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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일보 '시론' | |||
이무기의 승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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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에 대한 국어사전의 낱말 풀이를 보면 '전설상의 동물로 뿔이 없는 용. 어떤 저주에 의해 용이 되지 못하고 물속에 산다는 여러 해 묵은 큰 구렁이를 이른다'라고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를 속담에도 '용 못된 이무기'라 하여 의리나 인정은 없고 남에게 손해만 입히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이무기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 요소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 이무기가 여의주를 얻으면 승천하게 되는데 그때는 용이라는 신성한 존재가 돼 사람들의 존경과 공경을 받게됩니다. 이러한 전설을 모티브로 한 영화가 요새 흥행과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개그맨 출신 심형래 감독이 만든 SF 영화 '디 워'입니다. 개봉 열흘 남짓에 6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고 하니 대단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공중파 방송이 이 영화의 논란을 토론주제로 삼을 만큼 평가에 대한 논쟁은 뜨겁습니다. 영화제작과 평론가로 대표되는 '충무로'와 관객으로 대표되는 네티즌의 논쟁입니다. 평론가는 비판적인 입장을 네티즌들은 우호적인 입장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영화평론가들이 말하는 '디워'의 문제점은 상황의 개연성과 플롯의 허술함이고 영화외적인 요소를 마케팅에 이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네티즌들은 평가의 잣대가 공정치 못하다는 주장입니다. 헐리우드 영화에는 찬사를 보내면서 우리 영화에는 냉혹한 이중 잣대를 들이댄다는 주장입니다. 영화는 종합예술이라고 합니다. 시나리오, 음악, 미술, 배우의 연기등 모든 것의 유기적 결합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명작이란 이러한 요소가 잘 배합되고 녹아들어간 작품을 이릅니다. 어느 한 부분이 뛰어나다고 훌륭한 영화도 어느 한 부분이 떨어진다고 나쁜 영화도 아닌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는 장·단점에 대한 균형유지가 전제돼야 하고 평가라는 단어속에는 지적과 함께 격려의 의미도 내포돼 있는 것입니다. 관객들의 평가와 평론가의 평가가 일치할 수 만은 없을 것입니다. 또한 일치할 필요도 없습니다. 영화는 자신의 선택에 의해 관람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판과 담론에는 지켜야할 원칙과 매너가 있습니다. 그것이 무너지고 깨지면 이전투구와 언어폭력의 난장판이 되기 때문입니다. 영화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성과 사업성이란 두개의 얼굴, 두 마리의 토끼입니다. 몇 백억원이란 큰 돈이 투자되는 영화에 사업성을 무시할수 없고 작품성이란 측면도 무시할수 없습니다. 제작자나 감독이 영화를 만들 때 어떤 관점에서 제작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장르가 무엇이며 관람가능 연령층을 어떻게 정했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런 외적 총합으로도 영화를 보아야 할것입니다. 모든 것을 만족시킬수 없다면 제작자와 감독이 심혈을 기울인 부분에 대한 평가가 영화전체의 평가와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베스트셀러가 반드시 좋은 책은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백만권 이백만권 그 책을 구입해 읽었다면 그 속에는 그들이 공감하는 무엇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마케팅의 성과이던 자본의 힘으로 밀어붙인 결과이든 그 책이 주장하는 무엇을 독자가 수용하고 함께 느꼈다는 것입니다. 서양의 용과 우리의 용은 다르게 그려집니다. 서양의 용이 괴물로 영웅과 대적하는 악의 모습이라면 우리의 용은 여의주를 물고 있는 상서로운 존재로 그려집니다. 이무기라는 흉측한 뱀에서 여의주를 얻음으로서 환골탈퇴해 용이 된다는 전설은 교훈적이고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몇 백년을 기다리는 인고의 세월은 용이 되기 위한 준비의 시간입니다. 사람들의 말처럼 개연성이 떨어지고 어설프지만 한국적 정서를 담으려 했던 그 시도를 인정해줘야 할 것입니다. 평론가나 관객이나 우리 영화가 세계에 우뚝서는 모습을 바라는 마음은 똑같을 것입니다. 한쪽은 비판으로 한쪽은 격려로 방법을 달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올바른 비판은 약이되고 현명한 격려는 힘이 되고 자양분이 될것입니다. 심형래 감독은 이 영화 하나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에는 평론가와 관객 모두 감동시키는 영화 제작을 기대해봅니다. 한국의 전설 이무기가 비로소 모두에게 인정받는 용으로 승천하길 기대해봅니다. |
첫댓글 _()_말씀에 동감입니다~~더넓은 객관적 시각과 생각으로.....
잘 안읽혀지는 글이에요.. 좀 보기쉬운 편집 자비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