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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들의 종교
샤르별 신선들도 신앙과 종교를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종교가 태양교(太陽敎)였다. 말하자면 태양을 신의 상징으로 믿고 있었는데, 실제로 숭상하는 대상은 태양이 아니라 천지만물의 주인인 샤스미였다. 샤스미를 지구 언어로 표현하자면 하느님이라 해도 좋았고 부처님이든 천지신명이든 상관이 없었다. 태양을 천지주인인 샤스미의 상징으로 삼는 것은 그 빛으로 천지만물을 가꾸기 때문에 당연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실제로 샤스미의 상징은 태양뿐만 아니라 물과 흙과 공기도 있었다. 물과 흙과 공기가 태양의 힘과 합해져서 생명체들이 태어나고자라기 때문이라는 교리적 내용이었다. 이들 네 가지 상징을 태양교의 사위일체라 부르는데, 그래서 샤르별 신선들은 4라는 숫자를 아주 신성시했다. 4를 행운의 숫자라고 믿고 있었다. 4라는 숫자는 샤스미의 상징인 사위일체를 뜻하기도 했다.
물이 샤스미의 상징이 되는 것은 모든 생명이 물에 의하여 싹이 트고 물에 의하여 살아가기 때문이었다. 물에 의해 생명이 피고 지는 원리는 동물과 식물이 따로 없다고 했다.
흙이 샤스미의 상징이 되는 것은, 모든 생명이 뿌리를 내리고 삶의 터전을 삼고 살아갈 바탕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샤스미는 곧 모든 생명의 본질이요 시작이며 바탕으로서, 바탕 없이 태어나고 살아갈 생명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공기가 샤스미의 상징이 되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공기가 아니면 호흡하고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었다. 조물주가 모든 생명을 창조한 후에 그 생명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므로 인하여 호흡을 시작했고, 그때 불어넣어 주었던 생기가 공기라고 했다. 그러므로 생명체들이 호흡하는 공기는 천지주인 샤스미의 생기인 것이니, 당연히 조물주의 상징으로 숭상하는 모양이었다. 말하자면 조물주의 실체는 빛과 물과 흙과 공기라는 사위일체 현상으로 나타나서 자연과 생명세계를 가꾸어 가고 있다고 샤르별 신선들은 믿고 있었다.
태양교는 열흘에 한 번씩 사원의 신전에서 집회를 갖는데, 한 달에 네 번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샤르별의 한 달은 48일이었기 때문이다.
샤르비네와 나도 종교 집회일 마다 빠지지 않고 참석했는데, 우리가 참석한 집회 장소는 뵤시럿이 선경도시에 있는 초스슴이 사원의 신전이었다. 초스슴이 사원은 14만 4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좌석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정도 규모의 사원은 샤르별 전지역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었다.
뵤시럿이 선경도시에만도 초스슴이 규모의 사원은 50여 개에 이르렀다.
초스슴이 사원은 높이 17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피라미드로 되어 있었고, 사원의 꼭대기에는 하늘까지 닿을 정도의 높은 첨탑이 세워져 있었다. 샤르별 신선들이 공공장소로 이용하는 건물들은 대부분 피라미드와 우주기하학적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다. 피라미드는 우주의 에너지를 증폭시키는 안테나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초스슴이 사원은 외부에서 볼 때는 피라미드지만 내부에 들어가면 둥그런 공간을 이루고 있었다. 내부 공간은 35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층층의 공간마다 둥근 홀 형태를 하고 있었고 모든 좌석들은 둥근 원처럼 배치되어 있었다.
신전의 중심부인 중앙에는 둥그런 제단이 차려져 있는데, 신기하게도 그 제단은 신전 내부의 어떤 층에 앉아 있어도 다 보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신전의 어느 층에 앉아 있어도 제단의 위치는 바로 눈 앞에 들어오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사원의 제단 앞에는 큰 화로가 놓여 있는데, 화로에서는 횃불처럼 환한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불꽃에서는 그을음이 생기지 않았고 불이 타오를 때는 정신을 맑게 해주는 그윽한 향기가 신전에 가득 퍼져 나오고 있었다. 신전 안에 가득한 제단의 불꽃 향기를 맡고 있노라면 그토록 마음이 평안해지고 온갖 번민이 눈 녹듯 사라지는 현상을 경험하기도 했다.
