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내가 꿈꾸는 그곳 원문보기 글쓴이: Boramirang
내/가/꿈/꾸/는/그/곳 -주말농장의 6월말 풍경-
주말농장 'ㄷ'의 6월말 풍경...토마토가 주렁주렁...
장마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거의 매일 다니던 산행이 비 때문에 하루씩 거르면서 몸이 더 찌푸둥 해 진듯 하다. 사흘에 한번 또는 일주일에 한번씩 들러서 풀을 뽑아주고 물을 주며 열심히 뜯어먹던 상추들이 어느새 꽃대궁을 드러내 놓고 있다. 청계산자락 아래에 있는 한평도 채 되지 않는 작은 주말농장의 땅뙤기는 그렇게 나의 건강을 책임져 주고 있는 소중한 보고다. 오늘 오후, 잠시 비가 멎은 틈을 타서 산행을 급히 마치고 주말농장에 들렀다.
산행을 끝내고 이 텃밭에 들어서면 빈 속이 '쌈'을 재촉하고 있는데, 땀을 많이 흘리고 식욕이 떨어질 때 이 쌈은 보약을 따로 먹지 않아도 될 만큼 영양가가 풍부하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 이 텃밭에 널린 상추쌈을 볼 때 마다 나는 '삼겹살'을 떠 올리는데 이상하게도 이 상추와 삼겹살의 궁합이 잘 맞아 떨어지는것 같다.
'농활'을 떠난 오래전에 이 상추쌈은 내게 재미있는 추억하나를 만들어 주었다. 딱~이맘때 였다. 아침일찍 일어나서 '자갈논'에 모를 심는 일이었는데 손끝이 아려서 꾀를 부리고 싶을 정도로 힘이들었다. 젊디젊은 내게 해보지 않던 모내기는 허리를 몹시도 힘들게 했고 그 자갈논이라는 곳은 손끝이 얼마나 아팟는지... 그렇다고 쪽팔리게(?) ^^...남들 다하는 이 일을 두고 엄살을 피울수도 없었다.
나는 첨에 자갈논이라기에 논에 자갈이 가득들어 있는 줄 알았다. 그곳은 산자락 아래를 개간하여 '마사토'가 가득담긴 논이었는데 논바닥 깊은곳에 모를 꼿아 넣으면 손끝을 굵은 모래가 콕콕찔렀다. 그 작은 논 한마지기에 못줄을 넘겨가며 땀을 삐질거리며 다 심어 갈 쯤, 멀리서 '새참'을 가져오는 모습이 보였는데 얼마나 반가웠던지... 무슨놈의 일이 한것도 없는 것 같았는데 배는 또 얼마나 빨리 고파오는지 정말 뱃속에 거지가 들어 앉아 있는 것 같았다.
그때 미루나무 그늘아래 펼쳐둔 음식가운데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이 바로 이 상추였다. '하얀쌀밥'도 아닌 보리밥을 상추에 얹어서 쌈장을 찍어 넣어 입에 넣으면 볼때기가 커질대로 커 지는데 그 아삭거리던 맛을 잊을 수가 없다. 그때 그 쌈을 먹기전에 '대접'가득 채운 막걸리는 단숨에 들이켰는데, 나는 매형을 꼬셔(?) 기어코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빈속에 들이킨 막걸리가 상추쌈과 어울려 내 속에서 비비작 거리며 발동을 걸어 결국 읍내의 대포집으로 향했는데, 그 자갈논에 모들은 어떻게 심어졌는지 기억에 없고 까~만 밤하늘 아래 개구리울음소리만 귓전에서 개골거렸다. ('농활'좋아 하시네...^^ )
나의 농사이력은 요렇게 왕! 미천하지만 그래도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고충은 어느정도 아는터라 오가는 길에 펼쳐진 논과 밭의 작물들을 보면 농부들의 수고와 뙤약볕을 이고 잘 자라는 이넘의 소채들이 여간 고마운것이 아닌데 오늘날 이 농작물에 대한 대접은 너무나 소홀한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얼마전에 '수퍼마켓'에서 양파를 사면서 나는 깜짝 놀랬다. 양파 '한 망' 가격이 2,500원이었다. 그것도 어른주먹만한 상품이... 사먹는 입장에서는 '땡'잡은 심정이지만 농사를 지은 농부의 입장을 헤아려 보면 정말 딱한 생각이 들었다.
