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에 따르면, 영화는 예술이 일회성을 통해 갖게되는 아우라를 깨뜨린 분야이다.
즉,영화는 다른 예술과 달리 무한 복제가 가능하다.또한 자본확대 재생산을 토대로 하는 예술이다.
그 중에서도 헐리우드는 대중예술로서의 영화의 본산지이다. 시장경제원리를 통해 재생산되는 3차산업으로서의 영화를 무한확산하기 위해서는 '이것과 저것의 차이' 또는 '역사에 대한 담론' 보다는 어디에서나 통하는 '보편성'으로의 전략이 필요하다.
1950년대 이후, 미국에서 청년문화를 중심으로 해서 기성세대와 신 세대 사이의 갈등, 여성해방운동으로 촉발된 성(性) 사이의 갈등과 반인종편견운동(백인과 흑인의 갈등만이 아니라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계를 포함한 비백인과 백인의 갈등) 등이 등장하게 됨에 따라 영화계에서도 변화가 일어난다. 즉, 마이너영화의 전성기를 맞게 된것이다. 마이너 영화는 '차이'를 드러내고 그 결과, 미국 영화가 세계 시장에 배급되는데 차질을 일으키게 된다. 헐리우드는 새로운 메이저 영화를 도입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이때 도입된 영화장르가 SF 영화이다.자신들이 원치 않는 타자들을 인간 속으로 끌어들여 백인중심주의로 새로이 인간이란 개념을 재편성하고, 미래 시제를 끌어들임으로서 인간과 테크놀로지라는 새로운 이항 대립을 만들어낸 것이다.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의견 참조)
'스타워즈'로 시작된 SF 영화들은, 이후,'터미네이터','로보캅','블레이드 러너'등의 영화가 포스트 모더니즘 논쟁의 중심에 서는 등, 특별히 기발한 아이디어라든가, 액션 명장면 등이 없이도 많은 철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굳이 철학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최근의 급변하는 디지틀 환경들을 접하면서 '나는 누구인가'하는 인식론부터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성찰, 인간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들이 이런 영화들로부터 화두로 떠오르게 되었다. 존재하는 정보에 있어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무너지고 최근에는 컴퓨터가 기억까지 이식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인간 정체성 혼란의 문제도 생겨났다.
'지능의 탄생'이라는 책에서 저자 이대열은 , 지능과 지능지수는 다르며 전반적 문제 해결능력을 포괄하는 지능을 가장 성공적으로 활용한 존재가 인간이라는 것, 원본보다 더 뛰어난 복사본을 만드는 진화는 지능에서 가능하며, AI는 인간이 이미 선택한 것을 인간 대신 반복수행하는데 그친다라고 다소 낙관적으로(?) 말했다.
한편, 유발 하라리는 최근작 '호모 데우스'에서 . '천재기사 알파고는 실력 차가 있는 상대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디지틀 명의인 왓슨도 당신의 종양을 알아채는 것만큼이나 당신의 감정 상태를 정확히 알아챌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자유시장, 민주적 선거 같은 자유주의적 관행들도 머잖아 낡은 것이 될 것이다. 내 경제적 선택,내 정치적 견해의 표현보다 구글이 나보다 잘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하면서, 인간의 자유의지가 껍데기만 남게 되리라는 우울한 의견을 피력했다.
연농회원님들이 그리 흥미로와하지 않는 책을 추천해서(고백하건데, 미리 읽어보지도 않고 추천하는 만행을 저질러서) 죄송한 마음이 컸지만, 한 번쯤 이 영화들을 감상하고 곱씹어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 아니,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이 영화들에서 촉발되는 꼬투리들을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는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 우주의 끝에서 철학하기에 나오는 영화들]
시리즈로 나온 영화들도 있고, 여러 버전이 제작된 경우도 있으나, 이 책에서 다룬 영화들을 연대순으로 정리해 봄,
1.스타워즈/1977
2.블레이드 러너/1982
3.터미네이터/1984
4.토탈리콜/1990
5.프랑켄슈타인/1994
6.인디펜던스데이/1996
7.매트릭스/1999
8.할로우맨/2000
9.반지의 제왕/2001
10.마이너리티 리포트/2002
[독서모임에서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
1.이 책에 등장한 영화 중 가장 의미있는 영화는?
또는, 개연성이 너무 떨어져서 오글거려 끝까지 볼 수가 없었다 싶은 영화는?
2.기억에 남는 대사 한 줄
3.만일 나에게 무언가를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지배하고 싶은가?
욕망의 제어인가? 도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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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두고 생각해보고 싶은 문제들]
1. 당신은 무엇을 확신하는가? 즉, 가장 마지막까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영화:매트릭스)
*데카르트는 우리에게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정말 아는걸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 데카르트의 'Cogito, ergo sum'은 우리가 오직 생각하는 동안에만 존재한다는 뜻은 아니다. 결코 의심할 수 없는 한 가지가 바로 생각하는 당신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라고 생각했다.
니체는 우리가 분명하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생각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뿐, 이런 생각들의 집합체인 인격의 존재는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당신은 어느 생각에 동의하는가?
2.당신은 어느 정도까지 지능적이고 인간과 유사한 기계를 만들 수 있다고 예측하는가?
그리고 그런 존재와 인간의 궁극적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영화 '터미네이터')
*새롭게 만들어진 이러한 지능적 존재는 우리에게 어떻게 반응할까? 인간을 섬길까?
아니면 인간을 파멸시키려 들까? 아니면 그냥 인간을 그리 신경 쓸 필요없는 존재로 여길까?
3.당신을 지금의 당신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영화 '토탈 리콜')
*일찌기 헤라클레이토스는 '똑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는 없다'라고 했다.우리의 영혼도 육체도 끊임없이 변화한다.
무엇이 당신의 존재를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게, 다르게 만들며, 오늘의 당신과 내일의 당신을 같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인가?
'토탈 리콜'에서는 '기억'이라고 대답했다.
*우리는 기억이 우리를 정의하듯 기억에 집착하지만
기억은 우리를 정의하지 않아.
우리를 정의하는 것은 행동이야/ 공각기동대 중에서
4. '할로우 맨', '인디펜던스 데이', '스타워즈', '반지의 제왕' 등에서는 선과 악의 문제, 또는 도덕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도덕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첫댓글 불금을 심심하지 못하게 만들어 주시네요.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생각도 깊이 해야 겨우 한마디라도 하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사실 쉽게 대답이 나오는 질문들은 아니지요. 아마 살아가면서 내내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싶은 문제들 같습니다만...그냥 보통 영화관에서 영화 한 편 보고 나온 후처럼 이런 저런 잡담들을 중구난방으로 떠드는 즐거움을 가져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