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조금
숨을 쉴라나 하는 순간, 오늘은 긴급하게 모집공고를 낸 2차 기간제 교사의 서류 전형과 면접 시험에 차출되어 하루를 놓아버렸다.
망할 ~
어제는
교실에 설치된 교단선진화 기기 연수로 또 하루를 놓쳤고, 그저께는 영어과 연수를 벌도로 가지느라 소중한 2월 하루를 허비해 버렸었다. 함 보자, 지난 주에는 14일까지 출근하고 그리고 방학식을 했고, 어떤 넘인지 기똥차게 딱 맞춘 일정인 15일부터 16일 까지는 어시장 부근에서 찐한 1박 2일 홍콩여행 씻김굿에 동참하느라 몸을 빼지도 못했었더랬다. '홍콩마카오'를 영원히 극락으로 보내는 일은, 우리들의 다른 모든 일도 그렇지만 역시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다만 '마카오홍콩'을 영원히 보내는 일에는 모두들 흔쾌히 몸이 부서지면서까지 동참했었는데...횟집에서 기절하기 직전에 들은 바로는 무언가가 또 국내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진행되는 것 같긴 하더라만..
이제 오늘의 업무를 마치고
아무도 건더리는 넘들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차분하게 며칠 전 학희가 비분강개(?)한 글을 읽었다..공감하고 싶은 맘이 들긴 하는데 내 입장에서는 그런 감정도 좀 호사스러워서 그 연유를 댓글로나마 덧붙인다.
올 해부터
교실에 분필이 사라진다. 아마 대부분의 학교들이 그렇게 돌아갈 것이다. 전자칠판이라고 해서 다양한 콘텐츠를 불려들일 수 있는 기능도 있고, 원하는 자료 그림에 바로 설명 글을 특수 펜으로나 아니면 손가락으로도 덧붙일 수도 있는 그런 아기자기한 전자기기이다. 소위 스마아트한 교실이 되는 것이다...이런 스마아트한 교실을 위해 나라에서 무려 십 몇억을 내려보냈다더라. 학생들은 그러면 행복해질까? 물론 그 애들은 행복해 할 것이다..얼마 동안은...
그러나...
아무리 스마트 폰의 기능이 죽여줘도 그네들의 스마트 폰은 등교시 즉각 압수될 것이다. 그런데 어쨌든 그런 스마트한 수업을 하면 학생들의 학력도 올라갈까? 그런 모르겠다. 알 필요도 없다. 시대가 그렇게 돌아가고 있으니까. 분명한 것은, 그런 시류에 그들은 이미 적응되어 있는 애들이라서 아마 잘 헤쳐나갈 것이다.
또한
자신의 수업을 그대로 녹화해서 참고하거나 제출하거나 하는 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기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었다. 이제 연구수업은 참관하러 갈 필요가 없다. 보내주는 화면을 보고 뭐라고 참관록을 채우면 된다네. 그리고 아직 연수 몇 가지가 남았는데, 학생들이 기기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고 받아적거나 하면 그 내용이 교사에 의해 모니터링 되고 채점까지도 가능한 그런 영어전용 기기 연수와 neat 시험에 대비해서 설치된 기기 연수도 남아 있다.
아마도
내가 아직 모르는 그런 연수는 올 해 내내 이어질 것이다. 그 대부분은 스마트폰을 통한 효율적인 방식이 될 것이고. 또 당장 수업에 활용되는 그런 것일 것이다. 요즘 연수는 구체적이고 즉물적이다. 어떤 경우에는 아직 준비가 되지도 않은 상황인데도 앞으로 닥쳐올 시대를 대비한 그런 연수를 받기도 한다.
아마
연수를 받은 그런 교실의 기기들은 새 학기가 상당히 진척된 후에나 실제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현장은 이런 식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그런 연수를 받는 중에, 교사들이 자신의 스마트 폰을 그런 기기와 연동시키는 간단한 시연도 갖게 되었다. 모두들 자신의 폰을 꺼내 들고 강사가 지시하는 대로 엡을 깔고 그 앱을 두들겨서 코드를 적어넣고 어딘가에 연결한 후 자신의 폰에 저장된 이런 저런 파일을 불러내어 교실의 스마아트한 전자칠판에 시연되게 해주는 그런 내용도 있었다.
강사의 설명을 들어보면
모두들 전문용어이고 기기 이름들도 낯이 설고 그 기능도 왠만해서는 이해가 불가능한 그런 류뿐이다. 그런 자리에서는 모두들 난 서툰데..하는 뉘앙스를 풍길 수도 없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난 컴맹이라서..하는 말이 일말의 동정을 받기도 했었지만.
그 누구도
교사들은 반드시 스마트 폰을 소지해야 한다고 지시한 적은 없었지만 지금은 모두들 학생들과의 원할한 소통을 위해서거나 아니면 학생들의 무언의 압력에 눌렸거나, 그도 아니면 자신의 필요에 의해 이 물건을 지니게 되었다. 그리고 당연히 소지하고 있다는 전제를 하고 이런 저런 연수는 이어져왔다. 요즘의 연수는 거게가 스마트 폰의 활용을 통한 수업으로 귀결되고 있다.
