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겨울을 이겨냈던 앙상한 나무들도
이제 초록빛 옷으로 갈아입을 준비하는 계절
산아래 마을에는 꽃소식이 전해지건만
산정으로는 아직 한겨울인양 바람이 차다.
계절이란 이름 앞에 쫓기는 녀석은 모르고
쫓는 녀석만 아는 일방적인 게임... 그렇게 봄이 우리들 앞에 와있다.
오늘은 대구 인근으로 직장을 옮겨오신 가스 할배와 함께 구룡(九龍)을 찾아 떠나는 시간을 가져 본다.
이른 아침 대구에서 지하철 타고 경산에 도착하여 택시로 영천시 대창면으로 가스 할배를 모시고
한적한 시골 2차선 길을 돌고 돌아 구룡산 정상 부근의 구룡 마을에 도착한다
오래전 이길을 지나고 두 번 다시 찾아올까 했지만 결국 다시 찾는다.
경산으로 흐르는 오목천,영천 북안면으로 흐르는 북안천, 그리고 금호강 좌측의 산줄기를 두 번 했으니
오늘로써 5번째로 찾는 산이다.
구룡에서 서쪽 계곡으로 내려가면 계곡에 물이 없어 이곳 경산시 용성면 매남리 산 25번지 저수지가 사실상 최고의 높은 곳에 자리하는 발원지라 해도 될 것 같다.
하지만 물은 가두어 두어 발원지라 하기에는 다소 억지스러워 구룡에서 흐르는 빗물 꼭지점까지 올라간다.
가스 할배 앞으로 좌측 보현과 면봉산 그리고 기룡산이 하나의 줄기로 있고
1시 방향에 어림산과 구미산, 바로 앞으로는 낙동정맥길에 만나는 사룡산이다
구룡산
아홉룡의 전설을 간직한 구룡에서 서쪽 방향의 구룡골로 내려간다
구룡산 동쪽 9부 능선에는 구룡의 눈에 해당하는 무지터가 자리하는데
혹시라도 지맥길을 걷는다면 꼭 한번 찾아보면 좋을듯하다.
지나간 하천 경로
구룡의 서쪽 비늘 아래로는 아직 겨울인양 잔설이 그대로 쌓여있고
계곡으로는 아름드리 소나무와 두릅나무가 지천으로 있으며
계곡이 형성되지 않아 물이라고는 먹고 죽으려 해도 보이지 않는다
따뜻한 봄날 강원도의 깊고 그늘진 응달에 햇살이 들어 눈이 모두 녹는다면 이곳 구룡의 그늘진 곳에 자라는 두릅이 지천으로 올라올 것 같다.
첫 물이 나오는곳인데
구룡으로 올라올때 보던 저수지 보다 아래 있다
하지만 빗물 꼭지점이란 위치를 감안하면 이곳이 대창천 발원지가 되겠다
할배와 첫 물 확인하고 한 모금 마시고 일어선다.
전국의 하천 발원지 물은 모두 맛본 인간으로 기억될 듯
물맛이란 어떤가?
시원한 냉장고의 물맛이 최고겠지만
깊은 산 옹달샘의 물맛을 보면 칼슘과 칼륨이 많으면 단맛이 나고
마그네슘이 많으면 비리고 쓴 맛이 나고
철분이 많으면 녹내가 난다.
우리 지구상의 물은 97,5%가 해수, 2,5%는 담수
빙하나 지하수를 제외하면 우리가 이용할수있는 수자원은 1%정도다
발원지 옆의 작은 웅덩이
하늘나라 선녀나 구룡이 목욕하고 갈 것 같지는 않다.
음!~오늘은 뭔가 보여 줄 것 같은 분위기
오래전 천주교인들이 농사지으면 살았던 곳인가?
조선 후기 1866년 대원군의 참혹했던 천주교 탄압 시기에 많은 신자들이 피신해서 살던 곳이건만
교인들의 피해가 전혀 없었다고 한다
포졸이나 나졸들이 천주교인들을 잡으러 오면 산너머 관할이 다른 청도군 구룡마을, 경산시 구룡마을. 아니면
수암마을로 도망으로 가거나 그래서 모두가 살아남았다고 한다.
구룡산 북쪽에서 흘러온 물과 만나는 곳
올망졸망한 돌들이 서로 업어주고 안아주며 한데 모여 담을 이루고 있고
물이라면 1%
산객이라면 1%
많은 연세에도 젊은이 못지않은 체력을 지니셨고, 정신력은 제가 알고 있는 산꾼들 중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가스 할배
월남 참전용사이시며 국가 유공자로서 늘 최선을 다하신다.
