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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사일정 변경 통해 표결 시도 나서자 국회의장이 제동... 다음 본회의 처리 예정
'야당 직회부' 간호법, 본회의 상정 보류 ▲ 김진표 국회의장이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불러 더불어민주당이 간호법 제정안을 표결에 부치기 위해 제출한 '의사일정 변경 동의 안건' 처리 보류 뜻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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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3일) 제출된 의사일정 변경 동의에 대하여는 표결하지 않도록 하겠다."
김진표 국회의장의 발언에 장내의 소란이 한층 더 커졌다. 더불어민주당 쪽에서 고성과 항의가 쏟아진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여야의 주요 쟁점법안인 간호법을 민주당이 표결 처리하려고 하자,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당초 13일 국회 본회의에는 간호법이 표결 안건으로 올라오지 않았었다.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이 주재한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상정 안건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민주당은 의사일정 변경을 통해 양곡관리법 재의결에 나섰고, 결과는 부결이었다(관련 기사: '대통령 거부권 1호' 양곡법 국회서 재투표, 국힘 반대에 부결 https://omn.kr/23ifx). 재의 요구를 받은 법안의 경우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직회부를 통해 본회의에 올린 간호법 제정안도 이날 표결하기 위해 의사일정 변경에 나섰다. 그러자 김진표 국회의장은 의사일정 변경안 표결에 앞서 양당 원내대표를 단상으로 불러 협의에 나섰다.
김진표 의장은 이날 간호법 제정안 표결에 회의적이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고개를 저으며 표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김 의장이 의사일정 변경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거세게 항의했고, 민주당 의원들도 "표결" 구호를 외치며 김 의장을 압박했다.
국회 본회의장이 시끄러워지자, 김진표 의장은 평소보다 큰 목소리로 "의석을 정돈해주시기 바란다"라며 마이크를 잡았다. 김 의장은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 의원과 협의한 결과, 정부와 관련 단체 간에 협의가 지금 이 문제로 진행되고 있다"라며 "그래서 여야 간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간호법안 대안은 다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하고, 오늘 제출된 의사일정 변경 동의에 대해서는 표결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외쳤다.
민주당 의원들이 앉은 자리에서 고성이 나오면서, 김진표 의장은 발언을 이어가기 위해 점점 더 목소리를 높여야만 했다. 김 의장은 "다음은 네 분의 5분 자유 발언을 듣도록 하겠다"라며 본래 예정된 일정을 강행했고,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의 자유발언이 시작되었음에도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는 그치지 않았다.
이로써 각 직능이해단체들 간 찬반이 첨예한 간호법 제정은 2주 뒤인 27일 본회의로 미뤄지게 됐다. 민주당이 고수하고 있는 간호법 원안에 대해서는 대한의사협회 등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반대로, 당정이 간호법 대신 '간호사 처우 등에 관한 법률'을 입법하는 중재안을 제시한 상황이지만, 간호협회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이라 어느 쪽이든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