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판타지 소설계에서 최초의 영지물은 보통 《
지크》로 비정된다.
주인공이 모종의 이유로 영주 내지는 그에 준하는 지위를 차지하거나 되어서 자신이 소유하거나 가까운 이의 영지를 발전시키는 내용을 중심으로 삼고 있다. 문제는 이 영지물 류의 발전과정은 거의
치트키 쓴 심시티 수준으로 진행이 된다. 독자가 경제학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게 있다면 읽어 보고 말도 안 되는 소리라 할 것이다.
이고깽인 주인공의 경우 현대 문물을 도입하기도 한다. 그 여파가 어찌 될지는 전혀 모른 채….
일개 소 귀족의 영지에서 병사들이 천~만단위로 쏟아져 나오는 정신줄을 놓은 전개도 흔한데 작가들이 개념이 없는지, 인구 3만이면 병사가 1만명씩 쑥쑥 나온다(…). 딴에는 "반은 여자고, 노인이랑 애들 빼면 대충 1만명쯤 남으니 전부 전쟁터 내보내면 1만명. 우왕(…)." 정도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게다가 만명 이하는 아예 병력으로 보지 않는 경향도 있기에
어렸을 때부터 100만 대군 소리를 듣고 자라서 그런가? 이런 병력인플레는 갈수록 심해진다. 세상물정 모르는 꼬꼬마라면 모를까, 김정률 같은 중년의 메이저 작가도 이러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김정률의 소드엠페러에 보면 인구가 200만명도 되지 않는 나라에서 20만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 트루베니아 연대기나 하프블러드까지 가면 대륙 전체의 인구가 수백만인데, 단 두 나라에서 전쟁에 동원한 병력이 백만 가까이 간다.
그럼 중국은 1억 대군이 있어야지. 이 미친놈들아. 물론 세계관을 크게 잡으면 된다지만 그래도 인구대비 군사력의 비율이 왠지 어색하므로 백날 세계관이 커도 비현실적이고, 애당초 세계관이 크든 작든 주인공의 영지는 부실하므로 세계관 크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다.
사실
현실에서 이러한 설정을 몸소 실천하는 군대가 있지만 해당항목들 보면 알겠지만
북한의 인구비 병력규모는 전체 인구의 5%정도다. 그정도 비율인데도 병영국가네 하는 폐단이 있는데 영지물에서는 전체인구의 10% 내지는 3분의 1을 군사력으로 충당하는데 비현실적인게 당연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북한의 경제가 시궁창인 이유중 하나로 선군정치를 고수하는 점을 들수 있다. 더이상의 설명이
必要韓紙?
고로 영지물은 종북주의적인 소설입니다.
게다가 동물조차 엄청난 수를 헤아리기 일쑤에, 재료랑 돈만 있으면 모든 물건이 숨풍숨풍 나온다. 영지물 주인공의 배경인 시골벽지나 약소국의 기술자 수준이나 숫자는 아무도 고려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김정률의 소드엠페러에서는 인구 수백명의 세르보네
마을의 대장장이들이 불과 한달여 사이에 수만명분의 갑옷을 찍어낸다(…). 저 인구로 보면 기껏 있어봐야 한두명, 그것도 농기계 수리나 할법한 대장장이들이 드래곤본과 강철을 다루고 중병기와 풀플레이트 갑옷을 몇만명분이나 만드신다(…). 뭐 중반 이후엔
드워프빨이 무조건 생기니 그걸로 감안한다 치더라도(…). 이건 게임을 소설로 썼다고밖에는 보이지 않는 부분.
대부분의 영지물을 쓰는 작가들의 경우 경험에 해당하는 필력이 부족한데다 작가가 활용이 가능한 지식적 한계가 있어 전체적인 내용의 구성과 극중 전개가 상당히 모순적이고 앞뒤가 맞지 않아지며 이 후 말도 안되는 결과로 치닿는 경우가 많으며, 수백년의 기간을 두고 발전한 현대의 인본주의 사상을 급하게 도입해도 아무런 문제가 벌어지지 않는다. 현대기술도 고등학생이 간단한 응용(?)을 거치면
마법과학이란 거창한 수식어를 붙이고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자세한 설명은 결코 언급하지 않는다. 가끔 개념마저도 버린 어린 것이 쓰는지 가공된 상태의 보석이 암석 속에서 갑툭튀하는 등 기본상식도 뛰어넘는다. 모 소설에서는 청동 광석(...)을 입으로 감별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참고로 청동은 합금이다.
