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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순서] - 사회: 조대환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사무국장) 1. 경과보고: 이종란 (반올림 상임활동가) 2. 추모와 연대의 발언 - 백도명 (생명안전시민넷 공동대표/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 은인숙 (416가족협의회/ 2학년 4반 강승묵 군의 어머니) - 타지마 요코 (일본/ 칸사이 노동안전센터 상임활동가) 3. 유가족 발언: 황상기 (삼성반도체 백혈병 故황유미 님의 아버지) 4. 기자회견문 낭독 5. 상징의식 (퍼포먼스) |
[집중 행동의 날] 3월 6일 (화)
○ 방진복 행진
리움 미술관 1시 출발 –>서울고등법원 4시 약식기자회견 –>반올림 농성장 5시 도착
○ 추모 문화제
저녁7시, 반올림 농성장 (강남역 8번출구)
[영화 ‘클린룸 이야기’ 상영회]
3월 8일 (목) 저녁7시, 아트나인 (이수역 7번 출구, 메가박스 건물 12층)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02-3496-5067, sharps@hanmail.net, cafe.daum.net/samsunglabor)
◇ 삼성 직업병 피해 제보 현황
- 삼성전자 반도체/LCD(현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 피해자/사망자 : 236명/80명
- 삼성전자 피해자/사망자 : 263명/95명
- 삼성그룹 피해자/사망자 : 320명/118명
| 회사(사업장) | 생산제품 | 제보현황 | |
제보 | 사망 | |||
삼성 | 삼성전자 | 반도체 | 196 | 65 |
LCD | 40 | 15 | ||
삼성전자 DS부문 소계 | 236 | 80 | ||
휴대폰,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 | 27 | 15 | ||
삼성전자 합계 | 263 | 95 | ||
삼성전기 | PCB, 전자부품 | 15 | 10 | |
삼성SDI | TV브라운관, PDP, 전자부품 | 39 | 11 | |
테크윈, SDS 등 | IT모듈(칩 조립), 정밀기기 등 | 3 | 2 | |
삼성 계열사(전자산업 분야) 소계 | 320 | 118 |
◇ 산재 신청 및 인정 현황
- 고 황유미님의 죽음을 계기로 2007. 11월 반올림이 결성된 뒤 현재까지 근로복지공단에 94명의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들이 반올림과 함께 산재신청을 제기함.
- 현재까지 공단과 법원으로부터 산재로 인정(확정)된 분은 모두 24명(이 중에 삼성전자가 20명으로 가장 많음)이고, 불인정이 37명, 취하1명, 역학조사 중인 분이 22명, 행정소송 중인 분이 10명이다.
- 2017년, 대법원은 첨단산업에서의 희귀질환 산재 판단에 대한 지침을 제시하는 판결을 내림.
◇ 교섭관련 주요 경과
2014. 5. 삼성전자 권오현 대표, “합당한 보상과 재발방지대책 수립하겠다. 중재안 나오면 따르겠다” 2015. 7. 제3자 조정위원회(김지형 위원장)의 조정권고안 발표.
2015. 9. 삼성, 자체 보상위원회 설치하고 일방적 보상절차 강행.
2015. 10. 7. 삼성, 조정회의 불참하겠다고 밝힘. 반올림, 삼성본관 앞 노숙농성 시작
2015. 12. 조정위, ‘재발방지대책’ 집중논의 제안하고 3주체 참여하에 1~7차 실무협의
2016. 1. 12. 재발방지대책 합의.
조정위 발표. “재해예방대책은 합의 이루어졌으나, ‘보상’과 ‘사과’에 관해서는 논의가 보류됨.”
2016. 1. 14. 삼성전자 발표. “백혈병 이슈 9년만에 해결. 조정의 3대 쟁점은 모두 해결됐다”
반올림은 <진정성 있는 사과>, <배제없고 투명한 보상> 요구하며 삼성 앞에서의
노숙농성 이어감.
2018. 3. 06. 현재, 반올림 노숙농성 882일째. “삼성은 직업병 문제 해결에 나서라”
◇ 반도체 직업병 역학조사 및 작업환경 관련
2008. (산보연) “반도체 여성 근로자의 악성 림프종 발병 위험, 2.03 ~ 5.16배 높다”
2009. (서울대 산학협력단)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사용하는 화학제품에서 벤젠 등 발암물질 검출”
2012. (산보연) “반도체 공장에서 취급하는 화학제품으로부터 발암물질이 부산물로 발생”
2013. (노동부) “삼성전자 화성공장에서 1,934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적발”
2013. (산보연) “삼성전자 기흥공장의 ‘화학물질 관리’에 상당한 문제점이 전반적으로 관찰”
2017. (산보연) 2008년보다 통계적 검정력이 높아진 2015년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노동자 림프조혈계암 사망 1.76배, 비호지킨 림프종 사망 2.88배 높다. 반도체 ‘여성’ 노동자의 림프조혈계암 발생비는 1.28배, 비호지킨 림프종 1.45배, 백혈병 1.25배로 일반인구보다 높다”
2018. 1. (산보연) 건강보험공단 진료기록(2002~2015) 분석결과 “반도체 제조업 여성노동자의 백혈병 위험도는 대조군의 2.57배로 유의미하게 나타남.”
