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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을 그리며 편지를 쓴다 -01-
(오늘도 너만을 그리며 편지를 쓴다)
5살까지 날 낳은 여자의 여동생과 살았다.
여자는 매일같이 너 따위 좋아서 같이 사는게 아니라고 말했다.
어릴때의 기억은 많이 남아있지 않지만 여하튼 나는 많이 맞았고, 먹지 못했고, 나가지 못한 채 거의 갖혀지냈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아직까지도 기억한다.
살고 싶으면 울면 안됐다. 먹을것을 달라고 말해도 안됐다.
그러던 내가 5살이 됐을때 그녀는 나를 방안에서 꺼내서 어떤 남자에게 데려갔다
여자와 남자는 만나자마자 싸웠다.
여자가 남자를 향해 나를 가리켜 니 자식이라 하며 어떤 종이를 내밀었을때 남자는 매우놀란 눈으로 나를 보았다.
남자는 왜 이제야 얘기하냐고 물었다.
여자는 때를 기다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지금이 그때이고 당신이 우리언니를 배신하고 그걸로 목숨을 끊은 언니를 직접봐야했던 그 날에 대한 복수가 바로 지금이라고 말했다. 남자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아이를 데려갈 수 없다고 말했다.
여자는 무서운 얼굴로 내게 이 남자의 피를 이어받은 저주받은 놈이라고 중얼거리며 남자에게 큰소리로 소리 쳤다. 데려가지 않으면 언론에 뿌려서 다시는 운동할 수 없게 만들것이라 협박했다.
남자는 오열을 하며 울었지만 여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오년이란 세월동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모른다며 이제 저 애새끼를 데리고 지금 태어난 네 다른 새끼와 그걸 낳은 년 셋이 불행하게 잘 살아보라고 낮게 웃었다.
남자는 손을 떨며 나를 데려가 달라고 여자에게 사정했다.
하지만 여자는 등을 돌렸다.
그 등이 사라져 가는것을 보며 이제 죽음의 공포에서 풀려날 수 있다는 안도를 했다.
남자는 한참을 멍하니 그자리에 있다가 차가운 눈으로 내게 따라오라고 말했다.
무서웠지만 그 여자와만 벗어나면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도착한 곳은 따뜻했다.
먹을것도 있었다. 나를 보며 놀란 표정을 한 여자도 있었다
그 여자는 갓난 아기를 안고 남자와 대화했다.
여자는 자고 있는 아기를 작은 침대에 내려놓았다.
남자의 말에 여자는 소리를 질렀고, 남자는 무릎을 꿇었다.
나는 우두커니 서있다가 아기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작은 생물체가 신기해서 보고 또 보았다.
여자는 남자의 어깨를 몇차례 때리다가 바닥에 주저 앉아 울었다.
그 소리에 놀랐는지 눈을 뜨고 울기시작하는 아기를 손으로 살며시 만졌다.
그러자 벌떡 일어난 여자가 소리치며 달려와 내 뺨을 갈겼다.
"지욱이에게 손 대지마!!"
더 맞을거라고 생각한 난 맞은 뺨을 손으로 가린채 눈을 질끈 감았지만 더이상 맞지 않았다.
나는 그 집에서 지내기 시작했다.
나에게도 이름이 생겼다.
남자는 차가운 얼굴이었지만 나를 '김혁' 이라고 했다.
더이상 새끼나 너가 아니었다.
아기의 이름은 김지욱이었다. 작게 움직이는 얼굴과 손이 귀엽다고 생각해서 만지려고 하면 여자는 싫어했다.
가까히 다가가는것조차 싫어해서 아기에게 다가가는 일은 없었다.
여자는 날 보면 언제나 인상을 찌푸렸지만 밥을 주었다. 옷도 주었다. 작은 방도 생겼다.
밥은 따뜻했고 식탁에서 먹을 수 있었다.
여자와 남자는 매일같이 언성을 높이고 싸웠다.
남자는 늦게 들어왔다.
술을 먹고 들어온 날 내 뺨을 때리고 발로 찼다.
아팠지만 참았다.
그 전엔 나를 낳아준 여자의 여동생에게 더 많이 맞았다. 깜깜한 곳에 갖혀지내야 했다.
울면 다시 그 여자에게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꾹 참고 버텼다.
남자는 때리고 난 다음날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 눈은 조금 충혈되어있었다. 부드러운 말투가 좋았다.
남자는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라 했다.
