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가 시작되고, 어머님들께서 아이 교육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시는것 같아요.
제가 아직 미혼이지만, 그래도 올해로 과외 8년차이고, 6살부터 재수생까지 수십명의 아이들을 만나봤기 때문에
그때 기억을 되살려서.....티끌만한 도움이라도 될까 하여 글을 씁니다.
제가 가장 많이 만나는 나이대의 아이들은 중3에서 고2 사이의 아이들입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시기라고 할까요 ㅎㅎㅎ
운이 좋은건지 없는건지....보통 저에게 오는 아이들은 성적이 다급해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고등학교 가야하는데...아니면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고등학교 입학 후 성적이 급락해서
(대학이 전부는 아니지만) 지방 전문대도 입학 못할 성적으로 급하게 달려오는 경우가 많죠.
보통 어머님들은 상황을 자세히 모르시기 때문에, '이정도로는 인서울도 못가겠어요' 라고 말씀하시지만
보통 어머님 입에서 그정도가 나오면, 미달 외에는 4년제를 갈 수 없는 성적이 대부분이랍니다.....
그런 아이들을 달래고 어르고 구박해서, 그래도 대학이라 불릴만한곳을 보내는게 주로 제가 하는 일입니다만
보통 그런 아이들은 손을 쓸 수 없이 망가져 있는 경우가 허다해요. 그리고 공통점을 가지고 있죠.
아주 어릴때부터 학원에 의존했다는것.
그것도 학교 바로 앞에 있는, 내신 전문 학원.... 이거 많은 수의 아이들에게 독으로 작용합니다.
단호히 말씀드리는데, 사교육에 의존하지 마세요.
초등학교때 까지는 몸 건강한게 제일 중요합니다.
다만 신경쓰셔야 할것은, 책을 많이 읽을것과 영수 기초를 튼실히 하는 것.
특히 중1 영어가 아주 골치아파요. 초등학교 과정에 영어가 정규 과목으로 편입되면서 벌어진 현상인데
중1 영어는 아이들이 영어를 몇년간 배웠다는 전제 하에 들어갑니다. 처음 배우는 아이들은 따라갈 수 없어요.
그러나 초등학교에서는 영어를 똑바로 가르치지 않죠. 아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노래 배우고 단어 몇개 배우고 끝난대요.
Be동사가 뭔지, 시제가 뭔지, 그런 문법용어 하나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첫과부터 10줄 이상의 본문을 던져주는거죠.
중학교에서는 초등학교에서 다 배웠겠거니 하고 배려없이 진도가 나가구요.
당연히 편차가 클수밖에 없구요.......시작부터 영포자가 되는겁니다.
특히나 영어는 남의나라 말이라서 흥미를 잃으면 죽을때까지 되돌리기가 힘든데, 곤란한 일이죠.
그렇다고 해서 '엄마, 물' 대신에 '마미, 워러' 를 가르치시면 더 곤란합니다;;;
일단 아이가 한국어가 어느정도 정착될 때까지 기다려 주세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10세 이전에 영어를 가르치는것에 굉장히 반대하지만, 학교에서 몰입식 교육을 한다 하니.....
적어도 한글을 알고, 동화책을 스스로 읽고 내용을 이해할 수준이 될 때 까지는 기다려야 합니다.
아무리 어린아이들이 외국어 습득이 빠르다고 해도, 그건 국어 대신 습득하는 거죠.
나이 먹을수록 국어와 외국어는 비례해서 성장합니다. 생각을 해보세요. 고급 어휘가 등장했는데 한국어 뜻을 모르면
한국어도, 영어도 이해를 못할수밖에 없죠.
그냥 엄마랑 테이프 같이 듣고, 같이 영어노래 부르고, 영어동화책 같이 읽고 - 이정도로 충분합니다.
학교에 들어가거든 동화책을 외우게 시켜보세요. 이왕이면 텍스트를 보고 하는것보단 음성을 들으며 외우는 쪽이 좋습니다.
원어민의 발음을 모방하면서 얄팍한 동화책 두세권 외우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영어가 입에 붙습니다.
