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불볕 태양아래 폭염으로 치솟았던, 여름날의 하계 휴가를 애타게 기다렸던 그때가
벌써 보름이 지나고 마지막 하루를 이렇게 조용히 정리해 본다.
어느해든지 1주일의 휴가를 보낼때가 정말로 알차고, 짜임새 있고 오래토록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휴가였는데, 작년과 올해에는 정기휴가 1주일과 회사경영상 1주일을 합친 2주간의
기나긴 휴가로 이어져 당혹감과 걱정,기쁨과 휴식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그렇게도 작렬하는
태양을 벗삼아, 지난 토요일부터 첫날을 시작으로 푸른 하늘과 녹색의 밤을 보내야 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사랑하는 아내와 딸아이,아들녀석을 키우며 어느날에는 기쁨 또 어느날엔
슬픔을 숱하게 겪으며, 오직 한가지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일깨워 주기위해 부모의 책무를
다할즈음, 멀리 영암에 산공부 하러간 딸아이의 면회를 가게 되었다.
깊은산속 오솔길 따라, 오뚝서 있는 집한체에 초등학생부터 삼십대 주부에 이르는 학생들은
얼굴과 팔뚝이 검게 그으러져 있었고, 초롱 초롱한 눈망울속에 딸아이를 만날수 있었다.
매번 면회를 가면 그간의 공부를 자랑이라도 하듯 즉석 무대가 연출되며, 딸아이 또한
주연이 되곤 한다.
상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사랑하는 우리 아빠 두손에> 라는 꽃편지를 받고 조용히 흐르는
눈물을 감추려는데, 목이 아파 포기하고 싶은적도 있었다고...(왈콱 눈물이...)
깊은녹색 여름밤을 질주하던 레조는 내고향에 어느세 도달하여 그리운 가족들과 마주하게
되었고, 그간의 안녕을 묻고는 깊은잠을 청할 수 있었다.
날이 밝은 다음날 가족 일행은, 가까운 청운사에 백련꽃 향기 찾아 경쾌한 음악과 함께 출발
하였고, 아침 햇살 맞으며 활짝핀 백련의 아름다운 자태가 가슴속 깊은 곳에서 숨을 쉬고
있었다. 한참을 사진속에 담으며 백련의 꽃향기를 뒤로한체 드넓은 바다가 보이고 갯벌이
맞닿은 곳에 위치한 망해사를 향해 시동이 걸리고, 네바퀴는 힘찬 속력을 내고 있었다.
잠시후 망해사에 확트인 전경을 둘러보고, 부처님전 삼배를 올린후 주지스님과 차를 마시며
세상 삶의 아름다운 칼라를, 정답게 정담을 나누고 "한글세대를 위한 부모은중경과, 부모님의
크나큰사랑" 이란 부처님 말씀의 책을 선물받고 스님과의 헤어짐을 맞게 된다.
그날밤!! 뜻밖의 인생 삶의체험을 바다 멀리에서 일손을 돕고 있을때, 꼴뚜기에 소주맛이란???
함께한 일행을 감동케 만들더니 혼까지 빼갔으며 꼴뚜기와 소주의 궁합은 사십평생의 단한번
알수있었던 서해바다의 갯벌 그 아름다움의 전부였다.
그렇게 밤하늘을 보내고, 처가 가족과 함께하는 서해안 일주에는 변산 해수욕장, 채석강,조각
공원을 거쳐 해물잡탕에, 저녁밤은 한가족 한마당 웃음꽃을 멍석 마당에서 보냈고, 그날의 멍석
무대는 소주가 독무대를 하듯 온가족의 주류무대를 연출하고 서서히 꿈나라로 떠났다.
이른 새벽 나의 삶터이자 쉼터인 창원으로 돌아와 모처럼 아내(출근)가 하는 집안일을 하게
되는데, 설거지 할때 그릇 부딪치는 소리 또한 참사랑이 뭔지를 들려 주었으며, 즐거운 비명
아래 집안 체험도 하게되던 그 어느날!!!
몇몇이 깊은 계곡으로 하루 놀이를 떠나게 되었고, 산좋고 물좋은 산 끝자락에서 점심의장어,
굽이굽이 부드럽게 꺽어지는 환상의 드라이브, 갯벌 바람따라 불어대는 <타향살이> 노랫가락
차차차는 시원한 얼음 냉면속에 묻어야할 또 하나의 비밀...비밀...비밀...
그날의 숨가뿐 14시간은 그렇게 어둠이 내리게 되었고...
가정에서 나머지 휴가를 보내면서 아파트 주민과 마주칠때 힐끗힐끗 쳐다보는 눈초리가 웬지
죄를지은 사람처럼 나는 변해 있었다.
언젠가 국가 경쟁력이 좋아질때 밝은 희망을 기다리며, 오늘도 공군 조종사들은 F-16 전투기와
KT-1,T-50 훈련기로 푸른 하늘을 지키기 위해, 비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3일간의 땀방울로 만들어진 공예품이, 단 한사람의 주인을 기다리며 기나긴 이천사년의 하계
휴가를 끝내려 합니다.
끝으로, 휴가 기간중 세노야님들과 함께 보내지 못해 크나큰 아쉬움의 한해를 가슴속 깊이
반성하며, 편안히 새벽아침 주무십시요.
- 땅콩의 새벽아침 -
카페 게시글
우리사는 이야기
십육일간의 휴가
땅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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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8.16 21:23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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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다시 읽게 되어 다행 입니다...제가 대문 앞에 우리 까페 이슈에다 내 놓으려다 지워 먹었지 뭡니까... 정말 죄송하게 되었습니다...근데 다시 읽으니 새롭네여...여기 답글 달았던 분들 다시 달아 주시면 제가 아이스께끼 사드릴께요^^ 고맙습니다....
글쎄 두번 달아도 땅콩님은 멋진분 이라고밖에 할말 읎응께 ...아이케키 한개 벌었징?ㅎㅎㅎ
언제 내공을 쌓아서 주옥같은 글들을 올릴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부럽기도 합니다 .암튼 께끼는 벌었지요?.....
지를 세노야에서 퇴출 시킨줄로 착각 했슴다... 열씨미 살람니다...
c처음 꼬리말 단사람은 안사주나유.......처분만 바랄께요....내년 휴가는 세노야와 함께할수있는 여유좀 맹글어보세요....
삶의 풍류를 알고 자상하고 따뜻한 땅콩님 같은 1등 신랑감 어디 없나유. 우리 조카가 34살인데 아직 시집을 안갔거든요. 이런 신랑감 있으면 접수부탁혀유......
의미있고 뜻있는 휴가를 보내셨네요,,<난 휴가를 어케 보냈지???>가화만사성이라 했는데,,또다시 휴가가올련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