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가톨릭계 대학인 노틀담대학교가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초청해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기로 한 결정을 둘러싸고 격렬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 논란의 쟁점은 ‘낙태 옹호 및 배아줄기세포 연구 허용’ 등 가톨릭의 생명윤리 가르침과는 배치되는 정책과 입장을 지닌 오바마 대통령을 대표적 가톨릭 고등교육기관인 노틀담대학교에서 초청한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하는 것이다.
포트웨인-사우스벤드 교구장 존 다치 주교는 최근 교구 홈페이지에 공지한 성명서를 통해 “25년 만에 처음으로 노틀담대학교 졸업식 및 학위 수여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성명에서 “이번 결정이 노틀담대학교 학위수여식에 참석하고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수여받을 예정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공격은 절대 아니다”면서 “그러나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진리를 수호하기 위한 하나의 의사 표시임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노틀담대학교 총장인 존 젠킨스 신부는 3월 20일 오바마 대통령이 학위 수여식에 참석하기로 했다는 것을 다치 주교에게 공식 통보한 바 있다.
다치 주교는 자신이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인 학위 수여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오랫동안 인간 생명을 신성한 것으로 여기기를 꺼려했다”며 “정치를 과학과 별개의 것으로 주장하지만 실상은 과학을 윤리와 별개의 것으로 여김으로써 미국 정부가 역사상 처음으로 무죄한 인간 생명을 파괴하는데 직접 관여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학위수여식 불참 결정에 대해 “오랜 기도 끝에 이뤄진 것”이며 “대통령에게 불명예를 안겨주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다치 주교는 이어 지난 2004년 미국 주교회의 성명서를 인용하면서 “가톨릭 공동체와 기관 단체들은 우리의 근본적인 도덕적 원칙들을 거부하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게 명예를 수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