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의 재임중 회상록(20) 민생 현장의 시찰

태백의 단풍이 붉게 물들려는 지난80년 10월5일. 각하께서는 해발 650미터에 자리 잡고 있는 무연탄 생산업체인 동원탄좌 사북광업소를 찾아주셨다. 예고 없이 각하께서는 광업소를 찾아주셔서 우리들 모든 종사원 및 가족들은 (대통령 각하만세)라고 환영의 함성을 올렸다. 각하께서는 광업소의 현황을 듣는 자리에서 국가 에너지 수급을 위하여 지하에서 땀을 흘리는 산업 전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관리라고 말씀하시고 ”양돈 사업을 추진하여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라“면서 금일봉을 주셨다. 또한 취학 전 아동들의 정서함양과 전이교육의 바탕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리하여 우리 회사는 새마을 협동 유아원을 강원도에서는 처음으로 건립하게 되었다. 각하께서는 갱내작업장을 보시기위해 인차(人車)에 승차하시고 1,700미터 지하막장에 들어가셔서 작업현장을 자세히 살펴보시고 작업하는 종업원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시고 “작업에 어려운 점은 없느냐”고 격려 하셨다. 이어 “나라발전을 위해 참으로 어려운 일을 하고 있는 산업전사들”이라고 칭찬해 주시고 많은 석탄생산도 중요하지만 석탄의 생산이 사람을 위한 것이듯이 인명이 가장 중요한 것이므로 재해가 없도록 하라도 당부하셨다. 또 각하께서는 우리 광업소의 후생복지를 보시기위해 해발 670미터에 자리 잡고 있는 사택에 들러 목욕탕 내부까지 살펴보시고 “하루 몇 번이나 목욕을 하는가, 애로사항은 없는가?”라고 물으셨다. 각하께서는 동원국민학교와 보건원에도 들러 이곳저곳을 살피시는 자상함을 보이셨다. 바쁜 국정에서도 해발 650미터 산가오지에 자리 잡고 있는 광산촌을 찾아주신 것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부지런한 지도자라는 것을 세삼 느꼈다. 또한 항상 웃음을 잃지 않으시고 친절하게 우리와 애기를 나누시는 잠바차림의 순수한 모습은 한결 친근감을 느끼게 하였다. 가까이서 각하를 맞이하고 보니 우리의 지도자가 우리와 함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되었다.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였고 우리가 결코 외롭지 않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된 것이다. 우리광업소에는 각하의 방문을 기념하여 83년10월9일 지장산 사택 입구에 기념공원을 조성하였고 기념비를 세웠다. 이날은 우연히도 (아웅산)참사가 있었던 날이었기에 더욱 우리의 가슴을 울렁이게 한다. 각하께서 무사하셨음을 알았을 때 우리 동원의 전 가족은 환호를 터뜨렸다. 이날 기념비 제막식 때 우리 동원가족이 모두 각하를 위해 기도한 덕으로 화를 물리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래서 기념비는 더욱 돋보이고 있다. 우리는 그때의 그 뿌듯함과 아쉬움을 잊을 수 없다. 인간을 존중하는 국가원수, 막장까지 입갱하셨던 모습, 종사원건강과 복지후생에 관심을 잊지 않으시는 따뜻한 서민상, 그날의 각하 모습들이 우리의 가슴에 깊이 새겨져있다. 각하는 언제나 서민들을 위해 애써는 모습은 우리들은 늘 보아왔다. 각하가 지시한 내용이 실제 현장까지 내려갔는가를 현지 시찰로 확인을 하시고 민생을 두루 살피시는 그 모습은 모두의 가슴에 남아있게 되었다. 서울에서도 달동네로 소문난 동작구 사당3동 (가마니골)의 시찰 때이다. 지금은 깨끗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어느 동네 부끄럽지 않은 동네가 됐지만, 81년 말까지만 해도 서울의 가장 부끄러운 곳이어서 이곳에 산다는 말조차 꺼내기 창피했다. 이곳이 이렇게 깨끗하게 정비된 것은 각하의 큰 은덕임이 틀림없다. 81년5월22일 새벽 각하께서 영세민촌을 시찰할 때 사당3동 통장인 장삼기 씨의 말을 들어보자. “나는 각하께서 우리 동네를 시찰할 때 각하를 모셨던 흥분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그날 새벽5시 나는 깊이 잠이 들었는데 누가 대문을 크게 두드렸다. 황급히 옷을 여미고 나가보니 각하께서 환하게 웃으시며 악수를 청하셨다. 너무 놀라 제대로 악수도 못하고 다시 안으로 뛰어 들어와 잡히는 데로 옷을 입고 나와 동작구청 당직과장과 함께 각하를 (가마니골)일대를 안내했다. 각하는 골목길에서 만난 주민들에게 일일이 “안녕 하십니까?” 인사하고는 고지대인 이곳의 상수도 사정 등을 물으셨다. 동네가 모두 내려다보이는 뒷동산으로 각하를 모시자 나무가 하나도 없이 벌거벗은 모습을 보고 각하는 “여기에다 나무를 심는 게 어떻겠습니까?” “빈터에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면 좋겠습니다.”라고 우리 동네 발전에 관한 여러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각하는 근처에 신축중인 사당 유아원 공사장으로 발걸음을 돌려 “유아원이 완공되면 생활형편이 어려운 어린들부터 다 닐 수 있도록 하라.”고 관계관에게 지시하셨다. 나는 각하가 서민 생활에 이렇게 큰 관심을 갖고 새벽에 직접 이렇게 찾아오신데 대해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통령이 이곳을 찾은 이후 주민들은 각하의 뜻에 크나큰 힘을 얻어 그해 10월말 3백평 규모의 어린이 놀이터를 마련했고 노인 회관, 부녀복지회관도 건립하기위해 힘쓰고 있었다. 우리는 각하가 주신 금일봉으로 어린이 놀이터에 그네를 설치하고 봉투를 (앨범)속에 끼워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