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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폭풍로하스 원문보기 글쓴이: 백모아즈매
따라서 일각에서는 값비싼 유기농 제품을 먹고, 최고급 스파를 즐기는 고급화 소비를 웰빙으로 정의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명상 음악, 요가 등 주로 정서적인 차원에서 웰빙을 규정지으며, 더 나아가 꼭 돈을 지출하는 소비행위가 아니더라도 사회봉사에 적극 나서는 건전한 시민의 모습이 곧 웰빙이라고 폭넓게 이해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이렇듯 자의적인 웰빙 개념의 규정은, 행복이나 복리를 구현하기 위한 이 세상 모든 소비와 사회활동과 관련된 라이프스타일이 웰빙의 본질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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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자의적이고 다양한 개념규정이 상업적인 차원에서 너무 극단화되어 웰빙 본연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형된 것은 물론 서로 상충적인 의미로까지 이해되는 현상이 벌어지게 되었고, 이에 대한 반발 작용으로 웰빙 이해 수준과는 다소 차원이 다른 웰빙에 대한 재해석과 진화가 다른 용어들로 명명되면서 또다른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데 있다. 즉 지금까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 웰빙의 개념은 ‘개인이나 가족 단위의 건강한 삶 추구’ 였고 대부분이 상업적 소비와 관련된 것이었다면 최근에 대두되는 웰빙의 개념은 기존의 웰빙 개념의 한계를 지적하고 그 극복을 위해 사회적 단위의 웰빙을 추구하는, 즉 정신적/정서적 라이프스타일이 강조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최근 언론매체상에서 자주 등장하는 신조어들인 ‘슬로비(Slobbie)족’, ‘다운시프트(Downshift)족’, ‘웰루킹(Well-Looking)족’, ‘네오웰빙(Neo Well-Being)운동’, 그리고 본 글의 주제인 ‘로하스(LOHAS)족’은 이러한 최근 웰빙 개념에 대한 진화/분화가 이루어지면서 파생된 새로운 형태의 웰빙 현상들인 것이다.
쪽~♥ 내 사랑 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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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 축하!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웰빙족입니다. 자신이나 주위 사람은 물론 자연환경에도 사랑을 듬뿍 주는 당신. 가끔 다른 이들에게 ‘너무 몸 생각하는거 아냐’ 이런 식의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당당하게 웰빙을 알리고 실천해 보이는 웰빙계의 전도사죠. 이런 분들은 자신의 건강요법을 아는 이들에게 권하고 다음날 꼭 해봤는지 물어보는 스타일입니다. 덕분에 주변 분들까지 어쩔 수 없이 웰빙인으로 만들어 버리죠. 그러나 그 권유조차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습니다. 자신의 힘을 믿고 실천하는 당신은 뭘 해도 성공할 사람입니다. |
난 한다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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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 피곤하다 등등의 이유로 여러가지 건강 스케줄을 실천하지는 못하지만 한 가지 정도는 확실하게 하는 타입. 주로 자신이 병을 얻었거나 주변 사람들의 병환을 본 후 관심을 갖기 시작하죠. 특히 음식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많으며 그 비싼 유기농과 무농약 식품을 눈 딱 감고 사버리는 용기를 발휘합니다. 또한 운동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요가다, 필라테스다 하여 호흡 운동을 즐깁니다. 신기한 것은 음식이든 운동이든 한번 빠지면 거의 찬미론자가 되어버리는데, 이 때문에 초보자들은 이리 저리 끌려 다니다 웰빙이라면 치가 떨리는 부작용을 얻기도 하죠. |
2%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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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에 대해 많이 들어 알고 있지만 실천이 부족한 타입. 아는 게 많기 때문에 대화에 끼어 이야기를 주도할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 보면 웰빙 도사가 아닐까 싶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제품 홍보가 대부분이죠. 건강제품이나 운동기구 등을 구입할 때 이들을 찾아가면 아낌없는 조언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의할 점 한 가지! 이 분들은 요가, 필라테스, 반신욕 등 건강에 좋다는 것은 다 해보지만 한두 번 하고 손을 놓아버리기 때문에 효능에 대한 답변은 믿거나 말거나~. 그래도 스스로 웰빙인임을 자처하고 다니므로 자존심 건드리는 말을 하면 팽~ 하고 토라집니다. |
헤롱헤롱 몰라, 배~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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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이야기는 많이 듣지만 당최 관심이 없습니다. 이런 분들 대다수가 자신의 운명은 하늘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건강하려고 해봤자 별 효용이 없다고 느낍니다. 오히려 건강을 챙기는 이들을 좀팽이다, 겁 많다 놀리면서 ‘담배 좀 핀다고 안 죽어’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담배와 술을 친구로 이 밤을 보내다가 아침이면 카드 값에 얼굴 찡그리는 일이 수두룩하죠. 그러나 이들도 자일리톨껌, 은단 등으로 나름의 건강을 챙기려고 합니다. 또한 건강 음식으로 해장국과 콩나물국, 북어국 등을 즐겨 먹습니다. |
