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비 까비의 옛날 옛적에
<가재가 된 징거미>
어디론가 몰려가는 물고기들
한복을 입고 있네요
징돌이
오늘이 무슨 날인데 저렇게 때를 지어 몰려가지?
징순이
으응 붕어네 집에 결혼식이 있대
우리도 가보자
붕어네 집으로 가는 징돌이, 징순이
징돌이
우와!! 굉장하다!!
징순이
당연하지
멀리 바다에서 오신
꽃게 선생님이 주례를 하신대
징돌이
꽃게?
붕어네 결혼식장
꽃게 선생만 양복을 입었네요
붕돌이와 붕순이
주례를 하는 꽃게 선생님
꽃게 선생님을 보고 놀라는 징돌이
꽃게 선생님은 주례를 하다 말고
집게와 등껍질을 보여주며
자기소개 타임을 가집니다
징돌이
아이고.. 저 엄청난 손
그런데 난 이런 허약한 것만 있으니.. ㅠ
꽃게 선생님
자 신랑 신부 맞절
징순이
징돌아 징돌아!!
아이참 결혼식도 끝나지 않았는데
왜 먼저 가니?
말없이 그냥 가버리는 징돌이
징순이
징돌아!!
어 이상하다, 왜 심통이 났지?
징돌이
아이고 배야! 아이고 배 아파라!
징돌이 죽네 징돌이 죽어
아이고 배 아파라! 아이고 배야!
아이고 약 올라! 아이고 약 올라!
동네 징거미들
으유 쯧쯧쯧
또 시작이군 시작했어
아니 또 왜 그런대요?
붕어네 결혼식에 주례 있잖우?
꽃게 선생의 집게와 등껍질이
샘나서 저런대
으휴 저 심통
놀부가 울고 가겠어
지켜보는 은비와 까비
까비
어? 불쌍하다
아픈 모양이야
은비
바보야 진짜 배 아파 저러는 거 아니야
까비
응? 무슨 소리야 그게?
은비
남을 돕는 건 좋지만
아무 때나 도와줘선 안돼
자 가자
밤이 되어도 꽃게 선생만 생각하며
신세타령하는 징돌이
그때 어디선가 징돌이는 찾는 목소리
징순이
징돌아~ 징돌아 어딨니?
징돌이
여긴.. 여긴 왜 왔어? 응?
아이고 배야! 아이고 배야!
징순이
여기 있었구나
얼마나 찾았다구
이제 그만 좀 해
그깐 게 뭐가 부럽다구 그래
징돌이
뭐라고? 뭐가 부럽다니?
그게 안 부러우면 뭐가 부러워? 어?
징순이
징돌아...
(저런 징돌이도 여자친구가 있는데..)
징돌이
누구는 튼튼한 집게
찬란한 등껍질
어우 정말 멋있어
근데 난 뭐야 이 모양 이 꼴이니
아이고 배야
징순이
징돌아.. 그건 니가 잘 못 생각하고 있는 거야
넌 징거미 중에서 제일 잘생겼고
또 힘도 제일 세잖아?
근데 왜 그깟 게 따위를 부러워하니?
얼굴도 못생기고
눈도 툭 튀어나왔을뿐더러
똑바로 걷지도 못하고
옆으로만 엉금 엉금..
징순이 말을 끊는 징돌이
징돌이
그만둬!! 그만두라구!!
징돌이는 자리를 떠납니다
빨래하는 동네 주민들
아이고 저건 징돌이 아니에요?
아이구 고개를 아예 땅에 박고 다니네
이번엔 꾀 오래갈 거 같아요
누가 아니래요 큰 병이에요 병
저렇게 샘이 많아서야
멀리서 징돌이를 지켜보던 까비가
징돌이를 도와주기로 합니다
까비
은비가 깨면 날 보고
쓸데없는 참견을 한다고 꼬집을 텐데..
그렇게 은비 모르게 용궁으로 향하는
까비와 징돌이
결국 용궁에 도착합니다
용왕님을 만난 징돌이
용왕님
집게와 딱딱한 등껍질을 가지고 싶다고?
