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4. 6 - 4.18까지 13일간 다녀온 것을 국가별로 7부로 나누어서 올리려고 합니다.
길나잡이에 도움이 되시면 고맙겠습니다.
◈ 기행문 ◈ < 서유럽 6개국 여행 >
글 : 박 광 호
1. 낮의 길이가 22시간
2. 런던의 타워브리지
3. 인류의 유산 대영박물관
4. 콩코드 광장과 베르사이유 궁전
5. 몽마르트 언덕을 오르며
6. 파리의 상징 에펠탑
7. 프랑스의 자존심 루브르박물관
8. 리용에서 베른(스위스 수도)으로 떼제베를 타고
9. 융프라우요흐의 설경
10. 이탈리아의 첫 인상
11. 경제의 도시 밀라노로
12. 밀라노에서 피사로
13. 바티칸 박물관과 베드로 성당
14. 포로 로마노와 콜로세움
15. 지하도시 폼페이
16. 쏘렌토에서 배를 타고
17. 르네상스의 발상지 피렌체
18. 물의 도시 베네치아
19. 인스부르크와 하늘 끝 목장
20. 로렐라이 언덕
21. 대학 도시 하이델베르크
22. 프랑크푸르트와 광장 문화
23. 에필로오그
1. 낮의 길이가 22시간
관광은 많이 알고 갈수록 더 알차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아는 것만큼 즐길 수 있고, 즐거운 만큼 추억에 남는 것이기에 여러 날을 두고 서유럽의 역사를 공부하며 자료를 찾아 정리하기 시작했다.
4월 6일!! 설레는 마음으로 인천공항에 2시간 전에 도착하여 수속을 마치고 일행과 함께 오후 1시 30분에 탑승, 2시에 이륙했는데 비행기가 해를 따라 서쪽으로 날아가니 해가 지지 않는 것이었다. 해가 기우는 속도로 계속 비행한다면 우주의 시간은 영원이 정지될 것인가? 12시간 가까이 날아 한국에서는 밤 자정이 훨씬 자나 2시가 넘었는데 런던 히드로 공항에 내리니 아직 해가 지지 않은 4월 6일 오후 6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다. 그래서 8시간의 시차가 생긴다는 것을 실감했다. (서머타임 아니면 9시간 늦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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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London의 타워 브리지
‘런던에 지친 사람은 인생에 지친 사람이다.’ 라는 사무엘 존슨의 말은 런던의 매력을 함축적으로 잘 표현한 말이다.
서울서부터 우리와 함께 온 가이드 말고도 가는 나라마다 현지 가이드(한국인)가 바뀌었다. 또 하나 맹랑한 제도는 박물관이나 왕궁 같은 특수한 곳은 현지 가이드 말고 본토인 가이드를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관광버스의 출입이 허용된다는 것이었다. 관광수입을 올리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그것이 중국이나 동남아 아닌 유럽지역의 관례란다.
영국의 기상은 변화가 심하단다. 어떤 계절에 방문하든 따뜻한 옷과 방수 자케트를 준비하란다. 산이라고는 도무지 보이지 않고, 고작 2,3층 건물만이 나지막하게 깔린 공항주변, 무지개형 투명 아크릴로 지붕을 덮은 런던역사를 빠져나오니 듣던 대로 거리의 검은색의 고풍스러운 오스틴 택시와 빨간색 2층 버스(Double Decker)들이 색다른 풍경으로 눈에 들어온다. 시내 관광을 3일은 잡아야 볼거리를 본다는 것을 우리는 불과 하루의 일정이었으니 그야말로 번개 불에 콩 구어 먹기다. 내일부터 시작이다.