2018. 2. (대전고법) 삼성 반도체 온양공장에 대한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를 공개하라 판결.
“작업환경 측정결과보고서의 공개를 통해 해당 작업장의 공정 및 어느 지점에서 유해화학물질 등의 유해인자가 검출되어 어느 정도의 위험성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은 망인을 비롯하여 해당 작업장의 전· 현직 근로자들의 안전 및 보건권의 보장, 나아가 해당 작업장이 위치하고 있는 인근지역 주민들의 생명·신체의 건강 등의 가치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2018. 2. (노동부) 위 판결을 수용하고, 정보공개처리 지침을 변경하기로.
◇ 반도체 직업병 문제 관련, 삼성전자의 거짓말
- “반도체 산업은 최첨단 제조업으로 어떤 업종보다 안전하며, 특히 우리 반도체 생산라인은 그 가운데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15.10.2. 보도자료)
- “우리는 안전설비 면에서 어떤 기업보다 뒤지지 않는다. 그런데 왜 (직업병) 문제가 발생하느냐? 그것은 삼성이 대한민국에서 갖는 독특한 지위와 관련 있다” (16.2.17. 외신기자 간담회)
- “우리는 요구되는 모든 화학물질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법원과 근로복지공단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16.8.10.보도자료)
- “백혈병 이슈 9년 만에 모두 해결되었다.” (2016. 1. 14. 보도자료)
◇ 삼성 반도체,LCD공장 산재 사망 노동자 80명 명단 (‘07~’17년까지 사망제보)
더 이상 죽이지 마라
1. 故황유미 (85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07년 백혈병으로 사망 (23세)
2. 故이숙〇 (76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06년 백혈병으로 사망 (30세)
3. 故황민웅 (74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05년 백혈병으로 사망 (31세)
4. 故김경미 (80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09년 백혈병으로 사망 (29세)
5. 故윤은진 (80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03년 백혈병으로 사망 (23세)
6. 故최혜련 (76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1999년 백혈병으로 사망 (23세)
7. 故주교철 (60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10년 백혈병으로 사망 (50세)
8. 故이민〇 (68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01년 백혈병으로 사망 (33세)
9. 故〇〇〇 (70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00년 백혈병으로 사망 (30세)
10. 故〇〇〇 (70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03년 백혈병으로 사망 (33세)
11. 故〇〇〇 (78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04년 백혈병으로 사망 (36세)
12. 故권〇진 (73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10년 백혈병으로 사망 (37세)
13. 故손경주 (59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기흥(협력), 2012년 백혈병으로 사망 (53세)
14. 故박효순 (84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12년 림프종으로 사망 (28세)
15. 故홍정인 (58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02년 혈액이상으로 사망 (44세)
16. 故박지연 (87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2010년 백혈병으로 사망 (23세)
17. 故정〇연 (75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2009년 백혈병으로 사망 (34세)
18. 故주재〇 (70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2009년 혈액이상으로 사망 (39세)
19. 故〇〇〇 (74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1996년 재생불량성빈혈로 사망 (22세)
20. 故이윤정 (80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2012년 뇌종양으로 사망 (32세)
21. 故남택〇 (30대 남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08년 피부암으로 사망
22. 故〇〇〇 (20대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00년 상세불명암으로 사망
23. 故김재〇 (30대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00년중반 상세불명암으로 사망
24. 故신〇희 (79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14년 유방암으로 사망 (35세)
25. 故김도은 (76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12년 유방암으로 사망 (36세)
26. 故박미숙 (70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부천/온양, 2006년 골육종으로 사망 (36세)
27. 故이은주 (76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2012년 난소암으로 사망 (36세)
28. 故소미선 (80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10년 난소암으로 사망 (30세)
29. 故박제희 (76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11년 유방암으로 사망 (35세)
30. 故〇〇〇 (20대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자궁암으로 사망 (20대)