징돌이
그렇사옵니다 용왕 마마
용왕님
어째서 그것이 그리 갖고 싶단 말인고?
징돌이
그 단단한 집게 다리와
빛나는 등껍질을 갖고 싶지 않은
어디 있겠어요..
용왕님
허허.. 이 괴이한 일이로고
사람이나 짐승에겐 저마다의 개성과
쓰임새가 따로 있는 법
고래는 몸집이 커서 좋고
잉어는 황금빛이 보기 좋지 않느냐?
그리고 넌 그 유연한 허리와
탐스런 수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집게 다리와 그 딱딱한 등껍질을
탐낸단 말이냐?
징돌이
아.. 그.. 그럼
안된다는 말씀인가요 용왕님?
용왕님
어허 안된다는 게 아니라
니가 가져서 좋을 성싶지 않아서
그러니라
징돌이
아유 아닙니다 저는 꼭 갖고 싶어요
갖도록 해주세요
용왕님
아하.. 거 이상한 징거미로고
그렇다면 넌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고?
징돌이
아유 아닙니다 절대 후회 안 해요
용왕님
그래?
징돌이 진화~~~!!
아!!!!!!!
하하하하하하하!!
집게와 등껍질을 가지게 된 징돌이
이제 난 천하무적이다!!
와하하 신난다
날 보면 징거미들이
얼마나 부러워할까?
아이템을 장착한 징돌이를 본 은비
어? 저건 징돌이 아냐?
은비
까비 너 증말!!
까비
미.. 미안해
니가 잠자고 있어서
깨울 수가 없었어
은비
이 바보야 세상에 도와줄 일이 따로 있지
그런 일을 도와주면 어떡해?
까비
아니야 일은 잘 끝났어
소원대로 집게와 등껍질을 얻었어..
은비
으.. 바보야 도깨비 같잖아 도깨비!!
징돌이는 마을로 돌아가
집게로 큰 소리를 내며
자신을 과시합니다
그 모습을 본 마을 주민은
들고 가던 항아리마저
떨어뜨리고 깜짝 놀랍니다
괴.. 괴.. 괴.. 괴.. 괴.. 괴물이다
징거미 살려!!
징돌이
어? 징칠이 엄마가 왜 저렇게 놀라시지?
아하! 내 용맹스러운 모습에 놀라서?
누가 봐도 내 모습은 감탄할만하지
그때 어디선가 날아오는 돌멩이들
괴물이다!! 괴물이 나타났다!!
아직 분위기 파악 못하는 징돌이
환영식 치고는 이상한데?
징돌이를 둘러싼 징거미들
저.. 저 정말 괴물이다
아니 저럴 수가?
징돌이
하하하 여러분의 뜨거운 환영에
본인은 무척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저로 말할 것 같으..
말하는 도중 돌팔매질을 당하는 징돌이
마을 주민들을 피해 도망갑니다
징돌이
엄마야!! 아이고 엄마야!!
마을 주민
괴.. 괴물이 징돌이네 집으로 간다
오 큰일 났는데!!
풀 템 징돌이를 본 징돌이 엄마
아으 괴물이다 괴물!!
징돌이는 잡혀서 매질을 당합니다
징돌이
내 모습이 아무리 질투가 나도 그렇지
이렇게 마구잡이로 뚜들기다니..
아이고 허리야..
제가 보기엔 덜 맞았나 봅니다
징순이
징돌아~ 징돌아~ 징돌아~
흑흑..
징돌아 아무리 찾아도 없으니..
징돌아!!
징돌이
어? 징순이구나
그래 징순이는 나를 반겨줄 거야
징순아~!!
징순이
어? 징돌이야!
분명 징돌이의 목소리가 들렸어!
징돌아! 징돌아!
징돌이
징순아!!
징순이
아악!! 괴.. 괴물이다!!
징돌이
징순아 나야 나
징순이
가까이 오지 마
가까이 오지 말란 말이야
정확하게 징돌이의 관자놀이를
맞추는 징순이의 제구력
징순이 역시 징돌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도망갑니다
징돌이
징순아..ㅠ
하염없이 울고만 있는데
그때 징돌이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징돌이 엄마
징돌아..니가 징돌이였구나
징돌이
네 엄마.. 엄마
엄마는 저를 알아보시는군요
징돌이 엄마
그럼 아들을 못 알아보는 어미도 있다더냐
이 녀석아 대체 이게 무슨 꼴이야..
