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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경(小人經)』 (다른 이름 영고감 榮枯鑒),풍도(馮道,882-954)
2023년 9월 16일
최근 중국 외교 태도가 2015년에 상영된 영화 “전랑(戰狼)”에서 이름을 따와서 전랑 외교라고 말합니다. 전장(戰場)에서 교활하게 싸워 이익을 쟁취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그런데 싸우는 늑대 같은 태도는 사실상 중국 역대 이래로 내려오는 관원들의 오래된 태도입니다. 지략이 높고 행동력이 과감하고 기회를 포착하고 남이 모르게 기획하는 등등 모두 옛날부터 내려온 관원의 태도입니다. 관원들의 목표는 황제의 총애를 받아 개인의 영달과 이익을 쟁취하고 부유하고 존귀하게 살아가고 친척과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었습니다.
풍도(馮道,882-954)가 『소인경(小人經)』을 지었다는 기록은 없고 다만 송대부터 책이 출현하였고 그렇다고 전해올 뿐입니다. 최근에 중국에서는 국학(國學) 붐이 일어나면서 이런 권모술수 서적들이 많이 출판되고 잘 팔린다고 합니다. 일부 평론가들은 국학 붐이 이종오(李宗吾, 1879-1943)가 1912년부터 써온 글을 모아 두세 번 출판한 『후흑학(厚黑學)』을 닮아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략과 기획을 실행하는 싸우는 늑대 같은 태도를 사회생활에 적용하여 풍속이 되면 결국에는 사회에서 신뢰가 무너지고 부패하여 몰락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최근에 중국에서 『소인경』을 백화(白話)로 번역한 서적들이 몇몇 출판되었는데 번역이 서투르기에 다시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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蓋權有取用,有得失,進退有據,方能立身。道以圓通、聞達、解厄、交結、節儀、明鑒、謗言、示僞、降心、揣知,凡十卷,似隨時遇事,有感而發,故隨性自然,猶如漫談,不成體例;或云眞僞未辨,許是托作,也未可知,聊以一觀,取其精要可取者也。其文曰:
目次
圓通卷第一
聞達卷第二
解厄卷第三
交結卷第四
節義卷第五
明鑒卷第六
謗言卷第七
示僞卷第八
降心卷第九
揣知卷第十
1、융통성
착하다 또는 악하다고 선과 악을 말하는데 지혜로운 사람은 선과 악에 구속받지 않고 행동한다. 그렇지만 올바른 도리는 항상 있기에 판단력이 밝은 사람은 올바른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도리가 실행되지 않더라도 임기응변을 잘하는 사람은 걱정하지 않는다.
명예에 애착하는 사람(君子)이 명예를 훼손당하는데, 자신의 이익에 애착하는 사람(小人)은 자신의 이익을 잘 지킨다. 명예와 이익 둘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고 둘을 추구하는 것도 죄악은 아닌데 나쁜 죄악의 잘못(過)은 사람이 저지르는 것이다.
군자라고 관직을 얻지 못하여 존귀하지 않은 군자도 있고 소인이라고 관직을 얻어 하찮(下賤)지 않은 소인도 있으니까 존귀와 하찮음 둘로 세상 사람들을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군자라도 명예를 얻지 못하는 사례가 있고 소인이라도 이익을 잃지 않는 사례도 있으니까 군자가 된다고 얻은 것(성공)도 아니고 소인이 된다고 잃은 것(실패)도 아니다. 성공과 실패는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명예는 뜬구름처럼 헛것이고 이익도 사람을 범죄에 끌어넣는데 사람들은 명예와 이익을 거절하기 어렵다.
높이 출세하여 영화(榮華)를 누리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군자가 되는데, 몰락하여 가난하고 하찮은 사람들은 모두 소인이 된다. 군자에 이른 사람은 아주 적고 오히려 소인이 많으니까 많은 소인과 대적하지 말아야 한다.