출처 : 데일리즘
로하스(LOHAS)라는 용어가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약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로하스족은 말 그대로 지속가능성, 그리고 건강을 염두에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좀 더 부연설명을 하자면, 건강, 환경, 사회정의, 자기발전과 지속 가능한 삶에 가치를 둔 소비집단을 지칭하는 것으로 통상 자신의 정신 및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후대에 물려줄 소비 기반의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측면에서 본다면, 로하스족은 아주 새로운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기보다는 기존에 이미 오랫동안 존재해왔던 친환경론자와 별반 다를 바가 없는 사람들일 수도 있다. 실제 로하스족 여부를 판단하는데 이용되는 12개의 변수항목 대부분(표 1 참조)이 친환경주의나 그린마케팅 개념과 그 맥이 닿아 있다. 다만 로하스의 개념은 사회참여운동으로서 도덕적 당위성을 강조하는 친환경주의와 달리 웰빙의 한 개념으로서 건강과 관련된 현재 시점의 개인적 소비 행위와 미래에도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과 소비활동을 연결시키는 데 주안점을 둔다는 점에서 다소 그 철학적 배경이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눈여겨 봐야 하는 것은 이 로하스의 개념이 개인주의적 성향의 문화가 강한 미국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웰빙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미국식 웰빙의 요체를 가리킨다는 사실이다. 즉 로하스 개념의 본원적 생성 연원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로하스족이 대두되는 배경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솔직히 미국에서의 로하스의 시작은 곧 웰빙의 시작 그 자체라 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미 소개된 웰빙 개념의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하는 대안으로 로하스가 논의되었기 때문에 현재 우라나라 로하스족 대다수는 실질적으로 친환경론자와 거의 구분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따라서 개인적/가족적 차원의 행복 추구를 위한 소비 행위로의 웰빙이 아닌 친환경적 차원의 사회적 책임과 운동이 동반되는 웰빙적 소비가 바로 우리나라 로하스족의 특징인 것이다.
이러한 기존 웰빙 개념의 한계점과 그를 극복하기 위한 로하스 개념의 필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바로 공기청정기와 유기 농산물이다. 공기청정기의 경우 나날이 심해져 가는 황사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대표적인 웰빙 필수품으로 자리잡기는 했지만, 집안 내의 공기 정화만 가능할 뿐, 정작 많은 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 밖에서의 대기오염 폐해는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기청정기를 구매하기보다는 차라리 자가용의 수를 줄이거나 친환경 자동차의 개발 지원 혹은 관련 업체 생산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건강을 더 생각하는 웰빙적 소비 행위라는 것이 로하스 소비자의 전형적인 사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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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유기농산물 구매에 있어서도 건강을 생각해 유기농산물을 구매한다는 차원 이외에 유기농산물 재배를 통해 우리가 사는 지역의 생태계를 건강하게 복원시키고 궁극적으로 쾌적한 주거환경에 기반한 건강 도모의 의미까지 포함하는 것이 진정한 웰빙이지, 단순히 자신들의 일시적 건강만을 위한 수입 유기농 제품 소비나 유기농 가공 식품의 소비는 웰빙과 거리가 있다는 로하스 소비자의 주장은 분명 설득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로하스족은 경제적 차원을 뛰어넘어 이성적 소비를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웰빙족이 명품 지향과 같은 물질적 만족에 충실한 보보스 중심의 ‘잘 먹고 잘 살자’를 모토로 삼았다면, 로하스족은 ‘제대로 먹고 제대로 살되, 나와 함께 너의 삶도 고려하자’를 모토로 삼고 있는 것이고, 더 나아가 현재의 너가 아닌 미래의 너도 고려하여 한계에 이른 지구환경을 보호하자는 데 가치를 두는 사람들인 것이다. 한 마디로 광고에 현혹되지 않고 상품을 비판적으로 보는 심각한 소비자가 되어 ‘무엇’이 아닌 ‘왜’를 먼저 생각하자는 것이 로하스족인 것이다. |
마케팅 차원에서 로하스족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웰빙의 후속 개념이거나 그냥 스쳐 지나가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신조어이기 때문이 아니다. 소비 행태가 가장 고도화되어 있고 또한 전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 소비자의 1/3이 이미 로하스족에 속하고, 관련 시장 규모가 지난해 2268억 달러에 이르며 그 시장 성장 또한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이라는 사실에 더 기인한다. 우리나라에서 그 시작이 늦었을 뿐 전 세계적 관점에서 보면 이미 대세적인 생활양식인 것이다.