힘드시다면- 튼튼영어나 윤선생도 괜찮습니다.
수학 역시, 고1때까지 나선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초등학생때부터 허투루 넘길 수 없는 과목이죠.
간단한 숫자놀이나 계산 문제는, 시중에 기탄수학이나 삼성수학 등 학습지형 교재가 많이 나와 있습니다.
천재교육에서 나온 계산박사나 도형박사도 학교 진도 맞춰 공부하기엔 좋은 책이구요.
계산문제는 최대한 많은 빈도로 노출시켜서, 암기하듯 하는게 제일 좋습니다.
하지만 그것에만 치중하다 보면 응용문제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데요.
이건 하루에 한두문제 정도 어려운 응용문제를 주고, 스스로 풀어내게끔 연습을 시키는수밖에 없습니다.
계산만 잘한다고 냅두면 그저 계산기일 뿐, 수학성적은 그닥 잘 나오지 않아요.
유치원 정도의 어린 아이들은 그럼?
엄마와 종이접기를 합니다. 생뚱맞죠? 갑자기 왠 종이접기?
종이접기는 평면을 입체로 만드는 작업입니다. 의외로 공간지각능력과 문제해결력이 굉장히 필요한 작업이에요.
처음에는 엄마와 함께 시작해서, 나중에는 책을 보고 혼자 접도록 유도하세요.
그리고 책 많이 읽히시고....이왕이면 만화로 된 책 보다는, 다른 책을 읽히세요.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만화에 먼저 익숙해지면 독서를 이어나가기 힘듭니다.
아이가 읽은 책은 꼭 어머니도 함께 읽으시구요, 그 내용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절대로 '우리 아까 읽은 책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이러시면 애들이 입 안열구요....
드라마 보고 얘기하듯이, 걘 어떻게 그럴수가 있지? 라던가...자연스럽게 유도하세요.
수준높은 독서토론의 기반이 됩니다.
아, 꼭 여러 분야의 책을 돌아가면서 읽히시구요. 무엇이든 편식은 좋지 않잖아요 ^^
아........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길기만 하고 두서없어 졌는데.......혹시나 댓글이 달린다면, 댓글로 계속 진행을??? ㅋㅋㅋ
정말정말 말씀드리고 싶은것은, 절대로 전과목 다 봐주는 학원에 보내지 마세요.
어릴때는 반짝 효과가 있지만, 나이 먹을수록 타성에 젖어서 성적이 떨어집니다.
공부는 스스로 하는 거니까요.........
그리고 차라리 어릴때는 예체능을 시키시는 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도움이 된답니다. 의외죠?
그럼........일단은 여기서 마무리를...........저 댓글 기다릴꺼에요 ㅋㅋㅋㅋㅋ
첫댓글 아~ 너무 도움되었어요.. ^^ 저희 큰아이는 어린이집 말고는 학원이나 학습지등의 선생학습을 못시키고 입학시켜서 걱정 많이 되었거든요.. 다행이 학교 가기전에 완벽하진 않지만 한글은 좀 해서 보냈는데... 전과목 문제집을 살까해도 어떤게 좋은건지 몰라서 그냥 인터넷 떠도는 그런자료 몇가지 뽑아 두었거든요.. 담에 문제집이라도 사줄려면 도움 많이 될꺼 같아요... 아이가 책을 좋아해서 어린이집에선 많이 읽었는데 전 같이 안읽었거든요.. 저도 좀 보아두어야 겠네요.. ^^
문제집은요, 저학년이라면 동아 수련장이나 매달 나오는 이달학습, 다달학습 등으로도 충분하구요.고학년이라면 천재교육이나 동아에서 나오는 과목별 문제집이 있는데-우등생 해법 XX 등- 수학은 천재가 낫구요, 사회과학은 아무거나 상관없고 국어는 동아가 낫더군요. 수학은 천재,동아,디딤돌 등에서 수준별로 나온게 많으니까 수준 맞춰서 한권, 한단계 위로 한권 해서 예습/복습으로 두권정도 풀리시는게 좋구요. 여러권 사기 부담스러우시면 천재에서 나온 해법 3000제 수학이 있어요. 그것도 괜찮아요. 시험 직전에는 총정리 (전과목 넘기는 문제집) 사서 범위 맞춰서 풀어보는것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
또 다른 방면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군요..사실 여기 엄마들,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되는 실정입니다.. 공부도 잘해야되고 천식도 고쳐야 되고..