안개가 흐릿한 아침, 먼저 테임즈 강변으로 안내되었다. 폭은 우리 한강의 1/4 정도, 강물은 아주 탁하고 개펄 빛이다. 영국정치의 1번지라는 국회의사당(개축한 지 150년이 지남)과 빅벤, 밀레니엄을 기념하기 위해 지은 ‘브리티시 에어웨이 런던 아이’, 그리고 타워브리지의 전경이 한눈에 들기 때문이다. 모두가 사진촬영에 몰두한 사이, 나는 일행 몇을 재촉 잽싸게 타워브리지를 향해 달려갔다. 다리 양끝에 4층의 석조 타워를 세워 다리를 놓고 사이를 차도와 인도로 연결하고 있었다. 옛날 부산 영도다리처럼 다리 한 부분을 들어올려, 배가 통과하도록 하였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타워브리지를 숨이 차도록 달려봤다는 것이 자랑스러운 추억거리다.
빅벤은 국회의사당 타워에 달려있는 4면형 시계, 106m의 높이에 분침의 길이가 4.2m나 되는 초대형시계인데 1859년에 작동한 이래 한 번도 쉰 적이 없이 정확히 시간을 알린단다.
강변 구경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별난 건물이 눈에 띄어 물어보니 새로 지은 시청사(시청 - 550년의 역사를 지닌)란다. 신사의 나라 영국 사람들도 웃기는 것이 피사사탑을 본떠 지은 8층 건물. 시청이라면 런던의 얼굴이 아닌가. 저것도 예술이라고 용납한 런던 시민의 의식이 오히려 가상스럽다. 보수적인 영국의 의식도 세월 따라 많이 변했는가.
1400개나 되는 런던의 공원 중에서 제일 크고 아름답다는 하이드 파크를 탑과 동상만 돌고 나와 11시 15분, 갑자기 분주해졌다. 시간에 맞추어 이루어진다는 버킹엄 궁전(개축한지 150년 지남)의 근위병 교대식이 볼거리라며 재촉한다. 20여 명의 악대가 먼저 흥겹게 연주하며 궁전 앞 광장을 돌더니 우측에 준비하고 있던 60여명의 기마 의장대가 특유의 복장으로 정문을 향해 들어가는 이색적인 장관이 절정이었다. 시간에 맞추어 들이닥친 관광객들의 인파로 입추의 여지가 없다. 영국기가 계양되면 여왕이 부재중이라고. 교대식은 담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양이었다.
영국교회의 산실이라는 고딕양식의 대표적 건물인 웨스트민스터 사원(13세기 건물)을 찾아갔다. 두 개의 첨탑이 영겁과 대화를 하는 듯, 세월의 때가 켜켜이 묻어 숙연한 느낌을 준다. 역대 왕들의 대관식이 열리던 역사적 현장으로 엘리자베스여왕도 여기서 대관식을 가졌다고. 지하 사원 묘지에는 헨리7세, 뉴턴, 리빙스턴, 비운의 여왕 메리, 에드워드5세, 시인 코너 등 영국을 대표할 만한 인물들이 잠들어 있고. 비명에 횡사한 다이애나왕비의 영결식도 여기에서 집전했다고. 대각선 맞은편에는 유명 인사들의 초상이 양각되어 기둥마다 하나씩 붙은 감리교본부(웨슬레신학) 건물이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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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류의 유산 대영 박물관
런던 관광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감동적인 것은 대영박물관. 이젠투어 여행사에서 준비해준 이어폰을 끼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관람하니 훨씬 이해가 쉬웠다. 44개의 이오니아식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그리스풍의 건물이 웅장하고 미려하다. 전시관은 크게 고대, 서구, 동양세계로 나누어져 있으며 고대세계관은 다시 이집트, 아시리아, 그리스, 로마 등으로 세분되었다.
고대 전시관 관람을 마치고 나오다 동양세계 끝부분에서 뜻밖에 한국관을 만났다. 조선시대 단원과 혜원의 그림, 글씨, 책과 병풍, 그리고 고려청자와 조선의 자기들, 생활도구들이 진열되었고, 한쪽에는 청사초롱이 달린 한국전통 팔자기와집이 날아갈 듯 맵시를 뽐낸다. 안내판에는 최근에 한국인 사업가 한광호 씨의 기증유물로 한국관이 신설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1C는 문화경쟁 시대라고 호들갑을 떨면서 정부에서는 지금껏 무엇을 했는지 문화한국의 위상이 심히 부끄럽고 안타깝게 느껴졌다.
