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청사기 버드나무와 연꽃무니박이 매병(粉靑沙器象嵌柳蓮紋梅甁),
조선 15세기, 전북 고창군 부안면 용산리(龍山里) 가마터 출토,
국립전주박물관 소장, 국립전주박물관 기획전시실-고창 용산리 분청사기 테마전.
‘분청사기’는 고려 상감청자의 뒤를 이어 만든 조선시대도자기로 옛 기록에는 없는 용어이다. 이 용어는 1930년대 고유섭(高裕燮 1905~1944) 선생이 회청색 바탕흙에 백토를 분장(粉粧)하고 구워낸 도자기를 ‘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라고 부른 데서 시작된 것으로 이를 줄인
말이다.
분청사기는 고려 상감청자의 전통을 이으면서도 조선의 새로운 도자인 백자(白磁)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그 특징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는데, 그릇 표면에 어떤 방법으로 흰색 화장토(化粧土)를 입히고 무늬를 나타냈는가에 따라 상감(象嵌), 인화(印花), 조화(彫花), 박지(剝地), 철화(鐵畵), 귀얄, 덤벙의 일곱 가지로 나뉜다.
보는 이로 하여금 생동감을 느끼게 하는 힘과 자유분방한 매력을 지닌 분청사기는
1467~1468년경 경기도 광주에 사옹원(司饔院)의 분원, 즉 관요(官窯)가 설치되어 국가가
필요로 하는 백자를 선호함에 따라 수요량이 줄다가 16세기 중엽에는 거의 사라졌다.
고창 용산리 가마는 전라북도 고창군 부안면 용산리 연기마을에 위치하며, 연기제 일대 제방공사 중 가마 유구(遺構)가 드러났다.
용산리 가마는 원광대학교박물관이 진행한 지표조사에서 가마벽체와 분청사기, 백자, 요도구 등이 확인되었고, 2000년 시굴조사가 이루어져 가마 4기와 유물퇴적층이 확인되었다.
정확한 유적의 성격 파악을 위해 진행된 발굴조사는 2001년 5월부터 약 8개월간 호남문화재연구원에 의해 이루어졌다.
조사결과, 분청사기 가마 4기가 확인되었고 4기 중 가장 북쪽에 자리하고 있는 4호 가마는
상당부분 유실된 상태였으나 나머지 3기는 비교적 양호한 상태였다. 다양한 분청사기뿐
아니라, 흑유(黑釉)와 백자도 함께 출토되어 조선전기 분청사기, 백자, 흑유의 양상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인정되었다.[2003년 8월 전라북도 기념물 제116호로 지정]
이 가마터에서는 다양한 기종과 기형이 출토되었는데 발(鉢바리때), 완(碗주발), 접시 등과
함께 병, 편병(扁甁납작병), 대호(大壺큰항아리=높이40cm 이상), 대발(大鉢), 대반(大盤큰소반) 등의 대형 기종이 양적인 면에서 많이 출토되어 용산리 분청사기의 대표적인 특징을 이룬다.
특히 조화기법과 박지기법의 분청사기 중에 물고기(魚), 모란(牡丹), 파초(芭蕉), 연판(蓮瓣연꽃잎) 등의 문양이 장식된 것들은 용산리 분청사기의 특징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분청사기 상감기법은 고려상감청자와 직결되며 조선 초기의 상감청자와는 구분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