그래서말이죠.....제가 천식에 관해서는 도움을 받는 입장인데, 저도 뭔가 도움이 되고 싶더라구요. ^^
전 아이가 어려서 덧붙일 말은 없지만, 다비드 님의 글 뿐만 아니라 , 카페를 통해서 항상 많은걸 배우고 느끼게 되네요..
고마워요..우리 큰아이도 이번에 일학년 입학 했는데 많은 도움이 될것 같아요..
이제 일학년이면, 다른것 보다도 습관을 잘 잡아주세요. 학교 갔다 오자마자 숙제부터 하고, 예습 복습을 잘 하는 습관 말이죠. 사실 그것만 잘해도 중학교때까지는 따로 공부할거 없거든요. 아직은 거창한건 필요 없고, 학교에서 배운것을 되짚어보면서 간단한 문제를 풀어보고, 다음날 배울것을 한번 읽어보고 생각해보는 것으로 충분해요. 남는 시간에는 책을 많이 읽도록 권하세요. 책읽는건 공부가 아니라 놀이처럼 받아들여야 해요. 아주 즐거운 일인 것처럼 말이죠. ^^
교육은 다비드선생님 얘기처럼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데 쉽지 않네요..
어익후 선,선,선,선생님;;;;;;;; 그러지 마셔요 ㅠㅠㅠ
완전 교육컨설팅하셔도 되겠어요. 저도 학원은 보내지 말자 주의예요. 그리고 큰애가 1학년 들어갔는데 어려서부터 학습지 선생님 붙이고 싶은 것도 참았어요. 대신 작년 1년동안 기탄교재를 1장씩 하도록 시켰는데 이놈이 이걸해야 닌텐도 30분씩 할 수 있어서 정말 스스로 그것도 새벽에 일어나서 잘했거든요. 방학때는 그냥 놀게했는데 이제 학교 들어갔으니 아침에 일어나서 책을 읽던 공부를 하던 합니다. 근데 제가 가장 못한 부분이 책에 흥미를 느끼게 해줘야하는데 적시에 재밌는 책을 접하게 해주지 못했어요. 책에 큰 흥미는 없어해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책읽는 재미를 붙여줘야 하는데,, 난~ 컴질만 하고 있을 뿐이고 ~~ 우리애는 윗층 복도에서 애들이랑 정신없이 놀고있을 뿐이고~ ~ 오늘 단지 도서관 열렸는데 보내지고 않고~
주제넘지 않으니까요 이런거 마구마구 올려주세요.
악 악 악 ;;;;;;;; 기껏 쓴 댓글이 날아갔;;; 아무튼 다시 써보면, 책을 안읽을때는요 - 우선 아이가 흥미있어하는 분야를 파악하셔야 해요. 어떤 게임을 주로 하는지, 어떤 만화를 좋아하는지, 어떤 장난감,어떤 놀이를 선택하는지 잘 살펴보시면 대충 짐작이 갈꺼에요. 그럼 그런 분야에서, 쉽고 재밌는 책으로 두어권 골라서 - 깔깔대며 읽을만한 것으로 - 엄마가 막 웃으면서 보세요. 엄마가 컴퓨터도 안하고, 드라마도 안보고 책만 보고 있으면 애들이 슬그머니 궁금해 할꺼에요. 그때 '이거 정말 재밌으니까 너도 볼래?' 라고 하시면, 요즘애들 영악해서 눈치 채고 도망가구요 ㅎㅎㅎ
'엄마는 지금 재미있게 책읽는 중이니까 방해하면 안되겠지?' 라고 한다거나...뭐가 그렇게 재밌냐고 물어보면 '닌텐도도 해봐야 재밌는것처럼 책도 읽어야 재밌는걸 알지~ 말로해선 몰라. 이렇게 재밌는것도 모르고.....참 안됐네?' 등등 적절한 선에서 약을 살살 올려주세요. 책은 엄청 재밌는 것이며, 공부 잘한 아이들만 받는 포상인것 처럼 말이죠
그림은 많아도 좋지만, 일단은 만화는 되도록 피하시구요. 닌텐도와 책이 동급이 되어야 해요.