본격적인 구룡의 아홉 폭포길
동해 바다에 살던 구룡이 놀러 온다는 구룡 골짜기 길이 시작된다.
대구 인근으로 이런 폭포가 있다는 건 자랑할 만 한데
아직 꽁꽁 숨어있는 구룡 골짜기라... 조심스럽다.
구룡 협곡에는 아홉룡이 술래 잡기를 하며 오르고 내린 멋진 아홉 폭포가 기다리며
조금만 조심하면 아주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아직 산객들이 찾지 않고 모르는 곳이기에 쓰레기 하나 없는 깨끗한 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가을에 찾으면 금상첨화 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할배께서 늘 앞에서 길을 열어 주시고
양쪽 모두 깎아지른 협곡으로 다소 위험해 우회해야 할 곳
할배는 언제나 우회
저는 언제나 정면 돌파
자일하나 있으면 좋은 곳인데
5미터 정도 높이의 선녀폭
오래전에 선녀가 목욕하고 갔다는 곳인데
흐르는 물소리만 세월을 이기고 떨어진다.
내려온 곳
2단 폭포가 있고
좋은 곳으로만 내려오시다가 조금 늦군요
아홉 폭포가 연이어 이어지는 곳인데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아 멀리서 한 장 담고
구룡산의 구룡 아홉 폭포를 모두 내려오면 마지막으로 만나는 폭포
마을로 내려오면 작은 임도길이 보이고
여름이라면 글쎄
잡풀이 대단할것같다
대창면 운천리로 들어와
봄날 복숭아꽃이 지천으로 피는 날이라면
연분홍의 옷을 입을 선녀가 이곳에 찾을듯한 멋진 경치를 보여줄 곳이다.
별빛이 아름다운 영천은 농업 도시인만큼 영천 군내에는 약 980여 개의 크고 작은 저수지가 있다고 하는데
이 정도면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많은 저수지가 있는 곳이 아닌가
크던 작던 골짜기마다 모두 다 물을 가두어 저수지를 막고 농사짓는데 이용한 것인데 대단한 곳이다.
앞으로는 영천 사람들이 매일 쳐다보는 산으로 약초가 많이나 신라시대 때 왕실에 진상했다는 채약산이다
영천시는 뒤로는 천문대가 자리하는 보현산 서쪽으로는 팔공산 최고봉인 비로봉 일대와 동봉 , 동쪽에는 운주산
남쪽에는 구룡의 전설을 간직한 구룡산을 두고 있다.
물은 저수지에 모였다가 다시 흘러나와
물은 대창면 운천리 마을 앞을 지나고
흙이 물과 불을 만나면 질그릇이나 도자기가 되는데 비해
돌과 흙과 물과 햇살이 만나 튼튼한 담이란 이름으로 세월을 버티다가 제 임무를 다하고 무너져 내렸다.
더 이상 무너지지 말라며 받침목도 세워 놓았지만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다.
마을 앞에 자라는 방풍림이 여럿 서있고
내려온 곳과 방풍림
자!~ 가자
보다 넓은 곳으로
하천길
누군가 이런 길을 걷고 싶다고 한다면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10 대강부터 한번 해보라 권한다
낙동강, 한강, 금강, 섬진강, 영산강, 동진강, 만경강, 삽교천, 안성천, 형산강
발원지부터 찾아 내려오더라고 힘들지 않게 내려올 수 있는 곳이다.
다만 낙동강과 한강은 물은 건너야 할 곳이 있어 조금 조심할 곳이고
하천가에 쓰레기 없죠
인근 동네 이장님께서 쓰레기 버리지 말라는 현수막을 곳곳에 달아두어 쓰레기는 거의 없는 편입니다.
하천가로 복숭아 가지 친 것 잔뜩 모아 두셨는데
날 좋은 날 불질러 태우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흰 눈이 온 듯 나무에 하얀 꽃이 피었다.
도로가 양지바른 곳으로는 잡초가 자라는데
잡초는 씨를 뿌릴 필요도 없고 가꿀 필요도 없고
스스로 자연과 경쟁하며 자란다.
그중에 봄나물의 제왕이며 된장찌개의 제왕이라는 달래가 지천이라며 호미 들고 케시는 할머니께서
나른한 오후 햇살 아래 나물 삼매에 빠져계시고
멀리 보이는 산은 금박산인데 가스 할배께서 다니시는 회사 뒷산이라 자주 올라가는 산이다.
