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주일만에 돌아온 이겨달라#4입니다. ^^
제가 내일부터 이사를 해야되서 이번주는 하루 일찍올립니다.
오늘은 몇분들이 요청해주신 미국 건강보험에 대해서 적어볼까 하는데, 너무 어렵고 긴 주제이기도 합니다.
제 짦은 지식으로 최대한 많이 풀어보겠습니다.
1. 미국 병원비는 터무니 없이 비싸다?
예전에 존큐라는 영화로 나오기도 했지만, 흔히 미국 보험료 & 병원비는 비싸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사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일단 직장인의 경우 보험료가 월급에서 나가는데요. 회사가 많이 지원해주기 때문에, 큰 금액이 나가는건 아닙니다.
물론 선택한 보험종류에 따라 내는 보험료가 달라지지만, 보통 한달에 (1인기준) 백불정도 내고요, 이 금액은 세금에서 공제됩니다.
이렇게 보험을 가지고 있고, 병원을 다니면 부담해야 할 금액이 그렇게 크지도 않고, 사실 한국보다도 더 비싸다고 할수는 없을꺼 같습니다. (이건 제 경험과 제 주위 기준인데, 회사가 싼 의료보험을 제공할 경우 나갈 돈이 더 많아집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일년에 제가 최대 부담해야 금액이 $3,500이지만 이것 또한 회사에서 지원을 받아, 제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은 한달에 백불정도 내는 보험료가 다 입니다.
다만, 보험이 없거나 개인 스스로 의료보험을 들어야 한다면 완전 얘기가 달라집니다.
자영업자가 스스로 보험을 들 경우 한달에 천불은 우습게 나가고요,
보험없이 앰뷸란스 타고 응급실 한번 갔다오면 기본 $2만불부터 시작입니다. 보험없이 의사 처방전 하나 받을려면 $100불 넘고요.
2. 민영화의 현실
회사랑 보험회사에서 보통 협의를 합니다. 회사안에 있는 직원들 나이대, 인원수, 작년 병원기록등을 보고 보험회사는 보험료를 책정하고 회사는 여기저기 보험회사들 알아보고 보험사를 선택하는 구조인데요.
여기서 슬픈점은 회사입장에서는 젊은 직원들이 많아야 보험료도 낮기 때문에, 구조조정이나 회사가 힘들어지면 나이 많은 직원들이 1순위 해고대상으로 올라가기도 하고, 병원을 자주쓰는 직원이나 아픈직원이 있으면 그 만큼 보험료도 올라가기에 정 없는 회사들은 가차없이 짜르기도 합니다.
(물론 법적으로는 이렇게 짜르면 안되기에 이 핑계 저 핑계 만들어서 대외적으로는 다른 이유로 짜르죠)
그나마 회사들은 많은 직원들이 있고, 모두 다 병원을 많이 쓰지 않기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돈"이 되는 구조이지만, 개인이 따로 보험을 들 경우 돈이 안되는 구조라 아까 제가 말씀 드렸던거 처럼 1인당 천불은 우습게 나가는게 미국 의료보험비 이기도 합니다.
또 웃긴점은 똑같은 치료를 받아도 어느 보험을 가지고 있냐 에 따라서 비용이 달라지고요. 또 보험마다 가야하는 지정된 병원들이 있습니다. 보통 이걸 인-네트워크라고 불리는데요.
만약에 A 보험사랑 B 병원이 같은 네트워크라고 하면 A 보험을 들고있는 사람은 무조건 B병원을 가야하는데, 만약에 응급 상황으로 로 B병원말고 C병원으로 갈 경우 부담해야 되는 금액이 달라집니다.
병원이 처음에는 터무니없이 병원비를 청구하는데요.
그 다움에 보험사가 개입해서 "야 이거 말이 안된다. 이거저거 다 빼 그리고 깍아" 이러면서 보험사랑 병원이 협상을 하고 나중에 최종 병원비가 나오기도 합니다. 이런 구조다 보니 보험에 따라 같은 치료를 받아도 금액이 달라질수 밖에 없습니다.
병원입장에서는 처음에 미친금액으로 막 지르는게 나중에 협상할때 편하기도 하고요.
3. 병원 가기가 힘들다
이거는 의료보험 유무를 떠나 그냥 병원가는거 자체가 힘듭니다. 예약은 필수고요, 무슨 검사한번 받을려고 해도 몇달 웨이팅은 기본입니다.
그래서 미국사람들이 특별히 응급실을 더 자주가는 이유가 응급실 아니면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응급실 말고 Urgent Care라고 제가 선호하는 시설인데,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그래도 의사를 빨리 만나고 싶을때 가는곳입니다.
흔한 처방을 받으러갈때 자주 이용합니다.
그리고 보험종류에 따라 자기 담당의사 추천없이 병원을 가지도 못합니다.