아빠
나에게도 아빠가 생겼다. 그날 나는 너무 기뻐서 잠을 잘수가 없었다.
맞는건 아프지만 그래도 남자가 나를 자주때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빠라는 남자는 유도선수였다.
맹연습으로 아빠가 집에 자주 들어오기 힘들어 질때쯤, 여자와만 집에 있을때가 늘었다.
여자는 나를 무시하며 지냈다.
누워만 있던 아기는 기어다니 시작해서 나를 따르기 시작했다.
도망가면 쫓아오고 도망가면 쫓아오는 아기가 귀여웠지만 한편으로 여자에게 미움받을 것이 겁이 났다.
여자는 내게 밥은 냉장고에 있으니 알아서 먹으라며 아기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서 며칠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냉장고안엔 딱딱해진 밥이 매우 차가웠다.
뭘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몰랐기때문에 김을 꺼내 그 밥과 먹었다.
왜인지 눈물이 나왔다.
아빠를 보고싶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정말로 아빠가 나타났고, 여자가 없는걸 안 아빠는 나를 보고 뺨을 마구 때렸다.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나왔지만 참았다.
다음날에 잘 해줄거라고 생각하니 참을 수 있었지만, 아빠는 다음날도 나를 차가운 눈으로 보며 무시했다.
밥이 없어져 하루종일 굶어서 배가고파 냉장고에 있는 음식을 꺼내 먹다가 배탈이 났다.
배가 아파서 이대로 죽을것같다고 생각했다.
어린 나는 고통스러움에 지쳐 이대로 눈을 감고 다시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는 죽지 않았다.
실신 후 다시 눈을 떴을땐 병원안이었다.
병원엔 의사와 간호사 밖에 없었다. 며칠동안 병원에서 지냈다.
거기엔 친절한 의사와 간호사가 내게 웃어주었다. 다시 혼자가 되고 싶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금방 몸은 아프지 않게 되었고 며칠 후, 아빠가 나를 데리러 왔다.
아빠는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대신 차에 태우며 나를 밀어내는 거친행동에 팔이 아팠다.
집에 들어가기전부터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아기는 목이 찢어질것처럼 울었고 그 옆에선 여자가 무릎을 모아안고 울고 있었다.
위가 찌릿찌릿 아팠다. 나도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방으로 들어가라며 내 등을 발로 세게 치고, 소리치는 아빠의 말대로 방으로 들어가 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누워 소리없이 울었다.
여자는 날 볼때마다 지친 얼굴을 했다.
남자는 나를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밥은 더이상 같이 먹지 않았다. 식탁에서 먹을 수 없었다.
처음에 여자는 내 방까지 밥을 날라주었다.
그릇안엔 항상 밥과 김치와 멸치가 있었다. 방바닥에서 그것을 묵묵히 먹다보면 외로움에 사무쳐 눈물이 나왔다. 하지만 그것도 곧 익숙해졌다.
어느순간 부터 여자는 밥을 차려주지 않고 그것을 냉장고에 넣어놓았다.
하루를 굶었다. 그러자 여자는 냉장고에서 꺼내먹으라고 했다.
나는 냉장고로 달려가 허겁지겁 딱딱해진 밥을 꺼내 먹었다.
그걸 본 여자는 무심한 목소리로 렌지에 돌려먹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여자가 내게 무언가 가르키는건 처음이어서 가슴이 두근두근 떨렸다.
좀 더 얘기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그후로 여자의 말수는 더 적어졌다.
밥을 조용히 방에서 먹고나서 설거지도 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밥그릇 하나를 닦는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나는 거의 하루종일 밖에 있었다.
밖에는 아이들이 있었지만 어울리지 못했다.
머리를 양 옆으로 묶은 여자아이가 내게 다가왔다
여자아이는 내게 사탕을 주었다. 처음먹어보는 그것은 너무 맛있엇다.
다음날은 캬라멜을 주었다.
그 여자아이가 좋았다.
여자아이와 친해졌다. 여자아이 엄마는 상냥했다.
가끔 여자아이의 집에 놀러갔다.
여자아이의 집에선 맛있는 냄새가 났다. 여자아이의 엄마는 맛있는 것을 잔뜩 주었다.
여기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여자아이의 엄마는 나의 엄마에 대해 물어보았다.
나는 엄마가 없다고 말하자 놀란 여자아이의 엄마는 더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대신 사탕과 캬라멜 과자를 챙겨주었다.
어느날 이가 아팠다.
