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이 급했던 베트남 한부모가정에게 월 50만원씩 1년 동안 도와주기로 했었죠.
지원을 약속한 후견인덕분에 한시름 놨습니다.
오늘 입금했더니 바로 “고맙다”라는 답장이 왔습니다.
또 “출산하면 나머지 아이들은 어떡하지?” 고민했는데
이 글을 읽고 “목사님, 내가 아이를 맡아볼게요.”라고 연락해준 분이 있었습니다.
어린이집도 마다하는 걸 어떻게 이럴 수 있습니까?
정말 대단한 분 같습니다.
그래서 내일 더 자세히 계획해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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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썼던 글 중에 바자회관련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때 너무 힘들어서 일주일만에 그만뒀는데요.
“이번 바자회로 500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에 보내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내뱉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남아일언중천금”이라고 쓸어 담을 수도, 취소할 수도 없었습니다.
근데 때마침 어떤 분이 연락을 해서 “대기업이 500만원을 후원할 겁니다. 저희가 추천했거든요.”이란 말을 들었고, 그때부터 얼마나 기쁘고, 얼마나 신이 났는지 모릅니다.
“야~ 기가 막히다. 기가 막혀.”라는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아니 생각해보십시오. 300만원도 될 수 있고, 700만원도 될 수 있는데, 딱 500만원이라니요.
소름이 돋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근데 그게.... 말입니다.
어떻게 된거냐면요.
그때 지역구국회의원인 송옥주의원 보좌관으로부터 연락이 온 것입니다.(이와 관련된 글은 추후에 더 자세히 올리겠습니다. 이번에는 간략하게만 쓰겠습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사회공헌팀에 우리 만나무료급식소를 추천했다”는 연락이었습니다.
그 당시 제 머릿속은 “바자회”, “500만원”, “사랑의열매”, “어떻게 돈을 만들까?”, “큰일났네” 등 이런 잡다한 생각으로 일이 손에 안 잡혔을 때였습니다. 운전을 해도, 밥을 먹어도 오르지 500만원 생각뿐이었습니다.
근데 때마침 연락이 왔으니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이제 됐다”라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그 500만원은 저희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 아니었습니다.
내 임의로 어려운 분에게 전달할 수 있는 돈이 아니었습니다.
당연히 사랑의열매에 보낼 수도 없었죠.
개인이 마음대로 쓸 수 없고, 오직 무료급식소를 이용하는 분에게 100%, 모든 혜택이 돌아가는 조건입니다.
그래서 다시 시무룩해졌습니다.
그러다가 어젯밤 큰 결심을 했습니다.
그리고 각 통장에 있는 돈을 한 곳으로 끌어모았습니다.
그랬더니 정확히 5,009,731원이더군요.
이 금액은 우리 단체와 교회가 앞으로 한 달을 버텨야 할 금액입니다.
그런데 눈 딱 감고 큰일 한 번 쳤습니다.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에 500만원을 흘려보냈습니다.
힙합용어 중 자주 쓰는 단어가 있습니다.
“플렉스(Flex)”
뜻은 “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뽐내거나 과시한다는 의미”
힙합가수는 큰 쇼파에 걸쳐앉아 금쇠줄목걸이와 롤렉스시계를 차고 노래부르며 라임으로 “Flex” 하잖아요.
저도 “Flex” 한 번 외쳐봤습니다.
예~~~~~
결국 약속을 지켰습니다. 지키고 나니 속이 시원합니다.
하기 전에는 되게 많이 고민되고 망설였지만
이제는 평온해졌습니다.
나만의 사리사욕이 아니니 아깝지 않습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돈을 써봤습니다.
앞으로도 못 쓸 겁니다.
입이 방정입니다.
앞으로 입조심 하겠습니다.
제 아내한테 말도 안했는데 큰일 났습니다.
무사귀환을 빌어주십시오.
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