향로에서 타오르는 향기로운 불꽃은 태양을 상징했으며, 집회 참석자들이 신전에 입장할 때는 모두 꽃 한 송이씩을 들고 와 신에게 헌납한 후 각자 자리를 잡고 참석했다.
꽃을 바치는 의미는 숭배와 감사를 의미한다고 했다. 그 외 신전에 바치는 다른 물질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신전을 찾아올 때 준비할 물건은 경건한 마음과 단정한 몸차림 그리고 직접 길러서 가져온 생화한 송이면 족했다. 지구의 종교처럼 재물이나 물질을 바치는 제도는 없었다.
종교 집회가 시작되는 시간은 태양이 하늘의 정면에 떠오르는 시간을 맞추어 하는데, 집회를 집전하는 사제는 사원의 주지가 맡아서 했다.
초스슴이 사원의 주지는 차츠였고 그의 나이는 370세였다. 샤르별의 평균 수명이 350 세인 점에 비하여 장수를 누리는 신선이었다.
집회 시간이 되자,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정정한 발걸음으로 제단에 나타난 차츠는 먼저 꽃 한 송이를 제단에 바친 후, 향로에서 타오르는 향불을 향해 엄숙하게 무릎을 꿇었다. 무릎을 꿇은 후 두 손을 모은 다음 향불을 바라보면서 기원을 올렸다.
신에게 드리는 기도는 마음속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렁찬 목소리로 했는데, 그 우렁찬 기도 소리가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귀에 쟁쟁하게 울려오고 있었다. 기도의 내용은 집회에 참석한 모두의 가슴에 천지주인의 축복이 충만하게 임하여 모든 영혼이 불로불사의 길로 인도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기원이었다.
차츠가 기도를 할 때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는데 갑자기 공중에서 빛줄기 같기도 하고 보얀 이슬 같기도 한 현상이 신전의 신선들 머리 위로 가득히 쏟아져 내려오고 있었다. 쏟아지는 빛의 현상으로 옆 사람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고 신전 안에는 어디서 흘러오는지 모르게 그윽한 향기가 퍼져서 숨을 쉴 때마다 향기로운 기운이 몸 속으로 퍼져 들어오는 것 같았다. 제단의 향불에서 발하는 향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신비스런 느낌의 향기였다.
그때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얼굴은 복숭아 꽃 같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때 알 수 없는 기쁨의 물결이 신전 내부에서 출렁거리고 있는 것을 감으로 느낄 수 있었다.
차츠는 이런 신비스런 현상의 기도를 마친 후에 지극히 인자하고 자비스런 모습으로 집회 참석자들을 둘러본 후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차츠의 모습은 마치 신선이 하늘에서 구름을 타고 하강하여 인간들 앞에 나타난 것처럼 신성함이 몸에서 배어나고 있었다.
차츠가 자리에 앉자 신전의 악대들이 샤스미를 찬양하는 음악을 연주했고, 음악의 선율은 청아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악대들의 찬양이 끝나면 바로 700명에 달하는 신선 합창단들이 무대에 나타나 역시 천지주인을 향한 찬양과 기원의 내용을 노래했다. 찬양의 음악이 끝나면 비로소 차츠의 교화(化)가 시작되는데, 그 목소리는 카랑카랑하게 신전에 울려 퍼져 14만 4천 명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아 나갔다.
차츠의 설교 내용은 대략 이러하였다.