하지만 말하지 않고 참았다.
그러다가 머리통이 울리는 고통에 놀이터에서 누워 울고잇자 그 여자아이의 엄마가 나를 데리고 우리집으로 갔다.
여자는 지욱이를 안고 청소를 하고 있었다.
여자아이의 엄마와 여자는 대화를 했고, 여자아이의 엄마는 '그래도 치과정도는 보내야 하는것 아니냐' 고 말했다.
나는 그 다음날 여자의 거친손에 이끌려 치과라는 곳을 갔다.
거기서 굉장히 아픈 경험을 하고, 치과를 싫어하게 되었다.
미간에 주름을 잔뜩 그린 여자는 양치질을 제대로 하라며 칫솔을 바꿔주었다.
반찬도 조금은 바뀌어서 있었다.
여자아이와 더 친해졌다.
그러다가 남자아이들 중 하나가 여자아이를 괴롭히는걸 보았다.
그것에 몹씨 화가나 남자아이를 손으로 때렸다.
그러자 남자아이가 울었고, 나는 남자아이의 엄마의 손에 이끌려 또 우리집으로 갔다.
집엔 아빠가 있었다.
남자아이의 엄마는 화가난 목소리로 폭력적인 아이는 가정교육이 잘못되어서 그런거라고 말했다.
그러자 여자는 죄송하다고 말했다.
뒤에 아빠가 조금 웃고 있었다.
남자아이의 엄마가 돌아가자 아빠가 처음으로 날 보고 웃어주었다.
아빠를 멍하게 보고 있자, 아빠는 말했다.
"그래도 내 피를 이어받긴 했나보네, 맞고 다니진 않는거보니"
무슨 말인지 의미는 알 수 없었지만 기분이 좋았다.
웃음이 좋았다.
사람을 때리면 아빠가 기분좋아하는걸까?
아빠에게 여자는 화를 냈지만, 아빤 뭐가 그리 웃긴지 계속 웃었다.
다음날 나는 밖에서 놀고있는 아이를 무작정 때렸다.
때리면 아빠가 웃어줄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때린 아이가 울자 그 형이와서 내동생을 때렸냐며 나를 발로 찼다.
나보다 몸집은 크지만 왠지 화가 나서 죽자고 덤볐다.
그 형의 팔을 물고 놔주지 않았다.
형은 팔다리를 버둥거리며 나를 때렸지만 결국엔 물린 팔이 아팠는지 엉엉 울며 자기 동생을 데리고 사라졌다.
맞긴 했지만 기분이 좋았다.
성취감이 들어서 나는 아이들을 때리고 다녔다.
밖에서 나는 아이들 중에 가장 강했다.
그런 내게 더이상 여자아이는 캬라멜도 사탕도 주지 않았다. 그게 화가나서 여자아이도 때렸다.
그러자 여자아이는 울었다. 여자아이의 엄마는 다신 내게 집에 놀러오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슬프면서 화가 났다. 너무너무 화가났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을 더욱 때렸다.
강한게 좋았다.
기분이 좋았다. 때리는 일은 아프지 않다. 내 밑에서 우는 애들을 보면 강금 당하고 맞아왔던 시절이 떠올라 더 때리고 싶었다.
지욱이는 점점 커졌다.
아빠는 지욱이를 안고 뱅글뱅글 돌리며 웃기도 했다.
여자는 지욱이를 따뜻한 눈으로 보았다.
냉장고에서 밥을 꺼내러 갈때 가끔 그들의 모습이 보였다.
여자와 아빠는 싸우지 않고 지욱이를 중심으로 웃고 있었고 그건 너무 따뜻해보였다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랑을 독차지 받는 지욱이가 정말로 싫었다.
그럴때마다 지욱이대신 밖의 아이들을 때렸다.
우리집에 오는 애들의 불만섞인 엄마들이 늘어났다.
나때문에 고개를 숙이는 여자를 보니 기분이 좋았다.
나를 위해서라는 생각을 하니까 좋았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을 더 때렸다. 더 많이 괴롭혔다.
초등학생이 되고도 나는 아이들을 괴롭히고 발로 찼다.
지욱이는 말도 할줄 알게 되며 땡깡을 피우는 나이가 되었다.
여자는 지욱이의 그런것도 예쁘다며 쓰다듬었다.
그게 싫었다.
나는 한글을 읽을 줄 몰랐다.
선생님은 초등학교 입학한 순간부터 나를 비웃었다.
