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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자 유 게시판 스크랩 식물들의 사생활(이승우 작)
아네스 추천 0 조회 97 06.11.08 16:31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올 가을 프랑스 문단에서 한국 작가 이승우(47) 돌풍이 일어나고 있다. 이승우의 장편 ‘식물들의 사생활’ 불어판이 그곳 대형 서점인 프낙이 선정한 ‘가장 주목 받는 외국 소설 10권’에 올랐고, 일간지 르피가로 등 언론의 찬사를 받고 있다. 또 전국서점연합이 총 683권의 신간 소설에 매긴 순위표에서 11위에 올라 아시아 작가로서는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00년 장편 ‘생의 이면’으로 프랑스에 처음 소개됐지만, 공쿠르상에 버금가는 페미나 문학상 외국 소설 부문 최종심에 한국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오르는 대성공을 거뒀다. ‘식물들의 사생활’도 올해의 유력한 수상 후보가 될 전망이다"

란 신문기사가 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책을 보게 되었다.

 

 

 

얼마전 '페미나 상'을 받은 엠마뉘엘 카레르의 '겨울아이'를 본 직후이기도 했거니와, 자국인 프랑스인이 쓴 책과 외국인에게 보내는 시선이 어떠한 지가 궁금해서이기도 했다.

또 하나 작년인가? 이승우의 '생의 이면'을 읽은 적도 있기에 이 책을 잡게 된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모든 나무들은 좌절된 사랑의 화신이다.....

신화들 속에서 나무들은 흔히 요정이 변신한 것으로 나온다. 요정들은 신들의 욕정과 탐욕을 피해 육체를 버리고 나무가 된다. 신들은 권력을 가진 자이고, 권력을 가진 자들은 한결같이 탐욕스럽다. 그들의 욕망은 도무지 좌절되는 법이 없다. 그들의 절대욕망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변신이다. 탐욕스런 권력자인 신들의 욕망으로부터 자신들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요정들은 어쩔 수 없이 나무가 된다. 나무들마다 이루어지지 않은 아프고 슬픈 사랑의 사연들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것은 그 때문다.

(-221쪽-)

                                                         

 

신화가 우리삶에 자연스럽게 연관지어 지는 것은 아마도 시공을 초월한 내용이기 때문이 아닐까?

'식물들의 사생활'은 신화처럼 또는 몽환적인 그림같다.

마치 나무들이 우리가 잠자는 동안 바다를 건너, 저 너머 땅끝까지 뿌리를 내려 대화를 하는 건 아닐까 정말 그러할 것이라고 여겨졌다.

소나무를 친친 감고 올라가는 여자의 나신같은 검은 때죽나무가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가 몹시 궁금하기도 했다. 자작나무 숲에 들어가면 자작자작 소릴를 낼 것만 같고, 물푸레 나무는 또 어떤 숲의 형태를 지녔을까도 정말로 궁금해졌다.

 

아폴론을 피해 월계수로 변한 요정 다프네.

판 신의 사랑을 받아 소나무로 변신한 파튀스.

상사병과 오해로 죽어간 한 여인이 헤라에 의해 편도나무로 변신한 퓔리스.

비너스의 간계로 사랑을 잃고 오랑캐꽃으로 변신한 이아.

 

식물로 변신한 사랑들은 비록 좌절되었다지만 그것으로 그들의 사랑이 끝난것은 아니다.

변신해서라도 지킬려고 한 그 사랑만은  신들 조차도 어쩌지 못하는 것이다.

변신한 후 그들의 사랑은 마침내 완성된다.

결국 정신은 어떠한 강한 권력이라 해도 지배할 수 없음이다.

 

 

숲으로 가보고 싶다.

좌절된 사랑의 대화를 하는 그들을 어루만져 보고 싶다.

그래서 나무는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니다.

땅 속에서 뿌리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으로 그들은 조용조용 사랑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

우리 보다도 더 오래, 더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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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6.11.11 19:51

    첫댓글 우리 나라 작가가 외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있다니 정말 좋은 소식이군요. 외국에서 평가를 잘 받는 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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