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혼자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보고 나서 몇 가지 궁금한 점이 생기네요
어차피 감독만 아는 부분이겠지만..
여기부터는 스포입니다
일단 호리 선생에 대한 의문
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무기노 미나토의 엄마인 무기노 사오리가
학교에 와서 항의하잖아요?
호리 선생은 그 시점까지는 진짜
이상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사과하기 싫은 마음 때문에
말을 똑바로 하지 않는 모습은 이해가 됩니다
근데 그런 분위기에서 사탕을 먹는 장면은
나중에 호리 선생의 입장을 보고 나서도
대체 왜 저런 걸까? 싶네요
두 번째는 교장 선생입니다
시종일관 기계처럼 대답하는 사람이죠
근데 손녀였나요? 손자? 를 잃은 슬픔 때문이라
그런 거라 이해할 수도 있겠는데
마트에서 뛰는 아이 다리 거는 장면은?
음.. 뭐지? 이상한 사람인가?
아이를 싫어하나? 싫어하는 사람이
어떻게 초등학교 교장까지 올라갔지?
근데 또 미나토에게 악기 알려주는 부분을 보면
싫어하는 사람 같지는 않고 이상하네요
요리와 미나토의 감정은 무엇이었는지?
어릴 때는 남녀 성별 상관없이
좋으면 그렇게 포옹도 하는 건 알겠는데
산속에 있는 그 열차 안에서
둘이 뭔가 이상했는데..
요리가 나도 가끔 그럴 때가 있다고 그랬었나요?
둘이 성인이라면 거의 키스할 분위기였는데
미나토가 갑자기 밀어냈지만..
둘의 감정이 단순 우정이 아니었던 것인지..
왜 그런 장면을 넣었을까 싶네요
마지막 결말 부분
어차피 여기는 열린 결말인 거 같은데요
미나토와 요리는 아마 죽은 거겠죠?
산사태가 일어나서 낡은 열차가
뒤집어질 만큼 강한 태풍이 왔습니다
엄마인 사오리와 호리 선생이
열차를 열어봤지만 찾지 못하는 상황이었죠
그 후에 미나토와 요리가
열차에서 나왔는데
엄청 화창한 날씨였습니다
그리고 둘은 웃으며 뛰어가죠
근데 중간쯤에 둘이 놀던 장면에서
열차 선로가 철창으로 막혀 있었잖아요?
근데 마지막엔 거기에 철창이 없었죠
영화 중간중간 새로 태어나는?
그것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둘은 죽고 천국에 갔다는 그런 의미였을까요?
첫댓글 저도 영화를 보고 좀 이해가 안되서 여기저기 해석도 찾아보고 장면을 곱씹어 보면서 정리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1) 사오리 시점에서 본 호리 선생과 교장 선생님의 이상한 행동
이 영화의 큰 주제는 "편견"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사오리의 시점에서 본 선생과 교장, 학교는 본인의 아들을 괴롭히고 그것을 은폐하려고 하는 "절대악" 입니다. 그런 편견(관점?)에서 봤을 때 교장 선생님의 뒷발이 아이들과 "우연히" 엇갈려 아이들이 넘어지는 상황을 마치 "의도적인" 행동으로 보인 게 아닐까요? 호리 선생님의 사탕 먹는 장면도 기괴하게 표현 되었지만.. 호리 입장에선 답답한 마음에 눈 앞의 사탕을 아무생각없이 입에 넣은 걸수도 있습니다. 다만 사오리의 눈에는 그 행동이 마치 그 상황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요.
2) 이 영화에서 사실 악인이나 괴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호리의 아빠 빼고) 그냥 평범한 인간들이 가진 그 '편견'이 누군가를 괴물로 만드는 것. 사오리의 편견이 선생과 교장을 괴물로 만들었고, 호리의 편견이 미나토를 괴물로 만든게 아닐까요?