“... 육신의 몸을 입은 영혼들은 모두가 우주의 나그네다. 나그네는 그 땅에 영원히 머무르지 못하고, 이 세상 나들이가 끝난 후에는 모두 영혼의 고향으로 되돌아 갈 수밖에 없다. 떠나가는 영혼의 나그네들이여! 되돌아 갈 때 무엇을 손에 들고 떠날 것인가? 이 세상에서 이루어 놓은 풍요를 짊어지고 갈 것인가, 아니면 평생 동안 학문한 지식을 가슴에 품고 떠날 것인가? 화려한 의상도 평화로운 이 땅의 벌판들도, 그리고 다정하게 사귀었던 그리운 신선들도, 모두 제자리에 그냥 두고 나그네의 빈 영혼만 맨손으로 떠나갈 것이다. 떠나갈 때 나그네의 영혼은 어떤 모습이 되어 나그네의 고향으로 되돌아갈 것인가? 아름답고 거룩한 모습으로 떠날 것인가 초라하고 흉측한 몰골로 돌아갈 것인가? 결코 아니다. 우리 신선들이 무릉도원 선경세상을 찾은 목적은 나그네의 영혼으로 되돌아가 삶과 죽음의 윤회를 다시 시작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불로불사 빛의 몸으로 화신하여 삶과 죽음의 윤회를 벗어나기 위함이니 후천세상 천지주인이 기다리고 기다리는 빛의 존재들이라. 이 세상이 아무리 아름다운 도원경이요 선경세상이라 한들 천수를 누리다 나그네의 영혼으로 되돌아간다면 이 세상을 찾아온 보람이 무엇이며 의미가 무엇일 것인가? 떠난 영혼은 말이 없으니 허무하고 허무한 일이 세상과의 이별이 아니겠는가? 사랑하는 영들이여! 부탁하노니... 부디 생로병사의 불완전한 삶의 고리를 끊고 불로불사의 완전한 삶으로 거듭나 다시는 이별과 만남의 슬픈 운명으로부터 자유를 얻으라."
이런 차츠의 설교는 언제나 집회 참석자들을 감동시켰으며, 12일간의 생활을 돌아보면서 잘못된 삶이 있었으면 반성하는 계기로 삼기도 했다. 설교가 끝나고 몇 가지 순서가 진행된 후 종교의 집회행사는 모두 마쳐졌다. 행사를 마칠 때는 처음에 연주되었던 천지주인 샤스미 찬양에 대한 음악이 울려 퍼지고, 그 음악에 맞춰 참석자들이 함께 합창을 했다.
집회가 끝나고 돌아올 때는 참석자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차츠를 향해 합동으로 경배를 했다. 차츠에게 경배를 하는 목적은 그를 신격화해서가 아니라, 존경하고 사랑하는 스승에 대한 예로써 하는 경배였다. 경배를 받는 차츠는 집회 참석자들을 향해 축복을 내린 후 시종의 부축을 받으면서 제단을 내려갔다.
차츠가 제단에서 내려가면 종교집회는 모두 끝나고 집회에 참석한 신선들은 그때부터 자유롭게 행동했다. 어떤 신선은 더 오래 남아서 명상을 하기도 하고 어떤 신선은 바로 신전을 나와 가족이나 친지들끼리 어울리기도 했다.
샤르별의 종교는 사원에 소속된 교인이 따로 없었다. 집회 때마다 참석하는 신선은 많이 있지만 교인으로 문서에 올라 있는 명단이 없었다. 종교 집회일마다 샤르별 신선들은 모두 사원을 찾아오지만 꼭 소속된 곳을 찾아가야 하는 법은 없었다. 그냥 원하는 사원을 찾아가서 천지주인 샤스미께 경배하는 것으로 종교 행사는 마칠 수 있었다.
신전의 좌석은 어느 사원이나 동일하게 14만 4천 석이기 때문에 좌석이 차게 되면 더 이상 입장도 불가했다. 14만 4천 명의 입장이 완료되면 사원의 꼭대기에 입장 완료를 알리는 빛이 반짝거렸다.
사원을 찾아오는 신선들은 누구나 하늘자동차 춘우셔시를 타고 오며, 하늘을 날아오다가 사원의 꼭대기에서 반짝거리는 빛을 확인한 후 빈 자리가 남아 있지 않으면 다른 사원을 향해 되돌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하늘자동차는 빛의 속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아무리 먼 거리에 있는 사원이라도 눈 깜짝할 사이에 도착할 수 있어 자리가 빈 사원을 찾다가 시간이 늦어질 염려는 없었다.
이렇듯 샤르별 신선들은 종교 집회일에 찾아가기 편한 아무 사원에나 들러서 경배를 할 수 있었고 어느 특정한 사원에 소속되어 신앙생활을 하는 신선들은 아무도 없었다.