징돌이
엄마 난 이 집게 등껍질을 가지면
모두들 부러워할 줄 알았어요
(이 장면에서 약간 눈물 날 뻔..ㅠ)
엄마
으이구 철없는 것
징거미는 징거미로 살아야지
넌 꽃게가 될 수 없는 징거미일 뿐이야
불쌍한 것아
징돌이
엄마 난 이런 모습으로
징거미 마을에서 살 수 없어요
그렇다면 차라리 바다로 갈 거예요
잘난 징거미는 이따위 좁은 개울보단
넓은 바다로 나가 살아야 돼요
덜 맞은 게 확실합니다
그리고 바다 입구 컷 당하는 중인 징돌이
네 이놈!!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들어가느냐!!
징돌이
아.. 여.. 여러분 전..
꽃게
시끄럽다!!
여기는 너 같은 괴물이 올 곳이 아니란 말이야!!
썩 꺼지지 못하겠느냐 이놈아!!
여기서도 돌팔매질을 당하는 징돌이
꽃게
게 섰거라 이놈!!
누구한테 서라는 말인지ㅋㅋ
은비
여기서도 괴물 취급
저기서도 괴물 취급
그러게 모든 생물은
자신의 본바탕을 지켜야 한단 말이야
까비
불쌍한 징돌이..
(그러게 징돌아 상체만 키우면 어쩌니
하체 운동도 같이 했어야지..)
징돌이는 다시 용왕님을 찾아갑니다
용왕님
불가능한 일이로다
한 번 변한 모습은 아무리 용왕이라 해도
다시 물릴 수 없으니라
정녕 딱하도다
징거미로도 게로도 살 수 없게 되었으니..
눈물만 흘리는 징돌이
(그런 건 진작에 말하셨어야죠 용왕님..)
용왕님
그래!! 내게 좋은 생각이 있다
너에게 다른 이름과 새로운 삶을 주겠노라
여봐라 이름 대신!!
이름 대신
이름 대신 이요!!
용왕님
이 불쌍한 생물에 새 이름을 한 번
지어보거라
이름 대신
알겠사옵니다 마마
흐음.....
가재라고 하면 어떻게습니까 마마
용왕님
가재라 그거 좋구나
그럼 지금부터 징돌이를
가재로 부르기로 하겠노라
용왕님
모두 듣거라
가재는 개울에도 바다에도 살 수 없으니
앞으로 깊은 산속 바위 틈바구니를
가재가 사는 곳으로 정하겠노라
용궁 대신들
예~ 알겠사옵니다 마마
깊은 산속 바위 틈바구니로 온 징돌이
징순이
징돌아 징돌아 어디 있니!!
여전히 징돌이는 찾는 순정파 징순이
가재가 된 징돌이는
애써 징순이를 외면합니다
까비
난 착한 일을 한다고 한 건데
은비
할 수 없지 뭐
자기의 좋은 점을 알지 못하고
무조건 남의 것을 탐낸 징돌이가 문제였어
은비
하지만 너도 조심해야 돼
남을 도와주는 것도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 되는 거라고
알았어?!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며 하지 못하고
남의 것을 탐내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알려주는 에피소드입니다
하지만 거울을 보니 저도 용왕님을
만나고 싶어지네요..
용왕 마마!!
카페 게시글
非스포츠 게시판
은비 까비의 옛날 옛적에 - 가재가 된 징거미
페야스토야코빛
추천 1
조회 1,823
23.12.19 21:15
댓글 4
다음검색
첫댓글 와 어렸을때도 재밌다고 생각은 했는데 지금 다시보고 싶은 애니메이션이네요 ㅎㅎ
이 편도 봤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잘 봤습니다~
첫 제목 짤 보자마자 끝까지 다 기억남. 그립다 저시절
외모를 이유로 한 편견, 차별은 나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