군자와 소인이라고 불리는 명칭은 바꿀 수도 있으나 처한 현실(事實)은 바꾸기 어렵고, 생각(心)은 바꿀 수도 있으나 닥친 운명은 바꾸기 어렵다. 따라서 사람은 군자가 되지 못하는 것도 걱정하지 않는데 소인이 된다고 걱정하겠는가?
圓通卷一
善惡有名,智者不拘也;天理有常,明者不棄也。
道之靡通,易者無虞也。
惜名者傷其名,惜身者全其身;名利無咎,逐之非罪,過乃人也。
君子非貴,小人非賤,貴賤莫以名世;君子無得,小人無失,得失無由心也。
名者皆虛,利者惑人,人所難拒哉!
榮或爲君子,枯必爲小人;君子無及,小人乃眾,眾不可敵矣。
名可易,事難易也;心可易,命難易也。人不患君子,何患小人焉?
2、명예와 영달(榮達)
관직에 나가는 사람은 관장(官場) 환경이 좋으냐 나쁘냐를 따지지 않고, 승진(遷)시키는 사람(임금)은 간신(奸臣)과 소인(小人)을 따지지 않는다. 다만 윗사람(임금) 마음에 들면 높이 승진하여 영달을 누리고 아랫사람(백성)만을 기쁘게 하면 승진이 더디고 막힌다.
군자는 아랫사람(백성)만을 기쁘게 하는데 윗사람(임금)은 군자의 명성에 흔들리지 않고, 소인은 윗사람(임금)만을 기쁘게 하는데 아랫사람(백성)이 소인의 죄악을 처벌할 수 없다.
백성은 관원이 정직한 것을 높이 칭찬하고 임금은 관원이 아첨하는 것을 충(忠)이라고 여긴다. 정직하나 아첨하지 않는 관원은 임금이 의심하고, 아첨하나 정직하지 않은 관원은 백성이 버린다.
임금의 의심을 받는 것은 관원 생활 기본에 재앙(禍)을 끼치는 것이고 백성의 버림을 받는 것은 군자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다. 높이 영달한 사람들은 소인이라고 비난받는데 대체로 임금이 신임하는 영달(本)을 공고히 하고 백성이 칭송하는 명예(末)를 버렸기 때문이다.
부유함과 존귀함은 오래 유지할 수 있는데 방법은 현실적(實)이어야 하고, 행복(福)과 불행(禍)은 결정된 운명이 아니기에 방법도 살펴서 잘 알아야 한다.
현실적인(實) 방법은 헛된 명예에 구속받지 않아야 하고 살펴서 잘 아는 방법은 간사한 행동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아야 한다. 구속받지 않고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것이 영달의 기본적인 방법이다.
명예를 추구하는 사람은 관원이 되지 말아야 하는데 관직은 명예와 상관없기(서로 모순) 때문이다. 관직을 추구하는 사람은 명예를 기대하지 말아야 하는데 도덕은 영달과 상관없기 때문이다.
군자는 착한 마음을 기르고 소인은 착한 마음을 버리기에 둘의 길이 서로 다르고 결과도 당연히 다르다.
聞達卷二
仕不計善惡,遷無論奸小;悅上者榮,悅下者蹇。
君子悅下,上不惑名;小人悅上,下不懲惡。
下以直爲美,上以媚爲忠;直而無媚,上疑也;媚而無直,下棄也。
上疑禍本,下棄毀譽,榮者皆有小人之謂,蓋固本而舍末也。
富貴有常,其道乃實;福禍非命,其道乃察。
實不爲虛名所羈,察不以奸行爲恥;無羈無恥,榮之義也。
求名者莫仕,位非名也;求官者莫名,德非榮也。
君子言心,小人攻心,其道不同,其效自異哉!
3、곤경(厄) 푸는 방법
미리미리 걱정하지 않을수록 후환은 더욱 강렬해진다. 그런데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자신을 걱정하는 사람은 목숨을 잘 지킨다.
재앙(禍)은 사람들이 멀리하지만 받기도 하고, 재앙은 사람들이 싫어하지만 마주치기도 한다.
