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전선의 지게부대
내 고향인 경북 칠곡군 지천면에 가면 <지게부대길>이라는 게 있다.
6.25전쟁 때 낙동강 방어전에서 보급품 수송을 맡았던 것은 지역주민들로 급조된 지게부대였다
미군은 낙동강 전투의 승리를 지게부대의 공으로 돌렸다.
미군은 지게가 마치 알파베트 A를 닮았다며 A부대라 불렀다.
가파른 산꼭대기로 포탄과 군수품을 실어 나르는 건 한국의 세계적인 발명품인 지게만 가능했다.
안타까운 것은 지게부대는 비무장이라 희생이 많았고 군번도 없어 보상도 없었단 점이다.
어떤 사촌지간은 6명이 지게부대로 투입되 1명만 살아남았고 나머지 5명은 사망했다.
살아남은 그분의 말에 의하면 북한군은 지게부대를 저지하는 게 전투의 승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저격수를 곳곳에 배치해 지게부대를 공격했다고 한다.
한국군은 나중에 지게부대의 희생이 커지자 지게부대 30여 명당 소총수 1명을 배치해 호송했다고 한다.
집안 어른인 석운아재가 칠국군청의 도움으로 지게부대길을 재현해 놓았다.
뙤약볕이 내리쬐이는 한여름에 낙동강을 사수하기 위해 지게로 포탄을 산꼭대기로 나른 지게부대원의 고생을 조금이라도 기리기 위해서다.
이들의 고생과 희생은 국가에서도 잊어 버리고 국민들도 잊어버렸다.
정작 감사해야 할 것에는 무관심한 나라를 어떻게 하늘이 도울 수 있겠는가?
<배명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