미국 로하스족의 인구통계적 프로파일을 살펴보면, 여성이 61%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연령과 학력이 평균 이상이지만, 소득은 평균 수준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는 몇 가지 중요한 마케팅적 함의가 담겨져 있다. 우선 현대로 올수록 대다수 제품들의 구매 주체는 여자들인데, 로하스족의 다수가 여성이라는 점은 마케팅 차원에서 던지는 무게가 상당하다. 또한 평균 수준의 소득은 그 해당자 규모면에서 향후 시장 잠재력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는 단서이고 이는 평균 이상의 연령이라는 특징과 맞물려 이제 막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에서는 향후 가능성을 더 크게 볼 수 있는 단서라는 점이다. 그리고 평균 이상의 학력이라는 특징 또한 로하스족의 정치적/사회적 영향력의 정도가 만만치 않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실제 로하스족은 자신의 이념에 부합하는 상품을 적극 구매하고 이념에 상반되는 제품은 구매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구매하지 못하도록 보이콧 캠페인을 벌이는 사회참여적 적극성을 겸비하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관련 NGO 결성을 주도하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로하스족의 인구통계적 특성은 종국적으로 기업들의 경영이나 마케팅 차원에서의 변화를 촉진시키게 되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포드 자동차의 SUV인 ‘포드 이스케이프’이다. 즉, 포드사는 처음부터 로하스족을 염두에 두고 환경오염을 줄이고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포드 이스케이프’를 개발 출시한 것이다.
또한 세계 2위의 석유회사인 BP 아모코가 태양에너지 연구에 최대 자금을 지원하면서 기업 슬로건을 ‘석유를 넘어(Beyond Petroleum)’로 리포지셔닝하는 작업이나, 지속가능한 경영 원칙을 통해 세계 3위의 요구르트 생산업체로 성공한 스토니필드 팜(Stonyfield Farm)사의 사례는 로하스족의 시장 영향력을 반증하는 사례들이라 할 수 있겠다.
결국 시차는 나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로하스족은 향후 시장 주도적인 소비 계층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개연성은 우리나라 대표적 친환경 NGO인 ‘환경운동연합’이나 ‘녹색소비자연대’는 물론, 최근의 만두 파동이나 새집증후군 문제와 관련하여 큰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한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과 같은 소비자 시민단체들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엿볼 수 있다. 특히 금년 초 새집증후군과 관련하여 건축물에 대한 친환경 제품의 수요가 증가한 현상이나, 유기화학물 계통의 제품 회피 현상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한 수의 로하스족이 형성되어 있음을 반영하는 사례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환경운동연합 주도의 에코생협(www.ecocoop.or.kr)이 친환경 브랜드로 출시하는 자가발전 라디오와 손전등, 태양광 손목시계 등, 정부에서 시행 중인 친환경 농산물 인증 마크제, 일부 유기농 관련 생활 협동조합의 활성화로도 이미 국내에 로하스족 대상 시장이 일정부분 형성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은 시민운동 차원에서의 성과로만 의의가 있을 뿐, 삼성이나 LG와 같은 대다수 대기업들은 친환경 제품의 상용화에 인색하여 아직까지 그 규모는 잠재력에 비해 턱없이 적은 것이 현실이다. 많은 기업들이 시장성이 없어서라고 이야기들은 하지만, 유한킴벌리나 풀무원의 성공 사례를 분명 지켜보았다. 그 기업들의 제품이 비록 로하스족의 개념과 거리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친환경을 테마로 마케팅을 수행하여 성공을 이루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일종의 기회라 할 수 있는 로하스족의 출현에 대해 우리나라 많은 기업들이 시장성을 핑계로 마케팅 노력을 덜하지는 않는지 한번쯤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