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화폭을 가슴으로 담다니!
솔향 남상선/수필가
지인이 카페를 개업한다기에 축하차 방문을 했다. 때가 점심 무렵이었다. 카페공간에는 주인과 목포에서 올라오신 마담 고모 두 분뿐이었다.카페 오픈 기념 매상을 올려주기 위해 쌍화차 한 잔에 고구마 라떼 한 잔을 시켰다. 그리고 주인 마담도, 고모님께도 생강차 아메리카노 각 1잔씩을 시켜 드렸다.
십여 분이 지나자 여사 네 분이 무엇인가를 손에 무겁게 들고 들어왔다. 그들은마담과 친하게 지내는 동료들이라고 했다. 어제도 장시간 도와주고 갔는데 도와 줄 일이 또 있을 것 같아 다시 왔다는 거였다. 한 결 같은 밝은 표정에 교양미가 넘치는 얼굴들이 보기 좋았다. 들고 온 것은 같이 나눠먹으려고 지어온 보양식 찰밥이었다. 거기에 시원하게 담근 갖은양념 물김치가 동반자로 따라왔다.
여인들은 차 한 잔씩 시켜 마시더니 모두가 일제히 일어나 분업하듯 움직이는 일벌과 같이 움직였다. 바닥을 닦고 걸레질하는 여인, 떡가래를 떼어 놓고 보기 좋게 썰어 놓는 여인, 찻잔을 씻어놓고 가구를 재배열하는 여인, 그야말로 보기가 좋았다. 눈으로 보는 정경이 어쩌면 아무 데서니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화폭임에 틀림없었다. 친구 잘 되기를 가원하며 몸으로 뛰고 힘을 합하는 4분들이 어쩌면 큰 얼굴들로 보였다. 힘을 모으고 마음을 같이하는 4여사가 사람을 감동시키고 있었다. 육력동심(戮力同心:힘을 합하고 마음까지 같이 함)이 따로 없었다. 현대판 송무백열(松茂栢悅: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뜻으로 친구 잘 되는 것을 좋아함)이 창조되는 순간이었다. 큰 얼굴들이 존경스러웠다. 머리까지 조아려졌다.
그런 광경을 보고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덕담 한 마디를 던졌다.
“동료의 개업 집에 와서 대성(大盛)을 빌고 잘 되게 해 주려고 몸으로 뛰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여사님들 모두가 천객만래(千客萬來: 천 명의 고객들이 만 번씩 오는 것) 승승장구를 비는 그 마음이 그림으로 그려지는 역사적 순간입니다. 아름다운 화폭 가슴에 여한 없이 담고 있습니다. 많이 감사합니다.”
카페 개업을 하는 주인 마담에게 대성하기를 기원해 본다. 착하고 가슴 따뜻하게 인생을 살아온 마담이니 감사할 일만 있기를 축원해 본다.‘감사의 분량이 행복의 분량’이라는 타고르의 명언이 누구든지 실감할 수 있는 현실이 되어 더욱 빛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천객만래(千客萬來)가 만객운집(萬客雲集: 만 명의 손님이 구름같이 모여 듦 )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방문객 모두가 천군만마의 응원군이 되어 박수치며 좋아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빌어 본다.
날씨는 차가운 겨울인데도 왜 이리 가슴이 훈훈한지 모르겠다. 난로는 없어도 가슴이 따뜻한 큰 얼굴들이 용광로 이상으로 덥혀 놓았기 때문이리라.
‘아름다운 화폭을 가슴으로 담다니!’
운 좋은 닐은 따로 있는 것 같았다.
감동적인 라이브 화폭을 마음껏 감상하고 그 여운까지 가슴에 가득 담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육력동심(戮力同心)! 송무백열(松茂栢悅)!
말하기는 쉬워도 실천이 어려운 말인데,
4분의 여사는 연기가 아닌,
라이브로 보여주었다.
감동적인 라이브 화폭
그 여운까지 가슴에 담아주고 있었다.
돈 한 푼 지불하지 않고 오감으로 챙기게 하고 있었다.
그러기에 운 좋은 날이라 해도 이상할 게 없지 않겠는가!
첫댓글 훈훈한 카페의 불빛이 따듯하게 느껴 집니다.
사랑과 배려로 싹튼 카페의 정이 "만객운집"을 불러올것 같은 따뜻한날 이었군요.
이름모를 마담께 응원을 보냅니다.
사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으시니, 매일 매일이 행운이 함께 하는 듯 합니다. 저도 일상을 감사히 생각하며 복을 지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