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Tatiana Maslany
In Zootopia, anyone can be anything.
주토피아 재미있게 봤고 또 주토피아 제작진이 절대로 잘못된 것들을 옹호하기 작품이 아니라고 했단 입장을 먼저 전함
그치만 마냥 유쾌한 영화로 기억하기엔 씁쓸한것도 맞아
특히 무비판적으로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아무런 시사점을 이야기해주지 않아도 되나? 싶기도 해
In Zootopia, anyone can be anything.
Really?
영화에선 주디와 닉이 똑같이 편견때문에 차별 받았다라고 강조되지만
절대 같은 차별을 받은 것이 아님
주디는 생존적 위협을 당했고 (심지어 어린시절 "여우"에게 물리적 위협을 크게 당함)
닉은 감정적, 정서적 차별을 당했고
후자도 문제지만 당장 잡아먹힐 수 있는 생존적 위협을 당하는 주디와 똑같은 차별이라고 볼 순 없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둘은 서로에 대한 편견과 사회적 고정관념을 물리치고 진정한 우정과 감정을 나누는 사이로 발전하는데
주디가 닉을 믿지 못하고 여우 퇴치 스프레이를 소지하면서 닉을 무서워하자 닉은 굉장히 상처를 받음
영화 개봉 당시엔 닉에 입장이 이해가고 닉이 화내는 것이 맞다라는 의견이 많았고 주디가 잘못했다는 뉘양스도 많았어
지금 다시 보면 글쎄 다르게 느껴질걸?
주디와 닉이 편견와 고정관념을 뛰어 넘고 우정을 나누는데에 있어
과연 주디와 닉이 뛰어넘는 그 높이가 같은 높이일까
초식으로써 목숨의 위협+사회적 차별을 동시에 당하는 주디와 육식으로써 사회적 고정관념에 따른 차별을 당하는 닉은
뛰어 넘어야 할 높이가 절대 같지 않은걸?
똑같은 속도로 서로 모든걸 터놓은 친구가 될 수 있어야 하고
그러지 못한 주디를 비판하거나 주디에게 화를 내는 닉이 마냥 다 이해갈만한 행동일까
사실 주디가 닉을 이해 못했듯 닉도 주디를 제대로 이해 못한거지
https://youtu.be/T76PlOY7qMY
3분 20초부터 보면 되는데
닉도 처음부터 주디를 초식이라고 무시했듯이 초식이 어떤 대접을 받는지 알고 있었잖아
여우 스프레이에 기분나빠하면서 왜 여우 스프레이를 계속 소지할 수 밖에 없는지 닉은 제대로 주디를 이해하지 못했어
어릴때 여우에게 지독하게 위협을 당한 주디에게 그 스프레이는 최후의 보루였어 그리고 닉은 위협적으로 화를 냈고
육식에게 트라우마가 있는 주디가 아무리 닉을 좋은 친구라 생각한다고 해도
순간적으로 위혐하는 상황에 최후의 보루를 만지는 장면인데 이게 일방적으로 주디 잘못이라고 해석할 수 있나?
물론 닉이 큰 잘못을 했다기 보단 그 장면을 주디가 잘못했고 닉이 불쌍하다고 하는 해석은 너무 일방적이란거야
둘이 아직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진정한 친구는 아니어서 서로에게 상처를 줬다라고 보는 해석이 더 잘 맞지
이 부분은 어는 나라나 이야기가 좀 많이 나왔어
특히 나중에 닉에게 사과하는 부분까지...실제 많은 위협을 느낀건 주디인데 일방적으로 먼저 사과하는게 맞나?