다만 샤르별 신선들은 종교에 관심이 있든지 없든지 불문하고 12일에 한 번씩은 희망하는 사원을 찾아서 경배에 참석하는 신앙생활을 의무화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종교 집회일이 휴무일은 아니었으며 하루 5시간의 일과를 마치고 돌아와서 종교 집회에 참석했다.
샤르별 신선들은 하루 35시간 중 매일 5시간은 반드시 직장에 나가 맡겨진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하루도 노는 날이 정해져 있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하루 35시간 중 일과시간 5시간, 수면시간 5시간으로 정해져 있어서 나머지 25시간을 개인의 여가시간으로 활용하므로, 노는 날이 없다고 해서 힘들거나 피로에 지쳐 살아갈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개인적인 특별한 용무가 있을 경우는 하루 이틀 며칠씩은 물론, 몇 년이든 몇 개월이든 상관없이 휴가를 얻어 볼 일을 볼 수도 있었다.
어떻든 샤르별에 살아가는 모든 시민들은 태양교를 믿는 교인이라 부를 수 있었고, 태양교는 신선종교로서 어떤 파벌도 형성되어 있지 않은 선경세상의 단일종교이기도 했다.
그래서 샤르별에서는 종교인과 비종교인을 구별하는 말이 전혀 없고, 샤르별이나 우주에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은 천지주인 샤스미의 한자손으로 여기며, 한 형제처럼 우애 있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샤르별 신선들은 종교 집회에 참석하는 신앙생활 말고도, 매일 같이 해 뜨는 시간과 해지는 시간을 맞춰서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태양을 향해 기원을 올리는 버릇이 있었다.
해 뜨는 시간에 맞춰서 드리는 기원은, 하루 일과의 시작과 함께 샤스미의 뜻에 어긋나지 않는 하루의 삶이 되어 줄 수 있도록 바르게 인도하여 달라는 기원이며, 해지는 시간에 드리는 기원은 하루의 일과 중 정의롭지 못한 행동이 있으면 용서해 달라는 반성의 기원이었다.
결국 샤르별 신선들은 자신들이 숭상하는 천지주인 샤스미의 상징인 태양이 하늘에 머물며 그 빛으로 세상을 비추고 있는 동안 항상 경건한 마음으로 하루의 일과를 보내고 있었다. 말하자면 태양이 우주를 밝히는 동안 천지 주인이 세상을 밝게 살피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며 경건한 마음의 옷깃을 여미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종교 집회가 끝나면 사원에 설치되어 있는 복지시설에서 각종 문화나 예술을 즐길 수 있었고, 오락이나 사교행사에도 참석할 수 있었다. 종교 사원은 신앙의 장소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신선시민들에게 각종 여유와 낭만을 즐길 수 있는 문화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모든 시설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기도 했다.
사원의 주변에는 온통 복사꽃으로 뒤덮여 있고 숲과 초원과 화초들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영혼의 휴식처 같은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그래서 샤르별 선경도시의 신선 시민들은 종교 집회일에만 사원에 나와서 마음의 휴식을 달래는 것이 아니라, 일과시간을 마친 후 언제라도 사원의 공원과 문화시설을 찾아와서 평안한 안식을 취하기도 했다.
사원의 모든 공간은 항상 열려 있었고, 신선 시민들이 언제든지 찾아와서 신선놀음을 즐기거나 휴식과 여가의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한마디로 샤르별 선경도시의 사원들은 신선 시민들이 즐기고 싶을 때 즐기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완벽하게 갖춘 종합복지시설이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종교 집회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샤르비네와 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샤르별의 종교도 역시 영혼의 구원을 위하여 믿고 있군요?"
내가 먼저 샤르비네에게 건네는 말이었다.
“샤르별 신선들이라고 아직은 불완전한 육체의 몸을 입고 있는 이상 완전한 존재라고 설명할 수 없지요. 그래서 항상 높은 깨달음과 자아완성의 가르침이 필요하지요. 우리들 세상의 종교는 영혼의 구원을 목표로 필요한 것이 아니라 빛의 몸으로 화신하여 불로불사의 삶을 기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거예요."
“불로불사의 길을 걷기 위해 종교가 필요하다구요?"