가장 볼거리 전시실은 1층 이집트, 그리스, 아시리아의 유물들. 그 지역의 일급 보물들은 모조리 옮겨다 놓았다고 보면 정확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기원전 196년 이집트의 법령을 기록한 돌조각 ‘로제타 스톤’, 원래 프랑스군이 나폴레옹 원정 때 발굴한 것을 뒤에 영국군이 뺏어온 것이다. 이집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불리는 ‘람세스 2세의 두상’과 ‘아메노피스 3세의 두상’, 기원전 710년경에 만들어졌다는 ‘인두우상(人頭牛像)’, 아시리아의 ‘사자사냥’,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조각’ 등이 최고 역사적 유물이란다.
관람 중에서 인기집중은 단연 이집트 미라 전시. 미라가 십여 개가 넘었다. 나일강변에서 발굴되었다는 어떤 미라는 5,000년 전의 것이라 하는데 살이 빠진 환자가 금방 운명한 모습으로 현대인과 차이가 없어 보여서 아주 신비로웠다. 왼쪽 아랫배를 뚫고 내장을 빼내고 방부제를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가슴이 솟은 미라 하나가 있는데 남녀 구분이 어려워 여자로 분류했었는데 현대과학 (골반의 각도는 남자가 90도, 여자는 100도를 넘는다는 인체구조학적 구조)에 근거하여 남자로 밝혀졌단다. 그리고 세계 각지 인류 조상들의 두개골 비교 전시도 희귀한 볼거리다.
한편, 유물을 빼앗긴 나라들이 지금에 와서 힘으로 탈취해 간 것들을 돌려달라고 강요하면, 당사국 왈 “우리가 아니면 벌써 망가져 없어졌을 것을 우리 손에 의해 보존된 것을 감사하라”고 한단다. 그 말도 일리가 없지는 않다.
오랜 비행에 다소 지치긴 했어도 모두 많은 호기심과 기대를 안고 유로스타(영국과 프랑스 간의 해저고속철도)에 몸을 실었다. 차창 밖으로 바다 속 어족들의 유영을 관람하면서 달릴 수는 없을까. 그런 날을 상상해 보며 긴 터널을 3시간 20분가량 빠져 나오니 파리 북쪽역이란다.
일행 중 한분이 여행용 가방이 아닌 이상한 짐 2박스를 차를 바꿔 탈 때마다 옮겨 싣느라 애쓰고 있어서 의아하게 여겨 확인해보았더니 하나는 육개장과 사발면이 들었고 하나는 팩으로 만든 소주가 들었단다. 이것을 가지고 가서 현지에서 팔거나 상점에서 물물교환하면 여행비에 도움이 된다는 지인의 정보제공만 믿고 가지고 왔다는 것이다. 그런 꿍꿍이 속셈이 있었을 줄이야 ... 이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에 일행은 배꼽을 잡고 웃을 수밖에.
해외여행이 처음인 이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준 사람이 누구란 말이냐?
인솔자인 처지에서 알고 난 다음에야 도와주워야지. 해결방법을 찾아보려고 가는 곳마다 현지 가이드와 의논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특히 팩소주는 발각되면 밀수품으로 간주된단다. 후일담으로 면종류는 일행들이 나누어 먹고 소주는 여행자와 함께 귀국했다.
첫댓글 청암의 여행기 잘읽고 있읍니다.특히 영국은 제가 중동근무시 이런저런 이유로 20여차 들른곳,1989년엔 집사람과같이 4일간 런던을 구경하기도했구요.모두가 신기하기만했든 기억입니다.청암의 예리한 필치가 그때를 자극합니다.
벗님께서 보신 것과는 수박겉핥기인데요. 건강하시구려. 건재하신 모습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