광활한 농토위에서 현대식으로 무장한 농기계와 영농방법으로 생산된 농작물이 아니라 내가 손끝을 찔려가면서 모를 심듯 애지중지하며 기른 농작물들은 공장에서 '찍어 낸' 것과 같은 농산물이 아니라 혼신을 기울여 키운 자식과도 같은 같은넘들인데 이 넘들이 제발 제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속히 왔으면 좋겠다. FTA가 우리 농부들에게 씌운 싸늘한 그늘아래에서 6월말의 작물들은 너무도 잘 자란다. 우리가 FTA에서 얻은 수혜는 피해를 입은 농가를 위해서 전적으로 환원되어야 옳은데 그 방법은 우리것을 더 많이 '먹어치워' 주는 일이다.
상추들이 꽃대궁을 드러내고 있다. 쑥갓은 노오란 꽃을 만들고...
'쌈의 역사와 재료등'에 대해서'다음신지식'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 쌈의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만큼 유구하다. 조선 영조 때 한치문이 적은 '해동역사'에 의하면, 무와 함께 이 땅에 상추를 처음 들여온 이들은 고구려 사람. 고구려 사신이 수隨나라에 들어갔다가 상추씨를 구입했는데. 어찌나 비싼 값을 주었는지 '千金菜천금채'란 별명이 붙었으나 나중에는 고구려 특산물이 되었다는 것이다. 앞에 든 것들 말고도 취, 미나리잎, 머윗잎, 산 씀바귀, 고춧잎, 소루쟁이(또는 소리쟁이)잎, 아주까리잎, 콩잎, 우엉잎들이 있고, 살짝 데친 미역이나 다시마도 맛난 쌈 재료로 정평이 나 있다. 사실 땅에서 나는 채소중에 잎사귀가 좀 크다 싶으면 모조리 쌈 재료로 동원되었다고 해고 지나친 말이 아니다.
고추가 탐스럽게 열린 가운데 이색적인 막대가 꼿혀있다.
초봄에는 봄동배추, 시금치 막 따다 싱싱한 것이 입맛을 돋구었던 쌈이요, 지금은 국이나 RMfg여 먹지만 소루쟁이나물 넓적한 잎 데친 것도 이 무렵에 잘 해먹는 쌈 재료였다. 사우러부터 칠월까지 취, 머윗잎, 미나리, 우엉, 산씀바귀와 같은 산나물, 들나물들이 나타나는데, 상추, 쑥갓들도 이때가 전성기이다. 팔구월로 접어들면 고춧잎, 깻잎, 호박잎, 콩잎같은 쌈 채소들이 기다린다. 이것들 중에서 사시장철 가장 흔히 먹는 쌈 채소가 상추와 들깻잎, 밥도 싸먹지만 고기를 먹을 때도 필수로 등장한다. 우리가 자주 먹는 상추는 잎상추와 흔히 서양상구라 부르는 결구 상추이다. 상추처럼 기특한 식품도 없다. 빨리 자라고 추위에 강하며 벌레도 안낀다. 돌보아주지 않아도 저 혼자 쑥쑥 잘 크고 아무 때나 잘라 먹어도 군말없이 또 키를 늘인다. 그래서 베란다 화분에다가 길러먹는 도시 주부들도 많은데, 한방의 칭찬에 따르면 이 흔해빠진 채소가 변비, 빈혈, 기침, 산모들의 젖 부족에 효험이 있으며, 피를 맑게하는 비범한 재능도 있다는 것이다.
바닥에 드러누운 토마토가 탐스럽다.
상추쌈이 오르면 평소보다 밥을 더 많이 먹게되고 상추에 함유된 셀룰로오스 때문에 위액 분비가 활발해져서 신경이 위에 집중되기 때문에 식후 식곤증이 심하다는 것이다. 무기질, 비타민이 얼마나 풍부하야 하면 들깻잎 우린 물에 들어있는 철분은 시금치의 두곱이요, 비타민 A의 모체가 되는 베타카로틴 함량이 또 당근의 두곱이다. 여기에 비타민 C, 엽록소도 그득한데, 특히 나트륨과 균형을 이루며 몸속 수분량을 적절히 유지시켜주는 칼륨도 풍부하다고 하니, 새삼 달라뵈는 채소이다. 들깻잎은 간장에 조려 갖은 양념을 바르는 장아찌쌈으로도 자주 해먹는다.
더 뜯어 먹을것이 없을 것 같은 상추...
밥위에 올려 밥김에 찌는 것이 제대로 해먹는 방법이다. 호박잎, 고춧잎, 콩잎, 깻잎들은 열매를 다 거둔 뒤에 따 낸 놈들이 더 부드럽고 맛이 있다. 팔월말에서 구월 중순까지가 제철. 이를 복쌈이라고 한다'는 대목이 있는데, 여기서 복쌈은 김과 취 볶은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조선의 쌈요리'로 일본 요리책에도 종종 소개되는 취쌈과 아주까리쌈은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5,000평 정도의 이 주말농장에는 주인들이 오천명도 더 된다.