"그래요. 지구의 종교는 죽어서 영혼이 좋은 곳에 가기 위해 신앙한다면 우리들 세상의 종교는 살아서 죽지 않고 빛의 화신이 되어 불로불사의 삶을 얻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지요."
"지구와 샤르별 신선들이 믿는 신앙과 종교의 목적은 많은 차이가 있군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샤르비네는 앞으로 불로장생의 천수를 누린 후 빛의 몸으로 화신하여 불로불사의 경지에 도달할 자신이 있소?"
“전 자신 있어요. 샤르앙에게도 그 길로 안내하고 싶어요."
“지구의 인간이든 샤르별의 신선들이든 육신의 몸을 입고 있는 이상나이 들면 늙게 되고 늙으면 병들고 죽기마련인 것을, 하늘의 이치를 거스를 수는 없지 않소?"
“나이 들어 늙고 병들어 죽게 되는 것이 결코 하늘의 이치라고 말할 순 없어요. 그건 지구 인류들의 생각일 뿐이지요. 우리 샤르별의 신선들은 나이와 죽음의 관계를 하늘의 정해진 이치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나이가 들수록 생명의 경륜을 높이고 불로장생의 천수를 누리면서 빛의 화신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오히려 하늘의 밝은 이치로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생각의 차이가 삶의 차이를 느끼게 하는군요. 지구의 존재들은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간의 의식으로 하늘의 이치를 받아들이고, 샤르별의 존재들은 스스로를 신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신선의 의식으로 하늘의 이치를 받아들이는 것 같소. 인간의 생각과 신선의 생각은 당연히 다른 수준의 판단력을 가질 수밖에 없겠지요."
“그러므로 샤르앙도 이제부턴 인간의 의식으로 살지 말고 신선의 의식으로 하늘의 이치를 생각하며 살도록 하세요."
“꼭 그렇게 하겠소. 그런데 샤르별 신선들이 믿는 종교는 샤르별 전체가 단일종교라면서요?"
“그래요. 샤르별에는 천지주인 샤스미를 경배하는 태양교 외에는 다른 종교가 없어요. 우리 샤르별 신선들이 살아가는 모든 규율과 질서를 규명하는 윤리도덕이란 힘도 결국은 태양교의 교리에서 비롯되므로, 우리 샤르별은 전체 땅덩어리가 신전이요 모든 신선시민이 교인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지요. 종교생활과 비슷한 형태를 유지하는 정신수련 단체는 몇 가지 계파를 형성하고 있지만.... 종교는 태양교 하나로 통일되어 있어요. 천지만물의 주인은 샤스미 한 분 뿐인데, 그 외의 다른 신을 신앙할 이유는 없겠지요."
"그러면 본래부터 샤르별 종교는 태양교 하나로 통일되어 있었"나요?"
"우리 샤르별에도 한때는 여러 종류의 종교가 난립되어 있던 시대도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샤르별 신선들의 마음속에는 종교의 뿌리는 하나라는 진리를 깨닫게 되고, 그런 각성과 함께 종교의 통합이 이루어졌다고 해요."
"종교와 정신세계 수련과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종교의 목적은 깨달음과 회복의 길이라면, 정신세계 수련은 영적단련과 수행의 길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결국 두 가지가 비슷한 길이라고 생각해요."
“종교의 역할에 의해서만 영적성장이나 영적재생을 달성한다고 볼 수는 없지 않을까요? 샤르비네는 어떻게 생각하오?"
“샤르앙의 생각이 틀리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반드시 종교를 믿는다고 영혼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고, 종교를 믿지 않는다고 그렇지 못한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단지 종교는 영적성장의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중계자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양심을 깨우쳐 주고, 바른길을 안내해 주고.... 그런 역할만으로도 종교의 사명은 다 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최종적으로 영적성장의 도모는 자신의 힘으로 하는 것이지 다른 누구의 도움으로 이루어지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요."
“영적구원의 주체는 스스로이지 종교는 아니라는 뜻인가요?"
