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는 연쇄방화 살인 사건을 담당한 형사였다. 심증은 충분하나 물증이 부족한 살인범으로 폭스는 증거 조작을 하며 유죄가 선고되기를 빌었지만 익명의 편지와 증거 조작이 들통나 버리고 결국 살인범은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에 화가 난 폭스는 살인범을 폭행하고 죽였을 뻔하였지만 법정 경비원의 행동으로 인해 제압되고 정신병원으로 소송되었다. 4년 후 폭스는 병원에서 나와서 다시 맡게 된 사건은 봉제 인형 살인사건이다. 이는 여섯 구의 시신 일부분이 인형처럼 서로 꿰매어져 있는 채로 발견되어 버렸다. 머리 부분은 4년 전 연쇄방화 살인범인 칼리드의 머리가 달려 있었다. 그리고 그 봉제인형은 폭스의 집을 가리킨 채로 발견되었다. 이후 이 시신들의 주인을 찾아내기 전 살인자에게서 다음 희생자의 명단을 받게 되었는데, 총 일곱 명의 사람들 중 맨 마지막에 폭스 형사의 이름 또한 새겨져 있었다. 시신들은 각각 한 부분만 남겨져 있기에 주인을 찾기에는 시간이 걸렸고 시신들의 주인을 찾아도 이들 사이에 있는 연관성은 없어 보였다. 한편, 살인 명단에 있는 사람들은 첫번째인 터블 시장을 처음으로 시작하여 차근차근 죽어 나가기 시작하였다. 이를 막기 위해, 또 범인을 밝히기 위해 조사한 결과 본 결과 사건은 4년 전 있었던 연쇄방화 살인 사건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모든 일의 시작은 폭스였고 단 한번의 실수, 충동으로 인해 여러 사람들이 죽게 되는 비극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폭스가 살인범이지만 실제로 이 사건의 주요 살인범은 맥스이다. 그러나 맥스를 마냥 비난할 수는 없다. 그는 전역 군인이었으나 사고로 인해 얼굴에 있는 커다란 흉터로 사회에서 배척당하게 되고 이후 그는 자신의 분노와 슬픔을 이러한 '파우스트 거래'로 풀게 된다. 폭스는 무죄로 인해 또다른 범죄자가 생겨난 상황을 보고 충동적으로 맥스와 파우스트 거래를 맺게 된다. 이렇게 파우스트 거래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되었는데 무작정 책임과 비난을 맥스에게만 돌릴 수 없다. 그렇다고 폭스에게 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에게도 잘못이 있다. 무죄를 선고할 때의 재판은 공정한 재판이라고 할 수 없는 재판이었으며 우리는 그 사실을 모르고 그저 자극적인 이야기, 밝혀진 이야기에 따라 우리의 의견이 왔다갔다 하면서 반응을 해주는 것 뿐이었다. 또한 그저 다른 사람들이 나쁘다고 하는 것에 욕하다가 밝혀진 진실에 미안함도 없이 축하해 주었던 우리의 잘못도 있다. 또한 소수자들을 사회에서 배척해내지만 않았더라면 이런 무자비한 사건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다소 충격을 주었던 점은 방송국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살인 사건을 보도하면서 그저 새로운 사실을 보도함에 초점을 맞췄을 뿐 아무런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없덨다. 이때 인간적인 면모란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고 슬픈 일이 생기면 이를 앞에 두고 엄숙한 태도를 갖춰야 하지만 방송국 사람들은 전혀 이런 면모를 보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전혀 개의치 않다는 듯 새로운 사실을 파헤치는 데 집중할 뿐이었다. 이 일을 하는 것이 그들의 직업이기에 이 점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타인에게 아플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을 때 오히려 기뻐하며 축제 분위기인 것을 비난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러한 점들은 우리의 사회 속에서 어쩌면 자주 보는 관경일 수 있다. 나 자신의 불행이나 슬픔이 아니라고 타인의 불행이라고 가볍게 여기는 것들은 우리와 방송국 사람들의 공통점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