예를 들자면 만약에 피부과를 가고싶다. 근데 HMO라는 보험을 가지고 있으면 먼저 자기 담당의사를 먼저 만나고 살펴본 다음에 이거는 피부과 가야된다 라고 판단이 되면 그 때 referral를 받고 피부과를 갈수 있습니다. 참 거지같죠? ㅋㅋ
그래서 미국 약국이 발달 되있는게 결국 의료시설이 구려서 입니다.
4. 오바마케어
오바마 업적중 하나가 모든 국민의 의료보험을 의무화한건데, 결국 이것도 나라가 소득에 따라 의료보험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아직도 있는 프로그램이고, 트럼프가 "의무화"를 없애긴 했지만 그래도 이 법안이후 의료보험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결국 민영화라는 큰 틀에서는 못 벗어나고 제가 위에서 설명해드린 회사- 보험사 관계에서 나라-보험사 관계로 생각하시면 될꺼 같아요.
보험사들은 강제로 사람들을 받아주는 대시 돈을 잃을경우 나라에서 보조해주는 방식이고요. 아직까지도 찬반 논란이 많은 법안인데, 바꾸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해택을 받고 있어서 쉽지 않을꺼 같습니다.
한줄평: 병원은 한국이 짱이다.
첫댓글 그런데 한국도 민영화라는 어둠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게 현실이라..
out of pocket이 3,500 인가요? 부럽습니다.
저는 회사에서 본인 보험료는 다 내주는데 디덕터블, 아웃오프포켓 둘다 높아서 그닥 메리트가 없어요.
와이프 보험은 글쓴이님이랑 비슷한데 25프로 본인부담..(아이보험은 와이프밑으로)
진짜 병원비 너무 많이 나와요.
애기 소아과비용, 알러지병원비용, 얼마전에 응급실 갔다와서 천불넘게 나오고..정말 너무 비쌉니다 ㅠㅠ
그나마 urgent care라도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한국병원시스템이 정말 너무 부러워요 ㅠㅠ
저는 디덕터블 $3,500입니다. 한국이 짱이죠 ㅎㅎ
@이겨달라#4 그것도 부럽습니다ㅠ
애기 없을때는 그래도 병원비 많이나가지 않았던거 같은데..애 키우면서 데이케어도 그렇고 병원비도 그렇고 한국 부러운 경우가 제법 생기네요.
물론 좋은점도 많지만요 ㅎㅎ
한국식으로 주치의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전문의를 찾아갈 수 있는 PPO가 짱인데 한국도 HMO로 바뀌어 갈꺼라고 들은 것 같습니다. 한번 엎어진 물은 수습이 안되는구나 라는 걸 느끼는게 의료보험이랑 총기문화인 것 같습니다. 모두가 불평들을 해도 바뀔 것 같지가 않네요. 제가 느끼는 미국 의료 시스템 중 가장 황당한 부분은 자가부담Out of Pocket시 흥정이 가능한 부분이었습니다.
몇년 전에 농구하다가 새끼 손가락을 심하게 삐면서 아마 인대가 놀라서 인지 굽혀진 손가락이 안펴져서 정형외과 예약을 잡으려 했는데 제 보험이 HMO라서 주치의 한테 먼저 가고 거기서 리퍼럴 받아서 예약을 하려고 연락을 했더니 3주 기다려야 한다고...3주면 다 낫거나 그때도 안펴지면 그때나 예약 해야겠다 싶어서 CVS에서 Finger Splint사고 파스 맨날 붙혀 주다가 침 좀 맞고 (아는 분한테 가서 보험 적용 안되지만 적은 돈으로 퉁 ㅋ) 그냥 그렇게 완치 됐네요 ㅋ.
저는 온가족 합쳐서 한달에 300불 (아마 400불도 넘는 듯) 넘게 내는 것 같습니다 ㅠㅠ 저희가 가는 어전 케어는 한 번에 350불씩 끊더라구요.. 너무 비싸요.
이런거 보면 캐나다 병원시스템에
대해서 입 다물고 있어야 하나 싶군요
늘 재미나게 잘 읽고 있습니다
이사 잘하시구요!
미국은 정말 해고가 단칼이던데 저런 이유도 있었군요
미쿡 영화 등장인물들은 뭔 약통을 저렇게 달고 사나 싶었는데 다 이유가 있었던거네요. 지금까지 써주신 시리즈 중 가장 한국과 달라서 신기하고 두렵고 그렇습니다. 지식 공유 감사합니다!
저는 한국 의료제도에 대해 이렇게 못 쓸 것 같아요. 대단하십니다 좋은 정보 감사 드려요~
보험 관련글 저도 요청했었는데 넘 잘 보았습니다. 월 부담금이 높은 로우 디덕터블 플랜 쓰다가 병원갈 일이 많지 않아 하이 디덕터블로 바꿨습니다.
병원 많이 다니는 직원에 대해 회사에서 안좋게 보는 경우도 있다니 전혀 몰랐던 내용이네요.
이사 잘 하시고 또 잼나는 주제 있음 요청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