오늘도
면접자리에서 노골적으로 교장은 면접 대상자들이 제출한 이력서의 필체에 대해 한마디씩 언급하곤 했다. 얼마나 아날로그 적인가? 그들은 속으로 그럴 것이다. '지금 필체 이야기 하고 있는가요? 골 때리네...' 면접 채점을 마치고 교장이랑 함께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그 옛날 장판지로 학생들의 성적을 나래비 세우던 이야기를 교장이 꺼내었고, 참석한 모두들 크게 공감했다. 그 때가 좋았노라고. 시험출제도 그런 식으로 손으로 등사판에 올릴 시험지에 직접 썼었지. 마치 필경사처럼...(그런데 요새 애들은 필경사라는 직업 자체도 모른다더라. 그 참) 그런 작업을 하노라면 무언가 학생들의 볼따구를 직접 만지는 기분이 들 정도로 구체적이었고 직설적이었고 무엇보다도 확실했었다..자신의 수고가 그대로 눈앞에 펼져져 있으니까..
처음 나이스가 도입되고
교장이 결재를 해야 하는데, 모두들 결재를 컴퓨터로 처억 처억 올리니까 그걸 바라보던 교장이 엄청 뿔따구가 난거라. 머 이런 개시키들이 다 있노? 함시로..그라모 내가 허새비가? 이렇게 처억 올리모 나는 처억 결재하면 되고? 내가 결재하는 기계가? 함시롱...
앞으로
모든 결재는 먼저 구두로 보고하라...
그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 되긴 하더라만...하여튼 교장의 벼락이 한 번 떨어진 후 우리는 모두 먼저 구두로 결재를 받은 다음 설명용 용지를 들고 설명을 덧붙이고, 제자리로 돌아가서 다시 나이스로 결재를 해야하는 더불플레이를 하는 입장이 된 셈인거지...어느 기간의 장이 이런 심뽀를 부리면 많은 사람들이 이중 삼중 플레이를 하게 되더라고..
지금은 우리의 시대가 아닌거라.
내가 아무리 꿈틀거려도 이런 시대의 아이들을 역류시킬 수가 없더라고. 난 아직도 분필로 글을 쓰는 그 손맛이 아릿해서 연수를 받는 내내 그런 기분을 죽일려고 엄청 노력했거든. 잘 안되긴 하더라만..그래도 새 학기가 시작되면 아마 틀림없이 적응하고 숙달된 솜씨로 그런 기기를 휘두르게 될테지..그러다가 또 새로운 기기에 휘둘리기도 할 것이고.
한 번씩
내 새끼들 보는 앞에서 집에 설치해둔 꼬마 칠판을 거실에 갖다 놓고 뭐라 한문 몇 글자를 쓰는 시늉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 애들도 따라서 그 옆에 개발새발 뭐라고 쓰긴 하는데 이게 한글인지 한자인지 한 참 헷갈린다. 요즘 애들은, 요즘 선생들도 그렇지만 손글씨가 너무 잼병이라. 그걸 또한 부끄러버 하지도 않고..망할..한 동안은 그런 태도를 두고 뭐라 언성을 높인 적도 있었지만 차츰 그런 목소리는 모두의 입에서 사그라들더라.
핸드폰 구형 지키기 시위에 참여한 이력의 김 지원
(이러면 1인시위가 안된다고 하자, 자신은 김계원의 부록이라면서 동참했다네)

김 지원이란 사람이
핸드폰 구형 지키기 1인 시위를 하자 이 남자가 좋은 일 한다면서 도와주었다고 한다.
김계원이
삭감된 복지예산에 대한 1인 시위를 하자
김 지원이란 배우가 1+1 시위를 하게 되었다나..얘들 깜찍하지?
물론
엠비씨의 이야기가 시대를 역류해보자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 당장 자신의 생각을 친구들에게 조차 설득시키기도 힘들 것이고..아쉽고 짜증나지만 우리들 시대는 지나갔고, 누군가의 시대로 이미 접어든 모양이더라. 니가 종로 네거리에 나가서 두 손을 치켜들고 폴드 폰 뭐라 고함치면 나도 물론 쫓아 올라가서 같이 목에 힘줄이 돋을 만큼 큰 소리 낼거다. 범이는 아마 징 들고 뛰어 올라갈거고..목청좋은 식이는 손 나발 만들어 큰 눈 부라리면서 지나가는 사람들더러 뭐라뭐라 호통 칠 거고...
캬, 그것도 재미는 있것는데
그래도 스마트 폰은 니가 지적한 그 모든 장애를 사뿐이 밟고 지나갈 것이며, 결국은 니 폴드 형도 지난날의 삐삐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리라. 너의 공분에 진실되게 동참 못해서 미안타~!
동조를 해주지 않는 넘들이
얼마나 미븐지는 나도 절감하는 바이지만, 어쩌노? 내가 처한 지금 이런 현실을...
보라,
자동차가 미어터지게 많아 이제 주차할 공간이 없을 정도로 골목이 가득 차는데도 자동차는 계속 제작되고 있다. 앞으로 주차공간 문제가 심각해 지겠지만 그 누구도 말릴 엄두를 못낸다. 그기에서 밥이 나온다고 믿고들 있으니까..이제는 스마트 폰에서 밥이 난온다고 믿는 모양이더라만.
첫댓글 우짜꼬?
내꺼는 올레회사 자체제작한 이름도 없는 싸구려라 뽀싸삐도 항개도 안아까운데
너거는 갤 노트니 갤3니 다 명뭄들인데, 안아깝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