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일찍 일어나 새마을 가꾸세
이전에는 고향에 집이 사방형 집인데 이엉으로 덮은 산밑에 초가집이었다
뒷곁에는 둥근 원형으로 파내려간 우물물이 있고
부엌에는 큰 가마솥,중앙에는 작은 무쇠솥인데 이곳은 주로 밥을 짓는것이고
맨 끝은 국 솥이다 .오늘 처럼 눈이 많이 오는날이면 참나무 장적으로
군불 짚혀내면 그 향토방이 마냥 그립다
검은 천으로 홋청을 다듬은 이불 깔아 놓고, 그 위에 작은 소반 책상에 웅크려 앉아
호롱불 밝히며 공부하던 생각들이 마냥 생각나게 한다
바로 사랑채인데 그 큰 가마솥에는 누렁이 소죽 쑤는 냄새가 어찌나 구순한지
콩까찌며 ,등겨 벼잎 작두에 썰어 뜬물 넣어 끓여가는 그 냄새가 외앙간에서
원앙소리가 요란해 진다.이 따금 삼천리 자전거에 선지며 ,국거리,수구레 파는 아저씨가
온 동리을 떠둘석거리며 다니면 국거리와 선지 사서 시래기 썰어 넣어
작은 솥에 끓이면 저녁에는 육형제와 엄마,아버지 함께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저녁을 함께 나누고
동짓날 긴긴 밤에 고구마 찧어 놓고 ,엄마의 다듬이 소리가 고요한 고향에 밤 하늘아래 정적을
깨어간다, 건너말 개가 짓어대면 산울림이 메아리치는 고향에 밤은 그렇게 밤에 수 놓는 별들에
고향속에 밤을 잊은 그대에게라는 이종한의 라듸오 디제이에 이사도라을 듣노라면
지금이야 커피가 흔하고 초코랫이 흔하지만 ,그 당시는 구덩이에서 꺼낸 무우 깍아 고무마와 동치미이면
그만한 간식거리가 어띠있으랴,아침이 절국 산머에서 아침해가 기침하며 넘어오면 오늘은 메주 쑤는 날이란다
큰 가마솥에 메주 콩 잔득 넣고 , 쑤어가면 콩물이 흘러 넘친다,그러면 엄마가 잠시 물 뜨러 감사이에
주걱으로 메주 콩 익어가는 것을 퍼서 노란 놋그릇에 담아 전란에 남겨진 미군들이 쓰던 큰 수픈이
어린 입이 찌어져라 벌려야 한입에 들어갈수가 있었다.
그러면 다음에는 느티나무 떡 치는 암반을 봉당에 마련하고 , 둥근 절구통에 쓴 콩을 담아
나무 절구로 찧어가면 , 암밤에 직사각형으로 각을 지어 짚푸라기로 열십자로 틀어 사랑방 시렁에 매달고는
시간이 오후 3시경이 지나면 오늘 수고하는 날이라고 ,시루 꺼내 쌀가루 앉혀 밭 한케 ,호박꽂이 한케 무 채썰어 한케 뿌리면 떡을 가마솥에 수증기로 찧어내면 저녁 겸하여 그 떡을 먹는 날이었다.
그리고 다음날은 동지 석달이라 하여 명절 며칠전이라 뻥튀기 아저씨가 오면 강냉이와 쌀로 튀밥을 튀기고
엄마는 수수 갈아 가마솥에 앉혀 수수물 끓이다 ,누런 베 자루에 짜내면 그물로 고아가는 노랑색에 엿이 되기전에
묽은 엿물에 쌀 튀밥을 넣어 찬 마루에 내면 산자가 되어 설빔 음식을 마련하는 시간들이었다
아마도 추억들에 고향 생각 분들이 있으리라 본다 .
장강 강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