특히 오대산과 용뮨산 깊은 골에서 나는 잎 가장자리가 톱끝처럼 생긴 '곰취'의 맛을 으뜸으로 꼽는다. 아주까리는 등불 기름용으로 예전에 흔하던 것. 요새는 시골에 가도 구경하기가 어렵다. 아주까리 쌈은 말린 아주까리 잎을 물에 감갔다 꼭 짠 다음, 갖은 양념에 다진 쇠고기를 볶아서 밥과 같이 싼다. 향은 별 것 없지만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연한 잎의 맛이 일품이다.
너무나 먹음직스러운 싱싱한 상추다. 쌈 이야기에 쌈장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대개 그냥 고추장이나 된장들을 적절히 섞은 막장을 놓아 먹지만 고추장에 다진 쇠고기를 넣어 볶은 천육찬千肉饌, 천리장千里醬으로 별미를 찾기도 한다. 찐 호박쌈에는 된장을 묽혀 만드는 강된장을 제격으로 친다. 멸치젓을 걸러 만드는 멸장국물이란 쌈장도 있다.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와 배춧잎, 가을 갓으로 싸는 쌈들에 희한하게 어울린다. 조기 조림을 놓아먹는 방법도 널리 알려져 있다. 배추 넓은 잎에다 배추속, 까두기, 고추, 파, 마늘, 생강, 배, 밤, 잣 그리고 낙지와 마른 묵어 같은 갖가지 재료를 한보자기에 싸서 익히는 보쌈김치는 가장 정교하고 우아하게 발전한 '쌈 문화'로 추켜세워도 좋을 것이다.
가지가 아름다운 보라빛 꽃을 내 놓고 있다. 쪄서 무쳐먹으면 일품이다.
과부를 업어가거나 양반짐 딸 팔자땜한다고 사내를 업어다가 방에 넣어주는 것도 보쌈이고, 양푼에 구멍을 ?어 물고기를 잡는 도구도 같은 이름인데, 음식 이름도 된다. 음식으로 보쌈이라하면, 삶아서 뺘를 추려낸 소 대가리나 돼지 대가리 고기를 보에 싸서 눌러두었다가 썰어낸 것을 말한다. 비빔밥처럼 주변의 재료나 먹는 사람의 사정, 취향에 따라서 얼마든지 융통성있는 변주가 허락되는 음식이 쌈이니, 어떤 의미에서 쌈은 음식이나 요리라기보다는 '먹는 방법'이라고 하는 쪽이 더 알맞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식습관을 보고 고려말에 우리나라를 침략했던 몽고인들이 아무 날채소나 가져다가는 주식(밥)을 척척 잘도 싸먹는 고려 사람들의 '별난' 풍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던 모양이다.
이 싱싱한 깻잎은 삼겹살과 상추를 함께 싸 먹으면 쥑인다. ^^
나의 사랑하는...마스코트! '도라지꽃'이다. 너무 반가웠다.
자주 보는 '오이'지만 이곳 텃밭에서 보면 더 맛있어 보인다.
오이새끼...^^
요긴...삼겹살하고 쌈장하고 그거(?)하고 가지고 가면 딱이다.
자신의 소유를 알리는 '말뚝'들이 다채롭다.
풋고추가 너무도 싱그럽게 자라고 있다. 돌아오는 길에 한보따리 싸 들고 왔다. 아래는 고구마잎...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이곳에 자라는 거미가 '가지'사이에 덫을 놓고 있다.
풀과 함께 경쟁이라도 하듯 '맛있게' 잘 자라는 6월말의 상추다.
농장한편으로 가을을 재촉하는 꽃들이 만개하고 있는 6월말의 주말농장 풍경이다.
* 이 글은 새롭게 선보인 '다음UCC에디션'의 '쉬운꾸미기' 창에서 '사진형세트'로 제작되었으므로 사진형세트로 보실 때 포스트 전체를 잘 볼 수 있습니다. 그림은 '원샷편집기'를 사용해서 만들어 졌습니다.
내/가/꿈/꾸/는/그/곳
|
|
출처: 내가 꿈꾸는 그곳 원문보기 글쓴이: Boramirang
첫댓글 란제리 사장님 께서는 산행을 좋아 하시는군요,,,,,,저사진들 이,나의눈과,마음을 ,깨끗하게 만들고,경치가,아름다워요,,,,, 정말 불판위에 지글 지글 내뱃살과,함께,삼추쌈 맛있겠다.........