지 : 와.. 언니 진짜 손 빠르다. 그새 이걸 다 했어?
성춘 : (음식들을 보고 놀라면)
민지 : 아빠! 생일 축하해!
성춘 : (!)
연수 : 저두 축하드려요.
민지 : 케잌도 있네?
연수 : 응! 실장님이 사오셨어.
성춘 : (의외라는 얼굴로 민철을 보면)
민철 : (어색하고)
연수 : (민철을 보며 미소 짓는다)
민지 : 아빠 뭐해? 빨리 먹자! 나 배고프단 말이야. (성춘을 자리에 앉히고)
네 사람.. 둘러앉아서 식사를 하기 시작한다.
성춘 :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에) 술은 없냐?
연수 : 네! 잠깐만 기다리세요. (부엌으로 간다)
민지 : 또 술부터 마셔? 이렇게 먹을 것도 많은데...
성춘 : 기분 좋을 땐 한 잔 해야지.
연수 : (술과 잔을 가져와서 성춘 앞에 놓으면)
성춘 : (술을 직접 따라마시려고 하는데)
민철 : (술병을 뺏어서 성춘의 잔에 따라준다)
성춘 : (!)
민철 : (잠시 망설이다가) 건강하세요.
성춘 : (고마운 마음에 목이 메어 겨우 얘기하는) 고맙다.
민지 :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눈물이 글썽한데)
성춘 : (술을 마시면)
민지 : (입 벌리라는) 아! (안주를 성춘의 입에 넣어준다)
성춘 : (받아서 먹고)
연수 : (그 모습을 보며 흐뭇하다)
S#52. 아파트 신혼방 (밤)
연수... 살짝 방으로 들어온다. 힘들어서 벽에 기대 앉는다.
민철 : (들어온다. 연수를 보고 놀라는) 괜찮아요?
연수 : (끄덕)
민철 : (연수의 이마에 손을 대본다) 열이 많이 나요.
연수 : 원래 밤 되면 그래요. 어서 나가봐요. 아버님 기다리세요.
민철 : (이불을 깔아주며) 좀 누워서 쉬어요.
연수 : 알았어요. (민철을 밀며) 빨리 나가요. 실장님까지 여기 계시면 저 마음 불편해서 못쉰단 말예요.
민철 : (걱정스런 얼굴로 나가는데)
연수 : (민철 나가면 문을 닫고 돌아서다가 힘이 빠져서 스르르 주저앉는다)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연수의 모습에서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