내게 냄새가 나면 친구들이 싫어한다며 잘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창피했다.그 얼굴을 손톱으로 긁고 싶다고 생각했다.
받아쓰기를 다 틀린 하루, 선생님에게 딴때보다 더많이 혼났다.
화가 나서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 격한 분노가 가슴을 가득 채워 흘러넘쳤다.
참지 못하고 선생님의 팔을 물고나서 다리를 발로 찼다.
씩씩거리는 나를 몽둥이로 때리는 선생님이 죽도록 미웠다 그래서 그 몽둥이를 잡고 선생님에게 달려들었다.
선생님은 여자를 학교로 불렀다.
지욱이를 데려온 여자는 그날 제일 많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나를 데리고 집으로 왔다.
그날 내 방에 들어와 많은 얘기를 했다.
그 내용은 듣지 않았다.
대신, 싸우면 싸울수록 내가 애들을 괴롭히면 괴롭힐수록 여자는 나를 더 많이 쳐다봐주고 얘기해준다는걸 알았다.
지욱이를 치워놓고 내 방으로 들어왔다.
이길수록, 사람과 싸우면 싸울수록 나를 봐준다는걸 알고 나니 더더욱 폭력을 멈출 수 없었다.
여자가 학교로 불려오거나 괴롭혀진 아이들의 학부모가 나를 찾아 오는것이 일상이 되고, 초등학교3학년이 되었다.
아빠는 유도학원 사범선생님이기도 한데, 큰 경기에서 대표로 뽑혀 도장을 쉬고 수련을 위해 잠시 짐을 챙겨 떠났다.
지욱이는 유치원에 다녔다.
나는 지욱이가 싫어서 무시했지만 지욱이는 나를 따랐다.
내방으로 들어와 내 옆에서 '형형' 하며 귀찮게했다.
지욱이의 얼굴을 보는것만으로도 화가 치솟았다.
이런놈 주먹으로 때리면 금방 울텐데.
하지만 지욱일 때리는 순간 너는 이집에서 살 수 없을거라는 여자의 목소리가 떠올라 언제나 참았다.
초등학교 3학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을때 고학년 형들이 와서 시비를 걸었다.
왠지 내가 이길 수 있을 것 같았지만, 형들의 힘은 압도적으로 강해 나는 금방 무너져 얻어맞았다.
때리고 웃으며 뒤 돌아선 그 등들을 보며 이를 갈았다. 저 놈들을 죽여버리고 싶다고 생각했고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정도로 강해지고 싶었다.
나는 집에서 말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그날은 달랐다. 내 망가진 얼굴을 보고도 날 무시하는 여자에게 화가 났다.
나는 오늘 맞고 왔는데 그게 지욱이었다면 분명 걱정했을텐데.
나는 여자에게 태권도 학원을 보내달라고 했다.
여자는 니 아빠에게 말하라고 했다.
난 아빠휴대폰에 전화했다.
처음에 받지 않았지만 한시간동안 전화를 하자 받았다.
화가난 목소리로 무슨일이냐고 소리치는 아빠에게 강해지고 싶다고 말했다.
아빠는 잠시 침묵하더니 웃는 목소리로 알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내 핏줄이 어딜 가진 않는다는 말도 했다.
그날 나는 떨려서 잠을 잘수가 없었다.
강해질 수 있다는 설렘도 있었지만 아빠의 웃는목소리가 좋았기 때문이다.
나를 향해 웃어주었다.
역시 강해야 한다 강하면 아빠도 웃어준다.
지욱이보다 더 나를 보고 웃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학교를 마치면 태권도 학원에 갔다.
학원엔 나보다 강한 녀석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생각보다 더 빨리 실력이 향상되었고, 대련을 하면 반드시 이겼다.
사범님은 기질이 있는 놈 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자마자 바로 검은띠를 땄다.
우람한 초등학교 6학년 형들도 이길 수 있었다. 싸우다보면 상대방의 움직임이 보였다. 그 움직임을 파악하는것도, 그 빈틈을 알고 공격하는것도 일종의 본능이었다. 그것이 기질이라고 했다.
개학하자마자 나는 나를 때린 형들을 찾아갔다 몇몇은 중학교로 가서 없었다.
한놈에게 가서 무작정 덤볐다. 처음엔 몇대 맞았지만 싸우다보니 나보다 몸집이 커도 확실히 그 빈틈이 많이 보였다.
대련한 형들보다 훨씬 약한 놈이라는걸 알자마자 웃음이 나왔다.