"구원이란 말보다는 영적성장이란 의미가 더 타당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어떻든 구원이란 뜻이 갖가지 오염으로 허물을 뒤집어 쓴 영혼이 그 허물을 벗어서 맑고 깨끗한 순수함으로 돌아오는 길이라고 가정한다면, 그러한 노력은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지 종교의 힘이 억지로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는 뜻이지요. 결국 종교의 역할은 그러한 영혼의 허물을 벗도록 방법을 제시해 주고 안내해 주는 역할만으로 족한 것이지 그 이상은 아니라는 뜻이에요."
"그런데도 샤르별 신선 시민들은 종교에 관심이 있든지 없든지 종교집회일이 되면 사원에 나가는데, 그런 점에 대하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소?"
"종교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사원에 나가는 것은, 우리 샤르별에 살아가는 모든 신선 시민들이 하나의 분위기로 편승하여 반성과 참회의 시간을 가지면서, 경건한 마음의 옷깃을 다시 여미게 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말하자면 신선한 공동체 의식의 발로…. 그런 점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천지주인 샤스미의 이름으로 샤르별의 신선들이 하나로 화합할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단단히 하니까요."
“그러면 샤르비네는 지구의 종교에 대하여도 알고 있나요?"
“알고 있어요. 아버지를 통해서 지구인들이 신앙하는 종교에 대하여 많이 공부를 해두었어요. 지구인들이 믿는 종교는 교리도 복잡하고 구원의 논리도 다양한 것이 특징이더군요. 내용을 분석해 놓고 보면 그 말이 그 말 같은데도 말이에요."
“그 말은 맞는 말이네요. 지구의 종교는 복잡하고 다양해서 아무리 종교계의 전문가라도 전체를 다 이해하려면 힘이 들거요. 어떻든 지구 사람들도 종교에 열심인 편인데, 샤르비네가 생각할 때 지구의 종교가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소?"
“지구의 종교도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들은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일꾼들을 많이 배출해 내기도 하고, 가난하고 병든 자들을 위하여 구제활동도 벌이고.... 여러 가지 좋은 일들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종교의 이름으로 면죄부를 판매하는 행위는 시정되어야겠지요. 그 점은 샤르앙이 더 잘 아는 문제겠지만요. 아마도 지구 사람들은 물질만능주의의 사상에 빠지다 보니 종교의 면죄부를 남발하여 물질을 축적하는 수단으로 삼지 않는가 생각도 들고요. 반드시 어떤 종교를 숭배하면 구원에 이르고 어떤 종교를 숭배하면 이단이라느니 하는 따위의 종교적 상호비방과 골수주의도 일종의 면죄부 판매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요. 종교적 골수주의자들의 주장대로라면 아무리 그릇되게 살아가는 사람도 그 특정종교의 숭배자란 이름만으로 구원을 얻을 수 있고, 아무리 정의롭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도 그 특정종교의 숭배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구원을 못 얻는다는 등의 교리는 너무 유치한 발상인 것 같아요. 마치 골목대장이내 편이 되면 예쁜 선물 주고 내 편이 되지 않는 친구들에게는 주지 않겠다고 위협하는 발상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영혼에게 구원을 주는 주재자가 그렇게 유치한 방법으로 인간세계를 다스리겠어요? 장삿속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구요. 특히 물질을 많이 바치면 축복이 따르고 물질을 안 바치면 신의 축복도 떠난다는 따위의 주장은, 마치지구에 존재하는 신들은 물질탐닉에 전념하는 우상들로 비춰지기도 해요. 그래서 양식을 제대로 갖춘 자들로 하여금 종교에 대한 비웃음거리를 제공하는 빌미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해요. 종교는 유치한 게임이 아니라 신성한 그 무엇인데도 말이에요. 물론 지구의 종교가 다 그렇다는 뜻은 아니고, 대부분의 종교는 사랑과 희생으로 인류의 구원을 위해 노력한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일부 몰지각한 종교인들 때문에 그런 오명을 공동으로 뒤집어쓴다는 것은 억울한 일이겠지만...."
“그러면 지구의 종교 지도자들 중에 알고 있는 대상은 있는지요?"
“지구의 종교를 이해한다고 하면서 지구의 종교 지도자들을 모를 수는 없겠지요. 지구의 대표적인 종교 지도자라면 예수나 석가 같은 분들을 꼽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틀린가요?"
“정확히 맞춘 셈입니다. 예수나 석가 같은 지도자들에 대하여는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소?"