사실 이 영화가 씁쓸한건 단지 주디의 위협이 너무 과소평가돼서가 아니라
유토피아처럼 그려진 주토피아의 초식에 대한 차별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고
벨웨더를 악하게 만든 사회적 구조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졌다는 묘사나 표현은 전혀 없어
벨웨더는 명백한 악역이지만 영화 초반부터 벨웨더 하나만 봐도 주토피아는 유토피아가 아니야 모든걸 할 수 있는 곳이 아니야
초식에게 어떤 차별이 가해지고 어떤 폭력적인 상황에 초식들이 노출되는지 너무 잘 나와
각종 업무에 시달리지만 모욕 당하고 조롱 당하고 폭력을 당해 일은 벨웨더가 다 해도 차별당하고 보여주기식이라고 언급되지
그저 수컷 가젤이 암컷 분장을 하고 모든걸 할 수 있어요 라고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계속 존재하는 차별을 기만한다는거야
주토피아에선 계속 초식에 대한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고 오로지 초식동물 개개인이 홀로 차별과 싸워야해
많은 구성원의 인식 변화, 초식동물 차별에 대한 사회적 반성, 제도적 개선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음
초식 최초로 경찰이 된 주디를 보고 감격하고 자랑스러워하던 벨 웨더
그 순간마저 육식인 시장에게 폭력을 당함
그냥 나쁜 벨웨더를 비웃고 조롱하고 끝나 주토피아는 유토피아고 뭐든걸 할 수 있는데 벨웨더 넌 왜 착하지 못하게 행동했니
마치 벨웨더에게 착한게 살아도 육식이 가진 기회를 모두 가질 수 있었는데 넌 왜 그랬니 하는것처럼
Try everything을 암컷 분장을 한 수컷 가젤이 부르지만 벨 웨더는 호응하고 따라부르지 않아
똑같은 죄수인데 양 옆에 육식들은 즐겁게 호응하고 있는거랑 정말 대조적이야
난 이 장면에서 진짜 모든걸 시도해라 다 이루어진다 이게 맞나?? 싶더라고
그러한 변화 없이 초식의 손으로 육식을 공격한 초식을 멋지게 잡아 성공을 이루고 육식들에게 인정 받는 초식 주디의 캐릭터성글쎄 마냥 즐겁게 보기엔 어딘가 마음을 콕콕 찌르듯 불편함
그래서 마냥 가볍게 닉주디 결혼해라고 외칠 수 없어 그게 주디의 캐릭터성에 맞는 반응일까? 싶어서
게다가 주디는 차별받는 사회에 전문적인 경찰 초식 캐릭터로써 동료와 임무를 수행했고 편견을 뛰어넘었더
닉과 주디가 훌륭한 경찰이 됐고 닉의 경찰 뱃지는 주디가 달아주지
무엇보다 작중에서 그려지는 둘은 서로의 한계와 고정관념을 뛰어 넘고 감정을 교류하는 관계야
흔히 사랑은 인종도 국경도 넘는다~ 라고 하듯 현실에 있는 차별을 사랑이랑 단순한 단어 하나로 뛰어넘게 되잖아
서로 사랑에 빠져 콩깍지에 씌인게 아니라 서로 다른 점에 낯설어하면서도 우정을 나누는 모습이 주로 묘사됐는데
차별 받는 초식이 전문성을 인정 받고 차별을 이겨내고 업무를 성취하는 서사인데 꼭 사랑으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지
흔히 주토피아를 성별 문제로 비유해서 많이 보지만 다른 문제로 대입해도 충분해
성별도 성별이지만 소수인종 (흑인 비유가 꽤 나와) 혹은 장애인 또 혹은 부자와 빈자 등
사회적 차별, 약자 등으로 봐도 참 씁쓸한 현실과 변하지 않고 차별을 그저 지워내는 엔딩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
하다못해 국가와 국가간의 문제를 대입해도 강대국=육식/개도국, 후진국=초식/주토피아=국제사회로 보면 크게 다르지 않을껄?
요 장면 우리나라에선 못느꼈지만 흑인이 생각난다는 반응도 있었어
복슬복슬한 곱슬머리는 흑인의 특성인데 이게 엄청나게 차별을 받았고 지금도 엄청 차별을 받고 있거든 중요 이슈야
그래서 흑인들 특히 여성들은 차별 때문에 취직하기 위해 가장 임금이 적은 계층임에도 머리에 엄청나게 돈을 쏟아부어
저 곱슬머리를 최대한 가리고 펴고 가발을 쓰고 탈모나 각종 고통에 시달려도 나의 원래 머리로는 차별을 당하니까
닉이 마음대로 벨 웨더의 곱슬거리는 털을 만지고 벨 웨더는 불쾌해하는 장면은 흑인에 대한 직접적 비유에 가까움
주토피아는 성공하기도 했지만 비판도 꽤 많이 받은 작품이라
이후 디즈니 내에서도 더 조심스럽게 차별과 편견 문제를 접근하는 발전을 보여
제작진도 사실 주토피아를 인셀들이 인용하는 것 (심지어 한국에서 여성살해 시위에 남자들이 이용하는 것)을 보고 반대하며
그런 의도의 작품이 아니라고도 했었고 나도 그런 의도로 만든 작품은 아닐거라고도 생각함
그렇지만 작품은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순간 제작자의 의도와 달라지는 걸 감수해야하고
주토피아는 인셀들, 강자들, 차별을 지우는 혐오자들에게도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온 무해한 애니메이션인것도 불편한 진실이야
애니메이션을 가볍게 예쁜 화면과 재밌는 이야기 노래로 즐기는게 어찌보면 당연한일이지만
디즈니 같은 거대한 영향력을 가진 애니메이션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려하고 여러 해석될 여지를 판단해 작품을 연출하고 내놔야 해
나는 그래서 이 애니메이션을 아동들에게 보여줄때 그 어떤 비판적 시각 없이 보여주는게 좋지 않은 것 같아
최소한 이러한 이면이 있을 수 있다는 암시를 주고 어린이들이 생각할 수 있게 해줘야 해
In Zootopia, anyone can be anything.
I don't think so
실제 일어나는 혐오를 지우고 기만하는 행동에 이 애니메이션이 이용된다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니까
첫댓글 나 글애서 줃돕비아 안조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