군자는 악행을 하지 않으나 아주 걱정스러운 일들이 멈추지 않고, 소인은 착하고 어질지 않으나 아주 좋은 경사가 끊이지 않는다.
임금의 마음에서 멀어지지 않으려면 소인이 될 수밖에 없고, 백성에게 원망을 사지 않으려면 군자가 아니면 안 된다.
큰 화(禍)가 임금이 내렸다면 변호하지 말고 스스로 죄를 자수하여야 목숨과 관직을 지킬 수 있고, 큰 화가 백성이 주었다면 남보다 먼저 죄를 남에게 떠넘겨야만 큰 화를 피할 수 있다.
군자는 당파를 짓지 않기에 큰 화를 당하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소인은 교제를 잘하기에 이익을 얻을 때는 사람들이 나서서 도와준다.
도의(道義)는 잃더라도 징벌이 없으나 큰 화(禍)는 해결하지 않으면 처지가 반드시 곤란할 것이다. 군자는 큰 화를 회피하지 못하나 소인은 처벌을 가끔 용서받기도 한다.
解厄卷三
無憂則患烈也;憂國者失身,憂己者安命。
禍之人拒,然亦人納;禍之人怨,然亦人遇。
君子非惡,患事無休;小人不賢,餘慶弗絕。
上不離心,非小人難爲;下不結怨,非君子勿論。
禍於上,無辯自罪者全;禍於下,爭而罪人者免。
君子不黨,其禍無援也。小人利交,其利人助也。
道義失之無懲,禍無解處必困,君子莫能改之,小人或可諒矣。
4、교제 방법
지혜롭고 사리에 밝은 사람은 자신보다 현명한 사람과 사귀는 것을 거절하지 않고 악한 사람도 멀리하지 않기에 착한 사람과 악한 사람 모두 사귀어 쓴다.
나를 지지하는 사람이 내 편(友)이고 나를 반대하는 사람은 적(敵)이기에 내 편과 적은 자주 바뀐다.
존귀한 사람은 현능(賢能)한 사람을 알아보고 등용하기에 더욱 존귀해지고, 하찮은(下賤) 사람은 간사한 사람을 기르기에 하찮게 된다. 그래서 존귀한 사람은 자신을 존귀하게 여기지 않고 하찮은 사람은 자신을 하찮다고 여기지 않기에 그들의 존귀함과 하찮음이 뒤바뀐다.
존귀한 사람은 남을 하찮게 여기지 않고 하찮은 사람은 사람을 존귀하게 여기지 않기에 그들의 존귀함과 하찮음이 각기 오래간다.
사람들은 남이 어리석고 자신이 똑똑하기를 바라는데 남에게 자신의 어리석음을 보여준다면 그 사람은 모략이 아주 크다. 사람들은 남이 똑똑하고 자신이 어리석은 것을 꺼리는데 자신의 지략을 숨김없이 드러낸다면 그 사람이 받을 피해는 끝이 없다.
사리에 밝은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과 어울리지 않는데 어리석은 사람은 밝은 사람의 밝음을 잘났다고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남들에게 원한을 사지 않는데 원수는 지혜로운 사람의 지혜를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군자는 인의(仁義)를 갖고 사람과 사귀면서 인의에 최선을 다하지 못할까 걱정한다. 소인은 음모를 갖고 사람과 사귀면서 음모가 목적을 통제하지 못할까 걱정한다. 군자가 소인을 이기지 못하는 까닭은 거의 여기에 있다.
交結卷四
智不拒賢,明不遠惡,善惡咸用也。
順則爲友,逆則爲敵,敵友常易也。
貴以識人者貴,賤以養奸者賤。貴不自貴,賤不自賤,貴賤易焉。
貴不賤人,賤不貴人,貴賤久焉。
人冀人愚而自明,示人以愚,其謀乃大;人忌人明而自愚,智無潛藏,其害無止。
明不接愚,愚者勿長其明;智不結怨,仇者無懼其智。
君子仁交,惟憂仁不盡善。小人陰結,惟患陰不制的。君子弗勝小人,殆於此也。
5、절개와 도의(道義)
군자를 멀리하고 소인을 가까이하는 사람은 정말로 소인이다. 소인을 멀리하고 군자를 가까이하는 사람은 정말로 군자이다.(겉모습이 군자이지만 속마음이 소인인 사람은 정말로 소인이고 겉모습이 소인이지만 속마음이 군자인 사람은 정말로 군자이다.)
