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가 손톱을 너무 물어뜯어서 몇 년째 아이의 손톱을 깎아준 적이 없습니다. 손톱은 물론 발톱까지 뜯는 아이를 야단도 쳐보고 손톱에 쓴 약도 발라보았지만, 아이는 잠시 주춤하다가 더욱 더 열심히 물어뜯습니다.
A. 손톱을 물어뜯는 가장 큰 이유는 긴장과 불안 때문입니다. 아기가 젖을 빨면 마음이 편해지듯 불편해진 마음을 입으로 달래보려는 것이죠. 물어뜯는 습관은 공격적인 감정의 표출수단일 수도 있습니다. 겉으로는 순종적이지만 속으로는 잔뜩 화가 나 있는 경우, 화를 냈다가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거나 뼈도 못 추릴 것 같기에 꾹꾹 참고 있는 화를 자해하는 방식으로 푸는 것이죠.
스스로를 달래는 방법으로 시작된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은 자극을 얻기 위한 습관으로 변하곤 합니다. 불안이나 분노가 없어도 심심하면 뼈를 물며 노는 강아지처럼, 어른들이 땅콩이나 오징어를 씹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처럼 심심풀이의 방법이 되는 것이죠. 그러나 몇 개월 이상 손톱을 깎아줄 수 없었다면 습관보다는 스트레스 때문일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왜 손톱을 물어뜯지 말아야 하는지 설명해 주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된다면 다행이지만 그런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심적으로 불편해 스스로를 달래려 애쓰고 있는 아이를 야단친다면 아이는 더욱 불안해져서 코를 후비거나 성기를 만지는 등 다른 방법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려 할 것입니다.
이런 습관은 여자아이들에게 더 많으니, 매니큐어를 칠해 주거나 봉숭아물을 들여 주며 잘 관리하도록 격려해 주면 좋습니다. 남자아이라면 신체적인 활동을 하도록 격려해 보세요.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아이가 무엇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지 민감하게 관찰하여 해결해 주는 것입니다.
손톱을 물어뜯을 때마다 기록하는 일지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손톱을 물어뜯게 되는지를 밝혀 이를 피해 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죠. 좋지 않은 습관을 한 번에 멈추게 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으니까요. 아이가 편안하고 행복해지려면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 김창기 정신과병원 원장
첫댓글 앗, 제가 좋아하는 동물원의 김창기 아찌... 잿밥에만 관심이...ㅋㅋ
맞아요. 그 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