그때 '이거 정말 재밌으니까 너도 볼래?' 라고 하시면, 요즘애들 영악해서 눈치 채고 도망가구요 ㅎㅎㅎ ===>요부분 지대로네요. 우하하
저도 고만고만한 나이의 조카들이 몇 있는데요....요즘애들 눈치 정말 형사 뺨치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2,중1짜리 우리 아들들 생각만 해도 갑갑하네요.공부를 안하는건 아닌데 성적은 별로 안나오고 공부에 대한 욕심도 별로 없는것같고....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제대로 못해준 이 못난 엄마탓이겠죠.ㅠㅠ
모니카님 자책은 금물이에요~~~ ^^;;; 상대적으로 남자아이들이 상황인식이 느리답니다....당장 좋은성적, 좋은대학 얘기는 아무리 해도 아이들이 귓등으로 흘리기 쉬우니까요, 먼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살고싶은지 넌지시 물어보세요. 장래희망이 아니라 정말 '꿈' 이 뭔지요. 그걸 이루기 위해서 지금 당장 할수 있는게 무언지, 당장 이루어야 할 것들이 무언지......함께 생각하다 보면 아이들이 바뀌기도 해요.
답변 감사해요.우리아이들의 변화된 모습을기대하고 기다려주는 것도 엄마의 몫이겠죠.꼭 뭔가가 되는것도 중요하지만 비젼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오늘 큰애와친구2명이 집에서 놀고 있는데 이때다 싶어 퍼즐을 슬쩍 내면서 할 사람 그러니까 친구들은 덤비는데 이놈은 '나 안해'하고 딴짓하는 거예요. 그래서 다 맞추는 사람 상준다고(슈퍼한번 다녀오게 해주는 특혜-우리아들은 이걸 해본적이 8살 평생2,3번 정도밖에 못해봄)했더니 뺏어가서 맞추더라고요. 미치겠어요. 동기부여,, 평소에 욕심을 내려놨다가 다시 욕심이 드는 순간 마음은 부글부글 끓고,, 아으 제가 미치겠어요.
근데 교육프로에서 보면 만 10세 전에는 뭘 걸기전에는 자발적으로 하기 어렵데요. 10세가 넘어가야 자존감, 자존심, 우월감 등등으로 댓가 없이도 하려고 한다네요. 그말 맞는 것 같아요. 작전을 잘 짜야하는데, 내새끼라 이성적으로 잘 안되요.
그래서....엄마는 위대하다잖아요. 절대로 아이들이 '알아서 잘 하길' 기대하시면 안되요. 괜히 애가 아니잖아요 ^^ 제앞가림 제 알아서 잘 하면 그게 어른이지 애겠어요 어디.;; 그리고, 조급해하지 마세요. 보통 엄마들이 많이 하시는 말씀이 '나는 저나이때 안저랬다' 거든요. 그/러/나/ 기억은 미화되기 마련일 뿐이고~ 몇살때 뭘 했다는것만 기억나지 그걸 해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과 분통터짐이 있었는지는 기억 안날 뿐이고~ 그저 내새끼는 나 안닮고 남편 닮은거 같을 뿐이고~~~
그리고, 댓가를 주는것도 조절 잘하셔야 해요. 습관들이면 나이먹어서도 댓가 없이는 꼼짝도 안하려고 하거든요. 댓가만큼 벌도 중요하구요. 제가 나서서 못가르치겠다 한 아이가 3명 있는데, 전부 다 적당한 '벌' 이 없이 성장한 아이들이었어요... 자기가 벌을 받는 상황 자체를 납득을 못하더군요. 뭐가 되고자 하는 의욕도 없고, 하고자 하는 욕심도 없고......굉장히 말초적으로 변해서 보는사람 참 당황스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