덕성이 높은 사람은 자신을 자랑하지 않고 도의를 중시하는 사람은 어떤 손해도 가볍게 본다.
사람들은 군자를 흠모하나 실제 행동은 소인인데 (이것을 보면) 군자가 되기 어렵다. 사람들은 소인을 원망하나 실제 행동은 도의(道義)를 잊는데 (이것을 보면) 소인은 속박이 없다. 군자가 되기 어려우면서도 실제 얻는 것이 적고 소인은 속박이 없으면서도 얻는 이익이 풍성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모두 소인이 된다.
관직이 높을수록 절개가 낮고 사람이 하찮을수록 도의가 없다.
군자는 자기 생각과 의지가 무시당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소인은 목숨과 이익이 손상되는 것을 참지 못한다. 그래서 군자는 세상이 어지러우면 피하여 은거하고 소인은 군자가 없기에 조정에서 높이 영달한다.
절개도 돈 앞에서는 어쩔 수 없기에 사람이 곤궁하면 군자가 되기 어렵다. 도의(道義)도 목숨 앞에서는 어쩔 수 없기에 자신의 위세가 위험해지면 소인이 안 되기 어렵다.
남들이 뭐라고 비난하거나 오직 나의 이익과 손해만을 따지는 것은 절개와 도의(節義)를 지키는 방법이 아니지만 살기 위한 생존 방법이다.
節義卷五
外君子而內小人者,眞小人也;外小人而內君子者,眞君子也。
德高者不矜,義重者輕害。
人慕君子,行則小人,君子難爲也;人怨小人,實則忘義,小人無羈也。難爲獲寡,無羈利豐,是以人皆小人也。
位高節低,人賤義薄。
君子不堪辱其志,小人不堪壞其身。君子避於亂也,小人達於朝堂。
節不抵金,人困難爲君子;義不抵命,勢危難拒小人。
不畏人言,惟計利害,此非節義之道,然生之道焉。
6、통찰력
행복할 때 행복한 까닭을 살펴서 알지 못하면 앞으로 행복할 수 없고 큰 화를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반드시 큰 화를 당한다. 행복과 큰 화를 미리 안다면 어떤 일도 모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들이 나를 믿도록 작은 기획을 실행하였더니 남들이 조금씩 믿기 시작하면 나의 커다란 사기(大詐)도 실현될 수 있다. 내가 남들의 작은 틈새를 알 수 있으면 나의 커다란 기획도 세울 수 있다.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하더라도 일들은 끊이지 않고 아무리 말을 많이 하더라도 내 뜻이 완전히 전달되지 않기에 아주 가까운 친구와 동료라도 조심하여야 한다.
거짓으로 두려워하나 실제로는 꾹 참고 겉모습은 공손하나 속마음은 꺼린다면 아무리 간사한 사람일지라도 거짓과 겉모습에 속는다.
복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남에게 잘 속거나 큰 화를 멀리해야 하는 두 가지를 조심하면서 상황 변화에 따라 행동하여야만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교제하는 가까운 사람은 언제나 쓸 수 있기에 이익도 오래간다. 임금의 은혜는 예측할 수 없기에 임금으로부터 재물을 많이 받아 축적하는 것이 낫다.
간사한 방법으로 간사한 사람을 다스려서 간사한 사람이 없어져야 내가 안전하다. 악한 사람을 제압할 때는 착한 방법을 쓰지 말아야 앞으로 걱정거리가 생기지 않는다.
계획이 완전하지 않으면 실행하지 말고 사람이 지혜롭지 못하면 모략을 짜지 말아야 한다. 두 가지는 어리석은 사람이 마땅히 조심하여야 한다.