31. 故김순〇 (82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2012년 대장암으로 사망 (30세)
32. 故이경희 (71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12년 폐암으로 사망 (41세)
33. 故〇〇〇 (20대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온양, 90년대 피부암으로 사망 (20대)
34. 故이한〇 (69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12년 폐암으로 사망 (43세)
35. 故이상〇 (62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1997년 백혈병으로 사망 (35세)
36. 故권흥안 (40대 남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11년 확장성심근병증으로 사망 (40세)
37. 故최수현 (78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2010년 재생불량성빈혈로 사망 (32세)
38. 故강신훈 (74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기흥(협력), 2013년 폐암으로 사망 (39세)
39. 故송유경 (66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부천공장 2011년 폐암으로 사망 (45세)
40. 故윤슬기 (81년생 여성) 삼성LCD 천안공장, 2012년 재생불량성빈혈로 사망 (31세)
41. 故최호경 (85년생 여성) 삼성LCD 천안공장, 2013년 뇌종양으로 사망 (28세)
42. 故육정화 (80년생 여성) 삼성LCD 천안공장, 2010년 백혈병으로 사망 (30세)
43. 故연제욱 (82년생 남성) 삼성LCD 탕정공장, 2009년 종격동암으로 사망 (27세)
44. 故박용규 (50대 남성) 삼성LCD 탕정(협력), 2011년 피부암으로 사망
45. 故김선임 (63년생 여성) 삼성LCD 기흥(협력), 2008년 위암으로 사망 (45세)
46. 故〇〇〇 (20대 남성) 삼성 LCD 천안공장, 2002년 백혈병으로 사망 (20대)
47. 故함〇〇 (30대 남성) 삼성LCD 천안공장, 2010년 뇌종양으로 사망 (30대)
48. 故〇〇〇 (20대 여성) 삼성LCD 천안공장, 2000년대 백혈병으로 사망 (20대)
49. 故김영미 (46세 여성)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2013년 유방암으로 사망 (46세)
50. 故이미선 (72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09년 난소암으로 사망 (37세)
51. 故양문자 (70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1997년 재생불량성빈혈로 사망 (27세)
52. 故정지연 (76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2010년 백혈병으로 사망 (34세)
53. 故〇〇〇 (70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09년 뇌종양으로 사망 (39세)
54. 故전기연 (87년생 남성) 삼성LCD 탕정공장, 2012년 뇌종양으로 사망 (25세)
55. 故김순옥 (여성)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2010년 위암으로 사망
56. 故안O민 (여성)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자궁암으로 사망
57. 故박현숙 (70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03년 백혈병으로 사망 (33세)
58. 故김남경 (77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05년 뇌종양으로 사망 (28세)
59. 故이장섭 (63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1998년 뇌종양으로 사망 (35세)
60. 故이선아 (74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1996년 재생불량성빈혈로 사망 (22세)
61. 故정희복 (83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2005년 백혈병으로 사망
62. 故공소현 (87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2013년 유방암으로 사망 (26세)
63. 故박현O (74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2013년 림프종으로 사망 (39세)
64. 故홍영배 (70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기흥/화성, 2014년 골육종으로 사망 (44세)
65. 故황정O (74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화성공장, 2014년 자궁암으로 사망 (40세)
66. 故김OO (남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14년 백혈병으로 사망
67. 故박순〇 (72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14년 위암으로 사망 (42세)
68. 故〇〇〇 (30대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14년 백혈병으로 사망 (30대)
69. 故이범우 (68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2014년 백혈병으로 사망 (46세)
70. 故이O혜 (87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2015년 백혈병으로 사망 (28세)
71. 故조은주 (92년생 여성) 삼성LCD 탕정공장, 2015년 2월 골수이형성증후군으로 사망(23세)
72. 故김재민 (68년생 남성) 삼성LCD 천안/탕정공장, 2015년 4월 뇌종양으로 사망 (46세)
73. 故이세학 (78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기흥/화성(협력), 2015년 7월 백혈병으로 사망 (37세)
74. 故김화영 (86년생 여성) 삼성LCD 천안공장 2015년 10월 백혈병으로 사망 (30세)
75 .故이성노 (58년생 남성) 삼성반도체/LCD 기흥공장 2015년 3월 방광암으로 사망 (57세)
76. 故이지혜 (86년생 여성) 삼성LCD 천안/탕정공장 2015년 12월 폐암으로 사망 (29세)