물은 금박산 여불떼기 구지리에서 흘러온 물이고
대창면에 들러 아침 겸, 점심 겸으로 한 끼 해결하고
모처럼 만났으니 술도 한잔 해야죠
고생고생하며 흘러온 하천
이러다 말라죽는 건 아닌지
멀리 내려온 구룡이 고개를 내밀었군요
한여름이라면 얼반 사람 잡을 길이 이어지고
물속 풍경은
트랙터
잘한다
뭐가 불만인지 아주 난장판을 만드는군요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더니 그만하고 나옵니다.
본인도 자기 잘못을 아나 봅니다.
지나온 구룡산 방향과 좌측은 채약산 줄기인 송청산
갈대는 말라 비틀어져 있고 물은 매가리없이 흐른다
채약산 인근에서 흘러온 물인데 그야말로 산삼과 각종 산약초가 썩은 물이 아닐런지...
할배 한 그릇 하시지...
이런 모습을 소가죽 같다고 합니다.
이 정도는 그나마 양호한 편이고
이보다 더 심해지면 간장에 된장 풀어놓은 물처럼 되죠
물속 20cm도 안 보이는 막무가내 더러움의 극치
하천가에 자리 잡은 정자를 지나서
좌측으로 환성산과 무학산이 보이고 그 뒤로 팔공산이 보인다.
그 앞으로 경산시 하양읍
이제 할배와 헤어질 시간이 다 되어가니 마음이 짠해진다.
언제쯤 다시 만나려나...
시간이 된다면 긴 시간 동안 함께 걷고 싶건만 서로가 사는 게 이러니
마음만 늘 곁에 있음을 전해 드린다.
영천시 금호 하수처리장을 지나
이쯤에서 경산시 하양 택시를 예약하고
대창천 넘어 대구대학교 건물이 보이고
금호강 지류인 대창천은 구룡의 아홉 폭포를 힘차게 내려 왔으나
사람 사는 동네를 지나며 고생고생하며 흐르는 모습이 역력했다.
전국에서 저수지가 가장 많다는 영천시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산꾼 가스 할배 흐르는 강물처럼 늘 한결같은 모습 기원드리며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다음하천은 올해 국가하천으로 지정된 창원천과 부산의 온천천 입니다.
첫댓글 구룡산 아래 이런 아기자기한 폭포들이 단풍좋은 가을날 한번들러 볼만하네요 잘보고 갑니다
제 고향 대창 조곡을 지나셨네요 제 어릴적 강물이 그리워집니다 남천이 훨 낫네요 ㅋㅎ
이 글을 쓰시는걸 보면 창원천과 온천천을 안간것 같은데 방장님이 며칠전에 올린사진이 고당봉인걸 보면 벌써 갔다온것 같기도 하고...
살짝 햇갈립니다.
오랜만에 두분이서 오붓하게 발걸음 하셨네요. 늘 편안한 모습 보기좋습니다.
영천 대창의 꾸정물퍼오셨구만,
비실이가 임고면 정몽주사당옆집에서 물장사를 했응게 새롭네.
물바가지 깨지말아야것다요.
노송형님 건강한 모습 보기 좋으네요.
아직 이팔청춘 같아요.
사룡산이 지척에 있고 운문호도 가까이 있는 구룡산에서
시작되는 물줄기를 다녀오셨네요.
직벽 내려오는 모습은 아찔하네요.
조심히 다니세요.. 다치면 앙돼요 ㅎㅎ
수고 많았습니다^^
방장님 정면돌파 시 항상 조심하십시오! ㅎㅎ
드릅이 많은곳이 점삼리에서 바로올라가면되겠네요
사유지는 아니죠 ㅎ
반가운 노송님과의 함께한 영천 구룡 폭포 물의 여행길
낙엽 쌓인 계곡길 경사 난이도가 거의 상급은 되어 보여
후기 사진 보며 저 길을 어찌 내려오신걸까 아찔!
그래도 구룡의 계곡은 여름철 첨벙첨벙 계곡 산행 가면 좋겠다~
군침이...^^ 즐거운 발걸음이셨겠어요.
편하고 맘 맞는 좋은 길동무가 함께셔서
보는 저까지 흐뭇하게 후기 함께해 봤습니다.
우리나라 강에서 자라는 소가죽으로 상품 개발 해보심이 어떠실지요....
물 오염 어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