“예수라는 지도자는 이웃에 대한 사랑을 깨우쳐 주었고요, 석가라는 지도자는 생명에 대한 자비를 깨우쳐 주었다고 이해하고 있었지요."
“상당히 정확하게 지구의 종교를 이해하고 있었군요?"
"정말요?"
“그래요. 샤르비네는 지구의 종교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판단해요. 그러면 샤르비네도 이웃에 대한 사랑과 생명에 대한 자비가 종교의 교리로서 합당한 진리라고 생각하나요?"
“이웃에 대한 사랑과 생명에 대한 자비심만 가지고 살아간다면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는 어떤 불의나 악한 일도 발생하지 않을 거예요. 그보다 훌륭한 종교의 진리는 없다고 생각해요. 단지 이웃에 대한 사랑과 생명에 대한 자비심은 다르게 분열되어야 할 교리가 아니라 하나로 뭉쳐야 될 교리라고 생각해요.”
"이웃에 대한 사랑이나 생명에 대한 자비심은 말은 다르지만 내용은 똑같다는 뜻이겠지요? 그런 똑같은 진리를 가지고 서로 네가 옳다 내가 옳다 다툼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겠지요?"
“그렇게 생각해요."
"그러면 이웃에 대한 사랑을 부르짖던 예수와 생명에 대한 자비를 설파하던 석가는 한 뿌리라고 생각합니까? 각각 다른 뿌리에서 시작된 이단적 상대들이라고 생각합니까?"
"한 뿌리라고 생각해요. 지구에서는 우주만물의 창조주를 하느님이라고 부르건 천지신명이라고 부르건 간에, 그분들 역시 한 조물주의 뿌리에서 나온 분들이지 서로 다른 뿌리에서 나온 분들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두 분은 다 같이 인류의 구원을 목표로 세상에 나타나 힘들고 어려운 가시밭길을 걸으며 이웃에 대한 사랑과 생명에 대한 자비를 설파하셨잖아요. 이웃을 사랑할 줄 모르는 자가 어찌 생명에 대한 자비심을 베풀 수 있을 것이며, 생명에 대한 자비심을 베풀 수 없는 자가 어찌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겠어요. 그렇다고 예수께서 석가를 배척하라는 가르침을 내린 바도 없고, 석가께서 예수를 배척하라고 가르친 바도 없는데, 그들을 따르는 교인들만 서로 원수처럼 지낸다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을 거예요. 아마 예수나 석가가 한시대에 태어나 서로의 존재를 알았다면, 둘은 분명히 적이 아니라 친구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샤르앙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나도 항상 그런 생각을 품고 있었소. 예수나 석가나 다 인류의 구원을 목적으로 세상에 나타나 사랑과 자비를 외치셨건만, 그 후계자들은 그분들의 진리를 왜곡하여 서로 상대를 비하하면서, 하나된 마음으로 인류 구원에 앞장서지 못하는 처사는 지구인들의 장래를 생각할 때 비극적인 일이라 생각한다오."
“그래요. 사회의 혼란보다 종교의 분열은 더 비극적인 일이라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사회의 부패보다 종교의 부패는 더욱 치명적이라 말할 수 있어요. 인류의 부정과 부패를 척결하여 바르고 참된 세상을 가꾸는데 앞장서야 할 종교가 먼저 부패하고 먼저 부정에 빠진다면 누가 그 인류를 구원의 길로 인도하겠어요. 그래서 지구의 종교는 인류 구원이란 대전제 아래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야 되겠고, 서로 분열과 적대감이 아닌 하나의 모습으로 돌아와야 된다고 생각해요. 지구의 모든 종교가 그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하나 되면, 지구의 평화는 훨씬 빨리 앞당겨지리라 생각해요. 샤르앙이 그 일에 앞장서서 종교간의 벽을 허물어 보세요.”
“저더러 종교 간의 벽을 허무는데 앞장서라구요?"
“꼭 그렇게 해주세요."
“참, 샤르비네는 무슨 말을 그리하오. 남들이 들으면 비웃음을 사고 남겠소. 나 같은 주제에 무슨 힘이 있어 종교의 벽을 허물란 말이요? 아마도 지구에서 종교의 벽을 허무는 일은 산을 옮기는 일보다 힘들텐데…."