3) 두 소년은 사춘기이고 성 정체성이 확립이 되지 않은 시기일 것이고, 그리고 동성애 감정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나토가 그 미묘한 감정을 엄마 사오리나 호리 선생, 그리고 친구들에게 얘기하지 못한 비밀이 된 것이고 그게 그 비극의 시작이 된 것이죠. 저는 솔직히 동성애 감정이 영화에 굳이 필요한 장면인가 의문이 들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영화의 큰 스토리에 필요한 장치가 된 것 같습니다.
4) 결말은 두 소년의 죽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봅니다. 모두의 편견이 많은 사람을 괴물로 만들었고 미나토는 그걸 견디기 힘들었을 것 같애요. 요리는 말할 것도 없고요..
아직 영화가 다 이해가 되진 않습니다. 저한테는 조금 어려웠네요. 내용이 어렵다기 보단 그 마음이 조금 이해가 어려웠어요. 시간되면 한번 더 보고 싶은 영화입니다 ㅎㅎ
@(DET) 커닝햄아이비 그렇네요 우리가 가진 편견이 괴물을 만들었겠네요
영화를 보는 관객 마저도 그 캐릭터들을 다 이해 한다고 생각하며 이상한 사람으로 봤으니 말이죠
1. 선생님의 사탕과 교장의 기행
누구나 갖고있는 결핍적 행동이 있죠.
공공장소에서 뛰는 아이들을 혼내주고 싶은 상상, 스트레스를 받으면 단 음식을 찾는 사람들은 흔합니다. 단지 그들은 거기서 '조금 더' 결핍적 행동으로 나타난 것 뿐이죠.
내 기준으로 이해되지 않는 행위를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을 '괴물'로 단정할수 있느냐. 아니겠죠. 다른 사람 기준에선 이상한 행동을 나도 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각자의 결핍들을 서로 채우고 용인하면서 굴러가는 게 사회지요.
2. 요리 아빠가 말한 요리가 앓고 있다는 '병'이 '동성애' 라고 생각됩니다.
3. 두 아이는 죽은게 맞는 것 같습니다.
4. 결론 : 괴물은 존재하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이다.
오 대체적으로 제가 의문을 가진 부분들이 이해가 되네요
그래서 요리 아빠가 후반부에 이사가는 동네에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다고 굳이 시킨거 였을수도 있겠네요
같은반 남자애들이 괴롭히거나 미나토랑 러브 냐고 놀리는 부분들도 그렇고요
1, 2. 안도 사쿠라가 연기한 무기노 사오리는 오해에 오해를 거듭하는 인물로 나오죠. 스쳐 지나가는 뜬 소문 같은 말들을 “헤에 설마” 하지만 결국 그 모든 소문들이 무기노의 입에서 다시 되풀이됩니다. 사탕이나 발을 거는 장면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아이를 위하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자 오해를 사실처럼 받아들이는 일관성을 유지하는 캐릭터라는 점을 보여주는 메타포 같기도 합니다.
3. 호리가 나도 가끔 그럴 때가 있다는 건 자신의 감정이 잘못된 거 아닌가 싶다는 의미같고요. 그럼에도 호리는 다가가는 모습을 떠올리면 페야님이 생각하시는 그 감정선이 맞을 것 같습니다.
4. 아마 버려진 열차 안에서는 우비만 보였던 걸로 기억해요. 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밖으로부터 도망쳐서 긴 터널을 숙이며 지나온 두 아이는 화창한 날씨를 맞이하게 되죠. 마치 언제 폭우가 몰아쳤냐는 듯이요. “빅 크런치”가 도래했고 두 아이는 그로 인해 옳고 그름의 잣대에서 벗어난 새로운 세상을 맞이한, 새롭게 태어나게 되는 과정을 거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뭔가 쉬운 영화인듯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도 되는 거 같으면서도 참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네요
댓글을 읽고 보니 무기노 사오리는 일반적인 우리의 모습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호리 선생에게 소문 두가지를 말해주는 동료 여선생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