77. 故김대준 (74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15년 7월 백혈병으로 사망 (41세)
78. 故황〇순 (64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화성(협력), 2016년 피부T세포림프종으로 사망(52세)
79. 故김기철 (85년생 남성) 삼성반도체 화성(협력), 2017년 1월 14일 백혈병으로 사망(31세)
80. 故이혜정 (77년생 여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2017년 10월 4일 전신성경화증으로 사망(40세)
“제가 증명을 못해서 산재를 인정 못받을 수는 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반도체 공장 때문인거 같아요. 하청업체 일이라고 미룰게 아니에요. 삼성이 책임을 져야죠. 아픈 사람이 저말고도 많잖아요.” (78번째 사망노동자 故황○순 님)
“미안하다고 사과는 안해도 돼요. 앞으로는 이런 똑같은 병이 없기를 바랄 뿐이니까”
(80번째 사망노동자 故이혜정 님)
고인들의 억울한 죽음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 기자회견문
황유미와 함께 걷는 봄, 희망을 피우다
11년 전 오늘,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했던 황유미 님은 봄을 부르며 세상을 떠났다. 또 다른 수많은 유미에게 용기를 주고 세상 밖으로 나오게 했다. 자신의 질병이 개인 질병이라고만 여기며, 침묵했던 수많은 노동자들과 가족들을 깨웠다. 딸과 아들, 아버지의 죽음에 의문을 품었지만 밝힐 힘이 없었던 수많은 직업병 피해 가족을 한자리에 모이게 했다. 삼성에서 노동자들이 죽어가는 것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던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를 모았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유미씨가 원했던 봄을 찾지 못했다. 삼성에서만 320명의 직업병 피해제보가 있었고 118명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황유미 님이 원했던 봄을 찾아오고자 이 자리에 섰다. 벌써 11년째다. 삼성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들과 그리고 연대하는 우리들은 882일째 삼성본관 앞에서 농성 중이다. 삼성이 직업병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보상을 했다는 거짓말을 하는 동안 3번째 겨울을 거리에서 보냈다. 그러나 삼성의 사과는 책임을 인정하는 진정한 사과가 아니었고, 삼성이 실시한 보상은 가해자인 삼성 마음대로 피해자를 나누고 배제한 기만적인 보상이었다.
11년 째 봄을 기다리며, 3번의 겨울을 삼성본관 앞에서 노숙농성 하는 동안 이건희 회장의 숨겨진 차명계좌가 추가로 밝혀지기도 했고,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수감되기도 했다. 이재용의 구속과 함께, 삼성 적폐 청산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은 이번에야 말로 삼성 적폐를 청산하고, 삼성 직업병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 2월 6일 이재용은 집행유예로 풀려났으며, 삼성 적폐 청산은 아직 제 자리 걸음이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 다시 한 번 길을 걷고자 한다. 유미씨와 함께,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11년을 한 결 같이 이어온 마음으로! 변한 것이 없다 하여 좌절하지 않겠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변하겠는가! 봄을 기다리는 소박한 마음처럼 딸의 죽음에 대해 제대로 사과 받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이 변하겠는가!
물론 변한 것도 많다. 2017년 법원에서는 삼성 반도체/LCD 공장에서 일했던 고 이윤정, 고 이은주, 이희진, 김미선, 이소정 님의 희귀난치성 질환을 직업병으로 인정했다. 협력업체 소장으로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손경주 님에 대해서도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더디지만 근로복지공단에서도 반도체 노동자들의 백혈병, 림프종, 뇌종양을 산재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최근 고등법원의 판결을 수용하여 삼성전자의 유해화학물질 정보가 담긴 작업환경 측정결과 보고서를 공개하기로 했다.
삼성이 직업병을 은폐하고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삼성에서 청춘을 바친 노동자들의 삶을 지우는 파렴치한 짓이다. 반성하지 않는 삼성, 여전히 직업병 문제 해결을 외면하는 삼성, 320명의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을 배제하고 부정하려는 삼성! 3대 세습에 골몰하며 온갖 부정과 부패를 저지르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삼성! 오늘 우리가 황유미와 함께 봄 길을 걷는 이유는 분명하다. 삼성이 부정한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의 삶과 그들의 아픔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병들고 죽어간 118명의 삼성 직업병 사망노동자의 죽음을 기억하고 다시는 아픔이 재발되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는 걷는다.
오늘 우리는 황유미 님의 목소리를 대신하며, 처음 같은 11번째 봄을 부를 것이다.
우리는 삼성 직업병 사망노동자를 추모하는 행진을 시작하며 다음과 같이 삼성에 요구한다.
삼성은 반도체, LCD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라!
삼성은 반올림과 대화하고 직업병 문제 해결하라!
삼성은 합의한 재발방지대책 성실하게 이행하라!
삼성은 총수전횡과 비리 경영 중단하고 노동인권 보장하라!
삼성은 더 이상 죽이지 마라!
2018년 3월 6일
황유미 추모 11주기 및 삼성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