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준 플레이오프를 통해서도 드러났다시피, 현재 우리의 투수진은 상당히 열악합니다. 한화팬이 보기에는 젊고 쌩쌩한 투수들, 그래도 뭔가 믿음이 가는 투수들이 꽤 있어보이겠지만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보면 우리 투수진은 상당히 빈약하고, 또 그마저도 준플 5차전을 치루면서 이미 다 고갈됐습니다.
문동환-송진우-최영필은 상당히 뛰어난 라인이지만 그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거나 지쳐있고, 지연규는 1이닝 연투도 어려우며, 나머지 투수들은 전부 로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자~ 그럼 이 투수진을 갖고 어떻게든 잘 굴려서 플레이오프를 치뤄야 하는데요, 게다가 플옵을 치루면서 한국시리즈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죠. 또한 준플레이오프의 피로도 역시 감안을 해야 하고 말입니다.
어차피 김인식의 현재 목표는 우승입니다. 그는 "여기까지 왔으니 남은 경기는 즐기자"라는 생각을 가질 감독이 아니죠. 덕장이고 믿음의 야구고 간에, 사실 김인식 스타일의 본질은 언제나 "우승을 위해 올인"입니다.
그럼 플레이오프에서 우리 투수진 운용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저는 이 글이 모범답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여러가지 변수가 있고, 또 사람들마다 생각은 다 틀리겠죠. 그냥 제 생각이 이럴 뿐입니다)
CASE 1) 1~2차전이 전부 우천으로 연기될 경우.
→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한화 만세.
CASE 2) 1차전이 우천으로 연기될 경우.
→ 그래도 하루 더 쉴 수 있으므로 대만족.
그런데 일기예보 상으로 비는 오늘 그친답니다. 그럼 내일부터 바로 플옵에 돌입한다는 뜻인데요. 1차전 선발은 김해님(4일휴식)일 가능성이 크겠죠. 그는 준플 3차전에서 1이닝 밖에 안 던졌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가장 괜찮습니다. 게다가 장타 걱정이 적은 잠실구장이고, 5이닝은 잘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선발로도 괜찮죠.
문제는 2차전인데요, 만일 1차전에 김해님이 미쳐주고 불펜이 효율적으로 돌아가서 리오스라는 대어를 잡는다면, 2차전은 깜짝선발을 올려도 크게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문동환이 또 3일 쉬고 등판하는 것은 별로 믿음직스럽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의 능력이야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만 준플1차전과 4차전의 차이를 생각하면 이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초장에 승기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연 3일 쉰 투수로 승기를 잡을 수 있느냐. 라는 문제도 생각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한바퀴는 돌려막을 수 있는 신주영이나, 불펜 요원중 그나마 공이 괜찮은 윤규진을 생각하는데요. 문제는 김인식이 "깜짝카드"를 별로 신뢰하지 않는 스타일의 감독이라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3일 쉬고 등판하는 문동환으로는 두산을 막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그도 잘 알텐데, 선택 여부가 벌써부터 관심을 끄네요.
그런데 여기에 변수가 있습니다. 만일 1차전에 김해님을 소진하고 리오스에게 진다면, 우리는 2차전에 그야말로 '올인'을 해야할 상황에 처합니다. 그렇다면 죽으나 사나 문동환인데, 1패를 안고 3일 쉰 문동환 카드라면 상당히 불안할 수 밖에 없죠. 이 상황은 자칫하면 시리즈 스윕이라는 최악의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물론 3일 쉬고 아주 잘 던질 수도 있죠. 다만 "가능성" 면에서의 얘기입니다)
여기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대안이 바로 1차전을 쉬어가는 것입니다. 물론 단기전에서 1차전의 중요성은 90% 이상이고, 첫 경기를 패할 때의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약한 전력에 지친 체력으로 강한 전력에 푹쉰 상대와 싸우려면> 정공법으로는 곤란합니다.
1차전에서 깜짝선발로 투수진을 운용하고 2차전에 김해님으로 승부를 보는 거죠. 리오스는 분명 어려운 상대지만, 랜들과 김해님이라면 충분히 괜찮은 승부가 될 테니까요. 문동환을 아끼기 위해서는 김해님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가정하고 리오스를 피해가는 전략입니다. 만일 타자들이 폭발해서 1차전을 잡아주면 정말 경사나는 일이고, 설령 지더라도 2차전을 잡을 수 있으므로 괜찮다고 봅니다.
