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5.15일 최영훈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이 올린 글입니다. 민주당원들, 특히 운동권 세대들의 추악한 속내를 우리가 모르는 實例를 들어가며 재미있게 알려주는군요.
◈ ◈ ◈
김남국 발 '코인게이트’ 의혹은 눈덩이가 눈사태로 변하듯 이미 초대형 스캔들로 비화했다. 제2, 제3 또는 훨씬 많은 ‘김남국’들이 있을 수 있다는 거다. 로비가 민주당에 국한됐을 것이라는 법이 있나 말이다.
쩐당대회 ‘돈 봉투'보다 더 민감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조국 시즌 2' 운운하지만. 그에 비해 훨씬 치명타가 될 거다.
쩐당대회 파문 때 송영길을 싸고돈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김민석과 우상호가 대표적이다. 김민석은 “청빈까진 아니어도 물욕이 적은 사람”이라 했다. 우상호는 “의혹이 부풀려졌다”고 감쌌다. 벼랑 아래로 떨어지는 송영길에게 뜨거운 동지애를 보였다.
셋은 80년 학번, 60년 출생의 ‘86 그룹’ 정치권 맏형 격. 연대 81 송영길과 우상호, 서울대 82 김민석은 각각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격렬했던 80년대 학생운동의 한복판을 지켰다.
정계에 입문해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기득권을 누렸다. 독재에 저항했던 이들 역시 권력에 취한 기득권자로 변했다. 운동권 성지 광주에서 기득권자로 변한 이들이 사달을 냈다.
2000년 5·18 전야제 때. 86 정치인들이 망월동 참배 뒤 단란주점에서 술판을 벌였다. 접대부를 불러 질펀하게 술판을 벌인 일이 드러난 거다.
사태의 전말은 뒤늦게 합류한 임수경에 의해 공개됐다. 송영길·우상호·김민석이 나란히 주인공들로 등장한다.
임수경의 목격담.
“문을 열자 송영길 선배가 아가씨와 어깨를 붙잡고 노래를 부르고 계셨다. 김민석 선배는 양쪽에 아가씨를 앉혀두고 웃고 이야기하느라 제가 들어선 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마이크를 잡고 있던 송영길 선배님은 저를 보고 같이 노래를 부르자는 듯이 손짓을 하셨고...순간 누군가 제 목덜미를 뒤에서 잡아끌며 욕을 했다. ‘야 이 X아, 니가 여기 왜 들어와. 미친 X.’ 믿고 싶진 않지만 이 말을 한 사람은 우상호씨...”
당시 이들의 나이는 30대다. ‘5·18 광주 정신'을 입에 달고선 그 전날 흥청망청했다. 젊은 나이에 권력에 취하고, 양주에 취해 망동을 저질렀다.
임수경의 폭로는 큰 파문을 낳았다. 정치생명에 치명타를 입을 거라고 많은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그러나 끄떡없이 모두 위기를 뛰어넘고 출세 코스를 달렸다.
386이 486·586이 되고, 송영길은 올해 예순까지 넘겼다. 그래도 86그룹은 정치 무대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민중’을 입에 달았지만, 이들의 삶은 민중적이지 않았다. 김민석은 불법으로 7억원을 받고 5년간 선거에 못 나왔다. 민정당 연수원 점거 사건의 김의겸(고려대 82)은 ‘흑석선생’이다. 사노맹 사건으로 6년 복역한 은수미(서울대 82)는 수사 기밀을 거래한 혐의로 법정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6개월간 수감됐던 조국(서울대 82) 역시 1심에서 징역 2년을 받고 불구속 재판 중이다.
사례를 들자면 한도 끝도 없을 정도다. 작년 초 당대표 송영길은 총선 불출마를 호기롭게 선언했다. 그것을 신호로 ‘86그룹 용퇴’와 민주당 쇄신론까지 나왔다.
대선 패배 후 송영길은 “지방선거 불출마라곤 안 했다”며 핫바지 방귀 새듯이 했다. '이재명 일병 구하기'로 지역구를 물려준 대신, 논개처럼 서울시장 선거에 나갔다 떨어지는 코미디까지 연출했다.
이재명 역시 방탄조끼를 마련해준 은인 송영길 처리를 묻는 기자들에게 “김현아는요?” 하고 물타기를 시도했다. 그래야 자신에게 빗발친 퇴진도 물리칠 수 있다고 믿은 거다.
이번에는 코인게이트에 휩싸인 김남국의 ‘꼼수 탈당’을 방조했다. 꼼수 탈당만 9번째라니, 민주당은 ‘방탄당’에 ‘탈당당’까지... 그러나 김남국 탈당은 이재명의 재신임을 묻자는 부메랑이 됐다.
D-330.
내년 4월 10일, 이들 중 과연 몇 명이나 살아남을까? 참으로 나의 궁금증을 심각하게 자극하는 바다. '살아도 산 게 아닌, 좀비처럼 끈질기게 명줄을 유지할 자들!' 말이다.
출처 : 최보식 의 언론(https://www.bos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