날라차기를 해서 그녀석의 턱을 날리고 주먹으로 누워있는 놈을 미친듯이 휘갈겼다.
그날 나는 남자 선생님에게 미친듯이 얻어 맞았다.
나는 선생을 째려보며, 언젠간 선생님도 죽여버릴거라고 말했다. 선생은 더욱 나를 때렸고 난 처음으로 정학처분을 받았다.
재밌었다.그리고 화가 났다.
도장에 가서 발차기를 하고 주먹을 휘둘렀다.
내가 정학처분을 당한걸 안 사범님은 초등학교에도 그런 벌이 있냐며 혼을 냈다.
태권도를 배우는건 사람을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말했다
사범님도 싫었다. 가르치려고 하는게 싫었다. 내가 더 커지면 너따위도 내가 이길 수 있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지욱이도 나를 따라 태권도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여자가 없을때 몰래 지욱이를 때리려고 했지만 왠지 자존심이 상했다.
지욱인 내 발차기를 보고 환호를 질렀다.
조금 우월감이 생겼다. 동시에 그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싶은 분노가 치밀었다.
아빠에게도 엄마에게도 사랑을 독차지해 받는 녀석.
내가 아빠와 여자를 이길 수 있을정도로 강해지면 그 환호하는 얼굴을 묵사발로 만들어 버릴거라고 다짐했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서 슬슬 지겨워졌다. 아동전문 태권도장도 지겨웠다.
그래서 아빠에게 얘기해 중등생 형들과 대련 후 정식 격투기 도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고학년의 강하다는 놈들과 싸워 그걸 전부 이기고 나니 어느사이엔가 학교짱이 되어 있었다. 내 뒤로 몇몇의 남자아이들이 따랐다.
반짝이는 눈으로 너가 최고라며 따르는 놈들을 그대로 두었다.
이유는 기분이 나쁘지 않아서였다. 우월감이 생기고 강하다는 자만감이 차 올랐다. 나쁘지 않았다.
언제나 불같이 화가나는 가슴을 조금은 충족시켜줬다.
아이들을 괴롭히는것도 조금 지겨웠다. 나를 볼때마다 고개를 숙이거나 꼬리를 내리는 모습을 보는것으로도 기분이 나빠왔다.
그런 모습을 볼때마다 나약한 놈들의 작태가 꼴불견이라 더 때리고 발로 찼다.
약해보이는 녀석이 싫었다. 약한 놈들은 세상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괴롭힘을 당하는 이유는 약해서다.
강하면 당할 이유가 없다. 괴롭힘 당해도 싼 놈들이라고 생각하며 난 ,그중에서도 가장 빈약해 보이는 사내놈을 데려다 괴롭혔다.
조금도 내게 반항할 줄 모르는 모습이 마치 끊임없이 맞기만 하던 나를 보는것만 같았다.
화가났다. 입에서 욕지기가 흘러 나왔다.
그놈을 발로 갈기고 주먹으로 치고 피가 날정도로 때렸다.
그 녀석은 전학을 갔다. 다른 놈을 골라 괴롭혔다
그것도 결국엔 지겨워져서 밖으로 나가 다른 학교놈들과 싸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선생에게 개같이 맞는일도 없어졌다.
다른학교 놈들을 하나씩 만나 이기길 반복하다가 제대로 된 놈을 만났다.
꼭 고등부 형들정도로 크고 우람하고 강한 놈이었는데 도저히 상대가 안됐다.
죽도록 맞았다 등과 배를 칼로 긁혔다.
이틀동안 학교를 나가지 못했다.
분했다.
분해서 눈물이 날 정도 였다.
잭 나이프라 그리 심한 상처가 남진 않았지만 흉터가 생길정도로 긁혔다.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몰래 치료 했다. 방법을 몰라 소독약을 붓거나 약을 바르거나 했지만 잘 낫지 않아서 화가 났다.
화가 나고 화가나서 배와 등이 아픈상태에서도 몸이 어느정도 멀쩡해지자마자 난 그놈에게 또 덤볐다. 또 다시 죽도록 깨졌다. 미칠만큼 분해서 도장에서 온몸을 휘두르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옆으로 지욱이가 다가오면 때리진 않아도 거칠게 밀어냈다.
그놈이 아닌 학교놈들과 미친듯이 싸우고, 도장에서 수련하고 대련하며 6학년 말이 되었을때 그녀석에게 한번 더 덤볐다.