(랜들에게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이 있냐? 는 반론도 있겠지만, 리오스보다는 랜들에게 이길 확률이 좀 더 높은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여기서 김해님이 2차전을 잡아준다면 우리는 문동환-송진우-최영필을 아낀 채 1승 1패를 거두게 되는 것이고, 그 경우 이글스의 한국시리즈 진출확률은 확 높아질겁니다. 물론 2패를 당할 경우 저 세 선수로 올인을 해야겠지만요 -_-;;;
예전처럼 시리즈 사이에 며칠간의 휴식이 있으면 3일 쉬고 등판을 계속 이어가도 그러려니 하겠는데, 이번에는 하루쉬고 플옵을 맞이하기 때문에 그게 힘듭니다. <쉬지 못하고 등판하면 두산에게 질 확률이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차라리 한경기 뒤로 돌리는게 좀 더 현명할 것 같네요. 1차전 김해님-2차전 문동환이 이름값으로는 가장 괜찮지만 그러기엔 문동환이 너무 지쳐서 그게 문제죠.
체력적인 상태를 감안할 때, 문동환에게 최소 4일의 휴식을 보장해줘야 하는데, 그것이 가능해지려면 김해님이 무조건 한 경기를 잡아줘야 합니다. 물론 상대가 리오스냐 랜들이냐는 우리가 선택해야겠죠.
(물론 3일쉬고 나와서 이길 수도 있고 4일쉬고 나와서 질 수도 있습니다만.;;;)
만일 2차전 이전에 우리가 1승을 거두고 문동환을 3차전에 쓸 수 있다면, 송진우가 5일 휴식 후 4차전에 나올 수 있지요. 또 최영필을 최종전 선발로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이 경우에는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을 4일 쉰 문동환으로 낼 수 있다는 장점도 확보됩니다.
요컨데. 김해님과 제3의 인물로 1승1패를 거두고.
문동환을 3차전에 출전시키면서 (4일휴식)문동환 - (5일휴식)송진우 - 해님 or 영필
요 순서로 가자는 거죠.
이것이 가능해지려면 세상이 두쪽나도 김해님은 선발승을 거둬줘야 합니다. 그것이 1차전이든, 혹은 2차전이든 말입니다. 1차전에 김해님이 패배한다면 우리는 지친 투수진으로 2차전에 올인 해야하고, 2차전에 김해님이 패배한다면 우리는 2패를 안고 시작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번 시리즈 향배의 키를 김해님이 쥐고 있다고 봅니다. 깜짝선발이 리오스를 이길 수도 있고, 문동환이 2차전에 나와서 이겨버릴 수도 있겠지만, 여러가지 정황을 감안할 때 <문동환은 3차전>이라는 전제를 바탕에 깔고 1-2차전을 운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전제가 완성되려면 타자들이 분발해서 지친 투수들을 도와줘야 하고 불펜도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만 무엇보다도 김해님의 승리가 절실하겠죠. 뒤늦게 야구인생 꽃핀 서른의 김해님이 이번에 큰 일 한번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감히 단언하건데, 김해님이 플옵 첫 등판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그래서 문동환을 2차전까지 아낄 수 있다면 우리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은 약간 다른데, PO을 거의 포기하는 마음으로 경기하면 몰라도, 이긴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전제되어있다면 매 시리즈마다 올인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거든요...또한 시리즈에서 1차전의 의미는 상당히 크구요...그런 의미에서 1차전은 현재 가용 선발요원 중 가장 신뢰도가 높은 김해님선수로 가야한다고 생각합
첫댓글 맞네!! 이글을 보니~~ 가능성이 있는듯.. 리오스를 살짝 피해가는 것이 좋겠어요!!
제 생각과 일치.... 작전상 후퇴라는 말이 이럴때 통하는 거져... 일차전 한게임때문에 전 경기를 빡빡하게 가져갈 필요가 없져.. 혹시 안영명 신주영 윤근영 윤규진 차명주 지코치님이 1차전에 한껀 해줄지도..
송-문-최 노장투수 셋이서 준플레이오프 44이닝 중 80%이상을 소화했지요. 자신감은 충만해있겠지만, 제 실력이 나올지 의문입니다. 정말 1차전에서 예상밖의 결과가 나왔으면 합니다.