明鑑卷六
福不察非福,禍不預必禍。福禍先知,事盡濟耳。
施小信而大詐逞,窺小處而大謀定。
事不可絕,言不能盡,至親亦戒也。
佯懼實忍,外恭內忌,奸人亦惑也。
知戒近福,惑人遠禍,俟變則存矣。
私人惟用,其利致遠;天恩難測,惟財可恃。
以奸治奸,奸滅自安;伏惡勿善,其患不生。
計非全者莫施,人非智者弗謀,愚者當戒哉!
7、비방 방법
사람의 관직이 미천하면 말다툼하지 말고 능력(才)이 평범하면 추천하지 말아야 한다.
많은 사람이 꺼리고 미워하는 약점을 공격하여야만 많은 사람이 그 사람을 용납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을 곤궁한 지경에 빠뜨렸는데 당사자가 스스로 더럽혀지면 이것은 가장 쉬운 비방 방법이고, 원수를 좋게 우대하는데 당사자도 모르면 이것은 아주 뛰어난 비방 방법이다. 어떤 사람의 사소한 일을 샅샅이 조사하여도 당사자가 알아채지 못하면 유효한 실질적 비방이고, 어떤 사람의 나쁜 소문을 냈는데도 당사자가 변호하지 않고 놔두면 성공한 비방이다.
비방을 받고 변호하지 않았는데 사실이 저절로 밝혀지면 사람들의 미움도 점점 줄어든다. 비방을 받고 강력하게 변호하였는데 사실이 거꾸로 흐려진다면 사람들의 원망도 더욱 증가한다.
윗사람(임금)의 신임을 잃으면 아랫사람들(백성)은 반드시 그를 훼손할 것이고, 아랫사람의 신임을 잃으면 윗사람이 반드시 그를 의심할 것이다.
하늘의 뜻이라고 내세워 남을 책망하고 나의 잘못을 덮고, 백성의 뜻이라고 내세워 사실을 설명하면 임금의 신임을 받는데 사람들 모두 속는다.
謗言卷七
人微不諍,才庸不薦。
攻其人忌,人難容也。
陷其窘地人自污,謗之易也;善其仇者人莫識,謗之奇也。究其末事人未察,謗之實也;設其惡言人弗辯,謗之成也。
謗而不辯,其事自明,人惡稍減也;謗而強辯,其事反濁,人怨益增也。
失之上者,下必毀之;失之下者,上必疑之。
假天責人掩私,假民言事見信,人者盡惑焉。
8、거짓을 알기
거짓이 없으면 진실도 없다. 진실은 거짓을 기피하지 않고 거짓은 진실을 대체하지 않기에 둘이 섞여 구별하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여야 한다.
거짓은 나에게 큰 화를 불러올 뿐만이 아니고, 진실은 사람들이 미워하는 것도 꺼리지 않는다.
윗사람을 따르면 거짓도 잘못이 아니고, 윗사람을 반대하면 진실도 죄가 된다.
요구할 때는 솔직한 태도를 꺼리기에 완곡하게 요구하여야만 요구를 달성할 수 있고, 거절할 때는 분명한 태도를 꺼리기에 완곡하게 거절하여야만 거절하더라도 잃는 것이 없다.
충심(忠)은 인(仁)이 핵심이고 군자는 인(仁)하기에 옛 친구들도 버리지 않고, 인(仁)은 행동이 핵심인데 소인의 행동에는 고맙다는 은혜를 느낄 수 없다.
군자는 곤궁하여도 남들을 속이지 않고 소인은 영달하더라도 임금을 배신하는데 까닭은 거짓이기 때문이며 곤궁이나 영달과는 상관없다.
세상의 관습이나 예의를 지키지 않는 것은 거짓이 아니고, 사실이 악한데도 약속을 지키는 것은 믿음직함(信)이 아니다. 상황이 각기 다르듯이 상황에 따라 대응하는 속마음(情, 實情)도 각기 다르다.
