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용산 & 팔용산 수원지
지난 토요일 늦은 시간 옛날 같이 근무 했던 동료와 일요일 아침 번개 산행이 약속되었다.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 무학산을 가보고 싶은대 어떠냐고 물으니 가까운 천주산 가잔다
그러 노라고 대답을 하고 어제 아침 9시 반 달천 방향의 천주산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갑짜기 마음이 바뀌어 의논끝에 팔용산과 팔용 수원지를 돌고 오잔다.
필용산 으로 가는 진입로는 여러 방향이다.
창원 쪽은 그래도 동서식품 방향이 가깝고 접근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등산로도 완만한 편이라 나는 동서 식품 방향의 초입을 선호 하는 편이다.
진입로에 도착을 하니 생각 보다 도로변 주차 공간이 많이 비어있어 주차에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코로나 19의 영향인지 아니면 모두들 먼산 좋은 곳으로 억새나 단풍을 보러 갔는지...
오랫만의 필용산 산행이라 그런지 그동안 등산로 정비를 잘 해 놓았다.
전에는 등산로 초입 철길을 횡단 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철길 아래로 새로이 통로가 나 있고 등산로 중간 중간 경사가 심한 곳은 나무 데크로 계단을 설치 해놓아 산행에는 무리가 없었다.
등산로를 따라 오르니 진입로가 많아서 그렇겠지만 생각 보다 많은 사람들이 등산로에 붐빈다.
휴일이라 그런지 코로나 19의 상횡에도 삼삼오오 단체를 이룬 사람의 산행이 생각 보다는 많아 보였다.
팔용산은 그리 높은 산은 아니다.
마산 쪽에서 보면 제법 경사가 있어 보이지만 창원 쪽에서 보면 완만한 경사에 몇개의 고갯길이 있는 능선 길로 해발 320 미터 정도위 낮은 산이다
팔용산 능선길 전체를 한바퀴 도는데는 대략 6km 정도의 거리이고 수원지로 내려와 수원지를 한바퀴 도는데는 2.5km 정도 되는 모양이다.
팔용산 능선을 올라서면 처음은 창원 방향의 조망이 가능하다.
파아란 하늘 아스라히 멀어 보이는 고층 아파트 와 도청 그리고 낮은 산들로 조화를 이룬 푸른 녹지도시 창원의 그림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조망이 되기 시작 하는 곳이 창원과 마산의 경계지점 구암동 소답동 석전과 회원동 까지 한눈에 보이고 멀리 무학산이 바라다 보이고 천주산도 바라다 보인다.
몇번의 오르락 내리락 고갯길을 지나고 암릉을 지나 우리가 도착 한 곳이 팔용산 정상... 한폭의 그림이다.
마산 창원이 한눈에 바라다 보이고 점점의 배를 품은 마산 항과 가고파의 고향 돝섬과 마산 앞바다 그 잔잔하고 푸른 물결의 반짝거림....
정상은 인산 인해다.
한적한 곳을 찾아 잠깐 쉬면서 목을 축인다.
산정이라 그런지 이미 단풍으로 채색이 되었거나 낙엽이 되어버린 나뭇잎 그리고 억새의 하늘 거림과 꽃이 하이얀 구철초와 노오란 들국화 천상의 화원 이렸다.
어찌 시 한 수가 빠질 손가?
林亭秋已晩 (임정추이만)
수풀 속 정자에는 가을이 이미 저물었는데,
騷客意無窮 (소객의무궁)
정자에서 노니는 객들의 생각은 끝이 없어라.
遠水連天碧 (원수련천벽)
먼 곳의 물은 하늘에 닿아 푸르고,
風霜向日紅 (풍상향일홍)
서리 맞은 단풍잎은 해를 향해 붉게 타네.
山吐孤輪月 (산토고윤월)
산이 토해낸 것은 외로운 둥근 달뿐이지만,
江含萬里風 (강함만리풍)
강물이 먹음은 것은 만 리에 걸친 풍광일세.
塞鴻何處去 (새홍하처거)
변방에서 날아들던 기러기들은 어디로 갔는지
聲斷暮雲中 (성단모운중)
저녁놀 구름 속에서 우는 소리마저 끊겼네.
栗谷 李珥가 8살에 지은 花石亭이란 시인데 스 어린 나이에 어디서 그런 감성이 생겨났는지 천제는 어디가 달라도 달랐던 모양이다.
아직 들러야할 팔영 수원지가 있으니 이제 하산을 해야 할 시간, 부는 바람의 싱그러움, 그리고 우수수 낙엽지는 소리, 따사로운 가을 날의 햇쌀 그 순간을 포기 하기란 쉽지 않은 유혹이다.
올라감이 있으면 내려옴이 있어야 하는 것이 산행인지라 산상의 여운을 뒤로 하고 팔용 수원지 제방이 있는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급경사에 암릉길, 다소 난 코스였지만 군데군데 시야가 트이고 조망이 되는 곳이 있어 팔용 수윈지의 멋진 배경을 눈에 담으며 쉬엄쉬엄 내려오는 길이었지만 시간이 그리 오래 걸지는 않았다.
웅장하다 싶을 정도의 높은 제방 , 그리고 온전히 산으로 둘러 사여 산속의 호수가 품은 비경, 아직은 이르지만 간간히 물든 단풍에 파아란 하늘과 옥빛 호반, 물오리때의 유유자적과 한가한 한나절 ....
숲과 호수의 팔용 수원지는 갈 수록 다듬어 지고 가꾸어 지기에 바쁘다.
수원지 주변의 울창한 오리나무와 참나무 숲에 더해 편백이 빽빽히 심어져 있어 지금도 이보다 더할 수 없이 좋은데 오늘을 걷는 이 느낌 보다 10년 후가 더 기대 되는 곳이기도 하다.
팔용산 수원지, 이 아름다운 가을날의 풍경을 글로써는 다 담는 것은 무리다.
글로써 다 담고자 하는 미련스러움에 아쉬움이 남는 참 아름다운 곳이다.
깊어 가는 가을 날 휴일의 하루 도심속의 편안한 쉼터, 힐링이 있고 쉬어감이 있는 곳 팔용 수원지 에서 우리 일항도 가을을 즐기는 사람들 속에 하나의 작은 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