리오스가 포스트시즌에 강한선수는 아녔으니 전혀 승산이 없는것도 아니겠지요. 1차전 깜짝선발로 내서 이긴다면 두산을 의외로 쉽게 잡을수도 있겠습니다.
리오스 피하져 ㅎㅎㅎㅎ
아... 민철선수만 있었더라면.... 근데 왠지 느낌이 또 이상하네요.. 제생각엔 1차전 김해님 승, 2차전 깜짝선발승(양훈or안영명)다 할거 같은 예감이... 아.. 이거..
양훈은 엔트리에 없습니다 ^^
아무래도 1차전은 불펜총동원령이 내려지겠죠 ㅎㅎ 혹시 해님선수도 필사마처럼 각성한다면 7이닝정도 막을 수도 있을 것 같고. 아니면 5이닝 1~2실점으로 막고 신주영-안영명-지코치님 이런식으로 돌릴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민철선수 엔트리에 있습니다. 한화말고 두산에 금민철,,
제 생각도 1차전은 로또를 바라는 마음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맞불작전보다는 지략을 쓰는게 현명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왠지 김인식 감독님께서는 맞불작전을 펼칠것 같다는 예감이...--;;;
양훈없구나... 젠장.. 이래서 외국서 야구보면 안된다니까...ㅋㅋㅋ 1차전은.... Sk와의 1차전처럼 야금야금 먹어가는 작전도 좋을듯 싶은데요..
김해님-문동환-송진우로 갈 겝니다... 최영필은 언제든 조커로 대기할 테구요... 포스트 시즌은 포스트 시즌이죠...
그리고..김태균입니다. 산양전의 열쇠를 강백호와 정대만이 쥐었듯이 우리4번타자가 폭발하지 않는한, 김해님 선수가 큰경기 부담을 떨쳐내고 제 실력을 발휘해주지 않는한.. 어렵겠죠..
감독님은 안피해갈겁니다 -_-;; 아마도...
정규시즌 에이스가 포스트시즌에서 무너진 예가 많았죠.. 치사한 얘기지만 이번에 리오스도 제발 그랬으면..
감독님은 말하셨지~ 야구를 즐겨라~ 우리 타자들이 경기를 즐기면 잘 되것죠. 너무 쉰 두산타선를 믿어 볼랍니다. 선수들 모두 힘드시겠지만 화이팅 부탁요.
적극 공감....1,2 차전은 하늘과 타력에 맞기고..3,4차전에 문동환,송진우선수로 가서 잡을 경기만 확실히 잡는게 나을 듯 합니다..1,2차전 중 한경기만 잡으면 진출..최상의 시나리오입니다..
1차전을 조커 안영명으로...
저도 1차전 조커로 안영명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그냥...비님 제발 하루더 오세요~
해님 제발 하루만 막아주세요~
저는 공감하지만, 김인식감독 스타일상 1차전 김해님은 거의 확실할 것 같고, 2차전도 문동환이 나올 것 같네요..
작년 말엔가 윤규진 선수가 9이닝을 2실점으로 완투했던 경기가 떠오르네요... 윤규진 깜짝선발은 어떨지...
제 생각은 약간 다른데, PO을 거의 포기하는 마음으로 경기하면 몰라도, 이긴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전제되어있다면 매 시리즈마다 올인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거든요...또한 시리즈에서 1차전의 의미는 상당히 크구요...그런 의미에서 1차전은 현재 가용 선발요원 중 가장 신뢰도가 높은 김해님선수로 가야한다고 생각합
니다...2차전문제는 우선 1차전을 마치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극단적으로 최영필선수가 2차전에 선발 등판할수도 있는거구요...1차전을 버린다는것은 꽤나 위험한 도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우선 선발은 무조건 김해님으로 가고, 최영필선수는 되도록 아껴두고, 윤규진-신주영-안영명 같은 젊은 불펜요원들에게 맡겨두는것이 최선이 아닐런지...
양훈이 웬 메신저를 그리 자주 들어오는지 -_-;;;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1차전 김해님에 2차전은 안영명으로 갔으면 합니다.
1차전에 지자는게 아니고, <문동환 3차전> 전제하에 김해님을 이길 수 있는 경기에 투입하자는 뜻이죠.
1차전에 김해님 선발 예고 되었으니... 남은건 김해님선수에게 그분이 찾아오시기만 하면 되겠네요... ^ ^) 더불어 태균선수에게도 그분을 살짝~ 파견보내야겠구요... 아... 두근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