맞기도 많이 했지만, 전엔 보이지 않던 그 녀석의 동작이 눈에 보였을때 난 웃음이 나왔다.
절대 아무한테도 지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며 주먹을 녀석 얼굴로 날렸다.
녀석은 쓰러졌고 쓰러진 녀석의 복부를 발로차고 내 손에 피가 묻을때까지 큰몸을 미친듯이 짓밟았다.
초등생이 된 지욱이는 학교에서도 나를 졸졸 쫓아다녔다. 밀어도 쫓아왔다.
짜증이 나서 견딜수가 없었다. 그래도 때릴 수 없는것은 이제 더이상 아빠와 여자가 무서워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녀석을 때릴정도로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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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점으로 다시 시작하는 편지시리즈입니다~~사실 여기서부터가 진짜 시작이겠군요~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구요
2편은 ..원하시면 바루 가지고 오겠씁니다~~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첫댓글 제가아는 지욱이 이제 초등학생이 된 지욱이?????아님 혁이가 지욱이???아놔 왜이러짘ㅋㅋㅋㅋ헷갈리 ㅋㅋㅋㅋ
차시남윤이님 안녕하세요~~ㅠㅠ역시 헷갈리시죠? 차시남윤이님께서 이상한게 아니라 제가 ㅠㅠㅋㅋ글을 이따우로 써놔서 독자님들이 헷갈리게 된 것 같아요 ㅠㅠ 혁이가 '너를 생각하며'의 지욱이 맞아요~~헷갈리게 해드려서 넘 지송합니다 ㅠㅠ ^0^글구 댓글 넘넘 감사합니다
불쌍하다 ㅠㅠ. 태어난 순간부터 지욱이는 지옥
같은 생활을 보냈군요 ㅠㅠ... 담편 궁금해요.
달달콩콩님 안녕하세요 ㅠㅠ어구 지욱이는 참..안됐죠? 편지시리즈2탄부터(너만그리며..)지욱이 이름이 뒤죽박죽이 돼서 무슨이름으로 불러야 할지도 참 애매하게 됐는데요 진짜 지욱이 분량이 늘어날 예정이라 머리가 좀 아프답니다 ㅠㅠㅋㅋ 봐주셔서 감사하구요
정말 지욱이얘기는 제가봐도 안타까운것 같아요 ㅠㅠ 댓글 너무너무 감사합니당~~
으으 잘못된 육아태도가 아이를 망쳤네요. 원래 맞고 자란 애기들은 폭력적인 성향을 띤다던데 으구 내 새끼... 관심과 애정이 고파서 손을 올리고 반항하는 혁이가 안타까워요. 지욱이라고 불러줘야 될지 어째야될지 헷갈리네요. 지욱이가 그렇게 맞고만 지냈던게 과거에 대한 반성이나 동생에 대한 속죄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동생 삶을 대신 살기로 했던 건가ㅠㅠ...
부모에게 잘못이 있어도 태어난 아이에겐 죄가 없는 법인데 그여자... 이모라고 해야되나 여튼 그 분도 아버지도 너무했네요. 그나마 동생 지욱이의 엄마가 아이를 아이 취급해준다는 느낌인데 마지 못해서 그런 거 같아서 안타까워요. 처음부터 나쁜 사람은 없을텐데...
젖먹이 때 이외에는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은 적이 없던 걸까여?ㅠㅠ 배가 고프면 울고 아프면 울고 심심하면 울고 똥을 싸도 오줌을 싸도 우는게 애기들인데ㅠㅠ!! 화상자국이라든가 숱한 흉터들이 다 유아기에 만들어졌던 건가요. 몸이 성장하면서 흉터도 같이 자란 건가... 이렇든 저렇든 아이가 감당하기엔 버거웠던 거 같네요.
동생이 혁이를 잘 따르네요 외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네요 핏줄이 뭐라고 키우는 사람이 아이 자아를 만드는 건데. 운동하면서 건전하게 스트레스 푸는 건 좋은데 그게 애들이랑 싸움질하고 다니는 거까지 이어지니 곤란하네요ㅠㅠ 그럴 수록 새엄마는 지쳐만 갈 거 같구... 잘봤습니다.
자라는 환경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다시 느끼게 되네요...아이에게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생각해봅니다...김혁에게 관심과 사랑을 보여줬더라면...아마 폭력보다 친구를 사귀었을텐데..다음편이 궁금해지네요~~혁이에게 어떤변화가 생길지...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