示僞卷八
無僞則無眞也。眞不忌僞,僞不代眞,忌其莫辨。
僞不足自禍,眞無忌人惡。
順其上者,僞非過焉;逆其上者,眞亦罪焉。
求忌直也,曲之乃得;拒忌明也,婉之無失。
忠主仁也,君子仁不棄舊;仁主行也,小人行弗懷恩。
君子困不惑人,小人達則背主,僞之故,非困達也。
俗禮,不拘者非僞;事惡,守諾者非信。物異而情易矣。
9、마음을 굴복시키기
지략(智略)으로 사람을 다스리다가 지략이 바닥나면 사람이 배신한다. 그래서 사람을 복종시킬 때는 그 사람의 마음을 위협하여야만 그 사람이 생각을 바꾸지 못한다.
임금의 총애를 받는 사람은 존귀하다고 밖으로 드러내지 않아야 하고, 임금의 원망을 받는 사람은 몰래 사람들과 교제하던 것부터 멈추어야 한다.
방법은 남들에게 공개하지 않아야만 사업이 성공될 수 있고, 모략은 남들 모르게 써야만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
군자는 친척과 친구에게 제약을 받기에 친척과 친구를 인질로 삼으면 군자가 스스로 따라오고, 소인은 자신보다 지독한 사람을 두려워하기에 간사한 방법을 자주 쓰면 소인이 스스로 무너진다.
도리는 직언하지 말고 간언은 논변처럼 하지 않아 상대방이 언짢지 않아야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속마음은 환하게 보여주지 말고 사업은 밝게 드러내지 않고 변화에 따라야만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인의(仁義)를 내세워 군자를 죽일 수도 있으나 인의를 내세워도 소인을 절멸시킬 수는 없다. 따라서 인의의 남용을 조심하여야 한다. 은혜는 현명한 신하에게도 내려주고 위협도 간악한 신하에 쓴다. 그렇더라도 은혜와 위협이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한다.
降心卷九
以智治人,智窮人背也;伏人懾心,其志無改矣。
上寵者弗明貴,上怨者休暗結。
術不顯則功成,謀暗用則致勝。
君子制於親,親爲質自從也;小人畏於烈,奸恆施自敗也。
理不直言,諫非善辯,無嫌乃及焉。情非彰示,事不昭顯,順變乃就焉。
仁堪誅君子,義不滅小人,仁義戒濫也。恩莫棄賢者,威亦施奸惡,恩威戒偏也。
10、마음을 굴복시키는 방법
사람의 바뀌는 모습을 잘 관찰하는 사람은 그 사람의 사정을 알고, 사람의 생각을 잘 생각하는 사람은 그 사람의 속마음을 안다. 사람의 사정을 알면 그 사람이 두렵지 않고, 사람의 속마음을 알면 그 사람을 부릴 수도 있다.
내가 아는 비밀을 남에게 보여주지 않아야 하며 남에게 보여주면 큰 화를 입는다. 남들 모르게 자꾸 짐작하다 보면 그 사람이 드러내기를 꺼리는 곳까지도 이해할 수 있다.
군자는 작은 것에 잘 속고 큰 것에는 잘 속지 않는다. 소인은 눈앞에 닥친 것을 잘 생각하여 방비하나 먼 미래까지는 생각하지도 방비하지도 않는다.
의심이 생기면 잘 속기 때문에 진실과 거짓을 잘 감별하여야 한다. 존귀한 사람에 붙어서 서로 묶이면 재앙과 큰 화를 피할 수 있다.
상대방의 주변 사람들을 잘 사귀어서 그 사람의 실정을 살피면 무엇이든지 모두 알 수 있다. 상대방을 위험하고 곤란한 처지에 빠뜨려서 그 사람이 희망을 잃으면 그 사람의 무엇이든지 모두 무너뜨릴 수 있다.
揣知卷十
善察者知人,善思者知心。知人不懼,知心堪御。
知不示人,示人者禍也。密而測之,人忌處解矣。
君子惑於微,不惑於大。小人慮於近,不慮於遠。
設疑而惑,眞僞可鑑焉。附貴而緣,殃禍可避焉。
結左右以觀情,無不知也。置險難以絕念,無不破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