“당신의 일심동체 샤르비네가 도와줄 테니 겁내지 말고 앞장서세요. 우주 큰 정신세계의 진리로 무장하면 아무리 힘든 장벽도 뛰어넘을 수 있답니다. 지구에는 진리를 외면하는 신앙인들보다 진리를 사랑하는 신앙인들이 더 많기 때문에 생각보다 어려운 일은 아닐 거예요. 물론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종교간의 벽을 허물기 위한 시도는 이제 후천세상을 맞이하는 중대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해요. 실패를 하든지 성공을 하든지 일단 시작을 해봐야 결과가 나타나는 법이고. 실패가 두려워 시작을 못한다는 일처럼 어리석은 결단은 없어요. 종교의 벽을 허문다는 것은 처음부터 거창한 구호가 필요하지 아니하고, 차츰차츰 우주 큰 정신세계의 사상으로 접근하면 바위처럼 굳은 마음들도 되돌릴 수 있어요. 제가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 하지만 무슨 일을 하든지 지혜가 필요해요.”
"어떤 지혜가 필요하오?"
"남들 앞에 앞장서지 마세요. 인물을 찾아서 후원해 주고 독려해 주며 모든 공로는 샤르앙 자신에게 돌리지 마세요."
"무슨 말을 하는지 뜻을 알겠소. 남을 앞세워 하는 일이라면 자신이 있소. 더구나 샤르비네가 일심동체의 기운으로 도와준다니 더욱 용기 백배할 것을 다짐하오. 우주 큰 정신세계의 사상 앞에서는 사실 어떤 종교적 교리도 동화되지 않을 수 없겠지요. 누구에게든지 편견과 시비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우주의 큰 정신세계로 그 마음들을 포용하면 어떤 종교의 골수분자라도 동의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러면 샤르비네의 뜻을 따르도록 할 터이니 좋은 계획이 있으면 제시해 주도록 하오."
"제 의견을 받아줘서 고마워요. 종교의 벽을 허무는데 대한 좋은 전략들을 제시해 드릴 테니 그대로만 하세요. 샤르앙이 생각한 것보다 쉽게 지구의 종교는 하나로 돌아오게 될 테니까요. 편견과 이단적 시비가 아닌 우주 큰 정신세계의 진리라는 이름 하나로 말이에요. 샤르앙을 위해 함께 일을 도모할 동지들은 이미 준비되어 있어요. 그들이 샤르앙을 도울 테니 아무 염려 말아요."
샤르비네의 부탁이 아니라도 지구에 존재하는 종교는 언젠가 하나의 길로 걸을 날이 반드시 찾아와야 된다고 생각되었다. 인류를 파멸과 미혹의 길로 빠뜨리기 위해 생겨난 종교가 아니라면, 본래의 사명인 인류 구원의 목적으로 모든 종교가 하나 되어 부정과 부패에 빠진 사회를 바르게 인도하여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종교를 믿는 신앙인들은 종교를 위해서 신앙을 갖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영혼을 바르게 인도하기 위하여 신앙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바르게 살기 위해 종교를 갖는 신앙인들이 바르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다른 신앙인을 서로 적대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신앙을 하는 과정은 달라도 궁극적 목표는 동일하다면, 내 신앙은 옳고 네 신앙은 그르다는 골수적 편견을 버려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하여 전통적으로 뿌리 깊은 종교간의 벽은 무너지지 않는다 할지라도, 서로가 서로의 구원을 인정해 주고, 서로가 서로의 진리를 높게 평가해 줄 때 진정한 신앙의 자세가 확립되리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5 <샤르별의 자연, 문명과 신선 인류들> - 박천수著
첫댓글 태양교의 사위일체(태양 흙 물 공기) 대상이 자연이라서 정말 좋아요 자연에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일어나고
아마도 지구의 종교는 기득권이 무너져야 통일이 되겠지요
네 지구도 태초에 단일종교였고 다시 처음처럼 돌아올겁니다
한민족 태초에 환국의 환인께서도 크신, 밝음 태양을 뜻한다고 합니다
샤르별과 지구는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