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최고참 투수 이강철(36)이 콧노래를 불렀다. 풍성한 성탄 선물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강철은 24일 3차례 연봉협상 끝에 간절히 원했던 2년 계약에 성공했다. 기아는 25일 이강철과 2년간 4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해태시절 포함,타이거즈 구단의 21년 역사상 다년계약을 맺은 선수는 이강철이 처음이다.
2000년 자유계약선수(FA)로 3년간 계약,해태에서 삼성으로 이적했다가 지난해 7월 기아로 U턴한 이강철은 3년 계약의 마지막해인 올해 1억8,000만원을 받았다. 내년과 2004년 연봉인 2억원은 올 연봉보다 11.1% 인상된 금액. 이강철은 올시즌 중간계투와 마무리로 활약하면서 팀내 최다인 66경기에 등판해 105이닝을 던져 5구원승 2패 17세이브 8홀드에 방어율 3.17을 기록했다. 올시즌 한화 송진우에 이어 두 번째 통산 2,000이닝을 던져 선동렬 한국야구위원회 홍보위원에 이어 역시 두 번째인 1,600탈삼진을 각각 돌파했다. 올시즌 97개의 탈삼진을 기록,통산 1,621개로 앞으로 77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면 선위원이 갖고 있던 1,698개의 한국 프로야구 최다 탈삼진 기록을 바꿔놓게 된다.
이강철은 “고향팀에 돌아와 명예를 회복하게 된 것이 가장 기쁘다. 무엇보다 구단에서 나를 믿어준 게 너무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강철은 “2년 계약을 해 준 구단의 배려를 저버리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하겠다. 개인 성적뿐만 아니라 팀 내 최고참으로서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도록 솔선수범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정재공 기아 단장은 “기본적으로 성실한 데다 구단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인정해 다년 계약 요구를 들어줬다”고 구단 최초로 2년 계약을 받아들인 배경을 설명하며 “선수 생명 연장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만큼 베테랑 투혼을 발휘해 줄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