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ㆍ10 총선 후보등록이 22일 오후 6시 마감됐다. 공천 과정에서 분란이 쇄신보다 앞섰던 거대 양당은 후보등록 막판까지 우왕좌왕했다.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순번을 앞당기기 위해 전날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5명의 지역구 의원을 입당시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성범죄자 변호 논란에 휩싸인 조수진 변호사 대신 한민수 후보를 서울 강북을에 다시 공천했다.
양당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개혁과 쇄신, 여성·청년 중용을 약속했지만 말만 번지르르했다는 점은 숫자로도 확인됐다.
이번 총선에선 21대 총선 대비 지역구가 1석 늘고 비례대표가 1석 줄어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254명을 지역구로, 46명을 비례대표로 선출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지역구 후보자를 등록한 정당은 21곳, 지역구 후보는 686명이었다.
민주당이 244명, 국민의힘이 252명을 공천했고, 녹색정의당 17명, 새로운미래 27명, 개혁신당 38명, 자유통일당 11명, 진보당 21명(기호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 589명, 여성 97명(14.1%)이다. 4년 전 총선 당시 여성 비율 19.1%보다 5%포인트 줄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후보자 4명, 30대 후보자 33명으로 2030세대의 비율은 5.4%에 그쳤다.
4년 전 총선 당시 2030 후보 비율은 6.1%였다. 반면, 50대와 60대를 합한 비율은 80.3%(551명)였다. 가장 나이가 많은 후보는 무소속으로 경북 경주에 출마한 김일윤(85) 후보였다. 가장 나이가 젊은 후보는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의 우서영(28) 민주당 후보였다.
양당은 그간 여성ㆍ청년과 정치신인을 발굴하는 개혁공천을 강조해왔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1월 16일 공관위 첫 회의에서 “특히 청년ㆍ여성 인재, 유능한 정치신인의 적극적 발굴과 등용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임혁백 (민주당)도 1월 12일 첫 회의에서 “이번 공천의 원칙은 혁신과 통합”이라며 “젊은 민주당이 되기 위해 참신하고 변화를 지향하는 청년 후보를 중점적으로 공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양당 모두 이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셈이 됐다.
국민의힘이 지역구에 공천한 후보의 평균 연령은 57.4세였다. 여성 비율은 11.9%였고, 2030세대 비율은 4.4%로 평균에 못 미쳤다. 민주당이 지역구에 공천한 후보의 평균 연령은 56.6세였다. 여성 비율은 16.8%로 평균보다 높았지만, 2030세대 비율은 3.7%에 그쳤다.
전체 후보자 가운데 재산신고 1위는 경기 부천갑의 김복덕 국민의힘 후보로, 1446억6700만원을 신고했다. 2위는 1401억3500만원을 신고한 안철수 국민의힘 경기 성남분당갑 후보였다. 재산 상위 10명 중 7명이 국민의힘 후보였다.
민주당에선 김태형이 403억2700만원을 신고해 가장 재산이 가장 많았다. 가장 적은 재산을 신고한 후보는 진선미로, 마이너스 8억9500만원이었다.
국민의힘에선 이성심 서울 관악을 후보가 마이너스 5억8400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1일 대구 달서구 윤재옥 대구 달서구을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찾아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2024.3.21
전체 후보자 중 납세액 1위는 102억3000만원의 세금을 낸 고동진 국민의힘 강남병 후보였다. 한무경 국민의힘 경기 평택갑 후보가 61억6100만원을 납세해 2위였다. 민주당에선 박정 경기 파주을 후보가 51억82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세금을 냈다.
반면 지난 5년간 가장 많은 세금을 체납한 후보는 주철현 (민주당)으로, 1억1700만원을 체납했다. 국민의힘에선 정필재 경기 시흥갑 후보가, 민주당에선 3명(주철현ㆍ양문석ㆍ최택용)이 지난 5년간 세금 체납액 10위권에 들었다.
탈북자인 태영호 국민의힘 서울 구로을 후보를 제외한 남성 후보 588명 중 군 복무를 마친 사람은 491명(83.4%)이었다.
전체 후보 가운데 239명의 후보가 전과자로, 이들은 1인당 평균 1.9개의 전과가 있었다.
공천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현역이거나 친윤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3년 전 윤석열 대선후보 경선캠프 출신이거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이른바 친윤 현역 의원은 대부분 생환했다. 윤석열 캠프에 참여했거나 지지 선언을 한 현역 45명 중 38명(84.4%)이 공천을 확정했다.
'비명횡사'란 비판대로 민주당에선 비명계가 대거 컷오프되거나 경선에서 탈락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미래로 5명(설훈ㆍ홍영표ㆍ김종민ㆍ박영순ㆍ오영환), 개혁신당으로 2명(이원욱ㆍ조응천)이 이탈했고, 3명(전혜숙ㆍ이상헌ㆍ이수진)이 탈당해 무소속이 됐다.
비명계인 고민정을 포함해 당 지도부거나 주요 당직자 23명은 공천을 확정했다.
막말과 구설에 따른 후보 사퇴와 재공천도 잦았다.
국민의힘에선 김현아(경기 고양정)ㆍ박일호(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ㆍ정우택(충북 청주 상당) 예비후보 등이 비위 혐의나 논란으로 공천을 받았다가 취소됐다. 도태우(대구 중ㆍ남)ㆍ장예찬(부산 수영) 후보는 과거 막말 논란이 뒤늦게 불거져 공천이 취소됐다.
민주당은 비명계 박용진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한 서울 강북을에서만 정봉주, 조수진을 연달아 공천 취소한 뒤 22일 한민수를 후보로 확정했다.
지역구 조정을 포함해 국민의힘 지역구 현역 91명 가운데 67명(73.6%)이 지역구에 재공천됐고, 민주당에선 지역구 현역 139명 가운데 92명(66.2%)이 공천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