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감악산(紺岳山)에서 평화를 노래하자
- 政 遇 -
무심토록 무디게 살아온 시간
분주한 서울 모습 뒤로하고
의정부를 들어서니 군용트럭 행렬이 지나간다.
무장한 미군병사의 앳된 모습에
양주를 거치면서 가슴은 뛴다.
오래된 기억을 끄집어내는 또 다른 풍경에서
대전차 장벽에서 군사시설에서
마음은 조여오고
가벼운 흥분과 긴장을 한다.
총성이 울린 지 60년이 지난 후에도 말이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
평화 같지 않은 평화를 누리며
전쟁을 잊고 살아가는 현실에
때로는 잠 못 이루는 이가 얼마나 되려나.
범륜사 휴게소 들머리
운계폭포를 지나 가파른 범륜사 경내에는
평화통일 기원비가 또 다시 가슴을 후빈다.
숯가마터 만남의숲 지나 장군봉에 오르니 임진강이 보인다.
아기자기한 암릉에 암벽 노송에 반하고
발아래 풍경에 가슴을 적시고
감악산 정상에 선다.
아 ! 가슴이 시원하구나.
사방이 터진 시야는 묵은 체증 단번에 날리기에 충분하고
무언가 알 수 없는 고비(古碑)는
더욱 의구심을 불러내고
거대한 송신탑과 초소 헬기장
아래에는 팔각정에 여유도 있구나.
서울과 개성의 중간이면서
건너뛰면 강 건너 장단이요 엎어지면 송악산인 것을
왜 못가나 왜 못가나 말이다.
발아래 임진강은 말이 없고
어둠에 북녘 땅 구름만 흘러가는데
경의선 가던 길 그 누가 끊어놓고
기차는 가던 길 멈추고 주저앉아 탄식을 하고
임진강 황포돛배는 먼 강은 잊은 체
앞강만 오락가락 하느냐 말이다.
분단의 아픔 임진각에서 자유의 다리 망배단에서 절규하고
DMZ 제3땅굴에서 도라산 전망대에서
판문점에서 결의를 다지며
다시는 이 땅에서 아픔은 가라고 외치자꾸나.
경기의 5악중의 명산
여기도 군사용 철책과 철망
곳곳에 벙커와 참호 속에는 아직도 긴장이 흐르고
여기 6.25 의 격전지
저 아래 감악산 결사대의 충혼탑에는 38위의 충혼이 서려있고
설마리 전투에서 전사한 800위의 영국군의 영혼은
태극기 유엔기 영국 국기 아래 고이 잠들었으니
의적 임꺽정 머물던 굴에서 애민을 배우고
저 하늘 저 들판 기름진 황금벌판에서
이 땅에 흙 한줌 풀 한 포기까지
가신님들의 피 흘려 지킨 땅에서 애국을 배우노라.
눈 아래 개성의 송악산이 잡힐 듯 하고
북한산 도봉산 소요산이 지척인데
춤을 추는 소나무는 아마도 진혼굿을 위한 춤사위인 듯하구나.
산우여,
하산후 임진강 나루에 황포돛배 띄우고
매운탕에 서러움도 풀고
참게 맛에 게 눈 감추듯 황복의 시원한맛에 빠져 보고
불타는 노을에 누워 아름다운 꿈 평화의 꿈을 꾸어 보자꾸나.
2012. 9. 23. 파주시 적성면. 연천군 전곡읍. 양주군 남면. 감악산(675m)에서 -
- 주소
- 경기 파주시 적성면 설마리
- 전화
- 031-940-4611
- 설명
- 가평 화악산, 개성 송악산, 과천 관악산, 포천 운악산과 더불어 경기5악의 하나로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