쌀나무냐?! 참치가 바다에서 통조림째 잡힌다고 할 작자들
또한 타종족과의 전쟁을 통해 영지를 넓힌다는 설정은
춘추시대 진(秦)나라의 서융지패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 문체와 일부 단어만 바꾸면 완벽한 Copy & Paste.복사+붙이기가 된다. 또한 주변 국가를 압박하고 흡수하는 방법이 춘추시대 초나라 문왕, 혹은 성왕 시절의 모양과 거의 똑같다. 초나라가 스스로를 천자국이라고 쓰는 과정까지 고려하면 영지가 성장해 주인공이 황제가 되는 모양새도 춘추시대와 많이 흡사하다.
대체로 이런 설정은 작가의 자폭으로 끝나거나 양판소답게 지랄맞게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 배경은 판타지지만 오등작이 나뉘는 모양새는 주나라 봉건시대와 다를 것이 하등 다를게 없다. 사실 영토확장이라는 걸 하다보면 결국 다른 영지나 다른 나라와 전쟁을 할 수 밖에 없는 것, 차라리 전수방위 개념이라도 내새운다면 그나마 양심적이라 할 수 있다.
그나마 개념작인 것으로는
일곱번째 기사와
열왕대전기, 그리고
남작 군터가 있다. 또한 미국문학사의 거장
마크 트웨인도
아더왕 궁정의 코네티컷 양키라는
이고깽+영지물을 쓴 적이 있는데 이 물건도 문제점은 비슷..아니 오히려 더 심하다(...). 그리고 여러 호사가들의 분류를 미루어 보자면, 영지물이란 장르 자체가
그나마 개념작은 있을 수 있어도 절대로
명작이나
수작은 나올 수 없는 장르다. 애당초
양판소의 하위 계파인지라...
증거라고 하긴 뭐하지만, 수작이나 명작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작품은 링크는 물론이고, 하다못해 작품 제목 조차도 쓰여있지 않다. 백번 양보해서 얼음과 불의 노래를 영지물이라고 본다면 어떨까?
국내작으로는 앞서 언급된 지크 이후엔 그다지 히트친 것이 별로...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이것도 개념작은 아니다. 만화 쪽에선 더 드물다. 개념작이 될 수 있었으나 소드마스터 야마토급으로 조기완결난
노녘의 아리아 정도.
물론 판타지의 경우 여러가지 방면에서 현실세계와는 단위부터 다르다. 그러니까 판타지지 그런데 그런 사회에서 현실, 그것도 현대의 사회구조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물론 그런거 다 치우고 작품 내부의 개연성만 따져도 어이없는 작품이 10에 9.9지만.
현실에서 그나마 영지물 주인공에 가까운 위인의 예로
세종대왕을 들수 있지만, 문(文) 방면에서 매우 뛰어났음에도 성과가 목표의 80% 정도밖에 안 나왔다는 걸 생각하면 이들 영지물 주인공이 얼마나
환상종 있을 수 없는 인물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들이 원래 있던 세계에서 패배자였음을 감안한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영지물에서는 돈이나 화폐가치를 하는 물건을 굉장히 잘 푸는 특성이 있는데 이것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그리고 세계관이 분명히
중세정도인데 화폐경제가 굉장히 잘 살아 있으며
금본위제 덕택인지 아무리 금과 돈을 풀어도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이 일어나지도 않는다. 그리고 영주들은 굉장히 정정당당한 편이라서 위조화폐 따위는 쓰지도 않는다.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을 보면 알겠지만, 위조화폐는 어설픈 경영을 하는
돼지사람 속여먹기 좋은 수단이다. 게다가 그 대상이 영지 하나 딸랑 있는 기반 약한 주인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